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 강서구 개화동 9호선 개화역 부석마을

좀좀이 2019. 6. 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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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촌마을에서 북서쪽으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요. 길을 걸어가자 큰 길이 나왔고, 마을이 바뀌었어요. 이번에 나온 마을은 부석마을이었어요.


부석마을


내촌마을과 부석마을은 하나의 마을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어요. 큰 길 하나를 놓고 두 마을이 갈라졌거든요. 별 생각 없이 걸어간다면 마을 경계를 넘어간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어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내촌마을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어요. 마을 경계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건너간다'는 정도였거든요. 마을 경계석을 보고서야 마을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어요.



부석마을 길도 내촌마을 길과 다를 것이 없었어요. 길은 매우 깨끗했어요. 부석마을에 있는 집들도 모두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어요.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마당이 개방되어 있는 집이 여러 곳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담장만 없는 것이고 그런 정원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요. 눈이 있다면 보자마자 집과 길을 바로 구분할 수 있었어요. 계속 길을 따라 걸어가며 집들을 구경했어요.


서울 강서구 개화동 9호선 개화역 부석마을


서울 강서구 개화동 부석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지하철 9호선 개화역이에요. 예전에는 지하철 5호선 개화역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었어요. 그러나 9호선이 개통되면서 부석마을에서 개화역이 더 가까운 역이 되었어요. 개화역에서 걸어간다면 그냥 걸어갈 만한 거리지만 약간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어요. 아파트 단지라면 5호선 개화산역도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더블 역세권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뭘 사진 찍어야 하지?'


부석마을을 걸으며 계속 고민되었어요. 막상 부석마을까지 오기는 했지만 무엇을 사진으로 찍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제가 카메라를 들고 나온 목적은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으로 찍어 기록을 남기는 것이었어요. 결국은 사라질 거고, 사라져야만 하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게 서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 장면을 하나씩 담기 위해 나온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곳은 목적에서 완벽히 벗어나버린 곳이었어요. 이 동네가 정확히 언제 생긴 마을인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여기에 고층 아파트를 올릴 것 같지는 않았어요. 여기도 엄연한 비행기 바퀴 조망권이니까요. 강서구 마곡 지구의 한계가 바로 김포국제공항으로 인한 고도 제한이거든요. 그건 여기라고 달라질 것 같지 않았어요. 여기도 고도제한 걸릴 거에요. 하지만 그것 뿐이었어요. 동네 자체가 서울의 평범한 단독주택 밀집지역보다 더 좋아보였어요.






제가 카메라를 들고 나온 목적과 아예 맞지 않은 동네에 오니 무엇을 사진으로 찍어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요. 달동네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는 생각을 갖고 동네를 둘러보니 여긴 정말 사진 찍을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강서구 개화동 9호선 개화역 부석마을


그래서 사진 자체를 별로 안 찍었어요.


'어서 다음 마을이나 가자.'


시큰둥하게 동네를 둘러보며 계속 앞을 향해 갔어요.








부석마을 끝까지 간 후 다음 마을로 가기 위해 큰 길로 나왔어요.



"어? 저거 뭐야?"



지금은 정말 보기 어려운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었어요. 버스 행선지를 손으로 흰색 물감을 이용해 적어놨어요. 저런 건 이제 서울에서 정말 보기 어려워요. 저기에 사용된 글씨체도 보기 매우 어렵구요. 아주 예전에 쓰였던 글자체로 행선지가 적혀 있는 낡은 버스표지판을 보자 시간을 30년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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