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 도봉구 지하철 1호선 도봉역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무수골 달동네

좀좀이 2019. 6. 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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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도봉산을 향해 걸어갔어요. 무수골은 서울에 있는 마지막 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해요. 그러나 저는 논을 보고 올 생각은 없었어요. 무수골 마을 골목길 풍경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거든요.


무수골


"저 한옥은 뭘까?"


무수골 마을에는 한옥이 있었어요. 그 한옥이 어떤 한옥인지 궁금했어요. 한옥 건물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었어요. 이로 미루어보아 그냥 원래 있던 오래된 한옥 같았어요. 무수골 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급조된 판자촌 달동네가 아니라 조선시대에 이미 존재하던 오래된 마을이라 한옥이 있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었어요.


도봉동 무수골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무수골 마을이 이렇게 아직도 시골 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가 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에요. 서울 확장을 막기 위해 서울 외곽에는 개발제한구역이 설정되어 있어요. 무수골 마을은 1971년 그린벨트로 설정되었고, 이후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어요. 그러다보니 개발이 될 래야 될 수가 없었어요.


무수골 마을


무수골 마을은 2003년 국립 공원 및 개발 제한에서 해제되었어요. 이 당시 무수골은 499가구 1096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취락지였어요.


도봉구 재개발


서울 도봉구 무수골 주거환경개선사업은 1989년 도시 저소득 주민의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임시 조치법 발효로 사업의 근거가 마련되었어요.


무수골 한옥


무수골 주거환경개선사업은 2008년 3월 20일에 고시된 서울시 고시 제2008-86호에 의거해 진행될 예정이었어요. 이 고시에 의거한 무수골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사업기간이 2007년 12월부터 2012년까지였고, 57동 595가구 1488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주거 단지로 변환시키는 것이 목표였어요. 무수골 주거환경개선사업 구역은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435, 427번지 일원에 위치한 82416제곱미터 규모에요.


무수골 주거환경개선사업 세부 내용을 보면 4층 이하 저층 중심의 테라스형 단지에 배치된 주택을 북한산 공원 및 학교 등 주변 시설과 연결하고,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봉천을 연계해 친환경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어요. 그리고 이 주거 환경 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무수골이 서울 북부 법조타운 배후 주거지 역할을 담당하는 친환경 주택단지로 자리매김할 거라 전망하고 있었어요.


2008년 3월에 수립된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지구단위계획은 최대 용적률 150%내에서 4층 이하 저층 테라스형 친환경 주거단지로 595가구 1,488명이 거주하는 계획을 확정고시했어요.


도봉동 개신교 교회


그러나 무수골은 개발이 제한된 노후 주택 및 불량 주택 밀집지였고, 개발 수익성 문제가 도출되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어요.


가장 큰 문제는 최소개발규모였어요. 기존 지구단위계획에서는 최소개발규모를 900제곱미터 이상으로 제한했어요. 이 최소개발규모 제한은 무수골 난개발을 막기 위한 장치였어요. 그러나 개발이 제한된 노후 주택 및 불량 주택 밀집지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무수골에서 최소개발규모 제한은 개발 걸림돌이 되었어요.


도봉구 지하철 1호선 도봉역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2017년 9월 27일, 서울시 제15차 도시 건축공동위원회에서 도봉무수골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이 수정 가결되었어요. 도봉무수골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 내용은 대규모 획지개발에서 개별 필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것이었어요. 기존에는 대지규모가 최소 900제곱미터, 최대 2500제곱미터였지만, 변경안에서는 최소 90제곱미터에서 최대 2500제곱미터로 바뀌었어요. 최소 대지규모 넓이가 1/10으로 줄어들었어요.


그리고 획지계획을 폐지함으로 인해 개별 필지 개발이 가능해졌어요. 최대개발규모 이내에서는 자율적으로 공동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그러나 그 이후 뭔가 크게 진전된 것은 없어 보였어요. 제가 갔을 때 다세대 주택 한 채가 지어지고 있는 것 외에는 그냥 좁은 단층집이 몰려 있는 시골 마을 풍경이었어요.



무수천 너머에 있는 조그만 가옥 밀집 지역이 마지막으로 가볼 곳이었어요.



다리를 건너갔어요. 다리 건너에서 제가 걸어온 쪽을 보았어요.



마지막 목표 지점을 향해 걸어갔어요.









조그만 가옥 밀집 지역 가운데에 골목길 하나가 있었어요.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어요.


도봉산 달동네


'여기는 꽤 나중에 생긴 거 같은데...'


서울 도봉구 지하철 1호선 도봉역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다닥다닥 붙어선 집 폭이 매우 좁았어요. 이런 형태는 지금까지 가 본 달동네에서 매우 흔하게 보이는 형태였어요. 자연발생적 마을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였구요.


골목길을 계속 걸어 올라갔어요.






'여기 달동네 맞는 거 같은데...'


아무리 봐도 이 가옥들은 한국전쟁 이후에 생긴 건물들이었어요. 그리고 극심한 이촌향도 현상으로 서울 곳곳에 판자촌과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고 달동네가 여기저기 세워지던 시기에 생긴 동네와 비슷했구요. 더 나아가 이런 형태는 강제 이주와 관련된 마을의 가옥 형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에요.


도봉구 달동네


여기까지 오면서 본 무수골 마을 가옥 배치 및 구조와는 꽤 많이 달랐어요.


도봉동 달동네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걸어갔어요.





골목 끝에는 텃밭이 있었어요.





'희안하네...이런 형태가 원래 있던 건가, 아니면 정말로 나중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집 지어서 이렇게 된 건가?'


답을 알 수 없었어요. 무수골에 대한 설명을 보면 조선시대때 이미 존재하던 마을이라는 설명 뿐이었거든요. 노원구 백사마을처럼 강제 이주로 인해 형성된 마을은 일단 아니에요. 실제 이 가옥 밀집 지역을 제외하면 자연발생적 마을 형태를 띄고 있었구요. 여기만 이랬어요.










다 둘러보고 나왔어요.


무수골주거환경개선지구 달동네


왼쪽 축대를 보면 맨 아래를 포대를 쌓아 만들었고 그 위에 돌을 시멘트를 발라 쌓았고 그 위에 모래와 시멘트를 섞어 만든 보루꾸 (블럭, 벽돌)를 쌓아 담벽을 만들었어요.


달동네가 꼭 1950-1980년대에 이촌향도 현상의 영향으로 생긴 동네를 의미하는 건 아니니 여기도 달동네라 해도 틀리지는 않아요. 단지 제가 애매하고 궁금했던 것은 여기가 1950-1980년대 서울로의 이촌향도 현상 영향으로 인해 생긴 주거 밀집 지역이냐는 것이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진짜 과거부터 가옥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저런 모양으로 변한 것인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 도심의 무허가 불량주거지에서 철거당한 사람들이 '정착지 조성이주 사업'이라는 정부의 의도된 정책하에 집단으로 이주해 형성된 곳인지, 그 이후에 형성된 곳인지 궁금했어요. 생긴 것 보면 왠지 이쪽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서울특별시 도봉구


저도 답은 몰라요. 무수골은 별 생각없이 돌아다니다 마지막에 궁금함이 생긴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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