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서울 망원동 망원시장 맥반석 주전부리 가게 아귀포 구이

좀좀이 2019. 3. 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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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이품에서 군만두를 먹은 후 이쪽을 돌아다녔어요. 햇볕도 좋고 걸어다니기 좋은 날씨였어요. 연희동은 가본 지 오래되었던 곳이라 돌아다니며 길거리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연희동을 다 둘러본 후 어디로 갈까 고민했어요.


'오랜만에 망원시장이나 가볼까?'


망원시장도 안 가본지 꽤 되었어요. 망원시장에 간 적은 있었어요. 언제 갔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제가 한창 밀크티에 푹 빠져 있을 때였어요. 밀크티 맛있다는 가게들 여기저기 찾아다닐 때 망원동에 밀크티 맛있는 카페 있다고 해서 찾아가본 적 있어요. 그 당시 망원시장에 대한 인상은 자그마한 카페가 여기 저기 생기고 있는 중이라는 것 정도였어요. 이때는 연남동이 매우 크게 뜨기 시작했을 때라 망원동에 대해 큰 인상이 없었어요.


망원시장은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가는 것이 편해요. 홍대입구역에서 걸어가기에는 조금 불편해요. 저한테는 망원시장이 이태원 가는 것처럼 딱 거기 하나 가겠다고 작정하고 가는 곳에 가까웠어요. 뭔가 가기 불편하고 한 번 가면 거기에서 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곳이라는 인상이 매우 강했어요. 망원동 첫 인상은 연남동이나 망원동이나 비슷한 곳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러다보니 망원동 갈 바에는 교통 편한 연남동 가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항상 망원동 한 번 다시 가볼까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결론은 연남동 가서 놀다 집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망원동은 딱 한 번 가보고 계속 안 갔어요. 홍대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가거나 지하철을 환승해 가는 방법이 있기는 해요. 그러나 굳이 홍대입구에서 그렇게 또 돈 들여 대중교통을 이용해 더 들어가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그래서 홍대입구에서 놀다 다른 곳 가고 싶어질 때 망원동을 떠올려본 적은 있지만 진짜 가보지는 않았어요.


모처럼 연희동에서 놀다 시간이 엄청 많이 남았어요. 연남동 말고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망원동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걷다 쉬다 놀다 하며 가다보니 망원동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이었어요. 망원동은 가게들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예전에 제가 왔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은 저녁 시간인데 많았어요. 개학했기 때문에 저녁시간이라 많은 건지, 저녁시간인데도 많은 건지는 몰라요. 하여간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미 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망원동 카페들에는 별 관심이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로 망원시장으로 갔어요.


망원시장에는 먹거리가 이것저것 많이 있었어요. 도넛도 사먹고 돈까스도 사먹었어요. 모두 맛이 괜찮았어요. 사람들 모두 이것저것 사먹으면서 시장 구경을 하고 있었어요. 저도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계속 구경했어요.


시장 안을 돌아다니다 건어물 가게 하나를 발견했어요. 가게 이름은 아주 평범했어요. 맥반석 주전부리였어요.


망원시장 맥반석 주전부리


어떤 건어물을 구워서 파는지 보았어요.


서울 망원동 망원시장 맥반석 주전부리 가게 아귀포 구이


"아귀포? 아귀가 포가 되나?"


아귀는 몸에 수분이 엄청나게 많은 생선. 아귀탕을 끓일 때 아귀를 조금 말려서 아귀 몸 속에 있는 수분을 조금 빼야 해요. 이것을 아는 이유는 제가 직접 아귀탕을 끓여본 적이 있어서는 아니에요. 예전에 어머니께서 제가 아귀탕을 먹고 싶다고 하시자 시장에서 아귀를 사오셨어요. 아귀를 사오자마자 바로 아귀탕을 끓이셨어요. 아귀탕에 남은 거라고는 뼈와 껍질 뿐이었어요.


"이거 왜 이렇게 먹을 게 없어요?"

"아귀 원래 조금 말려야 하는데 바로 끓였더니 살 다 녹아버렸네."


어머니 말씀으로는 아귀가 원래 살에 물이 많아서 탕을 끓일 때 조금 말려야 한대요. 그래야 아귀탕 먹을 때 아귀 살이 있대요. 그런데 그날은 그냥 바로 끓였고, 아귀 살이 다 녹아버려서 그렇게 된 거라 하셨어요. 이 기억 때문에 아귀는 탕으로 끓여먹더라도 조금 말려야 하고, 살에 물이 엄청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 아귀로 만든 포가 있었어요.


"이거 아귀포에요?"

"예. 이건 2000원이고 이건 3000원이에요."

"아귀가 포가 되요?"


살에 물이 많은 아귀가 포가 된다는 것 자체가 엄청 신기했어요. 진짜 아귀포 맞냐고 다시 여쭈어보았어요. 맞다고 하셨어요. 아귀포 크기보다 실제 아귀는 훨씬 더 컸을 거에요.


이거 한 번 먹어봐야겠다.


그래서 2000원짜리 아귀포 하나 구워달라고 했어요. 아주머니께서 맥반석 구이를 해주셨어요.


아귀포


2000원짜리 아귀포는 구워지며 크기가 줄어들었어요. 종이 봉지는 3분카레 봉지만 했어요. 그래서 양이 엄청 적어 보여요.


이거 식감이 다르구나!


맛은 쥐포 비슷한 맛이었어요. 주전부리로 먹으라고 만든 것이라 쥐포와 비슷하게 양념을 해놓았어요.


쥐포와 다른 점은 바로 식감이었어요. 아귀포는 두께가 꽤 두꺼웠어요. 그래서 구우면 딱딱해지고 바삭해지는 쥐포와 달리 씹을 때 폭신하다는 느낌이 살짝 들었어요. 폭신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쥐포의 그 딱딱한 느낌을 상상하고 씹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낀 것이었어요. 아귀포 맥반석 구이는 질겅질겅 씹기에는 부드러웠고, 대충 씹기에는 이것도 말린 생선이라 질겅질겅 씹는 맛이 있었어요.


아귀포 맥반석 구이는 씹는 맛이 매우 독특했어요. 맛 자체는 쥐포와 비슷하지만 씹는 맛에서 매우 많이 차이났어요. 망원시장 돌아다닐 때 2000원짜리 작은 거 하나 사서 들고 다니면 적당히 입이 즐거울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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