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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디카 A/S 서비스센터 수리 후기 - 후지필름 디지털카메라 HS10

좀좀이 2019. 3. 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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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수리 맡길까, 아니면 그냥 영구 봉인할까?


제주도 여행 다녀온 후, 진지한 고민에 빠졌어요. 저와 아주 오랜 시간 같이 했던 후지필름 디지털카메라 HS10 때문이었어요.


HS10 은 하이엔드 디카 중 꽤 잘 나온 디지털카메라에요. 일단 35mm 환산 화각으로 24-720mm 였어요. 사진도 괜찮게 찍어주는 카메라였구요. 아직도 나름 많이 사랑받는 디지털 카메라 중 하나에요. 비록 제가 좋아하는 색감과 맞지 않아서 애증의 카메라이기도 했어요. HS10 색감에 대해 감을 아예 못 잡고 있었구요. HS10 색감에 대해 감을 잡은 건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사진을 찍으면서였어요. 그래도 2010년인가에 구입한 후 지금까지 계속 여행 갈 때면 이 디카를 들고 갔어요. 제 여행기에 있는 사진 대부분이 바로 후지필름 HS10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하지만 세월 앞에는 장사 없었고, 이 디카를 방치한지 너무 오래되다보니 심각한 문제가 터졌어요.


먼저 전원 버튼이 종종 헛돌았어요. 전원 버튼을 돌려서 전원을 켜는데, 이게 켤 때 돌렸는데 안 켜지고, 끌 때 돌렸는데 안 꺼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어요. 이건 공포 그 자체였어요. 여행 중 전원 버튼이 고장나버리면 카메라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니까요. 이 현상이 발생한 지 꽤 되었지만 지금까지 살살 달래가며 사용해 왔어요.


두 번째로 다이얼 버튼이 헛돌았어요. 이건 정말 많이 써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을 거에요. 저 같은 경우 P모드로 사진을 많이 찍어요. P모드에 세팅 다 해놓고 사진 노출만 조절해가며 찍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다이얼 버튼을 무지 많이 돌려대었고, 이게 접촉 불량이 발생했어요. 다이얼 버튼을 돌리면 제멋대로 노출 조정 세팅이 마구 움직이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어요.


이 두 가지는 그래도 살살 달래기며 사용할 만 했어요. 그러나 새 디카를 구입하기로 결심한 결정적 문제가 발생했어요.


줌렌즈 특성상 카메라를 오래 쓰다보면 렌즈 안에 먼지가 들어가게 되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카메라 렌즈 딱 정중앙에 곰팡이 같은 것이 생겼어요. 이것 때문에 사진을 찍으면 중앙부가 뿌옇게 나오는 현상이 발생했어요. 이건 정말 참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새로 디카를 구입하기로 결심한 후, 고민에 빠졌어요.


그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던 HS10을 수리할까, 말까?


새 디카를 구입하는 순간 잘 사용하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지만 고장난 채 방치하는 것은 왠지 조금 그랬어요. 그동안 저와 험한 길을 함께 열심히 다녔던 카메라였거든요. 그리고 고쳐놓으면 어떻게든 쓸 일이 있기는 할 거였어요. 무겁기는 하지만 서브 디카로 사용해도 되요. 정 안 되면 사진 막 시작해 카메라 구입에 관심이 생긴 지인에게 만져보고 조작해 보게 하고 감 잡은 후 디카 구입하라고 해도 되구요. 사실 사진과 카메라에 이제 막 관심이 생겼지만 아직 이런 것들에 대해 잘 모르는 지인에게 만져보고 조작해보게 하는 용도로 사용해도 수리한 보람은 있을 거에요.


'그래, 설령 영구 봉인한다 해도 수리 받아놓는 게 나을 거야. 그동안 이거 얼마나 고생 많이 했는데...'


후지필름 서비스센터 위치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후지필름 서비스 센터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후지필름 홈페이지에 들어가야 했어요.


후지필름 서비스센터 목록 : https://fujifilm-korea.co.kr/fujifilm-web/customer/service/customer_service1


후지필름 서비스센터


후지필름 서비스센터 중 전 기종 수리 가능한 지점이 몇 곳 있었어요. 제가 사는 의정부에서 가까운 곳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2층에 있는 후지필름 스튜디오였어요.


3월 11일 오후, 후지필름 스튜디오로 갔어요. 후지필름 스튜디오 가장 안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어요. 계단을 올라가자마자 서비스센터 접수 창구가 있었어요.


서류에 고장 증세에 대해 적었어요. 렌즈 내부 이물질, 전원 버튼과 다이얼 버튼 문제를 적었어요.


"이거 언제 수리되나요?"

"HS10은 수원 센터에서 담당하고 있어요. 오늘 수원 센터로 넘어가서 점검 받게 될 거에요."

"그러면 여기에서 수령한다고 하면 며칠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되나요?"

"아마 5일 정도 걸릴 거에요."

"예."


택배로 수령하는 방법도 있지만 다시 후지필름 스튜디오로 가서 수령하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수리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받아올 생각이었거든요. 다시 스튜디오로 와서 받아가면 며칠 걸리냐고 물어보자 5일 정도 소요될 거라 했어요.


월요일 오후에 맡겼기 때문에 제 HS10이 수원 센터에 입고되려면 화요일이나 되어야 했어요. 하지만 수요일이 되었는데도 전화가 오지 않았어요. 그렇게 목요일이 되었어요. 경기도 지역번호로 시작한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전화를 받았어요.


"후지필름 서비스센터입니다."


후지필름 수원 센터에서 온 전화였어요.


고장 원인과 견적에 대해 설명을 들었어요. 제가 고장 원인으로 적어낸 것들 모두 점검되었고, 그 부분에 대해 수리를 진행하겠다고 했어요. 직원분이 상당히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었어요. 사진 중앙이 뿌옇게 나오는 이유는 렌즈 중앙부에 곰팡이가 피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그거 수리하려면 렌즈 해부해야 할 텐데 해부하는 김에 렌즈 청소도 해 달라고 했어요. 하도 오래 쓰고 험하게 써서 줌렌즈 안에 먼지가 조금 들어갔거든요. 그리고 전원 스위치는 하도 뻑뻑해서 뭔가 걸리는 거였다고 했어요. 다이얼 버튼 헛도는 것도 증상 확인되었구요.


렌즈 내부 청소, 전원버튼 수리, 다이얼 버튼 수리 다 해서 58000원이 나왔어요. 정말 다행이었어요. 이 정도 가격 나올 걸 알았다면 진작에 수리받을 걸 그랬어요.


직원분은 제게 택배로 받으라고 했어요. 저는 서울로 가서 받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직원분은 서울로 받으면 번거롭고 시간 더 오래 걸리니 택배로 받는 것이 훨씬 좋다고 알려주었어요. 제가 수리를 진행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전화 끊자마자 바로 견적과 입금 계좌를 문자로 보내줄 거라 했어요. 금일 5시까지 입금했을 경우, 택배로 받으면 바로 다음날 집에서 수령할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만약 서울에 있는 서비스 센터를 통해 직접 인도를 택한다면 서울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다시 배송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토요일 오전에 찾을 수 있을 거라 했어요.


그리고 현장 (제가 처음 맡겼던 서울 후지필름 스튜디오)에서 찾는다 해도 수리비용은 수원 센터에 지불해야 한다고 했어요. 제 HS10은 수원 센터에서 수리했기 때문에 비용 지불도 수원 센터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즉, 제가 서울로 가서 찾든 말든 수리비용은 어쨌든 수원 센터로 계좌이체로 보내야 했어요.


그래서 택배로 받기로 했어요. 택배로 받으면 금요일에 받을 수 있고, 후지필름 스튜디오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가서 직접 수령하려면 토요일 오전에 가서 받든가 다음주 월요일에 가서 받든가 해야 했거든요.


오늘 오전, 로젠택배에서 택배가 왔어요. 후지필름 서비스 센터에 맡긴 카메라가 도착했어요.


후지필름 배송


"뭐 박스가 이렇게 커?"


후지필름 카메라 배송


뽁뽁이에 둘둘 말려 있는 것을 박스에서 빼내었어요.


후지필름 포장


진짜 엄청 신경써서 포장해줬구나!


상자 아래에는 상자 크기를 맞추고 완충 효과를 내기 위해 빈 상자 2개가 들어 있었고, 여기에 완충재가 하나 더 들어 있었어요. 이러면 박스 밑바닥이 조금 젖거나 박스가 땅으로 떨어져도 꽤 보완이 되요.


뽁뽁이


뽁뽁이도 엄청나게 감아서 보내주었어요. 이건 그냥 던져도 카메라에 무리가 절대 가지 않을 정도였어요. 뽁뽁이도 엄청 꼼꼼하게 감겨 있었어요.


HS10 카메라를 꺼냈어요.


후지필름 HS10


수리가 잘 되었나 확인해 보았어요. 렌즈 내부 청소가 매우 깨끗하게 잘 되어 있었어요. 전원스위치는 부드럽고 잘 작동했어요. 다이얼 버튼은 새것처럼 짝짝 소리를 내며 돌아갔고, 헛돌거나 자기 멋대로 노출 바늘이 마구 움직이는 현상도 없어졌어요.


후지필름 서비스센터에 HS10 수리를 맡기기를 잘 했어요. 수리가 아주 깔끔하게 잘 되어서 돌아왔어요. 택배 포장도 엄청 신경써서 잘 해주었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수리 맡길 걸 그랬어요. A/S 품질 및 배송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후지필름 서비스센터에 디지털카메라 수리를 맡길 때 알아두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아요.


1.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서비스 센터 위치 뿐만 아니라 수리범위도 확인해야 해요.

2. 수리 기종이 센터마다 분화되어 있다고 해요. HS10은 서울에서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에서 수리한다고 해요.

3. 만약 자신이 방문한 센터에서 수리하지 않는 기종이라면 다른 센터로 보내져요. 이러면 2~3일 더 소요되요.

4. 점검 후 견적 안내 전화를 받고 수리 진행을 요청하면 비용과 입금계좌가 문자로 날아와요.


5. 만약 센터에 직접 맡기고 수령은 택배로 할 경우, 홈페이지상에는 오후 3시까지 입금해야 당일 배송이 된다고 나와 있어요. 그러나 직원분 말로는 5시까지만 입금하면 당일 배송이 된다고 했어요. 이 부분은 센터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차이가 약간 존재하는 것 같으니 점검 내용 및 견적 안내 전화가 왔을 때 몇 시까지 수리비를 송금해야 금일 배송해주는지 물어보는 게 좋을 거에요. 만약 입고 지점과 수리 지점이 다를 경우, 입고 지점에서 현장 수령한다 해도 수리비 입금은 수리 지점으로 해야 해요.


6. 저는 '월요일 서울 서비스 센터에 입고 -> 수원 센터로 이송 -> 금요일 택배 수령' 과정을 거쳤어요. 그래서 총 5일 소요되었어요. 만약 다른 센터로 이송되어 수리가 진행된다면 이틀 정도 더 소요된다고 봐야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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