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친구와 여자배구 GS칼텍스 대 KGC인삼공사 경기를 직관했어요. 여자배구 경기를 처음 본 것이었는데 정말 많이 재미있었어요.
"우리 여자배구 직관 또 가자!"
"어. 이거 진짜 재미있네!"
여자배구가 그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경기장에서 보니 장난 아니게 재미있었어요. 게다가 마침 이번 시즌 여자배구 순위는 현재 2위팀부터 4위팀까지 한 순위를 끌어올릴 희망이 존재해요. 그렇기 때문에 매 경기가 흥국생명,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 기업은행 팀에게 매우 중요해요. 3위까지 플레이오프 - 일명 봄배구에 진출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구요.
일단 1,2위는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가 경쟁중이고, 3,4위는 GS칼텍스와 기업은행이 경쟁중이에요. 경기 일정을 보면 대충 순위를 예상해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는 순위대로 안 될 확률도 존재해요. 더욱이 이건 사람이 하는 운동경기에요. 보통은 확률대로 가지만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한 일도 벌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여자배구는 오히려 마지막으로 갈 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어요.
GS칼텍스 대 흥국생명 경기는 인터넷 중계로 보았어요. 저와 배구 직관을 같이 간 친구도 인터넷 중계로 보았어요.
"야, 이재영 뭐냐?"
"저거 완전 사기인데?"
"뭔 게임하듯 플레이해!"
GS칼텍스는 톰시아까지는 어떻게 막았어요. 하지만 이재영은 막지 못했어요. 이재영 하나한테 무너진 경기였어요.
"야, 우리 화성 가자. 기업은행 대 흥국생명 보러 가자."
"화성? 멀지 않아?"
"안 멀어. 차로 가면 금방 가."
"차?"
"내 차 타고 가자."
친구가 자기 차 타고 화성시 가서 여자배구 기업은행 대 흥국생명 경기를 보자고 했어요. 2월 27일에 경기가 있는데, 이날은 마침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이었어요. 기업은행 홈구장인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문화의 날에 경기가 열리면 50% 할인해준다고 해요.
"화성 가? 너 시간 돼?"
"나 시간 돼."
"어? 그러면 가자!"
그래서 친구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화성종합경기타운으로 가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우리 조금 일찍 들어갈까?"
"6시 15분쯤 들어가자."
지난 GS칼텍스 대 인삼공사 경기를 6시 30분에 들어갔더니 홈팀 응원석 1층은 빈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6시 15분 정도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친구와 경기도 화성시로 갔어요. 화성시에서 저녁을 먹고 나서 화성종합경기타운으로 갔어요.
"여기 주차장 차 꽉 찼네?"
주차장에 차가 가득했어요.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어요. 친구와 주차장 자리를 찾아보았어요. 배구장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가 몇 곳 남아 있었어요. 이때가 6시 반 정도였어요.
차에서 내려 배구경기장으로 갔어요. 문화의 날에 딱 걸려서 50% 할인을 적용받아 1인당 3500원을 지불했어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홈팀 응원석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선수 사진과 트로피 모형이 있는 포토존이 있었어요.
홈팀 응원석 입구로 들어갔어요.
"벌써 여기는 자리 다 찼네."
홈팀 응원석 1층은 다 찼고, 2층도 거의 꼭대기 자리만 남아 있었어요. 홈팀 응원석 자리 중 좋은 자리는 이미 다 차버렸어요. 친구와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장충체육관에 비해 화성종합경기타운 배구장은 관람석이 더 높은 곳에 자리잡은 것 같았어요. 장충체육관에 비해 배구 코트와 관람석 거리가 더 먼 것 같았어요. 장충체육관과의 차이점 중 하나는 배구 코트 양쪽 뒤에 바로 홈팀 및 원정 응원석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안에서는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었어요.
배구 경기장에 미리 들어가 있는 것도 좋아요. 이렇게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 보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 보면 아무리 배구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가 에이스인지, 그리고 어떤 팀이 경기에서 우세할 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어요. 확실히 에이스는 훈련에서부터 뭔가 다르거든요. 경기도 재미있지만 경기 전에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보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어요. 더욱이 배구 코트와 관람석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에 실제 가서 보면 더욱 재미있어요.
훈련이 끝나고 흥국생명 선수들이 입장했어요.
"여기도 막 번쩍번쩍하고 홈팀 입장할 건가?"
GS칼텍스는 장충체육관에서 홈팀 입장시 경기장 불을 다 끈 후 조명을 번쩍이며 홈팀 선수들이 하나씩 입장했어요. 여기도 그럴지 궁금했어요. 기업은행도 당연히 홈팀 입장에 신경쓰기는 했지만 조명까지 동원해 화려하게 만들지는 않았어요.
경기장 좌석은 자동 접이식 플라스틱 의자였어요. 오래 앉아 있기에는 약간 불편했어요. 4세트부터는 엉덩이가 아주 조금 아팠어요.
그 대신 응원 소리와 규모가 컸어요. 쩌렁쩌렁 울려퍼졌어요.
팬서비스로는 문화의 날이라 영화표 주는 이벤트가 몇 번 있었어요.
"기업은행은 이재영 막을 수 있을 건가?"
"글쎄...이재영 완전 사기인데..."
GS칼텍스 대 흥국생명 경기에서 이재영은 너무 사기였어요. 밸런스 파괴자였어요. 이재영을 어떻게 막지 못해 GS칼텍스가 졌어요. 과연 기업은행은 이재영을 막을지 궁금했어요. 친구도 마찬가지였어요.
"우와...이재영 어떻게 막네?"
기업은행은 수비가 괜찮았어요. 1세트는 기업은행이 따내었어요. 그러나 2,3세트 내리 흥국생명이 따내었어요. 역시 이재영이었어요. 기업은행은 수비에 비해 공격이 많이 약했어요. 지난번 GS칼텍스 경기 직관과 아주 대비되었어요. GS칼텍스는 공격은 강한데 수비가 조금 약해 보였거든요. 기업은행은 반대로 수비는 강한데 공격이 조금 약해 보였어요. 외국인 용병 선수인 어나이 선수 외에 공격에서 확실히 뭔가 보여주는 선수가 없었어요. 어나이 선수 외에 딱 한 명만 공격에서 뭔가 보여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선수가 보이면 흥국생명을 이길 수 있을 거 같기도 한데 그게 없었어요. 가끔 백목화 선수와 고예림 선수가 화이팅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게 지속되지 못했고, 공격은 어나이 선수 한 명에 의존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대신 수비는 단단했어요.
결국 기업은행이 세트 스코어 2:2 까지 끌고 갔어요.
하지만 이재영은 사기다.
예, 흥국생명 이재영은 사기였어요. 공격, 수비 모두 눈에 확 들어왔어요. 경기 전체에서 독보적으로 확 눈에 띄는 선수가 흥국생명 이재영 선수였어요. 게다가 흥국생명에는 이재영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톰시아도 있었어요. 여기에 이주아 선수와 톰시아 선수도 제 몫을 해주었어요. 어나이 선수가 분전했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결국 흥국생명이 3:2로 승리했어요. 그래도 프로배구는 5세트까지 가면 패배한 팀은 승점 1점, 승리한 팀은 승점 2점을 획득해요. GS칼텍스가 흥국생명에게 3:0으로 져서 승점 획득에 실패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방했어요.
수비로 일낸 경기였어요. 기업은행 수비는 단단했고, 흥국생명 이재영 선수와 톰시아 선수 공격을 잘 막아내었어요. 그래서 5세트까지 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재영 선수는 실력이 공수 양면에서 그냥 사기였고, 기업은행 공격이 어나이 선수 외에는 밋밋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어요.
배구를 보고 나왔어요.
5세트까지 가는 접전에 매 세트 싱겁게 끝난 세트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가 매우 늦게 끝났어요. 정말 재미있고 만족스러웠어요. 두 번째 여자 프로 배구 직관이었는데 이번도 정말 가서 보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도 화성시 갈 때 기업은행 배구 홈경기가 있으면 보고 오는 것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