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신없이 바빴던 친구가 모처럼 짬이 났어요. 마침 고향에서 다른 친구도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같이 한 번 모여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일단 가장 바쁜 친구의 시간에 맞추어 점심을 먹기로 약속을 했어요. 그 다음이 문제였어요.
"우리 뭐 먹냐?"
일단 셋이 모여서 점심을 먹기로 했지만, 막상 모여서 무엇을 먹어야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었어요. 셋이 의견이 다 달라서 의견충돌 때문에 결정을 못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셋 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제가 알고 있던 괜찮은 식당은 고향에서 올라온 친구를 데리고 갔어요. 그나마 만만한 한식부페는 전에 이 바쁜 친구와 같이 갔어요. 진짜로 아이디어 고갈이었어요. 다른 때 같았다면 이런 상황이라면 제가 머리를 쥐어짜서 어디 가자고 했을 거에요. 그러나 제가 알고 있던 카드는 다 사용해버렸고, 저도 딱히 무언가 먹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제가 먹고 싶은 거라면 고기. 그것도 무한리필. 그런데 바쁜 친구와도 고기부페에 갔었고, 고향에서 올라온 친구와도 고기부페에 갔었어요. 둘 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어요. 거기를 또 가자고 할 수는 없었어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마땅히 뭐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일단 뭐라도 먹고 싶은 것이 떠올라야 그걸 갖고 식당을 찾아볼텐데 그것 자체가 없었어요. 둘은 아무 거나 다 좋다고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고기. 다른 것을 먹어도 상관없었어요. 단지 이때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딱히 떠올려보자면 오직 고기를 많이 먹고 싶다는 것 뿐이었어요. 하지만 풀떼기만 잔뜩 먹는 곳이라 해도 괜찮았어요. 그냥 정말로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거든요.
'아, 거기나 가볼까?'
다음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에 나왔던 가게가 떠올랐어요.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 무한리필. 고기도 무한리필이라고 했어요. 만화에 어느 가게라고 상호와 주소가 정확히 나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만화를 보면 가게 이름이 뭔지는 아주 쉽게 알 수 있었어요. 샤오훼이양.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어요. 평이 괜찮은 편이었어요. 게다가 진짜로 고기가 무한리필이었어요.
"우리 훠궈 무한리필 먹으러 갈까?"
"훠궈?"
"홍대에 있더라. 거기 고기도 무한이래."
"좋아. 나 샤브샤브 좋아해."
아주 속전속결로 결정되었어요. 친구 둘 다 샤브샤브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저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요. 단지 이건 먹을 때마다 욕구불만이라 절대 안 즐겨먹을 뿐이에요. 맛은 있지만 솔직히 비싼 음식이거든요. 그 고기 먹어서는 욕구가 전혀 채워지지 않고, 그렇다고 고기를 마구 시켰다가는 돈이 감당이 안 되요. 그래서 안 좋아해요. 식당에서 밥을 먹었으면 일단 아쉬움이 없는 상태로 나와야 좋은데 샤브샤브를 먹으면 아쉬움이 꼭 남거든요. 게다가 사는 곳이 의정부이다보니 서울에서 그렇게 먹으면 의정부 돌아와서 또 뭐를 먹어야 해요. 이게 진짜 짜증나는 일이에요. 이러면 왠지 남는 게 전혀 없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샤오훼이양은 고기도 무한리필이라고 했어요.
'어쨌든 고기 많이 먹으면 되었잖아.'
의정부 돌아와서 또 뭔가 먹어야할 일은 일단 없는 가게. 그러면 좋아요.
친구들과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만났어요. 만나자마자 밥시간이 되어서 바로 샤오훼이양으로 갔어요.
서울 홍대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무한리필 맛집인 샤오훼이양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홍익로 25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6-1 서교호텔별관 5층이에요.
샤오훼이양 안으로 들어갔어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로 갔어요. 직원이 중국인이었어요. 한국어로 주문해도 문제없기는 했지만, 한국어가 조금 어눌했어요.
여기의 특징은 1인 1국물. 그리고 국물 종류가 여러 종류였어요. 국물을 주문하자 직원이 화로 세 개를 자리에 올려놓았어요.
"먹자!"
친구들은 이것저것 잘 집어왔어요. 그러나 저는 일단 야채 같은 건 대충 쓰윽 둘러보기만 했어요.
여기는 디저트도 있었어요. 이것 역시 아주 나중에 먹을까 말까 고민. 결과적으로 안 먹었어요.
면류도 있어요. 이것 또한 결국 못 먹었어요.
소스는 자기가 직접 제작해 먹을 수 있어요. 저는 우삼겹을 집중 공략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기름장에 깨를 집어넣었어요.
자리로 돌아왔어요.
친구는 참 예쁘게 잘 가져왔어요.
저는 제 원래 목표대로 떠왔어요.
아래 사진에서 제일 왼쪽이 제 국물이에요. 저는 그냥 매운 국물을 주문했어요. 여기는 그냥 매운 국물이 있고 마라 매운 국물이 있었어요.
가져온 것을 다 집어넣었어요.
국물이 그렇게 맵지 않았어요.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도 즐기며 먹을 수 있을 정도였어요.
왼쪽은 친구가 알려준 특제 소스. 먹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동양과 서양의 만남!
진짜 동양과 서양의 만남 같은 맛이었어요. 살짝 양념치킨 양념 비슷한 맛이었어요. 처음에는 순한 맛 소스를 만들어 먹다 나중에 저 소스를 만들어 먹으니 최고였어요.
무한리필이니 가능한 사치. 보통 면을 마지막에 넣어서 먹지만, 저는 숙주나물과 버섯을 마지막에 집어넣었어요. 숙주나물을 푹 익혀서 면처럼 먹었어요. 정말 대만족이었어요.
이것이 바로 제가 먹은 결과물. 고기를 하도 집어넣었더니 저렇게 되었어요.
고기 중에는 양고기도 있고, 우삼겹도 있고, 돼지고기도 있었어요. 가장 맛있는 것은 우삼겹이었어요.
무한리필이라는 점 외에 샤오훼이양의 좋은 점은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무한리필이기는 하지만 중국 향신료 특유의 향이 적은 국물도 있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면 제가 고른 그냥 매운 국물요. 이런 것을 고르면 향신료 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전혀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일반 샤브샤브였어요. 훠궈 무한리필 식당이기는 하나 그냥 일반 샤브샤브 무한리필 식당으로 보아도 무방했어요.
샤브샤브 원없이 잘 먹고 싶다면 홍대에 있는 샤오훼이양이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