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2018년 여의도 윤중로 벚꽃 야경

좀좀이 2018. 4.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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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친구와 만나 같이 밥을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조금 걷기로 했어요.


"여의도까지 걸을래?"

"여의도? 여의도 여기에서 안 멀지?"

"걸으면 30분 정도?"

"그러면 여의도 가자. 윤중로 가서 벚꽃이나 볼까?"


전날 바람이 무섭게 불었어요. 그렇게 갑자기 돌풍이 불 때 저는 집에서 자고 있었어요. 하도 무섭게 바람이 불어서 잠에서 깨었어요. 무슨 포탄이 터지는 것처럼 무서운 굉음을 내며 바람이 불었거든요.


'벚꽃 다 떨어지겠다.'


집 안에 있었기 때문에 밖에서 바람이 불든 말든 제게 직접적으로 위협이 될 것은 없었어요.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문을 열지만 않으면 안전하거든요. 고향인 제주도에서 매우 많이 겪어보았기 때문에 잘 알아요. 밖에서 강풍이 몰아칠 때 문을 열면 기압차가 크게 발생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요. 다세대 주택 및 빌딩에서는 문에 신문지를 바르고 난리를 피우는 것보다 복도에 있는 창문을 잘 닫아놓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요.


하지만 전에 여의도 갔을 때가 떠올랐어요. 갑작스러운 주말 꽃샘추위를 겪은 벚꽃은 많이 시들해졌어요. 꽃이 많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제가 올해 처음 벚꽃 보러 갔던 4월 4일의 벚꽃에 비하면 확실히 한물 가버린 벚꽃이었어요. 벚꽃은 여전히 많이 있었지만 여의나루쪽은 많이 떨어졌고, 윤중로 벚꽃은 꽃잎이 시들시들해졌거든요. 4월 4일에 갔을 때는 꽃도 만발해 있고 꽃잎이 전부 빳빳했었어요.


그래서 친구와 한밤중에 윤중로 벚꽃을 보러 가는 내내 과연 거기에 벚꽃이 남아 있을까 싶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상당히 일찍 만개했어요. 그 만개한 벚꽃이 꽃샘추위 한 번 맞았고, 전날에는 강풍까지 맞았어요. 말 그대로 벚꽃의 수난시대. 지금도 남아있다면 그것은 의지의 벚꽃.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출발할 때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의정부역 앞에 있는 벚나무 벚꽃이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여의도에 벚꽃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정말 기대가 되지 않았어요. 하나라도 제대로 남아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친구와 윤중로로 갔어요. 올해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는 4월 12일 목요일까지에요. 벚꽃축제의 마지막이 하루 남은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올해는 벚꽃 있는 벚꽃 축제라 다행이야.'


작년처럼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아니라 벚꽃 가득한 벚꽃 축제였어요. 작년에 공무원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벚꽃축제 날짜를 제주도 벚꽃축제와 똑같이 잡았는지 모르겠어요. 올해 정도가 딱 좋은 날짜 선정인데요. 올해처럼 날짜를 잡으면 일찍 개화하든 늦게 개화하든 벚꽃이 있는 벚꽃축제니까요.


윤중로에 도착했어요.


"어? 벚꽃 많이 남아 있네?"


윤중로 벚꽃


"진짜 예쁘다!"


색색의 조명이 벚꽃을 비추고 있었어요. 보라색 조명이 켜지는 순간 벚꽃이 정말 더 아름다워보였어요. 낮에 본 벚꽃이 화장 안 한 벚꽃이라면 이건 풀메이크업 벚꽃이었어요.


국회의사당 뒷길로 갔어요.


여의도 국회의사당 벚꽃


진짜 장관이다!


의지와 근성의 벚꽃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어요. 조명까지 비추니 더더욱 멋졌어요.


여의도 윤중로 벚꽃


국회의사당 뒤쪽 윤중로를 밤에 걸어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여기는 벚꽃 축제에 맞게 조명을 잘 해 놓아서 낮과 또 다른 화려함이 있었어요.


이제 벚꽃도 슬슬 져가고 있어요. 1년 내내 벚꽃이 피어 있다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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