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노량진역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일찍 나올 생각이었어요. 그럴 목적으로 아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빨대로 쪽쪽 빨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일찍 출발한다면 어둠이 아직 남아 있는 하늘 아래에서 영등포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에 갈 수 있었어요. 그러나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노량진 24시간 카페 글을 다 완성하고 가고 싶었어요. 사실 노량진은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어요. 거기 글을 쓰며 기분이 참 떨떠름한 땡감을 씹은 기분이었어요. 당연히 카페 안은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청춘들의 바다. 당연히 글 자체도 밝은 내용이 나올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빨리 끝내버리고 싶었어요. 그 분위기와 기분에서 해방되고 싶었거든요. 그런 건 한 번이면 충분해요.


그래서 일찍 출발할 수 있지만 글을 완성할 때까지 앉아 있었어요. 글을 다 쓰자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제 투혼을 발휘해야 할 때였어요.


작년의 제가 올해 저의 모습을 보면 기겁할 거에요. 어쩌면 작년의 저와 지금의 제가 만난다면 작년의 제가 미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요. 작년만 해도 카페를 가는 일이 정말 없었으니까요. 제가 혼자서 카페를 가는 일 자체가 정말 없었어요. 그랬던 제가 올해는 갑자기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다이어리도 획득하고 컵도 획득했어요. 작년의 제가 이런 저의 모습을 보면 '너 진짜 죽을 때 다 된 거 아냐? 갑자기 왜 안 하던 짓을 해?'라고 할 거에요.


아, 속 안좋아.


정말 느글느글했어요. 노량진역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이날 밤 11시 30분부터 시작해서 7번째 간 카페였어요. 최대한 커피를 안 마시려고 최대한 초콜렛 음료를 주문해서 마셨어요. 그랬더니 속이 울렁거렸어요. 평소에 우유를 많이 마시며 위를 단련시켰어야 했어요. 이것은 밤새 많이 돌아다녀서 힘든 것이 아니었어요. 밤새 카페 음료를 7잔 마시니 속이 느글느글 울렁울렁해서 힘들었어요. 아래쪽 눈꺼풀이 안구 안으로 눌려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초콜렛 음료를 이렇게 단시간에 많이 마신 것은 처음이었어요. 한동안은 초콜렛 음료를 절대 보기 싫을 거에요. 피 속에 카카오 덩어리가 떠다니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가야한다.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 7개를 돌아다니는 것은 앞으로 절대 안 할 거에요. 이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안암에 있는 24시간 카페 중 세 번째 24시간 카페에 갔을 때 느꼈어요. 이건 정말 무리였어요. 하루 5개까지가 한계였어요. 이미 그때 속이 참 느글거렸거든요.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지만 대학로로 갔어요. 거기서는 다행히 커피를 몇 모금 마신 후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러나 노량진 와서 속 좀 달래보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속이 전혀 달래지지 않았어요.


집에 가서 드러눕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포기한다면 심야시간에 한 번에 돌아다녀 본 카페는 7개로 멈추어버릴 거에요. 7개도 다시는 할 짓이 아니지만, 이왕이면 하나 더 가서 8개를 돌고 싶었어요.


서울에서 24시간 카페를 하룻밤 심야시간에 5곳 돌아다니기? 정말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습게 보았어요. 하룻밤 심야시간에 광명시와 화성시에 있는 24시간 카페 다섯 곳도 다녀왔는데 그깟 서울이 뭐가 문제냐고 생각했어요. 사실 맞기는 했어요. 광명시와 화성시를 한 번에 돌 때에 비하면 엄청 우스운 것이었어요. 그것에 비하면 이런 건 놀러 다니는 축에도 못 들 거에요. 게다가 서울의 밤기온은 광명, 화성보다 훨씬 따스했구요. 하지만 그때는 몰랐어요. 돌아다니는 것 자체야 그때에 비하면 엄청 쉽지만 마시는 음료 양은 절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요. 마시는 음료 양은 그때와 똑같았어요. 7곳 간 순간 이미 훨씬 뛰어넘었어요. 그제서야 저의 한계를 알았어요. 평소에 우유를 엄청 마셔대며 훈련하지 않는 한 하룻밤에 다닐 수 있는 24시간 카페는 5곳이 한계라는 것을요. 이것은 체력 문제가 아니라 속이 느글거려서 한계였어요.


역시 성실하게 잘 해야 해.


딱 하루가 부족했어요. 지금까지 딱 하루만 더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녔다면 이렇게 무리해서 몰아치기로 다녀야 할 필요가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안 갔고, 그것을 밀린 방학 숙제 하듯 몰아쳐서 채우고 있었어요. 원래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는 것에는 전혀 소질이 없고 성격에도 안 맞는데, 그 부작용이 이렇게 나타나고 있었어요. 이제 올해 간 24시간 카페는 총 95곳. 하나만 더 가면 96곳이었어요.


80은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83은 제게 나름 의미가 있는 숫자라, 88은 88 서울 올림픽이라 숫자를 그렇게 맞추었어요. 이번에 맞출 숫자는 96. 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겁게 연말을 보낸 마지막 해가 1996년이에요. 1997년 11월부터 우리나라 사회는 깊은 어둠 속에 빠져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어요. 이 시기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997년 연말부터 1998년은 잊고 싶은 시간일 거에요.


카페에서 나왔어요.


노량진 아침


이제 아침이었어요.


노량진 아침 풍경


차가운 아침 바람을 맞아가며 9호선 노량진역으로 갔어요.


9호선 노량진역


노량진역은 1호선 역과 9호선 역을 환승하기 위해서는 아예 역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역.


'9호선 완전 지옥인 거 아니야?'


평소에도 9호선은 엄청 싫어해요. 지연, 연착이 일상이고 노숙자, 잡상인, 할렐루야가 판치는 1호선보다 더 싫어해요. 왜냐하면 무슨 시간에 타든 9호선은 사람이 득시글해서요. 그런데 지금은 출근시간이었어요.


노량진역 9호선 개찰구


그 악명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9호선을 피할까 했지만 매우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아침 8시 전에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9호선을 타야 했어요. 9호선을 타고 여의도역으로 간 후, 5호선으로 환승하면 금방 갈 수 있었어요.


9호선


역시 드넓은 그 명성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어떻게 타기는 하겠지?'


줄을 섰어요.


아침 7시 30분. 9호선 지하철이 노량진역으로 들어왔어요.


"헉! 이거 못 타는 거 아니야?"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조금 더 많은 상황. 안에는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었어요. 모두가 안에 있는 사람을 밀어서 구겨집어넣으며 전철을 탔어요. 전철을 타는 사람이 밀어대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테트리스마냥 빈 공간으로 착착 밀려들어갔어요. 간신히 9호선을 탔어요.


인간.zip


아예 움직일 수 없었어요. 그래도 전철을 탔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다행스럽고 축복받은 일이었어요.


전철이 여의도역에 도착했어요.


9호선 여의도역


여기는 그냥 답이 없었어요. 저는 다행히 여기에서 환승이었어요. 전철은 소주 병나발 불고 우웩 토하는 것처럼 문을 열고 사람들을 마구 토해냈어요. 저도 전철 밖으로 튕겨져나왔어요. 그러나 전철이 토해낸 사람도바 전철을 타야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어요. 결국 여러 사람이 전철을 타지 못했어요.


여의도에서 환승이라 정말 다행이다.


5호선으로 환승하며 전철에서 내려야 해서 내린 것이 정말 행복했어요. 5호선 여의도역 승강장으로 가자마자 전철이 왔어요. 5호선은 하행선이었기 때문에 9호선에 비해 자리가 매우 널널했어요. 9호선에 비하면 이건 뭐 아주 태평양 한가운데였어요. 좌석에는 사람들이 다 들어차 있었지만 서서 걸어다닐 수 있었거든요.


아침 7시 39분. 영등포시장역에 도착했어요.


영등포시장역


영등포시장역 3번 출구로 나왔어요.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이제 드디어 이날 8번째 24시간 카페인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을 갈 때였어요.


영등포시장 풍경


서울 출근길


사람들은 출근중이었어요.


드디어 도착했다.


탐탐 영등포시장


2017년 11월 20일 아침 7시 45분. 드디어 이날 심야시간 24시간 카페 돌아다니기 마지막 목적지이자 8번째 목적지인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에 도착했어요.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주소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중로 58 1층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영등포동5가 43 이에요.


매장은 단층 구조였어요.


서울 영등포 시장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겨울이라 매장 여기저기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었어요.


탐탐 크리스마스


매장에서 인상적이어썬 것은 매장 한 가운데에 있는 곡선이 있는 긴 의자였어요. 직선으로 된 단조로움을 덜어주고 있었어요.


탐탐 영등포시장 매장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은 몇몇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탐앤탐스 영등포시장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매장 내부에 흡연실이 있었어요.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점 흡연실


흡연실에서 바라본 매장은 이런 모습이에요.


24시간 카페 -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및 5호선 영등포시장역 근처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탐앤탐스 영등포시장역점이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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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곳 아직도있군요
    꽤 오래됬는데~~~

    2017.12.23 04: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인간.zipㅋㅋㅋㅋ 저도 아침 시간에 9호선 탔다가 죽는 줄 알았어요ㅠㅠ
    앞사람의 정수리 냄새 흐긓ㄱ......
    속도 안좋으신데 힘내서 찾아가셨군요 :)

    2017.12.23 19: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때 후딱 갯수 채우려고 힘내서 갔어요. 9호선은 한가한 때를 못 본 거 같아요 ㅎㅎ;;

      2018.01.23 16:33 신고 [ ADDR : EDIT/ DEL ]
  3. 하루만에 8개의 카페라니 이것은 부처님 마일리지 못지 않은 대단한 업적이에요!!! 글로 쓰신 걸 읽으니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2017.12.23 2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