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와 종종 교류하는 liontamer님께서 제보를 하나 해주셨어요.


그것은 서울에서 팩 형태의 밀크티가 유명한 곳 다섯 곳이었어요. 다섯 곳 모두 다른 흔한 인생밀크티니 밀크티 랭킹이니 하는 글 아닐까 하며 링크 주소를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넣었어요.


"어? 내가 아는 곳 하나도 없네?"


liontamer님의 정보력에 감탄했어요. 최소한 인터넷상에서 '인생밀크티'라고 돌아다니는 진정성은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거기가 없었어요. 전부 처음 보는 것들이었어요.


이러면 내가 갈 리가 당연히 없지 않지.


저를 위해 특별히 제보해주셨는데 가야죠. 제보해주신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지극정성껏 걸어가면 밀크티를 마시고 오는 게 아니라 편의점 도시락을 마시고 올 것이기 때문에 얌전히 동트면 전철 타고 다녀오기로 했어요.


그래서 정성껏 지하철역 으로 걸어가서 망원동에 있는 소셜 클럽 서울의 밀크티를 마셨어요. 카페 자체도 매우 독특한 곳이었지만 카페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쓰도록 할께요.


소셜 클럽 서울 밀크티는 480ml 와 1000ml 짜리가 있어요. 저는 밀크티를 배부르게 들이킬 것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480ml 로 구입했어요. 480ml 짜리 밀크티의 가격은 6천원이었어요.


소셜 클럽 서울의 밀크티는 이렇게 생겼어요.


소셜 클럽 서울 밀크티


카페에서 마신다고 해도 이렇게 통에 있는 것을 줘요.


밀크티 성분


이렇대요. 영어는 각자 해석합시다.



카페가 매우 독특했기 때문에 괜히 이런 사진 찍어보기. 사진 주제는 부부싸움 한 판 시원하게 하고 사이좋게 깡소주 시원하게 몇 병 원샷 좀 해주신 후 아침에 사이좋게 나누어마시는 밀크티.


저는 이래서 진작에 예술은 포기했어요.


혼자서 사진 찍고 낄낄대며 사진을 찍다가 밀크티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망원동 밀크티


밀크티는 이래요. 색은 평범한 밀크티 색깔.


망리단길 소셜 클럽 서울 밀크티


이 밀크티는 홍차 3종류를 블랜딩해서 만든 거라고 해요. 전체적인 맛은 동원 우바 홍차 밀크티와 살짝 비슷했어요. 딱 마시자마자 '이거 동원우바홍차밀크티다!' 라고 바로 떠올렸어요. 첫 맛은 그것과 매우 비슷했거든요.


그런데 끝맛은 쓴 맛이 아주 살짝 있는 듯 없는 듯 했어요. 쓴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딱 단정지어서 이것은 쓰다, 쓰지 않다 단정지어서 말하기 매우 어려운 느낌이었어요.


'이거 설마 우바랑 아쌈 섞었나?'


첫 시작은 꽃향기 비슷하니 우바가 들어간 거 같고, 마지막에 씁쓸한 거 닮은 맛을 보니 아쌈이 들어간 거 같았어요. 하지만 저는 우바 홍차도 아쌈 홍차도 마셔본 적이 없어요. 저는 어디까지나 너무나 사랑스러운 립톤만 마셔보았어요. 민트 넣은 립톤, 설탕 넣은 립톤, 레몬 넣은 립톤, 그냥 립톤, 사탕 입에 물고 마시는 립톤 등 립톤만 마셨어요. 이렇게 추측해본 것은 동원우바홍차밀크티와 아마스빈 아쌈밀크티를 마셔보았기 때문에 불과했어요. 저는 우바 홍차가 어떤 맛인지도 아쌈 홍차가 어떤 맛인지도 몰라요. 마셔봤어야 알죠. 제 추측으로는 우바와 아쌈이 들어간 것 같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말 얼마 안 되는 개인적 추측에 의한 거에요. 진짜 이럴 거라고 믿으면 매우 곤란해요.


이 밀크티는 정말 흥미로운 맛이었어요. 희안하게 절묘한 맛이었어요. 두드러지는 맛이 아무 것도 없는데 또 밍밍하거나 물맛이 나거나 우유맛만 나는 것도 아니었어요. 일단 맛이 다 살아 있었어요. 그런데 또 두드러지거나 딱 튀는 맛이 없었어요. 모든 맛이 아주 사람 간을 보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게 또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맛은 있는데 튀는 맛도 없고 진한 것도 아니고 일에서 백까지 간보는 느낌이었어요. 밤 늦게 라디오 들으며 놀다가 어머니께 걸리면 혼나니까 방에 불 꺼놓고 몰래 라디오 볼륨 최대한 작게 해서 들을 때 귀에 전해지는 그 자극이었어요.


지금 나랑 밀당하는 거야? 이런 요망한 내숭 100단 불여시 같은 밀크티를 보았나.


정체를 밝혀내고야 말겠다는 오기로 반 통 넘게 홀짝이며 마셨어요. 그러나 결론은 참 내숭100단 불여시 같은 밀크티라는 것이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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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앗 뿌듯하여라!!! 여기 가보셨군요 :) 저도 어제 자기 전에 폰으로 네이버 푸드 테마 쪽 보다가 발견했던 링크였어요. 팩에 넣어주는 밀크티라 과연 맛이 있을까 의문이 들긴 했는데.. 내숭 100단 불여시 밀크티 ㅎㅎㅎ 너무 재미있어요! 근데 여기엔 연유랑 아가베시럽이 들어가네요 신기신기~~
    글고 아삼이 원래 좀 쌉쌀한 맛이 있어요!

    2017.04.08 23: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밀크티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아쌈이 원래 좀 쌉쌀한 맛이 있었군요. 친구가 제가 밀크티 마시고 글 쓰는 거 보면서 홍차 좀 알고 쓰라고 홍차 티백 몇 개 주었는데 아직까지도 방 안에 방치하고 있어요 ㅋㅋ;;;;;;

      2017.04.09 14:19 신고 [ ADDR : EDIT/ DEL ]
  2. 오.. 이런 형태의 밀크티라니 정말 독특하네요! 한국같지 않고 이국적인 느낌입니다 ㅡ.ㅡ;
    6000원이라면... 제 기준에서는 조금 비싼 느낌이네요. 제가 밀크티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편이 아닌지라..
    저는 밀크티는 일본 유명 제품밖에 안먹어봐서 잘 몰라요. 로얄밀크티나.. 오후의홍차 밀크티 정도...
    한번 가보고 싶네요!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2017.04.08 2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렇게 통에 담아서 밀크티 파는 곳도 몇 곳 있더라구요. 전체적인 맛이 강하지 않았어요. 저 통 하나가 두 잔 정도 나왔으니 잔당 가격으로 보면 그렇게까지 비싼 편은 아니었어요. 한 통 사서 둘이 한 컵씩 나누어 마시면 되니까요 ㅎㅎ 저기는 밀크티도 밀크티지만 카페 자체가 매우 특이했어요 ㅎㅎ

      2017.04.09 16:07 신고 [ ADDR : EDIT/ DEL ]
  3. 전문적 맛을 평가하는 분 같습니다. ㅋㅋㅋ 너무 상세하게도 하셨네요. 어떻게 먹고 저런 생각을 하시지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2017.04.09 06:1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맛이 딱히 두드러지거나 빠진 건 없는 거 같은데 전체적으로 맛이 약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순간 '아, 라디오 볼륨 낮추어서 들으면 큰 소리 작은 소리 다 들어가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작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ㅎㅎ

      2017.04.10 07:20 신고 [ ADDR : EDIT/ DEL ]
  4. 잘 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2017.04.09 08: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요즘 냉침해서 병에 넣고 파는 밀크티가 유행인 것 같더라구요 ㅋㅋ여기저기 정말 많이 팔아서 조금 식상할 정도로요 ㅋㅋㅋㅋ
    여기는 아가베 시럽을 써서 독특하다는 평을 봤는데 오묘한 밀크티인가봐요 ㅋㅋㅋㅋ좀좀이님과 밀당을 하는 밀크티군요 ㅋㅋㅋㅋ

    2017.04.09 18: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참 밀당하는 맛이었어요. 마시면서 아 이 밀크티 특징은 대체 뭐지 계속 고민하며 마셨는데 결론은 저런 결론이었어요 ㅎㅎ

      2017.04.10 07:20 신고 [ ADDR : EDIT/ DEL ]
  6. 밀당하는 맛!!!
    그런 맛이라면 여러 번 먹어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먹거리에 욕심이 있다면 궁금증도 더 생길 것 같고요. ^^

    2017.04.11 22:1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흥미로운 맛이었어요. 라디오 볼륨을 줄여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참 밀당하는 거 같더라구요 ㅎㅎ

      2017.04.12 08:0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