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밀크티

외대 밀크티 전문점 문립 Moonleaf - 페퍼민트 밀크티

좀좀이 2017. 3. 1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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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에도 밀크티 파는 곳 있나?"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그 동네는 안 간 지 좀 되었어요. 아주 예전에는 참 많이 가던 동네였지만, 언젠가부터 그 동네를 참 안 가게 되었어요. 가더라도 그 동네에서 딱 목적지를 정해서 거기만 찍고 돌아왔어요.


외대쪽은 예전부터 종종 갔지만, 제가 처음 그 동네를 갔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거기에서 딱히 변했다고 할 만한 거라고는 지하차도가 생겼다는 것과 외대에 높은 본관이 생겨서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외대역에서 잘 안 보인다는 점 정도였어요. 나머지는 가게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수준이었어요. 눈 감고는 못 돌아다니겠지만 동네가 어떤 모습인지는 아직도 기억해요. 정확히 가게 위치들이야 잘 모르지만 길은 알고 있어요. 가게는 바뀌지만 길은 쉽게 못 바뀌니까요.


지인이 외대쪽에 일이 있어서 다녀오더니 외대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어요.


"그 동네 변할 게 뭐가 있다고 변해?"

"거기 그래도 좀 바뀌었더라."


그래서 그렇게 바뀌었다면 혹시 밀크티 전문점도 생겼는지 한 번 찾아보았어요.


"밀크티 전문점이 있네?"


외대역에서 외대 정문으로 걸어가는 길에 '문립' Moonleaf 라는 밀크티 전문점이 생겼어요. 더 놀라운 것은...


'페퍼민트 밀크티'라는 것이 있다!


블랙 밀크티, 타로 밀크티 등등 이런저런 밀크티를 마셔보기는 했지만 페퍼민트 밀크티는 처음 보는 것이었어요. 이런 것을 파는 가게는 못 보았어요. 순간 너무 궁금해졌어요.


민트면 이거 취향 꽤 많이 타는 건데? 게다가 민트는 그 자체가 워낙 자기 색채가 뚜렷해서 딴 것이랑 어울리기 심히 힘든 재료인데...이거 괴식 아냐?


민트는 개성이 너무 강해요. 그래서 호불호도 쫙 갈리는 편이에요. 이 개성 강한 민트와 밀크티의 조합?


일단 고운 이미지는 절대 안 떠올랐어요. 두 명이 서로 쇠파이프 들고 싸우는 그런 장면이 그려졌어요. 이건 정말 어려운 조합이었어요. 일단 이름만 보면 이건 괴식 100% 확정이었어요.


너무 궁금했어요. 외대는 의정부에서 가기 쉬운 곳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직접 갔어요.


외대 밀크티 전문점 - 문립


내부에는 딱 두 테이블 있었어요. 


외대역 밀크티 전문점 Moonleaf


맞은편 벽은 이렇게 생겼어요.


외대역 카페 - 문립


가자마자 원래 목적인 '페퍼민트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레귤러는 3600원이었고, 펄 추가하려면 300원을 더 내야 했어요. 저는 펄을 추가했어요.


카페 안이 좁고 개방형이라 만드는 방법을 그대로 다 볼 수 있었어요. 밀크티 파우더를 녹인 후, 초록색 페퍼민트 시럽을 붓고, 진하게 우린 홍차를 추가했어요.


외대 밀크티 전문점 문립 - 페퍼민트 밀크티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약간 초록빛이 도는 밀크티였어요.


이거 완전 맛있어! 미세먼지 풀풀 날리는 날 딱이야!


너무 시원해!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야!


홍차맛과 페퍼민트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페퍼민트가 워낙 개성과 색채가 강한 것이라 홍차 밀크티와 어울릴 수 있을까 싶었어요. 실제로 페퍼민트 시럽 때문에 밀크티가 녹색 빛이 살짝 돌 정도였구요. 메인은 페퍼민트 맛이었지만 블랙밀크티가 페퍼민트 맛을 받쳐주고 있었어요. 블랙밀크티 맛이 페퍼민트 맛을 들어올려주어서 페퍼민트 맛이 짠 하고 튀어나와 입안을 싹 씻어낸 후 블랙밀크티 맛이 나와서 가볍게 인사하고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밀크티를 마시면 입안이 조금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것은 당분과 우유 성분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것은 그렇지 않았어요.


마시는 순간 정말 시원했어요. 갈증과 텁텁함이 한 방에 날아가는 맛이었어요.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름에도 잘 어울리고, 미세먼지 및 황사 심한 날 마셔도 딱 좋을 맛이었어요.


분명 밀크티 맞았어요. 페퍼민트로 입안이 시원하기는 하지만, 밀크티 맛이 아예 죽은 것이 아니었어요. 페퍼민트 맛을 들어올려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은 분명히 '밀크티' 범주에 집어넣어도 아무 무리가 없는 맛이면서 개성이 상당히 강한 밀크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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