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타슈켄트에서 눈 내리면 좋은 점

좀좀이 2012. 2. 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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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왔는데 오늘 눈이 또 내렸어요. 새벽에 눈이 내려 쌓였는데 지금은 많이 녹았네요.

타슈켄트 도로 사정은 썩 좋지 않기 때문에 눈이 오면 더 고약해요. 그리고 눈을 바로바로 치우지도 않기 때문에 눈이 쌓이면 어디가 길인지 분간도 안 된답니다. 조금 내리면 치우는데 많이 쌓이면 그냥 포기하고 방치해 버리네요.

거리의 풀밭이나 인도나 높이 차이가 없어서 눈이 많이 쌓이면 사람 발자국이 길이 됩니다. 빙판길은 당연하구요. 정말 눈 쌓이면 다니기 불편해요.

하지만 타수켄트에 눈이 쌓여서 좋은 점이 딱 하나 있답니다.

바로 무단횡단하기 좋아진다는 것이죠.

여기서는 무단횡단이 일상이에요. 우리나라와는 좀 많이 달라서 '없으면 가도 된다'에요. 우리나라에서는 경찰 앞에서 무단횡단하면 딱지 떼이지만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갈 수 있으면 가도 되요.

문제는 이게 차한테도 해당된다는 사실. 신호등이 바뀌면 직진 차량은 멈추지만 커브를 도는 차량은 멈추지 않고 그냥 가요. 사람이 있으면 정지하기는 하나 혹시 모르므로 횡단보도 시작과 끝은 항상 조심해야 해요.

사람도 차도 갈 수 있으면 가기 때문에 당연히 무단횡단은 필수에요. 이렇다보니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중 신호가 바뀌면 중앙선에 갖히기도 해요. 왜냐하면 차들이 가만히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보행자 신호등 초록불일 때도 달리는 차가 자기 신호 받았는데 가만히 있을 리 없죠. 물론 바로 앞에 있다면 멈추고 있지만 그 한 차선 건너는 동안 옆 차선에서는 차가 씽씽 달립니다. 그래서 신호가 바뀌었는데 황단보도가 많이 남았다면 중앙선에서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무단횡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1. 절대 달려서 한 번에 건너려 하지 말 것
2. 중앙선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할 것
3. 중앙선까지도 한 번에 못 갈 거 같으면 차 끝에 옷깃이 스친다는 기분으로 한 차선씩 건널 것.

눈이 쌓이면 중앙선 근처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요. 중앙선에서 쉬다 건너는 여기에서는 꽤 큰 도움이 되요. 차도에서 눈이 쌓인 곳은 차가 안 다니는 곳이거든요. 즉 차도에서 확실한 안전지대가 보이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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