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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피자 뷔페 - 피자몰 (지하철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 및 히든 메뉴

좀좀이 2016. 11. 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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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식 무한리필 가게가 계속 늘어가면서 예전에 정말 보기 어려웠던 피자 뷔페도 많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피자 뷔페에 가는 것이 참 망설여져서 계속 나중에 가야겠다고 미루고만 있었어요. 왜냐하면 대학교 2학년때 처음으로 피자부페 갔는데, 그때 먹고 얹혔거든요. 얹힌 이유는 단순했어요. 본전 뽑으려고 발악하다 지나치게 먹었던 것이었죠. 그때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어요.


피자 부페는 절대 본전 못 뽑는다.


말벌 잡아먹으려다 침에 쏘인 후 벌만 보면 도망가는 두꺼비처럼 피자 뷔페는 정말 멀리했어요. 그때 먹고 얹힌 기억이 있어서요.


그러다 삼겹살 무한 리필도 가보고 족발 무한 리필도 가보고 한식 뷔페도 가 보았으니 이제 가야할 곳은 피자 뷔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간 곳이 피자몰. 피자몰을 가기로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런치 9900원!


9900원이면 부담없이 먹어도 본전 뽑을 수 있어!


피자스쿨 피자가 보통 7천에서 11000원이에요. 즉 9900원이면 피자스쿨에서 조금 값나가는 피자 한 판 수준. 다른 것도 이것저것 있으니 피자 한판 분량 먹고 이것저것 주워먹고 음료수 먹으면 아주 무난하게 본전은 뽑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어요.


그래서 신촌에 있는 피자몰을 갔어요. 위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에요.


들어가자마자 선불로 결제하라고 해서 선불로 결제한 후, 자리를 잡고 먹기 시작했어요.


신촌 피자몰


피자몰 내부는 이거 한 장만 찍었어요.




처음 피자를 가지러 갔을 때는 피자 몇 종류가 다 떨어져 있었어요. 나중에 다 떨어진 피자가 전부 다시 나왔지만 귀찮아서 사진을 안 찍었어요. '좀좀이 = 무성의 사진' 이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종종 듣고 있지만 사진보다는 먹는 것이 중요해서요...


피자몰 소스


피자 소스로는 레몬마요, 치즈소스, 갈릭디핑, 허니시럽이 있는데, 여기에서 제게 중요한 것은 바로 갈릭디핑과 허니시럽이었어요.


사이드 디쉬


저 볶음밥과 아라비아타 스파게티가 참 맛있었어요. 감자는 바삭거리다 못해 포크가 안 들어갈 정도로 튼튼했어요.


그리고 저 탕수육은 소스 부어서 먹어도 맛있지만 갈릭 디핑 소스에 찍어먹어도 맛있었어요. 갈릭 디핑 소스에 탕수육 고기를 찍어먹는 것은 이런 곳 아니면 못해보는 것이지요. 이렇게 먹으면 부드러운 마늘 탕수육 맛이 나요. 취향을 탈 수 있지만 피자 엣지 먹기 위해 갈릭 디핑 소스를 떠왔다면 한 입 시도할 가치는 있는 맛이에요. 하지만 정식 메뉴로 내놓기에는 심히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갈릭 디핑에 탕수육 튀김을 버무리면 너무 느끼해서 못 먹을 것이 되고, 살짝 콕콕 찍어먹어야 하는데 그러면 갈릭 디핑 소스가 왕창 남거나 매우 부족하게 나올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이것은 이런 곳에 왔을 때 맛보는 별미라 할 수 있어요.



무난하게 맛있는 조합. 런치 9900원인데 피자스쿨 피자보다 맛있었어요.


피자몰 허니 페퍼로니 피자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것은 커피크림과 블랙베리 크림을 바른 간식이에요. 커피크림은 처음 먹어보았는데 커피향이 진하게 나서 맛있었고, 블랙베리 크림 역시 산뜻하면서 느끼해서 좋았어요.


그리고 피자 중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것이 피자몰에서 가장 인기좋은 피자인 뉴욕 마약 옥수수 피자에요. 저것은 정말로 맛있었어요. 왜 사람들이 저것을 열광적으로 집어가고 맛있다고 극찬하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저것은 콘칩과 살짝 비슷한 맛이었어요. 어렸을 적 콘칩 먹으면서 친구들과 '이것이 미국의 맛일 거야' 라고 생각하던 것이 떠올랐어요.




과식, 폭식하지 않았어요. 일단 피자부페에서 본전 뽑겠다고 너무 욕심부리다 호된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던 지난날의 과거가 있었고, 두 번째로 제가 사는 의정부에서 신촌점은 멀었어요. 방에서 혼자 먹는다면 이마트 피자 라지 한 판까지는 앉은 자리에서 먹어치우지만,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다 먹은 다음에 부른 배 두드리며 바닥에 드러누워버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배부르다고 바닥에 드러누울 수는 없으므로 집에 돌아갈 것을 생각해 적당히 먹었어요. 애초에 런치 가격이 9900원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만 먹어도 손해보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구요. 애초에 피자스쿨 피자 한 판 정도만 먹으면 본전 뽑았다고 좋아하며 나갈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저렴하지 않았어요. 제가 사진을 무성의하게 찍어서 그렇지, 음식들은 모두 보통 이상이었어요. 그리고 별로 짜지 않았어요. 타코야끼 피자는 맛이 강하고 짭짤했지만, 그 외 나머지 피자들은 그렇게 짜지 않았어요. 피자스쿨 피자보다 덜 짰어요. 덜 짜서 작정하고 먹으려 들면 상당히 많이 먹을 수 있는 피자와 사이드 메뉴들이었어요.


처음 피자를 뜨러 갔을 때는 때가 안 맞아서 다 떨어진 피자가 조금 있었지만 금방 채워져서 모든 피자를 맛볼 수 있었어요. 특별히 단점으로 꼽을 만한 부분은 없었어요.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여기는 그릇을 자기가 치워야 해요. 매장에서 사용한 그릇을 치워주는 직원이 없고 자기가 자신이 사용한 그릇을 직접 치워야 해요. 하지만 이 또한 9900원이라는 가격과 맛을 생각하면 단점이라 할 수 없었어요.


여기는 나중에 피자 생각이 나면 또 갈 생각이에요.


=====


p.s.


지난번에 자연별곡의 히든 메뉴라고 단팥 요거트를 소개한 적이 있어요. http://zomzom.tistory.com/1695 물론 정식 메뉴는 아니고, 팥빙수용 삶은 단팥을 요거트에 섞어먹으면 빙빙바 같은 훌륭한 맛이 나온다는 것이었어요.


여기 또한 그 단팥 요거트와 비슷한 히든 메뉴가 숨어 있어요.


피자맛의 헤비메탈 - 허니 페퍼로니 피자!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요. 페퍼로니 피자에 허니 시럽을 적당히 뿌리면 되요. 고르곤졸라 피자와 페퍼로니 피자를 접시 위에 바짝 붙여서 올려놓은 다음 고르곤졸라 피자 위에 허니 시럽 (꿀)을 뿌리면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하기도 하죠.


이 허니 페퍼로니 피자의 맛은 그야말로 피자계의 헤비메탈. 단맛과 짠맛이 서로 지지 않으려고 악을 써대요. 여기까지 읽고 '어우, 좀좀이 이번에는 아주 개밥 음식물 쓰레기를 추천하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페퍼로니 피자의 강렬한 짠맛과 허니 시럽의 강렬한 단맛이 악을 써대면서 나름의 화음을 만들어내요. 처음 헤비메탈을 들었을 때는 그 시끄럽고 악만 써대는 것을 왜 듣나 싶다가 계속 듣다보면 좋아져서 찾아서 듣게 되는 것 같달까요? 이것이 먹다보면 중독성이 강해서 이 맛에 빠져버리고 말아요.


단맛이 굉음을 뿜어내며 광란의 폭주를 뛰는 평화로운 치즈 마을. 평화로워보이는 이 마을에 심심하면 페퍼로니의 짠맛이 길에서 뻥뻥 터져서 지상 10m 높이의 불기둥을 만들어. 단맛은 폭주를 뛰고 짠맛은 뻥뻥 터지지만 이 마을은 평화롭고 아름다워. 폭주 뛰는 단맛이나 뻥뻥 터지는 짠맛이나 원래 그래야 정상이라고 왠지 모르게 납득이 가. 그냥 원래 그런 마을이고 모두가 하하호호 행복하게 살고 있어.


맛은 이런 느낌이에요.


단, 맛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금방 물려버려요. 그리고 이것을 먹으면 그 다음에는 어떤 피자를 먹어도 맛이 영 밍밍하다고 느껴지지요.


페퍼로니 피자 한 두 조각 위에 허니 시럽을 뿌려서 '허니 페퍼로니 피자'를 만들어 먹으면 피자맛의 헤비메탈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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