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놀러와서 자연별곡에 또 갔어요. 생각없이 무난히 먹기에는 자연별곡이 참 좋거든요.


역시나 보쌈과 김치전을 수북히 떠서 실컷 먹었어요. 이런 저런 음식을 채워서 접시를 세 번 가져다 먹은 후, 슬슬 디저트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순간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요거트에 이것저것 섞어보면 어떻게 될 건가?'


그동안 항상 정형화된 후식만 먹어왔어요. 그런데 꼭 그렇게 먹을 필요는 없었어요. 취향대로 먹는 것이 부페의 매력이니까요.


그래서 이것저것 요거트에 섞어먹어보기 시작했어요.


자연별곡 가면 작은 찹쌀떡과 그 옆에 뜨거운 팥 소스, 한라봉 시럽, 조청 등이 있어요. 홈페이지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떡을 찍어먹으라고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조금 응용을 해보기로 했어요. 지난번에 요거트에 한라봉 시럽 섞었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라봉 시럽을 요거트에 섞는 것은 안 하기로 했어요.


먼저 시도한 것은 인절미 요거트.


자연별곡 히든메뉴


요거트에 콩가루, 조청 시럽, 찹쌀떡을 집어넣고 잘 섞었어요. 콩가루가 생각보다 매우 쉽게 요거트와 섞였어요.


자연별곡 인절미 요거트


우오옷! 이거 맛있어!


어차피 항상 준비되어 있는 재료들의 조합인데 갑자기 신메뉴 하나 만들어낸 기분. 이 조합 괜찮았어요. 인절미 아이스크림 같은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콩가루가 들어가서 맛이 상당히 부드럽고 따뜻해졌어요. 진짜 인절미 맛이 났어요. 이건 그냥 '신메뉴'라고 바로 이름 걸어놔도 될 조합. 떡은 넣어서 먹어도 되고 안 넣어서 먹어도 되요. 처음에는 저렇게 떡을 넣어서 먹고, 그 다음에는 안 넣어서 먹었는데 둘 다 맛의 차이는 없었어요.


신메뉴라고 내놓아도 될 수준이기는 한데, 요거트 특유의 맛은 콩가루 때문에 많이 약해졌어요.


이 성공을 토대로 이번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도전.



음...이건 그냥 실패.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달았어요. 자연별곡의 요거트는 신 맛이 너무 약해요. 이렇게 아이스크림과 섞어 먹어보니 우유맛을 아이스크림과 공유하게 되는데, 그 다음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맛에서 요거트의 신 맛이 너무 약하다보니 그냥 아이스크림 맛이었어요. 솔직히 아이스크림만 퍼먹는 것이 요거트 뿌려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이건 정말 권하지 않아요. 그냥 요거트 드시든가, 아이스크림 드시든가 하는 것을 강력 추천해요.


이번에는 무엇을 섞어서 먹어볼까 하며 요거트를 뜨다가 요거트 옆에 매실젤리 (매실절편)가 보여서 둘을 섞어보았어요.



아...아쉬워. 이건 정말 아쉬워.


분명 잘 어울리는 조합이기는 한데 재료가 너무 부족했어요. 저 매실 절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매실 절편 국물이 너무 부족했어요. 매실 절편 국물만 충분히 많이 뿌려준다면 상당히 맛있는 맛이 탄생할 뻔 했어요. 매실 젤리의 향이랑 요거트 자체는 잘 어울리더라구요.


맨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딸기 크런치와 딸기잼을 넣어서 요거트를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이미 요거트만 다섯 번 떠먹은 상태. 요거트만 계속 퍼먹어대는데 이게 은근히 배를 부르게 만들고 있었어요.


이번에 도전한 것은 단팥 요거트.



자연별곡에는 뜨거운 단팥 퐁듀용 팥 외에 빙수용 단팥이 있어요. 요거트를 뜬 다음 빙수 코너로 가서 단팥을 푹푹 떠서 집어넣었어요.


자연별곡 단팥 요거트


이거 대박! 이건 진짜 강력히 추천할 수 있다!


왜 요거트에 빙수용 단팥을 섞어먹으라고 소개 안 하지? 진심 의문. 이것은 요거트 맛도 살아있고, 단팥 맛도 살아 있어. 요거트의 새콤한 맛으로 시작해서 단팥의 단맛으로 끝나. 예쁜 여자와 멋진 남자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둘이 자기 소리 내는데 화목한 한 쌍이 되어서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맛 자체가 아주 특이한 것은 아니었어요. 예전 아이스크림 중 '빙빙바'라고 있었는데, 이 빙빙바 표면은 팥맛 아이스크림이었고, 속에 요구르트가 들어 있었거든요. 딱 그 맛과 비슷했어요. 원래 요거트에 섞어먹으라고 제공되어 있는 것을 섞어먹는 것보다 빙수용 단팥을 요거트에 섞어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어요.


맛으로만 놓고 보자면 단팥 요거트는 진짜 압도적으로 맛있었고, 인절미 야구르트도 맛은 매우 좋았어요. 그렇지만 특이한 면에서는 인절미 야구르트가 단팥 요거트보다 앞섰어요.


사실 히든 메뉴랄 것까지는 없지만, 빙수용 단팥, 찹쌀떡 옆 조청과 콩가루를 요거트에 섞어먹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뭔가 상당히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제가 그냥 히든 메뉴라고 했어요.


빙수용 단팥을 요거트에 섞어 먹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추천해요.


p.s. 이날 요거트만 아이스크림 빼고 6그릇 퍼먹었어요. 저 단팥 요거트 맛있어서 한 번 더 퍼먹었거든요. 요거트도 6그릇 퍼먹으니 배불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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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오~~~
    좀좀이님이 직접 조합하신 거군요?
    저는 실제 판매되는 건 줄~~~
    저도 담에 뷔페 같은데 가면 디저트들 조합 좀 해봐야겠어요.^^

    2016.11.12 15: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실제 판매되는 것은 아니고 자연별곡에서 제공되는 것들로 제가 조합해서 먹은 거에요. 뷔페 같은 데 가면 한 번 해보세요 ㅎㅎ

      2016.11.13 09:58 신고 [ ADDR : EDIT/ DEL ]
  2. 요거트에 빙수용 단팥이 궁합이 좋은 모양이군요.
    행복한 주말되세요.

    2016.11.12 16: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요거트에 빙수용 단팥 넣어 먹으니 진짜로 매우 맛있더라구요. ㅎㅎ
      선연님도 평화로운 일요일 보내세요^^

      2016.11.13 10:10 신고 [ ADDR : EDIT/ DEL ]
  3. 조합이 좋나보네요 ㅎㅎ 저는 뷔페가면 전에는 디저트류를 많이 먹었지만 요새는 위도 안좋고 양도 줄어서 음식도 많이 못먹다보니 디저트는 거의 안먹게 되었네요. 요거트는 그래도 가끔 먹습니다. 위에는 그리 안좋은거같아서 자주는 안먹지만요. 다음에 가면 좀좀이님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단팥 넣어서 먹어봐야겠네요!

    2016.11.12 2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빙수용 단팥과 요거트의 조합이 상당히 좋더라구요. 처음에 이거 굉장한 발견이라고 좋아했는데, 이것과 비슷한 맛 아이스크림이 이미 출시된 적이 있었어요. 빙빙바가 딱 그거 비슷한 맛이었거든요. 다음에 가게 되시면 한 번 만들어 드셔보세요. 꽤 괜찮아요 ㅎㅎ

      2016.11.13 10:19 신고 [ ADDR : EDIT/ DEL ]
  4. 자연별곡 이라는 제목만보고 클릭했는데!
    요거트 맛나게 먹는방법이군요?
    인절미 요거트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

    2016.11.12 23: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플레인 요거트 맛있게 먹는 법이에요 ㅋㅋ 자연별곡에서 제공하는 것들 가지고 이것저것 조합해 먹어보았는데 인절미 요거트랑 단팥 요거트는 진짜 괜찮았어요 ㅎㅎ

      2016.11.13 10:14 신고 [ ADDR : EDIT/ DEL ]
  5. 끼야 저 빙빙바 진짜 좋아하는데!! 나중에 자연별곡 가면 꼭 해볼래요! 밤중에 먹고프네요!!

    2016.11.13 0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liontamer님 빙빙바 좋아하시는군요! 나중에 자연별곡 가게 되시면 한 번 해보세요. 진짜 빙빙바 같은 맛 나요 ㅋㅋ

      2016.11.13 10:19 신고 [ ADDR : EDIT/ DEL ]
  6. 요거트하고 썩어서 먹어면 맛날것 같네요. 아주 특별한 실험을 하신것 같은데 그래도 성공적이여서 다행이네요

    2016.11.13 04: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런 거 하면 대부분 나쁘다 - 더 나쁘다 - 아주 나쁘다 - 최악으로 나쁘다 -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 못 먹겠다 식인데 이번에는 두 개 건졌어요 ㅎㅎ

      2016.11.13 10:20 신고 [ ADDR : EDIT/ DEL ]
  7. 요거트에 이것저것 섞어가며 대박의 맛을 찾으신 거네요. 실험정신, 그리고 요거트만 6 그릇. 요거트 6 그릇에서 감탄했습니다. 정말 멋있으세요!!! ㅎㅎㅎ
    인절미 야쿠르트도 맛이 좋군요. 생각해 보니까 약간 팥없는 팥빙수 느낌도 날 것 같고 그래요. 그런데 빙수용 팥빙수를 요거트에 섞으면 또 환상적인 맛이 탄생하는군요. 포스팅 보니까 정말 먹고 싶은 충동이 막 올라와요. 근데 여긴 빙수용 팥을 마켓에서 전혀 구경할 수 없는 곳이라... 넘 아쉬워요. ㅡ.ㅡ;;

    2016.11.13 05: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인절미 야구르트는 맛은 좋은데, 요거트 특유의 새콤한 맛은 많이 죽더라구요. 이것은 인절미맛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좋아할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약간 박한 평을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콩가루와 조청 양을 조금 덜 넣어서 새콤한 맛을 많이 살리면 꽤 괜찮겠더라구요. 그 황금의 조합비를 찾는다고 계속 그것만 만들어 먹을 수는 없어서 말았지만요. ㅋㅋ;; 빙수용 단팥과 요거트 조합은 정말로 최고였어요. 그냥 제품으로 만들어서 팔아도 잘 나가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아...애리놀다님 계시는 곳에서는 빙수용 단팥을 전혀 구경할 수 없군요 ㅠㅠ

      2016.11.13 10:30 신고 [ ADDR : EDIT/ DEL ]
  8. 집 앞엔 계절밥상만 있어서 계절밥상만 종종가는데 자연별곡 인절미....맛있겠어요 입맛 다시다 갑니다 ㅠㅠㅠ

    2016.11.13 16: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계절밥상 아직 한 번도 못 가보았어요. 거기도 어떻게 생긴 곳인가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제가 사는 곳이나 주로 가는 곳이나 계절밥상은 없더라구요 ㅠㅠ

      2016.11.14 20:00 신고 [ ADDR : EDIT/ DEL ]
  9. 우와 단팥과 콩가루라니 넣을 생각을 한번도 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나봐요!!!!!!!!!!!저는 팥과 콩가루 모두 좋아하니 다음에 도전해봐야겠어요 ㅋㅋㅋ

    2016.11.13 21: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게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요거트에 콩가루, 단팥을 동시에 넣으면 당연히 썩 좋은 조합이 나오지 않겠지만, 요거트+콩가루+조청, 요거트+단팥 조합은 정말 좋았어요. 맛으로만 따지면 요거트+단팥 조합은 진짜 최강이었어요 ㅎㅎ 나중에 자연별곡 가게 되시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2016.11.14 20:03 신고 [ ADDR : EDIT/ DEL ]
  10. 우와 좀좀이님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행동에 일단 감탄을 했어요:-) 요거트에 인절미라니 저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인절미떡이나 인절미 빙수를 좋아하는.저로썬 정말 고소한 인절미요거트 막 먹고 싶네요. 진짜 이런 아이디어를 제과회사가 봐서 실제로 상품으로 내주면 좋겠어요. ^^ 예쁜 여자와 멋진 남자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둘이 자기 소리 내는데 화목한 한 쌍이 되어서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다라니 단팥요거트에 대한 묘사를 너무나도 아름답게 하신 것 같아요. 정말 단팥요거트는 진짜 나오면 대중적이게 인기를 많이 끌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저도 나중에 자연별곡 가면 꼭 이렇게 믹스해서 먹어봐야겠어요~

    2016.11.14 04: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라진님께서는 인절미 빙수 좋아하시니 아마 인절미 요거트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거에요 ㅎㅎ 단팥 요거트는 진짜로 맛있더라구요. 저거는 나오면 인기 꽤 좋을 거 같던데요. 저도 저렇게까지 서로 잘 어울릴 줄은 몰랐어요. 처음에는 빙수에 요거트 쳐주는 곳도 가끔 있으니 아주 이상하지는 않겠다 해서 시도했는데 정말 대박이었어요 ^^

      2016.11.14 20:0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