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30 중국 실크로드 카슈가르 시장과 음식

좀좀이 2016. 9. 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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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묘에서 중앙아시아 국제 무역 바자르까지는 직선으로 쭉 걸어내려가는 길이었어요.


kashgar


"저기 시장 아니야?"



길을 걸어가는데 길 아래쪽으로 시장이 보였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대낮이라 그런지 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어요. 이 시장이 아침에만 열리는 시장인지, 아니면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장 시설과 규모로 보아 원래는 큰 시장 같은데 몇몇 상인들이 작게 물건을 내다팔고 있는 정도였어요. 저기에서 파는 것은 어차피 국제 무역 바자르 가면 다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굳이 아래로 내려가서 한 바퀴 돌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냥 지나쳤어요.


"마늘 주렁주렁 매달아놓은 거 봐라."


실크로드 야채


야채 가게에 마늘이 우리나라에서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어요. 대체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야채와 비슷했어요. 대파, 마늘, 배추를 보면 여기가 중앙아시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동아시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가 생긴 모습이 달랐고, 우리나라와 달리 토마토를 상당히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였어요. 우리나라에서 토마토는 과일처럼 먹는 식재료이지만, 우리나라를 벗어나면 토마토를 과일처럼 먹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토마토에 소금 쳐서 주는 것에 기겁하고,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토마토를 설탕에 찍어먹는 것을 보고 기겁해요.


계란을 쌓아놓고 파는 모습도 보였어요.


실크로드 계란


"왜 이렇게 먼지가 풀풀 날리냐?"

"뭐 있나? 무슨 솜가루가 이렇게 날려?"


길을 걸어가는데 하얀 솜가루가 날리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솜이 날아다니나 보았더니 솜 공장이 있었어요.


중앙아시아 솜


안에서는 인부가 천으로 입을 가리고 열심히 목화솜을 가공하고 있었어요.


실크로드 솜


먼지가 너무 날려서 친구와 사이좋게 입을 가리고 카메라를 품에 감싸고 걸어갔어요.


"야, 닭도 돌아다닌다!"

"어디?"

"저기!"

"헐, 진짜 닭이네? 저거 누가 잡아가도 뭐라고 안 하나? 왜 닭이 돌아다니지?"


카슈가르 닭


인도 위로 닭이 돌아디니고 있었어요. 야생 닭은 아니고 누가 키우는 것 같은데 아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돌아다니게 할 거면 다리에 끈이라도 하나 묶어놓을 것이지. 진짜 저러다 임자 없는 닭이라고 누가 잡아가면 어쩌려고 그러지? 닭은 유유히 인도를 산책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닭을 보자 '저 닭도 나중에는 잡아먹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닭은 이렇게 친구와 제가 잡담을 나누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돌아다녔어요.


슬슬 제대로 된 시장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향비묘에서 중앙아시아 국제 무역 바자르로 가는 길 사이에는 청과 및 야채 시장이 있어요. 이 청과 시장과 중앙아시아 국제 무역 바자르는 사실상 하나의 시장처럼 되어 있어요.


카슈가르 과일 좌판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들어와 정말 흔하게 본 과일이 바로 수박. 6월 초인데도 수박은 정말 많이 판매하고 있었어요.



"여기에서 망고도 나나?"


지금까지 망고는 동남아시아처럼 무더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이렇게 건조 기후에서는 망고가 자리지 못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어요. 여름에는 건조하고 덥지만, 겨울에는 엄청나게 추운 동네거든요. 그런데 길거리 좌판에서 망고를 수북히 쌓아놓고 팔고 있는 모습을 보자 신기했어요. 저것은 수입 망고일까, 여기에서 생산된 망고일까? 샛노란 망고가 상당히 맛있게 생겼지만 일단 그냥 지나쳤어요.


실크로드 과일


저 새까만 둥근 덩어리도 수박이고, 줄이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박도 수박이에요. 체리, 살구도 팔고 있었고, 빨간 애플 망고도 팔고 있었어요.


"저 시장 들어가보자!"


시장 건물이 보이자 그쪽으로 들어가보았어요.



아쉽게도 크게 흥미를 끄는 것은 보이지 않았어요. 이런 시장은 이미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마땅히 저와 친구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없었어요.


카슈가르 과일 장수


"저거 오디네."

"저게 너가 그때 우루무치에서 나무에서 따준거지?"

"응. 한 번 내가 알려준 말 해봐."


친구는 제가 알려준 말을 상인에게 가서 말해보았어요. 상인은 당연히 하나 먹어보라고 했어요.


"이거 완전 맛있어! 이거 진짜 사고 싶네!"

"지금 사지 마. 우리 밥 먹어야돼."


오디를 먹고 친구는 너무 맛있다고 흥분했어요. 바로 하나 구입할 기세였어요. 그러나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오디를 저 큰 한 바구니째로만 판매한다고 대답했어요. 아무리 오디가 맛있다고 해도 저 큰 한 바구니를 다 먹어치우는 것은 무리였어요. 오디 자체가 워낙 달아서 금방 물리는데, 저 정도를 다 먹으면 입이 단맛에 절여질 것이었어요. 저것을 구입하면 분명히 반도 못 먹고 버릴 것이었고, 입이 단맛에 절여져서 오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먹을 것이었어요.


"저거 뭐지?"


실크로드 과자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보아온 것 중 커다란 꽈배기처럼 생긴 것이 있었어요. 그동안 그냥 보고 지나치기만 했지만 이 순간 갑자기 저것을 하나 사서 먹고 싶었어요. 이제 슬슬 점심을 먹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어서 살짝 출출했어요. 시장에 식당이 있으니 시장 가서 밥을 먹으면 되기는 했지만, 이게 또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한 번 먹는 점심식사를 뭔가 맛있는 곳에서 먹고 싶었거든요. 이곳이 맛있겠다는 느낌이 딱 와야 들어가서 먹을텐데, 그런 느낌이 오는 식당이 바로 나올지 아예 없을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게다가 여기는 중국. 아무 식당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아무 데나 들어갔다가 위생상태가 아주 엉망인 곳에 들어갈 수도 있었어요. 물론 여기는 한족들이 사는 지역이 아니라 위구르인들이 사는 지역이라 아무래도 한족들이 사는 곳의 식당들보다야 깨끗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식당의 위생 상태는 분명히 신경써야 하는 점이었어요.


"이거 뭐에요?"

"상사."


상사?


이것은 우즈베키스탄의 구운 페스츄리 만두인 솜사와 같은 말인가? 우즈베크어는 다른 튀르크어에서 a로 발음하는 모음을 o와 비슷한 모음으로 발음하는 현상이 있어요. 이것은 페르시아어의 영향이에요.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삼사'라고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솜사'라고 해요.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국명 자체가 우즈베크어로는 O'zbekiston 이에요. 다른 지역에서 '~의 땅'이라는 뜻으로 쓰는 접사 'stan'이 우즈베크어에서는 a 모음이 o 모음으로 바뀌어서 'ston' 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이것 역시 우즈베크어로 바꾸면 '송사'가 되고, 제가 잘 모르는 발음의 변화가 있어서 솜사의 m 발음이 ng 발음으로 바뀐 것 아닌가 했어요.


"솜사요?"

"상사!"


제가 솜사냐고 물어보다 다시 한 번 '상사'라고 알려주셨어요.


"상사요?"

"응. 상사!"

"이거에요?"


왼손 손바닥에 오른손 손가락으로 위구르어로 sangsa 라고 썼어요. 아주머니께서는 맞다고 하셨어요.


"상사 하나 주세요."


상사를 구입하고 상사를 만드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카슈가르 전통 과자


이 사진에서 아주머니 위에 있는 또아리를 튼 먹을 것 사진, 그리고 빨간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거대한 또아리 튼 튀김이 바로 '상사'에요. 상사 1개 가격은 7위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어요. 이왕 상사를 구입하는 김에 평범하게 생긴 밀가루 튀긴 빵 하나도 같이 구입했어요. 이것은 하나에 1.5위안이었어요. 사진에서 아주머니 옆에 있는 튀긴 빵이 바로 제가 구입한 그 도넛 같은 것이었어요.


도넛은 딱 한국의 아무 것도 안 들어간 도넛 맛이었어요. 그리고 상사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그 옛날 과자 중 꽈배기 과자와 똑같은 맛이었어요. 진짜 특별한 맛을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는 너무나 평범한 맛이었어요. 그냥 옛날 과자 꽈배기 사서 먹는 것과 똑같았어요. 차이점이라면 상사는 양이 우리나라 꽈배기 과자와는 비교가 안 되게 많고 크다는 것이었어요.


상사를 먹으며 계속 걸어갔어요.



중국답게 오토바이가 큰 도로를 꽉 채우고 있었어요.


'진짜 식민 지배를 좋은 나라한테 받는 것도 나름 복이라면 복이구나.'


친구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어요. 우즈베크인과 위구르인은 문화나 언어나 상당히 비슷했어요. 둘을 섞어놓으면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음식 문화에서는 차이가 꽤 있었지만, 음식 문화를 제외하면 대동소이했어요. 우즈베크인들은 러시아인과 소련의 지배를 받다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고, 위구르인들은 아직도 중국 공산당 정부의 강점과 폭정하에 신음하고 있어요. 소련은 나름 그 시대의 선진국이자 강대국이었기 때문에 자동차가 많이 보급되었어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가면 발에 채이도록 많이 보이고 거리를 꽉 채우고 있는 것이 소련 시절 자동차인 지굴리에요. 오토바이는 거의 안 보이고 온통 이 매연 뿡뿡 뿜어대는 지굴리에요. 보통 오래된 차는 고장이 많아지고 폐차가 되어야 하는데 이놈의 지굴리는 소련제답게 워낙 튼튼해서 아직도 잘 굴러가고, 승용차이기는 하지만 소형 트럭 같은 용도로 다 사용해요. 차체만한 짐을 지굴리 지붕에 묶어서 매달아놓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어요. 너무 튼튼해서 사고가 나면 사람이 부서지고 차는 멀쩡해요. 소련의 지배를 받은 우즈베키스탄은 이런 아주 튼튼한 인체비공학적 다용도 승용차가 굴러다니고 있어요. 그에 비해 중국의 경우, 온통 오토바이였어요. 아무리 지굴리가 인체비공학적이라 해도 오토바이에 비할 바는 아니었어요. 우즈베키스탄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정말 너무 비교되었어요. 눈에 보이는 건물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지굴리를 오토바이로 바꾸면 소련 시절 우즈베크인들도 지금 이 위구르인들과 비슷했을까?'


소련 시절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정보는 제게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런 자료는 대부분 러시아어로 되어 있는데 저는 러시아어를 모르거든요. 하지만 한 가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소련 시절 우즈베크인들이 엄청나게 수탈을 당했다는 사실이에요. 우즈베키스탄은 가을이 되면 목화 수확을 위해 모든 학생이 동원되는데, 이것이 소련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고 있는 것이에요. 우즈베키스탄이 식량 자급자족이 되지 않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밀을 수입해오고 있는 이유도 우즈베키스탄의 밀 농장을 목화 농장으로 바꾸며 우즈베키스탄을 목화 생산 및 공급 지역으로 개조시켜버렸기 때문이에요. 우즈베키스탄의 초대 대통령인 이슬람 카리모프의 최대 업적이 소련 시절 목화 스캔들을 끝내었다는 것일 정도에요. 참고로 목화스캔들이란, 소련 중앙 정부에서 우즈베키스탄에 과도한 목화 생산 할당량을 배정했고, 이로 인해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는 목화 생산량을 거짓으로 처리하는 일이 만연해 있었어요. 소련 주앙 정부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을 통제하기 위해 이 목화 생산량 허위 보고에 대해 악질적인 사보타주로 몰아 대대적인 체포와 재판을 실시하고 공포 정국을 조성했어요. 이 우즈베크인에 대한 탄압을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대통령이 된 이슬람 카리모프가 소련의 과도한 목화 생산 할당량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끝내었어요.


우즈베크인들이 소련 지배하에서 고생했다는 것은 아는데, 지금 중국 지배하의 위구르인들만큼이었을지, 그보다 나았을지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는 없었어요. 러시아인들이 생활수준이 높고 전문직에 종사했고, 우즈베크인들이 힘든 일을 맡고 생활수준이 낮았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까지 차이가 났는지는 잘 알 수 없었으니까요. 어쨌든 눈에 확실히 보이는 것은 소련의 지굴리와 중국의 오토바이였구요.


조금 더 가자 이번에는 곡물 및 견과, 건과류를 파는 시장이 나왔어요.



무엇을 팔고 있나 하나하나 구경해 보았어요.


실크로드 곡물



"이제 우리 슬슬 식당 찾아서 들어가자."


친구가 이제 점심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괜찮은 식당을 찾아 돌아다녔어요. 무언가 마음에 드는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일단 사람들이 앉아서 먹고 있는 식당을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런 식당이 도통 보이지 않았어요. 계속 돌아다니다 안에서 위구르인 몇 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식당이 보여서 거기로 들어갔어요. 그나마 다른 식당에 비해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메뉴를 보니 따판지도 있었어요. 따판지는 위구르어로 '토쿠 코루므스' 였어요. 친구가 이 지역에서는 꼭 따판지를 먹어보아야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것을 먹을까 하고 친구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러나 친구는 지금은 그다지 따판지가 먹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다른 것을 먹자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10위안짜리 레그멘을 시켰어요.


카슈가르 식당 음식 메뉴


잠시 후. 제가 주문한 레그멘이 나왔어요.


카슈가르 면요리 레그멘


"이거 맛 괜찮네."


식초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았고, 면이 수타면이라 매우 탱탱하고 쫄깃했어요. 색깔은 맵게 생겼지만 실제로는 맵지 않았어요. 아주 맛있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을만한 정도는 되었어요.


"여기도 실패하지 않았다."


친구가 음식을 먹으며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좋아했어요. 일부러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을 골라서 들어갔는데 다행히 그 방법이 이번에도 통했어요. 저도 친구도 점심을 맛있게 먹었어요. 이렇게 먹으니 한 사람당 점심 식사로 10위안을 사용했어요. 한 끼에 10위안이면 평범하게 잘 먹은 수준이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위구르인 음료


"너 저거 마셔볼래?"

"뭔데?"

"음료수잖아."

"저거 먹을만 하냐?"

"나야 모르지."

"그러면 안 마셔."


친구에게 음료수가 보여서 마셔보겠냐고 물어보았더니 친구는 안 마시겠다고 했어요. 제가 보아도 색은 화려한데 그렇게 썩 맛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저 속에는 수프가 담겨 있었어요. 저것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방금 막 점심을 먹은 상태라 나중에 먹어보기로 하고 계속 걸어갔어요.



거리에서는 이렇게 자수를 파는 상인도 있었어요.



점심시간에 맞추어서 폴로를 파는 가게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었어요.


"우리 이쪽으로 한 번 가볼까?"


사람들이 몰려 있는 좁은 시장길로 친구와 함께 들어갔어요.



"저게 우루무치에서 있었던 친구가 먹지 말라고 한 거 닮다."

"어디?"

"저거!"


실크로드 고기 요리


쟁반에 담긴 것은 커다란 양머리 3개였어요. 보는 순간 '저건 참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이쪽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해도 멈칫하게 되는 것이었어요. 그래요. 저것은 차마 친해질 수가 없어요. 나는 한국인. 김치는 싫어하지만 쌈장과 생마늘은 좋아해요. 내가 위구르인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저 양머리만큼은 그냥 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영역에 집어넣어둘께요. 그냥 이 지역에서는 양머리도 먹는다는 것만 알아둘께요.


위구르 삼사


이것이 바로 제가 '상사'와 햇갈렸던 '삼사'에요. 화덕에 구운 만두라고 해도 되기는 하는데, 우리가 아는 군만두와는 아예 다른 종류에요.



화덕 안에는 이렇게 삼사가 달라붙어 있었어요.


실크로드 구운 고기


카슈가르 구운 고기


카밥도 열심히 팔리고 있었어요.



케이크도 이제 막 나오고 있었어요.






"야, 나 수박!"

"그래. 너 돈으로 사먹어. 나는 수박은 별로야."

"저기도 네가 알려준 그 말 하면 공짜로 맛볼 수 있을까?"

"한 번 해봐라? 그런데 될 지는 모르겠다."


친구는 거리에서 수박을 잘라 파는 아저씨에게 가서 한 번 먹어보아도 되냐고 물어보았어요. 아저씨는 아주 크게 수박 한 조각을 썰어주셨어요. 수박 한 조각이 보통 1~2위안이었는데, 아저씨께서 맛보라고 잘라주신 수박은 한 조각이 0.5위안 (5마오) 은 될 크기였어요. 친구는 신나서 수박을 한 조각 다 먹고는 돈 내고 한 조각 더 사먹었어요. 친구가 수박을 먹는 것을 보니 저도 뭔가 먹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저는 멜론을 한 조각 사서 먹었어요. 우리나라 멜론과 비교하면 분명히 맛있는 멜론이었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먹던 멜론에 비하면 상당히 밍밍했어요.


'이 동네에서 멜론은 포기해야겠다.'


제가 찾는 그 멜론의 맛은 없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을에 먹는 그 별로 달지 않고 어른 정강이뼈만큼 큰 그 멜론의 맛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기야 했지만, 제가 찾는 맛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멜론을 열심히 먹어야할 필요는 없었어요. 꽤 아쉬웠어요. 사람들이 중국에서 멜론 맛있다고 하도 찬양을 해서 진짜 중국의 멜론이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멜론 뺨치게 맛있는 줄 알았어요. 그러나 현실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멜론에 비하면 중국의 멜론은 설탕 조금 뿌린 오이였어요. 멜론조차 중국에는 중앙아시아 멜론의 짝퉁이 있다고 생각하면 딱 맞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위구르 비누


위구르 여성복



위구르 간식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더 이상 저와 친구의 흥미를 끌 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어요. 위구르어가 적힌 제품들이 보인다는 것 정도가 인상적이라 할 만한 것이기는 했지만, 이것은 이미 슈퍼마켓에서 경험한 것이었어요. 과자도 특별히 막 사서 먹어보아야겠다는 충동이 들게 생긴 것이 없었어요. 결정적으로 시장이 너무 한산했어요. 뭔가 좀 북적이고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충동적으로 한 번 도전해볼 마음이 생기는데, 시장에 사람이 너무 없고 문 닫은 곳도 여러 곳이라 흥이 전혀 나지 않았어요.


"여기 볼 거 없네."

"숙소나 가자."


친구와 시장을 빠져나와 또 숙소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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