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07 중국제 안마기 구입, 그리고 여행 계획 완성하기

좀좀이 2016. 7. 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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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제대로 내릴 것 같아서 친구와 열심히 발발발발 걸어갔어요. 비는 올 것 같으면서 안 왔고, 안 오는 것 같으면서 오고 있었어요. 이제 비가 안 내리겠다 싶으면 얼굴로 차가운 물방울이 하나 뚝 떨어졌어요. 빗방울을 얼굴에 맞고 빨리 숙소에 가야겠다고 열심히 걸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빨리 걷다 천천히 걷다를 반복하며 걸어갔어요.


"우리 물 사야하지 않을까?"


호텔로 돌아가서 마실 물은 하나 사서 가야 했어요. 마침 친구는 화장실을 잠시 다녀오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공공화장실은 보이지 않았어요. 육교를 건너자 테스코가 보였어요. 테스코에는 화장실이 있겠지? 친구에게 이 나라도 화장실에서 돈 받거나, 아예 빌려주는 것을 안 하냐고 물어보자 그런 건 없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잠시 TESCO에 들리기로 했어요.



친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 행사 광고를 바라보았어요.


상하이 물가


뭔가 저렴한 것 같기는 한데, 중국어 및 중국에서 사용하는 단위를 잘 몰라서 정확히 얼마나 저렴한지 알 수가 없었어요. 1위안을 대충 200원으로 계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액수에서 곱하기 200을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계산하면 바나나는 6.98 위안이라고 하니 1100원 정도. 계란은 3.79위안이라고 하니 얼추 600원. 문제는 이게 얼마나 되는 양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친구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마트 안으로 들어갔어요.


TESCO


야구르트 5개가 12위안이었어요.



소세지는 10위안 미만부터 20위안대까지 가격이 다양했어요.



오리온 감자칩은 7.9위안.


중국 육포


육포는 18.9위안짜리도 있었고, 21.5위안인 육포도 있었어요.



그리고 친구가 좋아하는 왕라오지는 한 캔에 3.9위안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항아리 모양 밀크티는 6위안, 그 외 일반 밀크티는 5위안이 채 안 되는 가격이었어요. 이것을 보는 순간 중국에서는 밀크티를 무조건 많이 마셔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밀크티가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중국에서 밀크티는 5위안 수준. 중국에 와서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게 밀크티 마시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것은 마시면 마실수록 이득이었어요. 중국 물가도 오르고 위안화 가치도 올라서 마트에서 눈에 띄게 우리나라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것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어요. 우리나라에서의 가격과 중국에서의 가격차가 상당히 크게 나는 것은 바로 밀크티였어요.



다른 음료수도 여러 종류 있었지만, 밀크티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마트 안을 돌아다니며 공산품 가격을 하나하나 보다가 과일 판매대로 갔어요.



수박은 3.58위안, 멜론은 4.98위안. 한 통이 이 가격일 리는 절대 없었어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무게를 달 때 기준이 되는 무게의 가격이었어요. 친구는 수박을 보더니 입맛을 다셨어요. 그러나 마트에서 물만 구입하고 나갔어요.


마트를 나가 친구를 따라 걸어가는데 무언가 오래되어 보이는 거리가 하나 나왔어요.


"여기 뭐지?"


어둠 속에서 입구 대문에 적힌 한자를 읽어보았어요. 上海老街라고 적혀 있었어요.


"'상해노가'라고 적혀 있다."

"이건 나도 상하이 살면서 처음 보는 곳인데..."

"한 번 가볼까?"

"그러자."


친구와 뭔가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상해노가 거리로 들어갔어요. 이제 늦은 시각이라서 가게들이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여기 내일 오자. 지금 장사 끝내고 있다."


어두워서 사진을 찍기도 좋지 않았어요. 대충 거리를 둘러보고 나갈까 했지만 어둡고 철시중이라 특별히 볼 게 없었어요.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어요. 가게를 둘러보는데 친구가 다음날 짝퉁 시장 가자고 한 말이 떠올랐어요. 짝퉁시장 가면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겠지? 짝퉁시장은 관광지까지는 아닐테니 여기보다는 가격이 저렴할 것이었어요. 일단 어떤 종류의 기념품이 있고 가격은 대충 얼마인지만 살펴보았어요.


"이거 안마기 아냐?"


친구가 무슨 조그만 기계를 집어들더니 자기 어깨에 대어보았어요.


"어? 이거 괜찮은데?"

"뭔데? 그거 허접한 거 아니야? 몇 번 쓰다가 고장나서 버릴 거면 돈 아까워."


친구가 안마기가 좋다고 흥분했지만, 저는 시큰둥했어요. 친구가 제 목덜미에 안마기를 가져다 대었어요.


어? 이거 왜 이렇게 좋냐?


부르르르 떨리면서 목이 시원해졌어요. 친구는 가게 주인과 흥정을 하더니 하나에 10위안이라면서 제가 구입할 거냐고 물어보았어요. 10위안이라는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분명 이거 20~30위안에 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20위안이면 얼추 3800원이니 한 번 쓰고 부서질 거라 생각하면 돈이 매우 아까웠어요. 그러나 10위안이라면 이야기가 달랐어요. 10위안은 1800원 조금 안 되는 돈. 그냥 재미로 한 번 구입해서 가지고 놀다 버린다 해도 아까울 것이 없었어요.


"이거 우리 하나씩 살까?"

"어, 그렇게 하게. 이거 괜찮은 거 닮아."


그렇게 공금으로 휴대용 안마기를 하나씩 구입했어요.



"집에 가서 빨리 이거 가지고 안마해야지!"


여행은 제가 왔는데 친구가 오히려 더 신났어요. 저는 안마기 구입하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어요. 싼 게 비지떡이라고, 10위안짜리가 좋아봐야 얼마나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거든요. 일단 가게에서 시험해보니 매우 시원하고 좋기는 했는데, 몇 번 해보지도 못하고 돈만 날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도 10위안에 목과 어깨 안마만 제대로 해도 본전은 뽑은 셈이지만요. 친구는 벌써부터 여행중에 심심할 때 이 안마기 가지고 안마하고, 피곤할 때 안마해야겠다고 좋아하고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길거리 음식점이 하나 둘 열리고 있는 골목이 보였어요.



"여기 수박 무지 싸다!"


친구는 수박 장사에게 갔어요. 그동안 저는 거리를 둘러보았어요. 비가 올 것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이제 조그맣게 야시장이 열리고 있었어요.


"우리 수박 살까?"

"너 먹고 싶으면 사."


친구는 수박 한 통을 구입했어요.


"우리 여기에서 야식 먹고 갈까?"

"너 많이 배고프구나!"

"아니. 그건 아닌데, 먹는 게 남는 거잖아."


길거리에서 볶음밥을 파는 것을 보니 하나 먹고 가고 싶었어요. 냄새도 매우 좋았지만, 강력한 불로 볶아대는 밥을 보니 너무 먹고 싶었어요. 배는 정말로 그다지 고프지 않았어요. 이것은 새로운 맛을 느끼고 싶은 욕망이었어요. 아직 여행 계획을 제대로 짜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많은 곳을 포기해야할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구경을 포기할 거라면 이것저것 많이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러면 하나 싸들고 갈까? 비 올 거 같은데."

"아니. 그냥 여기서 먹고 가자. 먹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친구는 볶음밥 2개를 시키고 콜라를 사러 잠시 옆가게로 갔어요. 목욕탕 의자와 기울어진 탁자. 딱 거리에서 먹는 그 분위기였어요. 여기는 특별히 관광객을 위해 열리는 야시장도 아니었어요. 그냥 동네 주민들이 저녁을 먹으러 오는 곳이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다른 노점들도 하나 둘 열리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와서 자리를 잡고 먹기도 하고, 도시락으로 싸서 들고 가기도 했어요.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드디어 제가 먹을 차오판을 볶기 시작했어요.



역시 저 불이야!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저 막강한 화력. 중국 음식과 한국 음식의 차이는 바로 저 불에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화력을 저렇게 강하게 올려서 요리하지 않다보니 불맛이 확 살아나지 않아요. 저렇게 불맛을 제대로 살리는 식당은 가격이 비싸구요. 그런데 여기는 중국. 길거리 노점에서도 화력을 최대로 올려서 볶고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멋지다고 감탄할 엄청난 화력이 여기에서는 길거리 노점상들도 그냥 이용하는 화력이었어요.


드디어 볶음밥이 나왔어요.



이것이 바로 炒饭 이구나!


한국에서 먹었던 볶음밥과는 차원이 다른 맛. 기름지고 느끼하지만 막강한 화력이 만들어낸 불맛 때문에 술술 넘어갔어요. 콜라와 같이 먹으니 순식간에 다 비워버리고 말았어요. 친구는 배부르다며 자기 것 좀 더 먹으라고 볶음밥을 내밀었어요. 그래서 친구 것까지 다 먹었어요. 밀크티와 차오판. 이것은 마약 같은 존재였어요. 첫날 이미 중독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이놈들 여기에 마약 섞은 거 아니야? 이거 왜 이리 맛있냐?"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먹고 싶었지만 그것은 과욕을 부리는 것이었어요. 적당히 조금 아쉬울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딱 좋은 마무리였어요. 하늘에서는 또 다시 안개비가 내리려 하고 있었어요. 공기에 물방울이 떠다니니 강력한 불은 엄청난 연기까지 만들어냈어요. 이 맛에 중국 여행하는 건가? 앞으로 계속 이렇게 저녁을 먹으면 굉장하겠다! 이렇게 거리에서 맛있는 볶음밥을 실컷 먹을 수 있는 중국여행이라면 얼마든 계속 다녀도 좋을 것 같았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 친구가 매우 중요한 중국어를 알려주었어요. 중국어에서 酒店 은 술집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것이었어요. 우리말로 주점 酒店 은 술집. 그러나 중국어에서는 술집이 아니라 호텔이었어요. 거리에 酒店 이 참 많이 보여서 중국인들 술 엄청 흥청망청 마셔대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친구가 예약한 호텔 역시 酒店이었어요. 친구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酒店 이라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친구가 싼 곳으로 방을 찾다보니 술집과 같이 운영하는 모텔 같은 곳을 숙소로 잡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酒店 자체가 호텔이었어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친구는 수박을 먹으며 안마기를 시험해보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저는 핸드폰을 꺼내서 반드시 실험해보아야하는 것을 실험해보기 시작했어요.


과연 중국에서 네이버 라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와이파이 접속을 했어요. 당연히 페이스북도 라인도 구글도 먹통이었어요. 라인의 경우, 메시지 온 것을 읽을 수는 있는데 제가 보낼 수가 없었어요. VPN 어플을 실행시켰어요. 이제 과연 될 것인가? 아니면 나 역시 위챗을 써야할 것인가? 라인에 접속한 후 메시지를 보내보았어요. 아직 잘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는 상황. 이 메시지가 제대로 가고 답장도 제대로 온다면 친한 동생은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었어요. 첫 메시지는 바로...


- 거짓말쟁이

- 라인 잘만 됨


저와 친한 동생 포함해서 4명이 하는 단체 채팅방에 보낸 저 두 메시지. 만약 라인이 된다면 저 말을 보게 되니 저 말은 맞는 말. 라인이 안 된다면 저 말이 전송될 리가 없으니 나중에 지워버리면 완벽한 은폐. 과연 결과는 어찌될 것인가? 나 역시 위챗을 사용해야하는 것인가? 위챗은 카카오톡, 라인보다는 사용하기 불편해요. 그리고 위챗은 핸드폰에 tencent 라는 폴더를 자꾸 생성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건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읽었다!


한 명만 읽은 것이 아니라 친한 동생 포함 3명 전부 읽었어요.


'이 거짓말쟁이. 내가 너 거짓말하는 거 뻔히 알고 있었다.'


이론적으로 알고만 있었지, 실제 해본 적은 없었던 중국에서 라인, 페이스북, 구글 이용하기. 모두 잘 되었어요. 친한 동생은 당황했어요. 이 채팅에 참여하고 있던 네 명 중 친한 동생이 중국을 독보적으로 잘 알고 있었어요. 모두가 친한 동생이 진짜 라인을 중국에서 아예 사용하지 못해서 동생이 중국 갈 때마다 위챗으로 대화해야 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아니었어요.


"위챗 안 써도 되나요? 바이두 지도 안 받아도?"


당연히 제 대답은 '예'였어요.


"그냥 숙소에서도 되요?"


저 지금 숙소에 있어요. 혹시 상해라서 특별히 되는 거 아니냐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어요. 그러나 그것은 아니었어요. VPN 어플을 켜지 않으면 상해라고 해서 특별히 구글, 페이스북, 라인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2002년 16강전 연장전 안정환씨의 골든골이 들어갔을 때처럼 혼자 환호했어요.


- 중국 심카드인데도 돼요?


드디어 친한 동생이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 어떻게 했는데요? 홍콩 심카드 말고는 안될텐데


답장을 보냈어요.


- 저요? 이론은 이론이고 이것은 현실입니다. 홍콩심을 왜 쓰나요? 구글도 잘 되네요.


그리고 친한 동생에게 왜 그동안 VPN 어플 이용하면 라인 이용할 수 있냐고 다그치자 그제서야 동생이 진실을 고백했어요. 중국 애들도 페이스북을 하는데, 그게 귀찮아서 중국 가면 일부러 스스로 광활한 인터넷 세계와 차단되어 고립된 중국의 인터넷 세계에 빠져 산다는 것이었어요. 중국에서 라인이 안 되므로 연락을 위해 위챗을 사용하자고 한 것은 결국 동생의 핑계였어요. VPN 어플 설치가 무슨 스마트폰 루팅을 뛰어넘어 해킹으로 마개조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있는 거 다운받아서 설치만 하면 되는 일이었어요. VPN 어플을 설치하면 속도가 약간 느려지기는 하는데, 그렇다면 필요할 때면 VPN을 작동시키면 되는 것이었구요.


일단 라인이 되자 채팅방에 상하이가 엄청나게 발전한 도시라고 말했어요. 이날까지만 해도 저는 그 허상에 속고 있었어요.


"야, 뭐하냐? 안마기 이거 완전 쩔어!"


친구는 10위안 짜리 안마기로 어깨 안마를 하고 있었어요. 친구가 안마기로 어깨를 마사지하며 정말 행복해하길래 한 번 줘보라고 했어요.


중국이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것은 바로 이 10위안 짜리 안마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안마기로 목덜미 마사지를 하는데 정말 기분 최고였어요. 목덜미가 매우 시원해졌어요. 허리에 대어보았어요. 허리도 시원했어요. 관자놀이에 대어보았어요. 머리가 시원했어요. 정수리에 대어보았어요. 머리가 맑아졌어요. 종아리와 발목에 대어보았어요. 갑자기 많이 걸어서 쌓인 피로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어요. 배에 대어보았어요. 웃음이 나올 거 같으면서 배에 힘이 들어갔어요.


이거 완전 만능이잖아!


무슨 지하철 파스 파는 아저씨의 광고 멘트도 아니고, 이건 정말 가져다대는 족족 시원했어요. 한 번 하니 중독되어서 계속 했어요. 일단 친구 것은 친구에게 돌려주고, 제 것을 꺼내어서 구입할 때 받은 AAA 건전지를 집어넣고 안마를 했어요. 조금이라도 피로가 쌓였거나 결린 곳에 다 가져다 대어보았어요. 무지 시원했어요. 이건 가격도 가격이지만 크기도 작았어요. 제 주먹보다 조금 큰 정도였어요. 이것은 중국 역사 5000년의 신비가 집대성된 것이었어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최중량급 결승전에서 무솽솽은 그 잠깐 동안 분명히 이 안마기로 안마를 받고 나왔을 거에요. 이건 온갖 근육 결림에 다 가져다대어서 풀어줄 수 있었어요. 심지어 크기도 작고 USB로 연결해 전기로 이용할 수도 있었어요.


"이거 이대로 부서져도 돈 하나도 안 아까워! 오늘 이걸로 안마한 것만 해도 10위안은 그냥 뽑았겠다."


제가 깔깔 웃으며 말하자 친구가 한 마디 덧붙였어요.


"나는 이거 기차 이동할 때 할 거야. 기차 이동하면서 이걸로 마사지하면 완전 딱이네!"


10위안 버리는 셈 치고 구입한 휴대용 안마기가 이렇게 초대박 상품일 줄은 몰랐어요.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매우 유용하고 좋은 기계였어요. 여행다니다보면 몸 여기저기에 피로가 빠르게 많이 쌓여요. 짐을 짊어매야 하는 어깨, 갑자기 많이 걸어서 아픈 종아리 및 발목. 여행에서 체력과 시간을 심각할 정도로 갉아먹는 피로가 집중적으로 쌓이는 부위에요. 이 부위의 피로를 제때 풀어주어야 좋은데, 문제는 혼자서 아무리 주물러줘봐야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밤에 혼자 종아리를 주물러주는 것보다 이 안마기로 꽉꽉 눌러주는 것이 훨씬 효과도 좋고 힘도 덜 들었어요. 배터리 소모는 빨랐지만, 숙소에서 전기로 하면 배터리 걱정 없이 계속 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쓰다보면 고장나겠지, 10위안 짜리가 오죽하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이 안마기를 가지고 여기저기 마사지를 했지만 기계는 멀쩡했어요.


이건 한국 들고가도 유용하게 잘 써먹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돌아가서 걸을 일이 뭐 많고, 배낭 짊어지고 돌아다닐 일이 뭐 많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으로 머리 마사지도 할 수 있었거든요. 정수리 및 관자놀이에 대고 있으면 두통도 많이 가라앉고 머리가 시원해졌어요. 장시간 앉아서 무언가 몰두하다보면 머리가 멍해지는데, 그때 잠깐 이것으로 마사지해주면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효과가 있었어요. 아주 약장수의 만병통치약 같은 중국의 신비였어요.


친구는 수박을 우적우적. 저는 안마기 하면서 낄낄. 그러나 해야할 일이 있었어요.


여행 계획을 짜자.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었어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문제였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였어요. 친구가 아이패드를 꺼내 기차표를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같이 기차표를 검색해보며 일정을 짜면 빨리 짤 수 있을 텐데, 저는 중국어를 몰랐고, 중국 기차 노선의 특징 또한 잘 모르고 있었어요. 친구는 옆에 와서 같이 보면서 여행계획을 짜자고 했지만, 저는 그동안 따로 할 일이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친구와 어디를 갈 지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었어요.


상해 - 투르판 - 우루무치 - 카슈가르 - 둔황 - 시안 - 상해


원래 일정은 이것이었어요. 그러나 친구가 본격적으로 기차표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바로 문제가 발생했어요. 당장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드는데다, 이동 시간도 상당히 문제였어요. 몇 개 도시 안 가는 것 같지만, 도시간 이동 거리가 대륙스럽게 어마어마했어요. 기차 이동 시간이 8~9시간 정도라면 그냥 야간이동으로 계산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 하지만 이것은 한 번 이동에 10시간이 훌쩍 넘어가 버렸어요. 예를 들어 저녁 8시에 기차를 탄다면 다음날 점심때에나 기차에서 내릴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오후에 타면 엄한 새벽에 도착해 버리구요. 기차 야간 이동으로 숙박을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계산은 더욱 복잡해졌어요.


여기에 더욱 머리아프게 만드는 것은 바로 친구 B가 6월 11일에 시안으로 올 거라는 것이었어요. 6월 11일에는 친구 B를 마중나가러 시안 공항으로 가야 했어요.


이와 더불어 한 가지 또 중요한 것이 있었어요. 6월 6일부터 라마단 시작이었어요. 이 말은 즉 6월 6일 전에 위구르 지역을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친구는 어차피 자기들끼리 단식하는 것이고, 관광객은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것은 친구 생각이었고,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먼저 친구가 단식 분위기 속에서 여행을 절대 잘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위구르는 민족 정체성에 이슬람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슬람을 상당히 강하게 믿는 곳이었어요. 라마단때 낮에 숙소에서 잠자고 뒹굴거리든가, 아니면 한족 지역에서만 놀아야 한다는 말인데, 위구르 지역에 가는 이유는 한족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위구르인들의 문화를 보러 가는 것이었어요. 저 혼자라면 목마르고 배고픈 것을 어찌 견뎌내며 구경하겠지만, 친구에게 그것은 진짜로 무리였어요. 이 친구가 식욕만 해결되면 참 훌륭한 친구인데, 식욕 앞에서 너무나 약한 존재였거든요. 라마단 기간 동안 친구와 위구르 지역을 같이 여행하는 것은 도저히 자신이 없었어요. 라마단 기간때 위구르 지역에 머무르게 된다면 친구는 보나마나 배고프고 목마르다고 짜증을 마구 낼 것이고, 저도 그 짜증에 짜증이 폭발해 버릴 것이 뻔했어요. 이런 불상사는 무조건 피해야 했어요.


"우리 카슈가르 꼭 가야 해?"

"당연하지. 위구르 지역 여행하러 왔는데 카슈가르는 꼭 가야 해. 원래는 카슈가르, 호탄 두 곳을 다 가야 하는데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호탄 포기했잖아. 카슈가르 포기하면 위구르 지역 가는 의미가 아예 없어. 위구르 지역 주요 도시가 우루무치, 카슈가르, 호탄인데."


기차표를 알아보던 친구는 머리가 상당히 아팠는지 카슈가르를 빼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러나 이것은 절대 양보할 수가 없었어요. 카슈가르를 안 갈 거라면 위구르 지역에 갈 이유가 전혀 없었거든요. 우루무치 하나 보자고 그 비싼 돈 들여가며 기차 타고 가는 것은 절대 아니었어요.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을 여행할 거라면 호탄은 못 가더라도 카슈가르만큼은 가야 했어요. 원래는 둘 다 보는 게 제일 좋지만, 호탄이 워낙 외지에 있는데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포기해야만 했어요. 우루무치에서 호탄까지는 공식적으로 28시간 25분이 소요되었거든요. 이런 이유로 호탄을 포기했기 때문에 카슈가르만큼은 반드시 가야만 했어요.


"카슈가르에서 둔황이 안 이어지네."


친구가 기차를 알아보는 동안 인터넷으로 기차로 둔황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검색해 보았어요. 둔황에도 기차역이 있기는 하지만, 유원역에서 내린 후, 승합차 같은 미니버스를 타고 2시간 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류안역으로는 안 이어져?"

"그게 카스에서는 안 이어져."


카슈가르는 반드시 가야하는 도시. 둔황은 친구가 반드시 가고 싶어하는 도시. 둘은 바로 이어지는 기차가 없었어요.


"결국 쿠처에서 한 번 환승해야겠네."

"쿠처? 천산신비대협곡 있는 거기?"

"응. 그런데 천산신비대협곡 괜찮아?"

"어. 거기 엄청 멋져."


친구에게 천산신비대협곡 사진을 찾아서 보여주었어요. 친구는 보자마자 그 풍광에 반해버렸어요.


"그러면 쿠처에서 새벽에 내리자마자 천산신비대협곡 다녀오자. 그리고 다시 기차 타고 이동하면 되겠네."

"거기 입장료 비싸다던데..."

"괜찮아. 너무 욕심 안 부리면 돼. 꼭 다 들어가서 봐야할 거 있나?"

"뭐 그렇지는 않다만..."


이왕 중국에 온 것, 위구르 지역에 가는 것은 반드시 해야할 일이었어요. 그러나 그것과 그 지역에 있는 문화재에 전부 들어가보는 것은 별개 문제였어요. 일단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1년간 체류하면서 타슈켄트, 코칸드, 파르고나, 안디잔,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 카르쉬, 샤흐리사브즈 및 카슈카다리오주와 수르혼다리오주를 가 보았어요. 이 당시에는 우즈베키스탄 학생증이 있었기 때문에 입장료를 매우 저렴하게 내고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유적은 모조리 다 들어가 보았어요. 여기에 타지키스탄 여행까지 해보았구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유적에 다 들어가보지 않아도 괜찮았어요. 중요한 것은 친구. 친구는 이 문화권에 처음 가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곳은 들어가보아야 했어요. 친구가 괜찮다고 하면 안 들어가도 별 상관 없었지만, 친구가 들어가보고 싶다고 하면 들어가보아야 했어요. 일단 친구가 유적지에 다 안 들어가보아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너 좋을 대로 하라고 했어요.


"둔황에는 볼 거 많아?"

"거기에는 너 보고 싶다던 월야천이랑 막고굴."

"막고굴 꼭 가야 돼?"

"응. 너 세계사 시간때 본 둔황 석굴이 바로 막고굴이야."


친구는 또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야, 옆에 와서 같이 하게."

"나도 지금 내 컴퓨터로 인터넷으로 정보 찾고 있어."


슬슬 잠이 오고 있었어요. 잠을 깨려고 계속 안마기로 마사지를 하며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내고 있었어요. 친구가 계속 열차 시각을 불러주고 있었지만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일단 대충 정해진 여행 경로는 '상해-투르판-우루무치-카슈가르-쿠처-둔황' 까지였어요. 친구가 가고 싶어하는 도시는 오직 하나 뿐. 여기서 친구가 또 문제를 제기했어요. 유원역에서 시안역까지는 1600km 가 넘는 거리. 제일 조금 걸리는 것이 공식적으로 17시간 59분 소요였고, 20시간 넘는 기차가 절반 이상이었어요. 이것이 또 하루 종일 기차만 타는 구간이었어요. 친구는 가운데에 한 곳 더 들리자고 제의했어요.


"어디 괜찮은 데 있어? 너 가고 싶은 곳."

"시닝."

"거기 뭐 있는데?"

"시닝에 청해호 있어. 거기도 한 번 가보고 싶어."

"그러면 집어넣자."


이제 일정은 '상해-투르판-우루무치-카슈가르-쿠처-유원 (둔황) - 시닝 - 시안 - 상해'로 완성되었어요.


"와서 봐봐. 같이 정리해야지."

"알았어."

"엑셀로 정리할까?"

"응. 아무래도 엑셀이 편하지. 엑셀로 정리하고 그거 보면서 표 구입하면 되잖아."


친구 옆으로 가서 기차 이동 일정을 엑셀로 정리했어요.


"우리 캠핑은 언제 할 거?"

"글쎄? 캠핑 할 날이 없지 않나? 충전도 해야 하고 샤워도 해야 하잖아."

"아, 텐트 괜히 가져왔네."


친구는 이번 여행을 위해 100위안 주고 텐트를 구입했어요. 계속 그것을 사용해보고 싶어했지만 일정을 보니 텐트를 사용할 날이 마땅히 없어보였어요. 숙박을 하는 날이라고는 우루무치와 카슈가르, 둔황 뿐이었는데, 우루무치는 투르판에서 바로 넘어갈 예정이었어요. 상하이에서 우루무치까지 이동시간은 공식적으로 38시간 57분. 일단 우리는 우루무치 바로 전역인 투르판 북역에서 내릴 것이었는데, 투르판 북역부터 우루무치까지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이었어요. 즉 37시간 37분 동안 기차를 타고 그날 또 우루무치 가서 텐트 치고 자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았어요. 일정표를 얼핏 보면 둔황에서 해도 될 것 같아 보였지만, 둔황 도착 예정시각이 밤 10시였고, 출발 시각은 다다음날 새벽 2시 53분이었어요. 즉 하루 안에 막고굴도 봐야했고, 월야천도 보아야 했어요. 짐을 모두 들고 두 곳 다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 무리였어요. 짐을 맡기기 위해서라도 숙소에 반드시 들어가야 했어요.


정말 크게 아쉬워하는 친구를 위해 캠핑을 할 수 있는 날을 억지로 찾아낸 것이 바로 카슈가르 도착하는 날이었어요. 무겁든 말든 짐을 모두 짊어매고 구경하다 캠핑 한 번 하고, 다음날 숙소 들어가서 샤워하고 전자기기 충전하면 일정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어요.


"우리 그래도 카슈가르에서 한 번 캠핑할 수 있어!"


일정을 확정짓기는 했는데 정작 문제가 또 남아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경비 문제. 기차 요금과 천산신비대협곡, 막고굴, 월야천 입장료를 더하니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정말 얼마 없었어요. 친구가 계속 2500위안이면 여행을 충분히 다 할 수 있다고 했지만, 당장 기차삯이 엄청나게 나와버렸어요. 숙박비는 기차 야간이동으로 줄일만큼 다 줄여버렸기 때문에 더 줄일 구멍도 없었어요. 친구가 드디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여행 경비를 확실하게 줄일 방법이 있기는 해."

"뭔데?"


친구의 말에 제 두 눈이 동그래졌어요. 저는 이미 3800위안으로도 이번 여행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중국 물가를 몰라서 친구에게 딱부러지게 언급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어요. 공금은 3300위안. 공금만으로 모든 경비를 다 해결할 수 없었어요. 게다가 6월 11일부터 친구 B와 같이 여행을 해야 하는데, B에게 궁상짓하면서 같이 놀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B가 오면 병마용을 가야 하는데, 이게 입장료가 150위안이었어요. 천산신비대협곡은 입장료 55위안에 왕복 교통비가 200위안이었어요. 둔황 막고굴은 입장료가 220위안, 월야천은 입장료가 120위안이었어요. 이 네 곳 가는 데에 드는 비용만 벌써 745위안. 기차삯도 거의 2000위안에 육박하고 있었어요. 여기에 투루판행 침대칸에서 1층 침대를 차지하기 위해 친구가 1인당 10위안씩 더 지불한 상태. 기차삯과 입장료만 합쳐도 1인당 거의 2800위안에 육박하고 있었어요. 공금이 1인당 3300위안인데, 2800위안 빼고 남는 돈은 500위안. 여행 일정을 고려해보면 하루 50위안 쓸 수 있었어요. 아무리 중국이 물가가 싸다 하더라도 50위안은 너무했어요. 세 끼 전부 반찬 없이 오직 10위안짜리 음식 하나로만 때우고...말이 좋아 10위안짜리 음식 하나지, 10위안이면 차오판 밖에 없었어요. 세 끼 모두 차오판 당첨. 여기에 음료수 사서 마시면 끝. 어디 관람하고 말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여행 시작 전부터 불가능. 그렇다고 해서 경비를 줄일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하루 50위안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만원도 안 되는 돈인데, 중국 물가가 아무리 싸다고 해도 이것으로 여행하기는 무리라는 답이 바로 나왔어요. 여기에 우루무치, 둔황에서의 숙박도 있었구요.


이런 상황에서 친구의 여행 경비를 줄일 방법이 있다는 말은 '너를 구원해주노라' 같은 말이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 당시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어요. 하루 50위안 미만으로 쓰며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니까요. 당장 오늘 숙박비도 공금에서 나갈 지출이었어요. 오늘 먹은 모든 것에 휴대용 안마기, 숙박비 등 오늘 쓴 모든 돈이 공금에서 나갔어요. 이것만 1인당 188위안이었어요. 이것을 메꿀 수 있는 일정이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어요. 오늘 지출 188위안 중 138위안을 메꾸는 것은 'A부터 B까지 거리는 50km이고, 평균 시속 50km로 왕복하려고 하는데, 갈 때 시속 25km로 갔습니다. 돌아올 때는 시속 몇 km 로 돌아와야 할까요?' 의 정답 같은 것이었어요. 그만큼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투루판부터 상해 돌아올 때까지 전부 앉아서 가면 돼."


친구의 표정은 휴가 복귀하는 군인의 얼굴이었어요.


"이러면 진정한 용자가 될 수 있어. 아주 죽어나는 고난의 행군이지."

"괜찮아."

"너 기차에서 그렇게 오래 앉아서 가본 적 있어?"

"당연히 있지. 나 7박 35일 여행도 해봤잖아. 버스도 앉아서 밤새 가보고, 기차도 앉아서 밤새 가봤지. 그런 건 괜찮아."

"진짜지?"


친구는 아직 공포스러운 무언가에 뛰어드는 표정이었어요.


"중국 기차 만만하게 보면 안 돼."

"괜찮아. 나도 야간이동이라면 할 만큼 해봤어."


친구는 중국 기차를 절대 만만히 보아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어요. 친구의 경고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요. 야간이동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중국 여행을 다녀온 친한 동생의 글을 보니 중국 기차도 지금껏 탔던 기차와 비슷해 보였어요.



친한 동생의 말에 의하면 중국 기차는 푹푹 쪄서 기절할 뻔 했던 투르크메니스탄 갈 때 탔던 우즈베키스탄의 침대칸 기차보다 훨씬 좋아보였어요.



출처 : 투리스트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kdonitz/220666584034


"진짜로 전부 앉아서 가는 것으로 끊는다?"

"응!"

"알았어. 너 나중에 후회하지 마."

"괜찮다니까!"



이렇게 여행 일정이 확정되었어요. 투루판에서 우루무치 가는 표는 많았기 때문에 일단 투루판 가서 거기가 어떤지 보고 몇 시에 넘어갈지 결정해 표를 구입하기로 했어요. 일단 친구 말로는 투루판에서 우루무치까지 가는 기차표 가격은 23.5위안이었어요.


2016년 5월 28일 19시 40분 상해->투루판 672위안

2016년 5월 30일 09시 17분 투루판 도착 (1일 13시간 37분)

2016년 5월 30일 미정 투루판->우루무치 23.5위안 (1시간 17분)

2016년 6월 1일 21시 16분 우루무치->카스 182위안

2016년 6월 2일 14시 정각 카스 도착 (16시간 44분)

2016년 6월 4일 20시 24분 카슈가르 -> 쿠처 98위안

2016년 6월 5일 06시 정각 쿠처 도착 (9시간 36분)

2016년 6월 6일 01시 40분 쿠처->유원 163.5위안

2016년 6월 6일 18시 37분 유원 도착 (16시간 57분)

2016년 6월 9일 02시 53분 유원->시닝 105위안

2016년 6월 9일 13시 41분 시닝 도착 (10시간 48분)

2016년 6월 10일 20시 50분 시닝->시안 115위안

2016년 6월 11일 09시 40분 시안 도착 (12시간 50분)

2016년 6월 14일 21시 35분 시안->상하이 185위안

2016년 6월 15일 12시 55분 상하이 도착 (15시간 20분)


일단 기차표 값을 1544위안까지 줄였어요. 3300위안에서 1544위안을 빼면 1756위안이 남았어요. 이 정도라면 알뜰살뜰하게 잘 아낄 경우 크게 부족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경비도 많이 줄였고, 라마단 시작할 때 위구르 지역을 벗어나 있고, 제가 보고 싶은 곳과 친구가 보고 싶은 곳이 적당히 들어가 있었어요. 친구가 하고 싶어하는 캠핑도 하루 할 수 있는 일정이었어요.


"이제 자자."


친구는 원래 자유로운 영혼처럼 그때그때 일정을 짜서 다니는 여행을 하고 싶어했어요. 그러나 이건 너무나 광활한 대륙을 여행하는 것이었고, 그에 비해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편도 5000km 가 넘는 대장정이었어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정말로 중국 횡단을 두 번 하는 경로였어요. 그것도 오직 기차로만요. 기차는 질리도록 탈 수 있게 생겼어요. 기차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공식적으로 4일 2시간 9분이었어요. 20일 여정 가운데에서 20%는 기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 이러니 친구가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같은 일정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일정을 마무리짓고 잠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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