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05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좀좀이 2016. 7.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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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중국은행이었어요. 제가 친구에게 공금으로 건넨 돈은 3300위안. 이 돈을 친구의 중국 은행 계좌에 집어넣어야 했어요. 제가 들고 다니든, 친구가 들고 다니든 이렇게 큰 돈을 들고 다니는 것은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국은행이 있었어요. 친구는 제 돈을 입금하러 들어갔어요. 잠시 후. 친구가 은행에서 나오더니 제게 OK 싸인을 보냈어요. 중국에 위폐가 많다고 하던데, 제가 들고온 돈에는 위폐가 단 한 장도 없었어요.


밥을 먹었으니 이제 소화도 시킬 겸 해서 그냥 발 가는대로 걷기 시작했어요.


상하이 아파트


허름한 아파트. 이런 허름한 아파트를 보며 제가 중국에 왔다는 사실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어요. 한국의 오래된 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왠지 창문이 열리고 중국 할아버지가 창밖을 내다보고, 중국 아주머니가 인상을 쓰며 빨래를 내다걸 것 같았어요.



"저 허름한 아파트 보니까 진짜 중국 온 게 실감난다."

"너 저 아파트 얼마나 할 거 같아?"

"글쎄? 5천?"


친구가 풉 하고 웃었어요.


"야, 저거 1억원 그냥 넘어."

"저게? 저게 무슨 1억원이야. 중국 애들 임금이 얼마나 된다구."


중국인의 임금에 대해 정확히 잘 아는 것은 아니에요. 일단 우리나라로 일하러 오는 중국인도 많고, 중국인 불법체류자도 많은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임금보다 중국 임금이 훨씬 낮다는 것은 유추해볼 수 있었어요. 중국인 유학생들은 오자마자 일할 곳 물어본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 공장 3교대 근무 같은 일이 아니라 단순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도 그들에게 적은 돈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여기에 예전에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도 있었어요. 친구와 유럽에서 같이 공부했던 중국인이 있었는데, 자국으로 돌아가 취직해 받는 돈이 우리나라 아르바이트 수준이라고 했거든요.


"안 믿기지? 이따 부동산 보이면 여기 집값 보여줄께. 여기는 집 있는 사람이 부자야."


친구가 중국 상하이의 주택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요. 상하이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는데, 아직 그게 표면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중국에서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어요. 한가정 1자녀 정책을 강력히 시행한 결과, 조부모 및 부모의 재산을 자녀가 그대로 물려받는다고 해요. 중국인들이 평범하게 일하고 돈을 모아서는 이미 엄청나게 폭등해버린 상하이의 주택 가격을 죽어도 감당할 수 없지만, 주택 가격 폭등 이전에 집을 마련한 부모로부터 집을 그대로 물려받으니 상하이 토박이들에게는 주택문제가 그렇게 아주 심한 편은 아니었어요. 이론적으로 외동딸과 외동아들이 결혼해 결혼하자마자 주택이 두 채가 될 수도 있어요.


길을 가다 부동산이 나오자 친구가 제게 가격을 읽어주었어요. 정말 미친 가격이었어요. 우리나라 집값보다 더 비쌌어요. 이것은 감당이 안 된다는 표현으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그냥 불가능이었어요.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죽어라 해서 자기 아파트 장만하는 급이었어요.


"우리 아이스크림 먹을까? 내가 진짜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게 해줄께."

"어떤 아이스크림인데?"


친구는 가게 냉장고를 하나씩 뒤져보더니 어느 편의점에서 파란 종이곽 두 개를 꺼냈어요.



이 불량식품스러운 포장은 대체 뭐지? 초등학교 문방구에서 파는 정체불명의 아이스크림과 너무 똑같은데?


친구가 종이곽을 열고 봉지를 꺼내 찢었어요. 저는 이게 신기해서 일단 사진을 찍었어요.


"너 뭐해? 이거 빨리 안 먹으면 나중에 먹기 엄청 고약해져!"



봉지를 뜯으니 하얀 직육면체 덩어리가 있었어요. 한 입 베어물었어요. 부드러운 식감이었어요. 유지방이 들어간 아이스크림 맛이었는데 맛이 꽤 깔끔했어요.


"이거 좀 익숙한 맛인데?"

"아이스크림 와 있잖아. 그거 짝퉁."

"아!"


친구의 말에 깔깔 웃었어요. '와' 처럼 사각사각 씹히는 맛은 없었지만, 모양도 맛도 약간 유사한 부분이 있었어요.


"너 특별히 하고 싶은 거 정말 없어?"

"나?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어판이랑 위구르어 교과서 구입하는 거?"

"그러면 서점 가자."

"응. 그런데 위구르어 교과서는 위구르 지역 가야 구할 거야."


친구가 제게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자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어판과 위구르어 교과서를 구입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위구르어 교과서는 상하이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었어요. 위구르어는 위구르 지역에서만 배우는데, 그나마도 교과서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이었어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어 간체판은 상하이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여행 마지막에 어차피 상하이 돌아오니 그때 살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당장 마땅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미리 하나 끝내놓아야 보다 여행을 홀가분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친구는 상하이에서 가장 큰 서점으로 가자고 했어요.



상하이에 건설되고 있는 건물들이 보였어요. 저것을 누가 살까? 친구는 살 사람은 다 산다고 대답했어요. 외관만 보면 그렇게 부자인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많지만, 외관만으로 파악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어요. 상하이는 우리나라 못지 않게 빈부격차가 상당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어요. 아니,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심할 수도 있다고 했어요.



"중국도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문제야. 사람들이 다 스마트폰 하고 있다니까."

"그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걸."

"여기는 진짜 다 스마트폰에 미쳐있어. 사람들끼리 만나도 다 스마트폰만 하고 있어. 말은 안 하고 위챗만 엄청 해."

"지금 우리나라도 똑같아."

"그래?"


친구가 중국으로 떠난지 몇 년 되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중국 뿐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나라도 솔직히 엄청나게 심각해요. 친구에게 우리나라도 만만찮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자 친구가 깜짝 놀랐어요. 요즘 얼마나 스마트폰 의존이 심하냐면, 아이들끼리 놀라고 하면 전부 각자 자기 스마트폰 갖고 놀아요. 대화조차 별로 없어요. 아이들을 서로 어울려 놀게 해주려면 단순히 시간만 주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못 하게 하는 것까지 해주어야 해요. 아이들에게 놀라고 시간 주면 애들이 전부 각자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다는 이야기에 친구는 깜짝 놀랐어요.


친구와 재미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다보니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왔어요.



"여기 분위기 좀 있는데?"



그냥 사람들 사는 곳 같았어요.



"여기 상해 임시정부 근처 같은데..."


친구가 계속 이쪽에서 조금만 더 가면 상해 임시정부를 갈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거기 안 가. 거기 꼭 가야할 이유 없잖아?"

"그렇기는 하지. 그런데 이왕 왔는데 보고 가는 것도 좋잖아."

"됐다. 적당히 구경이나 하면서 가자."


상하이 임시정부 건물을 가보아야할 필요성을 1나노그램조차 못 느꼈어요. 지나가는 김에 가보자는 친구의 말에 싫다고 한 이유는 거기에 가야 할 이유를 못 찾았기 때문이었어요.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가는 것은 매우 좋아하지만, 상해 임시정부 건물은 갈 필요가 과연 있을까 싶었어요. 학생들에게 국사를 가르치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구요. 조국의 해방과 빛나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많은 분들이 희생하셨지만, 그와는 별도로 '상해 임시정부'라는 기구의 역사를 보면 그곳에 썩 가고 싶어지지 않았어요. 그곳에 갈 바에는 이렇게 거리나 걸으며 중국의 일반인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더욱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분명 여기 근처인데..."

"야, 그냥 가자."


친구에게 상하이 구경시켜주겠다는 A가 오히려 더 상하이 임시정부 건물을 가고 싶어했어요. 정작 친구의 가이드를 받는 저는 갈 생각이 아예 없었구요.




"여기 상당히 특이하다!"


딱 봐도 시간이 느껴지는 붉은 벽돌 건물들. 이곳의 이름은 메이란팡 梅兰坊 으로 1924년에 건설된 곳이었어요.



"분명 이 근처 어디인데..."


친구는 계속 상하이 임시정부를 찾기 위해 핸드폰에서 지도를 확인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어요.


"아, 여기다!"


친구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어요.


상하이 임시정부


친구는 드디어 상하이 임시정부 건물을 찾았어요. 친구가 안으로 들어가보겠냐고 물어보았어요. 이왕 온 김에 그냥 들어가볼까 했지만 관람료를 내어야 했어요. 당연히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냥 앞만 보았어요. 상하이 임시정부 건물 주변에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어요. 이쪽으로 단체여행을 오게 된다면 임시정부 건물은 아마 분명히 코스에 들어갈 거에요.



친구는 제게 상하이 임시정부 건물을 보여주고 매우 만족스러워했어요. 서점을 가기 위해 이제 다시 번화가로 나가야 했어요.



"오! 여기는 서울보다 오히려 더 커보이는데?"


번화가로 나오자마자 눈이 휘둥그레해졌어요. 중국이 많이 발전했다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이 발전했을 줄은 몰랐어요. 확실히 규모면에서는 훨씬 컸어요. 서울 강남도 번화했다고 하는데, 이쪽이 더 크고 번화해 보였어요.



"여기 진짜 중국 맞아?"


후줄근하고 낙후된 중국을 상상했는데 전혀 다른 모습이었어요. 보자마자 한숨과 헛웃음 나오게 하는 중국식 디자인이 아니었어요.






친구와 거리 구경을 하며 계속 걸었어요.



"우리 잠깐 쉴까?"


공원이 나오자 잠깐 앉아서 쉬기로 했어요.



"커피나 한 잔 마실까?"


공원 안에 카페가 있었어요. 시간이 널널했기 때문에 카페 들어가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걸을까 했어요.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을 보았어요. 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 무슨 금가루 집어넣은 커피 아닌가 싶었어요. 가격이 정말 비쌌거든요. 가격을 보고나서 둘이 얌전히 공원에 앉아서 쉬었다 다시 걷기로 했어요. 상하이 공기가 매우 더럽다고 많이 들었었는데, 공기가 의외로 괜찮았어요.


"공기 생각보다 맑네?"

"이거 비 와서 그래. 평소에는 엄청 더러워."



"저 정도 거리까지 보이면 공기 맑은 거야."

"응?"


친구는 먼 거리 건물이 잘 보이니 공기가 맑은 것이라 말했어요. 먼 거리 잘 보이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먼 거리가 잘 보이는 맑은 공기는 절대 아니었어요. 제가 공기가 좋다고 한 것도 말로 들은 더러운 상하이 공기보다 좋다는 것이었지, 진짜 깨끗하다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서울 공기 정도 되어서 숨 쉴 수 없다는 말에 비해 깨끗하다고 한 것이었는데, 친구는 이게 진짜 맑은 거라고 대답했어요.




상하이 기준으로 맑은 공기 속을 계속 걸어갔어요. 이번에는 먹거리나 나왔어요.



신선로의 조상격 되는 음식 끓이는 도구가 길에 놓여 있었어요.



해산물도 팔고 있었어요. 중국의 해산물은 먹고 싶지 않았어요. 다른 나라에서 납치된 해산물, 아니면 오염된 강에서 잡아온 해산물이 태반이었으니까요. 친구가 민물 가재는 진짜 먹지 말라고 알려주었어요. 한국 관광객들도 중국 가면 민물 가재 많이 먹고, 중국인들도 손에 장갑 끼고 환장한 듯이 먹어대는데, 그게 어디에서 잡히겠냐고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중국 강에서 잡히는 거 아니냐고 대답하자 친구는 맞다고 하면서, 중국 강물이 과연 깨끗하겠냐고 되물었어요. 온갖 폐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채 강으로 다 흘러들어가서 중금속에 오염된 민물가재가 상당히 많고, 그게 제대로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아는 사람들은 중국에서 절대 민물 가재를 안 먹는다고 말했어요. 30년 후에 제 허리가 가재 허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30년 후 제 무릎이 곱등곱등거리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 친구가 정 먹고 싶어한다면 잘 하는 집에 데려가줄 수는 있다고 했지만 절대 싫다고 했어요.


길거리에 양꼬치를 구워서 팔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니 한족이 아니라 우즈베크인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었어요.


'혹시 저 사람들이 위구르인들인가?'


다가가서 우즈베크어로 인사를 했어요. 그러자 중국어로 대답을 해주었어요. 다시 우즈베크어로 중국어 모른다고 말한 후, 위구르 사람이냐고 물어보았어요. 그러자 그 사람들은 놀라며 맞다고 대답하고 제게 어디에서 위구르어를 배웠냐고 물어보았어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어를 공부해서 위구르어를 조금 알아듣는다고 대답했어요. 친구는 제가 위구르인들과 중국어도 영어도 아닌 언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라워했어요.


그 사람들이 제게 말하는 것을 전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어요. 중국어를 섞어서 썼고, 그들이 하는 말이 우즈베크어와 묘하게 달랐거든요. 그래도 우즈베크어가 대충 통한다는 사실에 위구르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쨌든 서로 대충 알아들으니 중국어를 몰라도 이들과 대화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랍어는 진짜 못 알아먹을 정도로 달라도 다 방언인데, 튀르크어족은 그럭저럭 알아들을만 해도 다 다른 언어로 구분하니 튀르크 어족 언어들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졌어요. 제가 아랍어 공부하며 건드려본 아랍어 방언이 여러 개 되는데, 이게 튀르크 어족에서는 다 다른 언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다리를 건너서 드디어 서점으로 들어갔어요.



서점에는 책이 상당히 많았어요.


중국 서점


이 많은 책 속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찾기란 짚단 속에서 바늘 찾기였어요. 일단 간체 한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파울로 코엘료'를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도 잘 몰랐어요. 친구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서 파울로 코엘료를 어떻게 한자로 쓰는지는 알아내었어요. 일단 이름은 保羅 科爾賀 라고 쓴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어요. 연금술사는 중국어로 '炼金术士'. 그런데 다른 이름은 '牧羊少年奇幻之旅'. 어떤 것으로 찾아야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순간 예전 도쿄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일어판을 구입할 때가 떠올랐어요. '렌킨슛샤'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었어요. 왜냐하면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너무 유명한 만화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대충 이렇게 말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아루케미수토' 라고 했더니 가까스로 점원이 알아들어 간신히 구입한 적이 있었어요. 그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많은 책을 다 뒤져볼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결국 친구가 직원에게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파울로 코엘료도, 연금술사도 못 알아들었어요. 친구는 인터넷 검색 결과를 보여주며 혹시 있냐고 다시 물어보았어요. 점원은 검색을 해보더니 그 책은 없다고 알려주었어요. 점원이 컴퓨터로 재고확인하는 모습이 영 서툴러서 그렇게까지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검색 결과에 없다고 나오자 나중에 구입하기로 했어요.



서점 안에서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TV를 아예 안 보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인기 좋다는 말만 들었는데, 중국 서점에서 저 드라마 포스터를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게스트하우스 일할 때에는 일을 쉴 때 우리나라 최신곡도 많이 듣고, 드라마도 인기있는 것은 조금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게스트하우스로 오는 손님들 상당수가 K-pop 및 한국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했거든요.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했는데, 이쪽으로 별 관심이 없다보니 아는 게 없어서 대화할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 결심 역시 작심 30분. 게스트하우스 일을 그만두자마자 우리나라 최신 가요 및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어졌어요.


시원한 서점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중국은 밀크티 없어? 타이완은 밀크티 맛있던데."

"중국에 밀크티가 왜 없어? 내가 진짜 맛있는 집 아는데...어디였더라?"


친구와 밀크티 파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야, 저기 가자. 저기도 괜찮아."


중국 밀크티 체인점


친구는 코코나이차 가게가 보이자 거기로 들어갔어요.


"너 어떤 거 마시고 싶어?"

"그냥 가장 기본적인 거."


친구가 나이차 두 잔을 주문했어요. 나이차 안에는 젤리가 들어있었어요. 진하고 적당히 달아서 맛있었어요. 가격은 8위안. 우리나라의 밀크티에 비해 정말로 저렴했어요.


"그래도 볼 건 봐야지."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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