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특별시 동대문 야시장

좀좀이 2015. 12.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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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해에 학교 근처 고시원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때 마침 제 고향 친구도 저와 같은 고시원에서 살게 되어서 한 학기 동안 그 친구와 재미있게 잘 지내었어요.


그때 밤마다 친구와 거리를 걸으며 놀았어요. 술을 마시지도 않고, 그냥 서울 여기저기 밤거리를 걸으며 밤의 서울 모습을 구경하고는 했어요. 이 시기, 정말 많이 갔던 곳 중 하나가 동대문 야시장. 이동 경로에 동대문 야시장이 걸려 있다보니 상당히 많이 들렸어요. 이때만 해도 동대문 야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컸고, 위치도 지금과 달랐어요. 현재 DDP 에 풍물시장이 있었고, 그 풍물시장 주변으로 야시장이 열렸거든요. 밤 10시만 넘으면 리어카와 자전거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때였어요.


그러나 동대문 야구장이 철거되고, 풍물시장이 신설동으로 이전하고, 야시장 역시 위치를 옮겼어요. 이렇게 위치가 바뀐 후 한 번 가 보았는데 예전 그때 그 북적거림과 재미가 없어서 그 이후로는 다시 가지 않았어요.


동대문 야시장을 그렇게 잊고 지내다 다시 접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어요.


서울에서 게스트하우스는 몇몇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요. 명동, 동대문, 종로, 신촌-홍대, 이태원 등이에요. 각 지역마다 몰리는 외국인들의 특징이 있어요. 이 중 명동과 동대문은 쇼핑이에요. 당연히 다른 곳들에 비해 이 두 곳의 게스트하우스 청소는 쓰레기 양에서만큼은 비교 불가에요.


명동 쪽에서 일해본 적은 없지만, 쓰레기 양은 아마 동대문이 최고일 거에요. 여기서 동대문이란 동대문역 및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호선 출구들을 이야기해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라 해도 5호선 지역은 중부시장, 방산시장 쪽이고, 동대문 야시장과는 약간 거리가 있거든요. 이것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조가 희안하기 때문에 그래요. 어쨌든 동대문쪽이라고 하면 동대문역 및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호선 출구들을 이야기하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5호선 출구들 쪽은 방산시장쪽이라고 구분해서 말해요.


명동쪽도 쇼핑이 주목적인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는 하지만, 동대문은 쇼핑이 알파이자 오메가인 사람들이 몰리는 곳. 점심 즈음 일어나서 명동가서 쇼핑하고, 저녁부터 밤 늦게 - 심지어는 새벽까지 동대문 야시장 쇼핑을 즐기고 돌아와 잠을 자는 사람들이 드글대는 곳이에요. 어차피 명동도 동대문쪽에서는 지하철 두 세 정거장 밖에 되지 않는 거리이다보니 낮부터 저녁까지 명동 가서 쇼핑하고, 밤에는 동대문 야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지요. 이러다보니 동대문쪽은 금요일, 토요일에 체크인 업무가 널널하답니다. 토요일에 야시장이 문을 닫기 때문에 쇼핑 목적인 사람들이 금요일에 쫙 빠져버리거든요.


이러다보니 청소는 상당히 힘든 편이지만, 관광 안내는 상당히 쉬운 편이었어요.


늦은 시각에 밥 먹을 곳 있어? -> 동대문

늦은 시각인데 지금 어디 갈만한 곳 있어? -> 동대문

여기 유명한 곳 뭐 있어? -> 동대문


무조건 기승전동대문.


이렇게 게스트하우스 일을 하며 동대문 야시장과 깊은 관계를 맺다 보니 오랜만에 직접 가서 보고 싶어졌어요.


Dongdaemun market


자정을 넘어서 동대문 시장쪽으로 갔어요. 예전에는 이 길가에 야시장이 펼쳐졌었지만, 지금은 이쪽은 야시장이 없어요. 물론 두타 같은 곳은 매우 늦은 시각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지만요.

ddp


DDP 뒷편으로 가야 야시장이 있답니다.



저 노란 지붕 텐트들이 모두 야시장 가게들이랍니다.


야시장은 4시까지 열린다고 하지만, 상인분들께 물어보니 얼추 2시에서 3시 사이에 닫는다고 대답해 주셨어요.


중요한 것은 이 노란 텐트들만이 야시장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이런 것 보려고 관광객들, 보따리상들이 바글바글 몰려올 리가 없겠죠.


동대문 야시장이라 하면 뭐니뭐니해도 의류 도매 야시장이에요.



바로 이런 것이 진정한 동대문 야시장의 모습이지요. 전국 각지에서 물건을 떼어가는 모습이에요.


Dongdaemun night market in korea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물건을 떼어가는 도매 야시장이 크게 열려요.


東大門夜市


이런 야시장은 신평화시장 쪽에서 크게 열려요. 건물 안도 이렇게 도매로 떼어가는 물건이 커다란 비닐에 담겨 쌓여 있지요.


중국 보따리상



중국 보따리상도 많이 오고, 일반 중국인들도 물건을 상당히 많이 구입하기 때문에 이렇게 중국인을 위한 운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东大门夜市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상인들로 동대문 야시장은 상당히 북적거린답니다.


东大门,首尔


그러나 동대문쪽은 매우 조용하고 평화롭답니다.


혹시 밤에 서울을 구경하고 싶으시다면 동대문 야시장 한 번 가보세요. 동대문쪽이 아니라 동대문 근처에 있는 신평화시장 - DDP 뒷편에서 열린답니다. 동대문 야시장을 가겠다고 동대문 앞으로 가면 크게 실망하실 수 있어요. 제대로 된 도매 야시장은 동대문 주변에서는 열리지 않거든요. 그리고 토요일 밤에는 열리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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