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의정부 부대찌개와 이태원 존슨탕 - 비슷한 조상에 다른 후손

좀좀이 2015. 1. 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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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서 유명한 것은 딱 2개 있어요. 부대찌개, 그리고 306 보충대.


이 중 부대찌개는 의정부에서 시작된 음식이지요. 물론 다른 몇몇 지역에서는 자신들이 원조라고 하지만요. 부대찌개가 어디에서 시작된 음식이라고 딱 짚어서 말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과거 미군이 주둔하던 곳에서는 미군의 식품들이 흘러나왔고, 그것을 가지고 양 불리기 만만한 '찌개'를 만들어 먹었을 거라고 그다지 어렵지 않게 유추해볼 수 있지요. 자신들이 부대찌개 원조라고 주장하는 몇몇 지역들을 보면 모두 미군 주둔 지역이었답니다. 미군의 소세지, 간고기 (민찌) 등이 들어간 찌개다 보니 당연히 그 시작은 미군 주둔지에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지요. 미군이 주둔한 적도 없는데 부대찌개의 고향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랍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부대찌개'라고 팔기 시작한 것은 의정부가 처음 맞아요. 그러므로 부대찌개의 원조는 의정부라고 할 수 있지요.


의정부의 부대찌개는 정말로 먹어볼 가치가 있답니다. 특정 식당이 유명하기는 한데, 의정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그 식당이 있는 부대찌개 거리 식당들이 대체로 평준화 되어서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괜찮은 맛을 낸다고 하더라구요. 그 외에 정말 잘하는 식당들이 있기는 한데, 이런 곳들은 찾아가기가 조금 어렵구요.


의정부 부대찌개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의정부 부대찌개의 특징은 바로 냉동 간고기 (민찌)가 꼭 들어간다는 점이지요. 의정부 사람들도 의정부 부대찌개의 특징으로 '민찌'가 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한답니다.


맛은 정말 찌개에요. 밥과 매우 잘 어울리지요. 그리고 한국인 입맛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도 않아요. 김치찌개와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먹어보고 '이건 한국의 찌개가 아니야!'라고 반박하기도 어려운 국물맛이에요. 물론 건더기로 소세지, 햄이 들어가 있으니 건더기를 먹으면 전통 한국 찌개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지만요. 의정부 바로 옆인 서울에서 파는 부대찌개와도 맛이 다르답니다. 서울 및 다른 지역에서 먹던 부대찌개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지요. 맛의 차이는 '제대로 만든 찌개'와 '라면스프에 김치 넣고 소시지, 햄 넣고 끓인 국물'의 차이만큼 커요.


의정부에서 이런 음식이 발전한 이유는 아주 간단해요. 미군이 많이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미군'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서울 이태원. 이태원에도 이렇게 미군에서 흘러나온 식품으로 만든 찌개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존슨탕.



존슨탕은 일단 다 끓여져서 나온답니다. 그리고 여기는 양배추가 들어가요. 떡, 두부도 없지요. 우리나라 찌개에서 상당히 어색한 양배추가 들어가 있고, 익숙한 김치, 두부는 빠져있어요.


맛은 진짜로 이질적이랍니다. 찌개이기는 찌개인데, '이건 우리나라 찌개가 아니야'라는 말을 별 고민 없이 할 수 있을 정도에요.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맛은 있으나, 정말로 맛이 이질적이라는 것이지요. 한국 재료를 구할 길이 없어서 최대한 외국 재료 가지고 한국 음식을 비슷하게 만들어본 맛이랄까요.


의정부 부대찌개와 이태원 존슨탕은 정말 양 극단에 서 있는 음식이에요. 똑같이 미군에서 흘러나온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음식들인데 그 결과는 아주 다르지요.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먹는 일반적인 부대찌개는 이 둘을 섞어놓은 맛과 조금 비슷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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