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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9

겨울 강행군 - 21 체코 프라하

1월 1일 새해. 아침 먹고 다시 자다가 아주 늦게 나왔어요. 무슨 건축 디자인 대상인가 탔다는 유명한 건물을 보고 구시가지를 향해 갔어요. 카를교를 건너 바투스 성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거 찍는데 사람들이 계속 밀려들어서 꽤 찍기 어려웠어요. 저게 다 은이라고 했어요. 정말 크고 웅장한 바투스 성당. 친구와 저녁을 먹었어요. 저는 이날도 꼴레노를 먹었어요. 저녁을 먹고 카를교를 건너 돌아오는데 오늘도 불꽃놀이...알고보니 오늘 것은 정부에서 하는 불꽃놀이라고 했어요. 지난 번 프라하 왔을 때 인형극 돈 조반니를 못 보았기 때문에 인형극을 보러 갔어요. 민박집에서 할인된 가격에 표를 구해주어서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보러 갔어요.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도 재미있었어요. 돌아오는 길. 돌아오자마자 골아떨어..

겨울 강행군 - 20 체코 프라하

민박집에 돌아왔어요. "오늘밤에 큰 불꽃놀이 있어요." "무슨 불꽃놀이요?" "여기 애들은 연말에 폭죽 엄청 터트리거든요. 구경하러 가시려면 옷 든든히 입고 가세요. 그리고 술 먹고 난동 피우는 애들도 거리에 많으니까 조심하시구요." 그래서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프라하를 세 번째 온 저는 머리를 굴렸어요. 분위기야 카를교 위가 제일 좋겠지만 여기는 안 봐도 비디오. 보나마나 아수라장일 거에요. 더욱이 카를교는 소매치기가 득시글 서식하는 곳. 프라하에서 가장 조심해야하는 곳이 바로 카를교에요. 여기에서 불꽃놀이 관람하겠다는 것은 설 연휴 시작일에 우리나라의 설날을 직접 몸으로 느껴 보겠다고 일 없이 차 몰고 경부고속도로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는 일. 카를교보다는 카를교 옆 다리가 훨씬 전망은 좋을..

겨울 강행군 - 19 체코 프라하

프라하에는 기차역이 두 개 있어요. 하나는 프라하 중앙역이고 하나는 프라하 홀레소비체 (holesovice)역이에요. 우리가 내려야하는 역은 중앙역. 솔직히 중앙역에서 내리나 홀레소비체역에서 내리나 요금 차이는 없어요. 모르고 잘못 내린 적이 있었는데 추가 요금 같은 것은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예약한 민박은 중앙역 민박. 프라하 중앙역 바로 앞에 있어요. 홀레소비체역에서 내리면 불필요하게 전철을 타고 다시 중앙역까지 와야 했어요. 다행히 별 일 없이 중앙역에서 잘 내렸어요. 문제는...시각이 너무 일러서 민박집에 들어가기 참 미안한 시각이었다는 것이었어요. 새벽 4시 좀 넘어서 중앙역에 도착했어요. 일단 지하 매표소로 갔어요. 거기만은 이 새벽에 문을 열어 놓았어요. 홀레소비체역은 정말 고약한 것이 ..

[체코 여행] 7박 35일 - 59 체코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

"아침 드세요!" 주인 아저씨께서 깨우셔서 일어났어요. 오늘은 귀국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귀국을 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렸어요. 여행을 더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돌아가야만 하는 날. 밥을 먹고 샴푸만 가지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짐을 꾸리고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어디를 갈까?"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면 가뜩이나 귀국하는 게 싫은데 귀국해서 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선택권은 많지 않았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프라하성으로 가는 것 밖에 없었어요. 이런 것을 지나서 오늘도 건넌다, 카를교! 처음 왔을 때에는 조금 신기했지만 이제는 전혀 신기하지 않았어요. '또 ..

7박 35일 - 58 체코 프라하

민박집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로 일단 중앙역으로 갔어요. "여기 내가 처음에 왔던 역이잖아!" 수수께끼는 거의 다 풀렸어요. 서울에 영등포역과 서울역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 중앙역과 아침에 내린 휑한 역이 있는 것이었어요. 만약 여기를 다시 오지 않았다면 귀국해서도 왜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계속 고민했을 거에요. 중앙역에서 나오니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어요. 굳이 사진으로 찍어온 민박집 가는 길을 보지 않아도 대충 찾아갈 수 있었어요. 민박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어요. "살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속으로 외쳤어요. 설마 쫓아내겠어. 지금이 성수기여야 맞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 체코 오는 것은 그다지 성수기도 아니에요. 해외 여행은 국내 여행과 달리 방학이 성수기인데 지금은 4월 12..

7박 35일 - 57 체코 프라하 카를교

정말 본능적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두뇌가 판단을 거부하는 바람에 헤매는데 더욱 큰 문제가 생겼어요. 화장실! 다행히 큰 일은 아니었어요. 방광에 슬슬 자극이 오기 시작했어요. 기차에서 내리기 전에 화장실을 들려서 소변이라도 보고 내리곤 했는데 이날은 급히 내리느라 화장실은 당연히 못 갔고 세수도 못했어요. 기차역에서는 제 기억과 전혀 다른 기차역이라서 화장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중요한 것은 여기는 돈 내고 화장실 가야하는 나라. 우리나라에서라면 일단 화장실 들려서 물이라도 조금 빼고 가자는 식이지만 여기서는 정말 급할 때 아니면 절대 화장실 안 가는 게 좋아요. 괜히 물이나 빼고 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돈을 지출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더욱이 무슨 10원, 20원 던져주..

7박 35일 - 56 체코 프라하

드디어 혼자 하는 여행. 이제 목표는 오직 하나, 무사 귀환이었어요. 이때만 해도 프라하 성은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내일 바로 공항에 가서 하룻밤만 노숙할까?' 프라하에서 더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체력도 없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노숙하고 바로 떠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 시각이 너무 늦게 있다는 것. 보나마나 다음날 새벽에 도착할텐데 비행기는 프라하 도착한 다음날 저녁. 공항에서 노숙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지만 결정적으로 노숙을 할 만큼 체력이 되느냐도 문제였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는 것이었어요. 혼자 기차를 타고 야간이동을 하려니 확실히 귀찮고 신경쓰였어요. 씻으러 화장실에 가는데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가야..

7박 35일 - 28 체코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프라하 방문 행사를 보고 반대쪽으로 내려갔어요. 우리가 내려간 것은 바로 우체국에 들렸다가 이 건물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 멀리서 프라하성을 보면 한쪽에는 프라하성이 보이고 다른 한쪽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보여요. 멀리서 보면 상당히 아름답게 생긴 건물이라 왕궁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일단 무작정 내려가자 브라헤와 케플러의 동상이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우체국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사람들은 친절하게 우체국 위치를 알려 주었어요. 제가 우체국에 가려고 한 이유는 바로 체코 우표를 사기 위해서였어요. 요즘은 우표를 잘 모으지 않지만 한때는 우표를 정말 열심히 모았어요. 무슨 특별한 컬렉션을 만들어 갔다기 보다는 아무 우표나 열심히 모으는데 목표가 있..

7박 35일 - 27 체코 프라하

기차에서 정신없이 자다 보니 어느새 프라하 역에 기차가 도착했어요. 기차에서 내려보니 전철도 다니지 않는 야심한 새벽 시간이었어요. 샌드위치 가게 한 곳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곳도 문을 열지 않았어요. 정말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돈을 약간 환전해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랬으면 중앙역에 갇혀서 환전소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거에요. 일단 짐을 코인 락커에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동전이 없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샌드위치를 사먹고 동전을 만들어서 코인락커에 짐을 집어넣었어요. "이제 어디 갈 거에요?" "전철 열리면 버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 알아봐야죠." 분명 가이드북에는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요. 그러나 부다페스트에서는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를 찾을 수 없었어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