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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4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6 - 왓 쌘팡, 왓 우빠꿋, 왓 껫까람

다리는 후들거리고, 허리는 끊어지게 아프고, 시간은 없고, 가야 할 절은 아직도 세 곳. 마음은 급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태양은 대지를 비추라니까 제 똥줄만 태우고 앉아 있었어요. '해 저물기 전에 왓 껫까람까지 갈 수 있을까?' 욕심을 버리라는 불교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르려면 여기에서 이제 모든 것은 될 대로 되라고 하며 천천히 둘러보는 게 맞을 거다. 그렇지만 단 하나의 절도 포기할 수 없다. 돈 없어서 하루 종일 라면 하나로 버텨야 하는 날에는 부페에서 배부르다고 먹지 않은 그 한 접시가 간절히 떠오른다. 군대 훈련소 시절, 입대 전날 왜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았을까 뼈저리게 후회했다. 지금 절을 하나라도 포기한다면 나중에 이 못 간 절 하나가 계속 떠오르겠지. 미래의 행복을 위해 나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3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5 - 왓 마하완, 왓 부파람

빠뚜 타패를 넘어서 걸어가자 서점이 나왔어요. 서점에 들어가보았어요. 딱히 인상적인 책이 보이지 않았어요. 간단히 둘러본 후 바로 밖으로 나와서 다음 절인 왓 마하완으로 갔어요. "여기가 왓 마하완인가?' 일단 절 이름부터 찾아보았어요. 절 이름부터 사진으로 찍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어느 절을 다녀온 건지 여행기 쓸 때 엄청나게 햇갈리거든요. 오늘 절을 한두 곳 간 것도 아니고 매우 많은 절을 돌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피곤하고 귀찮더라도 무조건 절 이름부터 사진으로 찍어놓아야 했어요. 지금 피곤한 것은 잠깐이나, 나중에 여기가 어느 절인지 찾아보려고 하면 그때는 몇 시간, 심할 때는 며칠간 고생하거든요. "왓 마하완 맞네." 글자를 모두 바로 알아볼 수는 없었어요. 저렇게 둥글둥글하게 써놓은 글자는 아직..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2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4 - 왓 뿌악삐아, 왓 폰 소이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실버 템플'이라는 곳을 갈 수 있다는 표지판이 또 보였어요. 또 얼마 걸어가자 무슨 승려들 학교 같은 사진과 절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있다는 표지판이 나왔어요. 지도를 보니 일단 길은 맞게 잘 찾아가고 있었어요. 지도를 보니 제가 가고 있는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보면 왓 씨 핑 무앙 Wat Si Ping Muang วัดศรีปิงเมือง 이라는 절이 있다고 나왔어요. 표지판에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실버 템플이 있다고 했어요. 실버 템플은 관광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절이었고, 이정표에 'Silver temple' 라는 말과 태국어로 무언가 적혀 있을 뿐이었어요. 사진은 없었어요. '실버 템플이 대체 뭐길래 이정표가 이렇게 붙어 있지?' 왓 씨 핑 무앙이 어떤 절인지도 몰랐지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1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3 - 왓 창땜, 왓 쩻린, 왓 믄뚬, 왓 빤왠

"이제 부지런히 돌아다녀야겠다!" 아무리 이게 우리나라 절 15곳 도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쉬운 거라 해도 절이 12개나 남았다는 것이 점점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동선 자체는 길지 않았어요. 중요한 것은 이 지도상의 동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절 안에 들어가서 구경하기 위해 돌아다녀야 하고, 들어갈 수 있는 법당이 있으면 들어가보아야 하고, 법당에 불상이 모셔져 있으면 삼배도 해야 했으니까요. 절 12곳을 30분씩 본다고 하면 절 관람만 총 6시간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왔어요. 오후 1시 반에 절 관람 소요 시간 6시간을 더하면 7시 30분. 여기에 이동하는 시간도 더해야 했어요. 초행길이라 지도상 거리보다는 분명히 더 걸릴 게 뻔했어요. 보통 인간의 보행 속도..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0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2 - 왓 쩨디 루앙

왓 치앙만에서 왓 쩨디 루앙까지는 조금 걸어가야 했어요. 원래 왓 쩨디 루앙은 전날 보아야했던 절이었어요. 왓 프라씽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왓 쩨디 루앙을 보고 돌아오기로 했는데 지갑 잃어버린 줄 알고 숙소로 달려오느라 가지 못했어요. 숙소로 돌아간 후 다시 보러 나가기에는 거리가 조금 있는 절인데다 매우 큰 절이라 해서 오늘 보기로 했어요. 왓 쩨디 루앙으로 가는 길은 전날 갔던 길과 똑같은 길이었어요. 왓 판따오에서 전날은 서쪽으로 갔고, 오늘은 동쪽과 남쪽을 갈 예정이었어요. 지도상에서는 성이 그다지 크지 않았어요. 정사각형 비슷한 치앙마이 성 한 변은 약 1km 정도였어요. 일단 남쪽 절을 보고, 성벽을 타고 돌아서 동쪽으로 올라가서 동쪽을 본 후, 시간이 남으면 다시 성벽을 따라 북쪽으로 가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9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1 - 왓 람창, 왓 치앙만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났어요. "오늘은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치앙마이 관광을 다 마쳐야 하네." 다음날은 오전에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어요. 치앙마이에서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길은 육로로 하루 걸리는 길. 상당히 긴 여정이 될 거였어요. 다음날 하루 종일 이동이었기 때문에 아침에 땀을 최대한 안 흘리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다음날 아침에 어디 돌아다닐 엄두를 낼 수 없었어요. 그렇게 여유로운 아침이 될 리도 없었구요. 보나마나 숙소에서 최대한 뭉쓰고 밍기적거리다 차가 올 때 즈음에야 짐을 들고 밖으로 나가겠죠. 오늘은 2015년 6월 18일. 다음날 루앙프라방 가는 길에 태국 치앙라이에 있는 왓 롱쿤을 들려서 보기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8 태국 치앙마이 올드 치앙마이 문화 센터 깐똑쇼

이제 어쩌지? 진짜 어쩌지? 땅이 흔들렸어요. 눈 앞이 새하얘졌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스마트폰을 분실한 상태에서 여권과 라오스 여행 경비 전부, 그리고 체크카드를 잃어버렸어요. 이것은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상황. 이제 남은 것은 노트북 컴퓨터와 카메라 뿐이었어요. 이것만으로 남은 일정을 소화할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없었어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돈도 없고 체크카드도 없고 여권도 없으니까요. 치앙마이에 한국 영사관 있나? 그 이전에 치앙마이 경찰서부터 가서 분실 신고를 해야 할텐데. 영사관 가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서 라오스 입국은 될까? 비행기표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출발인데. 만에 하나 여행증명서로 라오스를 못 들어가면 비행기표도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또 체크..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7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왓 시끗, 왓 프라씽

다음 절인 왓 시끗 Wat Si Koet วัดศรีเกิด 으로 갔어요. 왓 시끗은 1638년에 지어진 절이라고 해요. 이 절은 왓 퉁유와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어요. 절당 건물 밖에도 이렇게 불상과 불단이 조성되어 있었어요. 절당 한켠에는 이렇게 벽화가 있었어요. 벽화 앞에는 토끼와 돼지 인형이 있었어요. 시계를 보았어요. 이제 오후 5시 10분이었어요. 아직 왓 프라씽을 못 보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어요. 깐똑쇼를 보기 전에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조금 쉬고 싶었거든요. 숙소에서 조금 멀리 걸어왔기 때문에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도 생각해야 했어요. "이건 뭐지? 글자에 불 붙여서 장식하려는 건가?" 절에 왔으니 절당 안 부처님은 뵙고 가야 했어요. 그래서 다른 것은 대충 둘러보고 법당으로 바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6 태국 치앙마이 여행 - 3왕 동상, 왓 인타낀, 왓 차이 프라 끼앗, 왓 판따오, 왓 퉁유

이제 3왕 동상을 볼 차례. 3왕 동상은 란나 민속 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었어요. 길을 건너서 3왕 동상 앞으로 갔어요. "저 동상 앞까지는 절대 못 가겠다." 3왕 동상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거의 역광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어요. 작은 동상이 아니라 카메라 내장 플래시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3왕 동상 바로 앞에 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했어요. 이때 시각이 오후 2시 40분. 바닥은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져 있었어요. 3왕 동상 바로 앞까지 가기 위해서는 맨발로 저 반들거리는 바닥을 걸어가야 했어요. 일단 혹시 걸어갈 정도로 바닥이 안 뜨거운지 신발을 벗고 발바닥을 살짝 바닥애 대어봤어요. 저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 왔습니다. 당신들 앞까지 도저히 갈 수가 없습니다. "앗, 뜨거!" 발..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5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치앙마이 전통 문화와 란나 민속 박물관

전날 역시 늦게 잤어요.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기는 했지만 그 전에 여행 기록 쓰고 여행기를 조금 쓰다보니 새벽 3시가 넘어버렸거든요. 당연히 아침 일찍 일어날 리가 없었어요. 느긋하게 푹 자고 눈을 떠보니 아침 10시. 이렇게 마음놓고 자도 되었던 이유는 숙소에서 조식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숙소에서 조식을 제공하지 않으니 굳이 아침 먹겠다고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어요. 방에 창문이 있기는 했지만 햇볕이 쫙 들어오는 방은 아니었어요. 햇볕을 쬐어야 잠이 많이 깰텐데 빛이 비실비실 들어오니 잠도 비실비실 깨어갔어요. 오늘 가장 큰 일정은 밤에 깐똑쇼를 보는 것. 그 전에는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치앙마이를 구경하는 것이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허리가 아팠어요. 급히 나가야할 이유가 없..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4 태국 여행 - 치앙마이 야시장, 치앙마이 반허 모스크 มัสยิดบ้านฮ่อ

이제 썽테우 기사와 약속한 시간이 코앞까지 다가왔어요. 돌아가야만 했어요. 다시 케이블카를 탔어요. "나중에 치앙마이를 또 오게 된다면 여기는 또 와야지." 도이수텝 사원은 다시 꼭 오고 싶었어요. 정말로 마음에 들었거든요.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썽테우에 도착했어요. 썽테우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어요. 500바트를 주고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어요. "저녁 먹어야겠다." 이제 6시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저녁은 아까 점심을 먹었던 그 식당으로 가서 먹기로 했어요. 한 그릇으로는 식사가 전혀 되지 않아서 두 그릇 시켰어요. "이 식당이 음식을 잘 하는 건가, 방콕에서 내가 갔던 식당들이 죄다 형편없는 식당이었던 것일까?" 음식을 먹으며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태국 음식 맛있다고 하는데 방콕에서 먹은 음식들..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3 태국 추천 여행지 -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 วัดพระธาตุดอยสุเทพ

숙소로 돌아와 돈을 내고 체크인을 했어요. 짐을 되찾고 카운터를 보는데 우표가 붙어 있는 우편물이 하나 있었어요. "이 우표 저 주면 안 되나요?""가져요." 직원이 우표를 잘라주었어요. 절을 세 곳 다녀오니까 운이 마구 상승했나봐! 너무 좋아! 중학교때 '대항해시대2' 라는 게임을 매우 좋아했다. 그 게임에서 운을 올리기 위해서는 꼭 모스크나 성당에 들어가서 기부를 해야 했다. 나야 절대 그 게임에서 기부 따위는 안 했기 때문에 언제나 그런 종교 시설 들어가면 아주 불운이 가득하다는 소리만 들었지만 말이다. 치앙마이 도착하자마자 절 세 곳을 돌았더니 운이 좋아진 것인가? 갑자기 그 게임이 떠올랐다. 게임에서는 치사하게 성금을 내어야만 운이 좋아졌는데 태국 절은 가서 절만 똑바로 해도 운이 좋아졌다. 앞..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2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왓 빤삥, 왓 우몽 마하테라 찬, 왓 두앙 디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썽테우 기사들이 우루루 달려왔어요. '역 앞은 바가지 쓰기 딱 좋은 곳이지.' 숙소까지 걸어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어요. 거기까지 짐을 다 들고 걸어가는 것은 정말로 추천할 행위가 아니었거든요. 치앙마이 기차역이 제가 가야하는 곳과는 매우 멀기는 했지만, 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분명히 썽테우 가격이 매우 낮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대체로 어느 곳이든 역에서 벗어나면 이런 운송수단은 탑승 가격이 좀 더 낮아지거든요. 치앙마이 일정은 총 3박 4일.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었기 때문에 급할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차피 지금 당장 달려가봐야 체크인하지 못해 짐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었구요. 느긋하게 여유부리며 기차역 사진을 찍었어요. "여기가 치앙마이구나!" 치앙마이역 사진을 이것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1 태국 여행 - 방콕 중앙 우체국, 방콕-치앙마이 기차 침대칸 야간 이동

'대체 언제 어디에서 내리라는 거야? 이러다 후아람퐁역까지 가는 거 아니야? 혹시 내가 버스 방향을 반대로 탔나?'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차장 아주머니는 계속 앉아서 기다리라고만 할 뿐이었어요. 설마 후아람퐁역에서 버스로 고작 한 정거장 밖에 안 되는 거리였던 걸까? 아니면 7번 버스 반대 방향 종점쪽에 있는 걸까? 버스가 달려갈 수록 점점 차이나타운 및 숙소는 계속 가까워져갔어요. 계속 차장 아주머니를 쳐다보았어요. 차장 아주머니는 제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어요. '설마 까먹은 거 아냐?' 버스는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왔어요. 차장 아주머니가 버스에서 내리라고 알려주었어요. 버스에서 내렸어요. "여기 대체 어디에 중앙 우체국이 있다는 거야?"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았지만 우체국 비슷하게 생긴 건..

태국 치앙마이 4월 쏭크란 (설날) 풍습

이제 내일이면 태국은 쏭크란 축제가 시작되요. 태국에서는 쏭크란, 라오스에서는 삐 마이라고 부르지요. 이 설날 풍습은 동남아시아권에서 널리 퍼져 있는 풍습이랍니다. 이 풍습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코 태국의 쏭크란이에요. 일단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에서 관광으로 가장 유명한 국가이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도 가장 발전한 국가이니까요. 인구도 많구요.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태국 북부의 중심 도시에요. 태국 북부는 태국 중부 (방콕, 아유타야 등) 및 남부와 문화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요. 쏭크란 축제 풍습에서도 치앙마이는 태국 중부, 남부 지역과는 다른 풍습들이 있다고 해요. 먼저 쏭크란 축제라 하면 물을 뿌리는 장면을 상상해요. 그런데 이렇게 거리에서 물총 등을 이용해 물을 쏘고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