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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 6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 박물관

"형, 양주시 회암사 가보셨어요?""회암사? 아니. 거기 뭐 있는데?""거기 가보세요. 요즘 절 돌아다니는 거 같은데 거기 좋아요." 제가 갑자기 절을 찾아 열심히 돌아다닐 때, 친한 동생이 양주시 회암사에 가보라고 했어요. 어디인지 찾아보았어요. 대중교통으로 가기에 애매한 위치였어요. 그래서 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거기 뭐 있는데?""거기가 원래 조선 시대때 가장 큰 절인데 유교 원리주의자들이 싸그리 불태워버린 곳이잖아요.""그럼 절터야?""예.""절터는 관심 없어."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회암사는 숭유억불 정책을 펼쳤던 조선 왕조에서 왕과 왕후들의 비호를 받던 절로, '조선의 왕사'라고 불리던 곳이었대요. 행궁으로써의 역할도 했다고 하구요. 조선이 숭유억불 정책을 강하게 펼치기는 했..

여행-한국 2017.07.24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40 타이 아유타야 왓 나 프라멘, 왓 로까야 수타

"이제 드디어 섬 바깥 절을 보러 나간다!" 왓 프라람을 보고 나니 속이 시원해졌어요. 섬 안에서 볼 유적은 이제 끝났어요. 남은 것은 섬 바깥에 있는 유적. 섬 바깥에서 볼 유적은 두 곳이었어요. 동선을 보니 북쪽에 있는 왓 나 프라멘을 먼저 본 후, 와불이 있다고 나와 있는 왓 로까야 수타를 보면 깔끔하게 최소한의 목표는 다 달성할 수 있어 보였어요. 섬 바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다리가 있는 곳으로 먼저 가야 했어요. 지도로 길을 확인한 후,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 위에 올라탔어요. 자전거를 밟는 발이 매우 가벼웠어요. 왓 나 프라멘, 왓 로까야 수타만 보면 아유타야 일정이 끝날 것이었어요. 설령 시간이 아무리 많이 남는다 하더라도 더 돌아다닐 생각이 없었어요. 지도에 나와 있는 유적 상당수가 그렇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9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시산펫, 왓 프라 람

"이제 왓 프라 시산펫 보고 점심 먹어야겠다." 일단 주변에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점심을 먹으려면 이곳에서 멀리 걸어나가야 했어요. 지금 이 땡볕 아래에서는 1mm라도 덜 걷고 싶었어요. 다행히 배가 크게 고프지는 않았어요. 그저 목이 마를 뿐이었어요. 돌아버릴 것처럼 더웠고, 목만 말랐어요. 액체를 아무리 뱃속으로 흘려보내도 소용이 없었어요. 이 정도로 콜라와 물을 계속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동선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바로 옆에 있는 왓 프라 시산펫을 보고 점심을 먹는 것이었어요. "별로 배고프지도 않고..." 그저 타는 목마름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갔어요. 입장료는 이번에도 50바트. 들어가자마자 이곳이 아유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8 태국 아유타야 왓 프라 몽콘 보핏 Wat Phra Mongkhon Bophit

"헉! 벌써 11시 되어가잖아!" 왓 마하탓을 다 보고 나오니 10시 45분. 왓 랏차 부라나를 다 보고 나왔을 때가 9시 30분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왓 마하탓을 둘러보는 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각을 확인해보니 한 시간 동안 둘러보았어요. 왓 랏차 부라나는 그렇게까지 볼 게 없었고, 왓 마하탓도 나무 뿌리가 품고 있는 불상 머리 외에는 그렇게까지 오랫동안 사람의 발을 묶어놓는 곳이 없었어요. 날이 워낙 더워서 천천히 걸어다니며 보기는 했지만 한 곳에 지나치게 오래 서 있었던 곳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규모가 크고 하나하나 잘 살펴보고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왓 마하탓에서만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그 부처님 머리가 무슨 시간을 축지법으..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7 태국 아유타야 왓 랏차 부라나, 왓 마하탓

우르릉 꽝!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태국 와서 3일 연속으로 밤에는 스콜이 내리고 있었어요. 예전 어떤 글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태국 우기에는 스콜이 자주 내리는데 주로 밤에 내리고, 스콜이 밤에 내려주어야 다음날이 그나마 선선하다고 했어요. 이게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스콜이 내리든 말든 상관없이 낮에 무지 더운 것은 사실이었어요. 하루에 샤워를 6번 했다는 것에서 얼마나 더운지 증명되었어요.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샤워한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마지막에 샤워하고 에어컨 바람 쐬고 있는데도 더워서 다시 찬물로 샤워한 것은 얼마나 더운지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어요. 폭우처럼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아침 8시 즈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32 태국 방콕에서 기차로 아유타야 가는 길

방에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비록 시간이 늦기는 했지만 여행 기록을 쓰고 싶었어요. 이 감정을 제대로 적어놓고 싶었거든요. 상상과 너무나도 달랐던 방콕의 첫 모습. 이 모습들을 뒤집을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너무나 강력하고 충격적인 모습들이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것들로는 생각이 바뀔 리 없었어요. 어쩌면 이 여행 기록을 쓰는 행동이 저 자신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일 수도 있어요. 여행 기록 작성하며 안 좋은 감정을 다 쏟아붓고 다음날부터 다시 새롭게 태국을 바라보고 싶었거든요. 우르르릉 쾅 쏴아아 여행기를 쓰고 있는데 밖에서 무섭게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스콜이 쏟아져 내렸어요. 모든 것을 다 씻어내려가려는 것처럼 무섭게 퍼부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