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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76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90 라오스 비엔티안 여행 - 베트남 절 방 렁 사원 (왓 반 렁)

역시나 아침 8시에 일어났어요. 라오스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올라서야 하는 2015년 6월 27일이 밝아버렸어요. 아무리 저항해도 대자연의 섭리, 시간의 흐름을 거부할 수 없었어요.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바로 씻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른 날에는 피곤하고 몸이 아파서 침대에 누워 조금 더 쉬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어요. 이날은 달랐어요. 출국일이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서 옷을 버려서는 안 되었기 때문에 일찍 나가서 열심히 돌아다닐 수 없었어요. 블로그 지인분과의 점심 약속은 오후 1시. 그 전에 전날 밤에 발견한 베트남 절이나 적당히 다녀올 계획이었어요. 그래도 마지막날에 '베트남 절'이라는 곳이 남아 있어서인지 다른 여행 때와는 달리 그렇게까지 체념하거나 만사 될 대로 되라..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86 라오스 비엔티안 탓 루앙, 왓 탓 루앙 타이, 왓 탓 루앙 느아, 왓 넝 번

'어떻게 하지? 지금 탓 루앙으로 걸어가면 못 볼 것이 뻔하고, 그렇다고 탓 루앙을 내일로 미룰 수도 없고...' 방법은 하나 뿐이었어요. 탈 것을 이용해서 빨리 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뚝뚝을 찾아보았어요. 빠뚜싸이 옆에는 뚝뚝이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뚝뚝 기사에게 다가갔어요. "어디 가요""탓 루앙요.""25000낍.""버! (아니요)" 25000낍을 부르자 바로 안 간다고 대답하고 다른 뚝뚝 기사를 찾으려고 발걸음을 돌리려 했어요. "얼마?" 빠뚜싸이에서 탓 루앙은 2km 정도. 그리고 탓 루앙이 조금 후면 문을 닫을 테니 1만낍만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흥정하며 시간을 날리고 싶지 않았어요. "15000낍.""가요." 뚝뚝을 탔어요. 뚝뚝..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8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 왓 아함, 다라 시장, 왓 탓, 왓 호씨앙

왓 위쑨나랏과 왓 아함은 사실상 한 절 같았어요. 같은 울타리 안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어요. 탓 막모를 다시 한 번 보았어요. 왓 위쑨나랏 건물을 멀리서 사진을 찍었어요. 이제 왓 아함에 들어갈 차례. 왓 아함으로 갔어요. 표지판에 라오어로는 ວັດ ອາຮາມ 이라고 적혀 있었고, 라틴 문자로는 WAT AHAM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거 밧이 아니라 왓이다!" 라오스는 프랑스 통치를 받은 적이 있어서 라틴 문자 표기를 불어식으로 표기했어요. 예를 들어서 절이 라오어로는 ວັດ 인데, 이것의 발음은 '왓'이에요. 하지만 라틴 문자로 표기할 때는 wat 이 아니라 vat 이라고 표기해요. 불어에서는 w와 v 발음이 같거든요. 그런데 이 절은 또 혼자 vat 이 아니라 wat 으로 적혀 있었어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7 라오스 루앙프라방 유적 - 왓 마노롬, 왓 위쑨나랏

쑤파누웡 동상에서 조금 걸어가자 관공서처럼 생긴 건물이 나왔어요. "이건 시청쯤 되는 건가?" 표지판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읽어보았어요. UXO LAO VISITORS CENTRE 아...불발탄... UXO 는 Unexploded Ordnance Programme 의 약자에요. 직역하면 '불발탄 센터'. 베트남 전쟁때 전쟁의 불길이 라오스에까지 번지면서 미군이 라오스 영토까지 뻗은 호치민 루트를 파괴하기 위해 라오스에 대대적인 폭격을 실시했어요. 라오스는 공산주의 게릴라인 파텟 라오와 왕정 정부군 사이에서 내전중이었구요. 그래서 라오스 전역에 불발탄이 상당히 많이 산재해 있다고 해요. 입구에 놓인 커다란 쇳덩이들은 불발탄이었어요. 안에 들어가볼까 하다가 발길을 돌려 다음 절을 향해 걸어갔어요. 길을 걸어..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5 라오스 루앙프라방 절 - 왓 싸깸, 왓 푸 콰이

지도상으로 보면 다음 절까지 그렇게 멀지 않았어요. 애초에 거리가 4km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였거든요. 이 4km 정도 되는 거리에 절이 여러 곳 있었고, 절 하나하나를 들리면서 구경도 하고 루앙프라방 시내도 돌아다닐 계획이었어요. 이론적으로 보면 조금 걷다가 절 가서 삼배 드리고 또 조금 걷다가 절 가서 삼배 드리는 길이었어요. 첫 번째 절을 잘 보았기 때문에 발걸음이 가벼워졌어요. 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평화로운 시골길이었어요. "내가 대체 얼마나 외곽으로 나온 거지?" 4km면 그렇게 외곽까지 기어나온 것도 아니었어요. 여행자 거리도 그리 도시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영락없는 시골 마을의 풍경. 거리에서 사람들이 가축을 몰고 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어요. 라오..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4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탁발 행렬, 아침 시장, 산티 쩨디, 왓 빠폰파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했어요. "여행 기록 쓰는 게 무슨 밀린 숙제하는 것 같네." 귀찮아서 후딱 쓰고 끝내고 싶은데 기록을 정리해서 남기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며칠 동안 기록을 남기지 못했는데 그것을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당장 오늘 여행 기록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거든요. 아주 많이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어요. 지도상 거리만 보면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단지 절을 참 많이 갔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솔직히 오늘 간 절 이름이 전부 떠오르지도 않았어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해야 하는데 사진도 많았어요. 사진이 150장이 넘었어요. 이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어요. 150장이 넘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었어요. 돌아다닐 때 딱히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3 라오스 루앙프라방 - 왓 빡칸, 왓 판 렁

이제 다음 절은 남칸강에서 멀지 않은 왓 빡칸이었어요. 왓 빡칸을 둘러본 후, 남칸강을 따라 한참을 걸어내려가서 나무 다리를 건너가서 거기 있는 절 두 곳을 보는 것이 오늘 일정의 마지막이었어요. 이렇게 돌아다닌 후에는 딱히 계획이 없었어요. 야시장 쪽으로 가서 저녁 사먹고, 야시장 조금 구경하고 숙소 돌아가서 쉴 생각이었어요. 다음날 루앙프라방 시내 구경을 다 마쳐야 했거든요. 다음날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니 오늘은 숙소로 조금 일찍 들어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로 했어요. 18시 10분. 왓 빡칸에 도착했어요. 라틴 문자로는 VAT PAK KHAN KHAMMUNGKHUN 이라고 적혀 있었고, 라오어로는 ວັດປາກຄານ ຄຳມຸງຄຸນ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법당 문은 잠겨 있었어요..

서울 종로구 숭인동 창신역 절 - 청룡사

이번에 가본 절은 서울 종로구 창신역 근처에 있는 절인 청룡사에요. 이 절은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의 말사로, 숭인동에 있어요. 이 절은 역사가 꽤 깊은 절로, 922년 고려 태조 시절 도선국사의 유언에 따라 태조 왕건이 어명을 내려 창건한 절이라고 해요. 고려 정종 2년인 1036년에 만선 비구니 스님이 이 절을 중창했고, 이후 여러 차례 중창해서 10차의 중창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해요. 1158년 회정 스님이 두 번째로 중창했을 때, 이 부근에는 청룡사 동북쪽 고개 너머에 있는 보문사 창건 이후 43년 만에 처음 세워진 절이라 해서 '새절 승방'이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조선시대로 넘어가서 1771년 영조가 이 절에 '정업원구기'라는 글을 내려 비석과 비각을 세우게 했고, 이때 절 이름을 잠시..

여행-서울 2017.04.29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2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왓 씨분흐앙, 왓 쑤완나 키리, 왓 씨앙통

"여기도 절이 있네?" 절이 끝없이 나왔어요. 절 너머 절이었어요. 절 하나 보고 조금 걷나 싶으면 절이 하나 또 나왔어요. 이건 절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절이 아예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요. 절 하나 보고 바로 옆 절 가는 식이었거든요. 치앙마이에 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 정도로 많이 있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절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루앙프라방이 처음이었어요. 왓 씨히뭉쿤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옆 절이나 마찬가지인 절로 갔어요. 여기는 라틴 문자로 적힌 절 이름 표지판이 없었어요. 라오어로 ວັດສຼີບຸນເຮືອງ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왓 씨분흐앙이었어요. 지도에는 Wat Sibounheuang 이라고 나온 곳이었어요. 왓 씨분흐앙은 1758년 Sotikakouman..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1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 왓 농씨쿤므앙, 왓 쌘, 왓 쏩, 왓 씨 뭉쿤

다음 절을 갈 차례였어요. 길을 따라 걸었어요. 친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왓 시러시러 밧 시러시러 모스크 오 노절 시러시러 암자 시러시러 항상 내 곁엔 오! 부두! "뭐?" 친구가 우유송에 맞추어서 노래를 불렀어요. 아주 절묘하게 딱 들어맞았어요. 가사를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어요. 친구가 왓 가기 싫다고 해서 '여기는 VAT 라고 적혀 있잖아! 이것은 밧! 태국의 왓과 다른 거야!' 라고 말하며 친구를 데리고 다니고 있었어요. 친구도 어떻게든 절을 하나라도 덜 가기 위해 가이드북도 뒤져보고 지도를 뒤져보았지만 정말 갈 곳은 절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절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건데, 옆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왜 하필 부두야?""왜? 사이언톨로지도 넣고 다 넣어볼까?""너 나..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0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 왓 마이 쑤완나푸마함

숙소로 돌아와서 컵에 주스를 한 잔 따라마시고 주스를 냉장고에 넣었어요. 주스를 마신 컵은 탁자 위에 올려놓았어요. 샤워를 하고 자리에 드러누웠어요. 여행 기록을 남길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만사 귀찮았어요. 여행 기록을 남기는 것에 회의감이 들거나 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정말로 피곤했어요. 드러누워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내일 쓰든가 해야지." 정신없이 잤어요. 단 한 번도 깨지 않고 잤어요. 인생에서 이 시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잤어요. 실컷 자고 일어나보니 아침 8시 반. "주스 한 잔 마시고 씻고 나가야지."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었어요. 전날 주스 마시고 방치해놓은 컵을 보았어요. "으억! 이거 뭐야!"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아주 조그만 개미들이 ..

서울특별시 절 - 종로구 옥인동 불국사 佛國寺

경상북도 경주에서 대표적인 절은 불국사와 석굴암이에요. 이곳은 수학여행으로도 잘 가는 곳이고, 경주 여행을 갈 때 잘 가는 곳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불국사와 석굴암을 들으면 바로 경상북도 경주부터 떠올려요. 학교에서 배우고, 수학여행 등 여러 방법으로 경주에서 직접 가보고 하니까요. 그런데 불국사와 석굴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절은 우리나라 도처에 있어요. 심지어 불국사는 서울에 두 곳 있어요. 둘 다 이름만 '불국사'가 아니라 진짜 절이에요. 서울에는 종로에 한 곳, 강남 일원동에 한 곳 있어요. 불국사를 다녀왔다고 해서 무조건 경주에 다녀온 것은 아니에요. 제가 이번에 가본 절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옥인동에 있는 불국사에요. 여기는 '불국사'를 찾아가기 위해 가본 절은 아니고, 서촌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

여행-서울 2017.04.11

서울의 절 - 동대문구 청량리 청량사

동대문구 청량리에는 '청량사' 라는 절이 있어요. 청량리를 지나다닐 때마다 왜 여기는 절이 없을까 궁금해했었어요. '시조사 삼거리'라는 곳이 있기는 한데 '시조사'는 절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떤 절이 있나 찾아보니 청량사가 있었어요. 단, 청량사는 청량리역 근처에 있는 것은 아니고 떡전교 사거리에서 숭인원 쪽으로 올라가야 해요.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이 바로 관음전이었어요. 관음전 내부는 잠겨 있었어요. 청량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에요. 동국여지승람에는 청량사가 삼각산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대요. 홍릉을 조성하면서 사찰소재 근역을 천장산으로 부른 듯 하대요.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고려 예종 12년인 1117년 예종이 거사 불교의 큰 인물인 이지현을 불러 이 절에 머무르도록 했..

여행-서울 2017.03.27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5 태국 여행 - 치앙라이 왓 롱쿤 (화이트 템플, White temple)

숙소에 돌아왔어요. 돌아오는 길이 오늘따라 유독 더 멀게 느껴졌어요. 분명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닌데 중량천을 완주하던 날 그 고통과 맞먹을 정도로 힘겹게 걸어왔어요. 차이점이라면 중량천 완주하던 날은 다리와 발이 아팠고, 지금은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었어요. 아주 오래전에 허리를 한 번 삐끗한 적이 있기는 했지만, 그 이후 딱히 허리가 안 좋은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여행 와서 갑자기 허리 통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었어요. '이거 가방 문제인가?' 옆으로 메는 가방을 메고 하루 종일 걸어다니는 날이 계속 되어서 허리에 무리가 가고 있는 건가? 원래는 여행 중 어지간하면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고 돌아다녔어요. 이런 버릇이 생긴 것은 지난 베트남 여행에서부터였어요. 베트남 여행 중 손에 무언가 들고 돌아다니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4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6 - 왓 쌘팡, 왓 우빠꿋, 왓 껫까람

다리는 후들거리고, 허리는 끊어지게 아프고, 시간은 없고, 가야 할 절은 아직도 세 곳. 마음은 급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태양은 대지를 비추라니까 제 똥줄만 태우고 앉아 있었어요. '해 저물기 전에 왓 껫까람까지 갈 수 있을까?' 욕심을 버리라는 불교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르려면 여기에서 이제 모든 것은 될 대로 되라고 하며 천천히 둘러보는 게 맞을 거다. 그렇지만 단 하나의 절도 포기할 수 없다. 돈 없어서 하루 종일 라면 하나로 버텨야 하는 날에는 부페에서 배부르다고 먹지 않은 그 한 접시가 간절히 떠오른다. 군대 훈련소 시절, 입대 전날 왜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았을까 뼈저리게 후회했다. 지금 절을 하나라도 포기한다면 나중에 이 못 간 절 하나가 계속 떠오르겠지. 미래의 행복을 위해 나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3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5 - 왓 마하완, 왓 부파람

빠뚜 타패를 넘어서 걸어가자 서점이 나왔어요. 서점에 들어가보았어요. 딱히 인상적인 책이 보이지 않았어요. 간단히 둘러본 후 바로 밖으로 나와서 다음 절인 왓 마하완으로 갔어요. "여기가 왓 마하완인가?' 일단 절 이름부터 찾아보았어요. 절 이름부터 사진으로 찍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어느 절을 다녀온 건지 여행기 쓸 때 엄청나게 햇갈리거든요. 오늘 절을 한두 곳 간 것도 아니고 매우 많은 절을 돌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피곤하고 귀찮더라도 무조건 절 이름부터 사진으로 찍어놓아야 했어요. 지금 피곤한 것은 잠깐이나, 나중에 여기가 어느 절인지 찾아보려고 하면 그때는 몇 시간, 심할 때는 며칠간 고생하거든요. "왓 마하완 맞네." 글자를 모두 바로 알아볼 수는 없었어요. 저렇게 둥글둥글하게 써놓은 글자는 아직..

경기도 의정부 천보산 절 - 금오동 영화사

의정부시에는 절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영화사에요. 영화사는 천보산 자락에 있는 절로, 크지 않고 아담한 절이에요. 영화사는 금오동에 있어요. 금오주공2단지아파트를 따라 천보산 쪽으로 쭉 가다보면 나와요. 입구에는 소림사, 영화사라고 되어 있지만 절대 두 절이 같이 있는 게 아니에요. 소림사는 천보산 정상 근처에 있는 절로, 영화사에서 가깝지 않아요. 단지 소림사로 올라가는 천보산 등산길이 이쪽에 있기 때문에 같이 표기된 것 뿐이에요. 이렇게 길이 갈려요. 절 입구에는 이렇게 탑이 있어요. 탑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이렇게 영화사가 나와요. 영화사는 작은 절로, 이렇게 생겼어요.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대웅전이에요. 대웅전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작은 절이라 범종각도 단촐하고 단순했어요. 이 ..

여행-한국 2017.03.07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2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4 - 왓 뿌악삐아, 왓 폰 소이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실버 템플'이라는 곳을 갈 수 있다는 표지판이 또 보였어요. 또 얼마 걸어가자 무슨 승려들 학교 같은 사진과 절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있다는 표지판이 나왔어요. 지도를 보니 일단 길은 맞게 잘 찾아가고 있었어요. 지도를 보니 제가 가고 있는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보면 왓 씨 핑 무앙 Wat Si Ping Muang วัดศรีปิงเมือง 이라는 절이 있다고 나왔어요. 표지판에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실버 템플이 있다고 했어요. 실버 템플은 관광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절이었고, 이정표에 'Silver temple' 라는 말과 태국어로 무언가 적혀 있을 뿐이었어요. 사진은 없었어요. '실버 템플이 대체 뭐길래 이정표가 이렇게 붙어 있지?' 왓 씨 핑 무앙이 어떤 절인지도 몰랐지만..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60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2 - 왓 쩨디 루앙

왓 치앙만에서 왓 쩨디 루앙까지는 조금 걸어가야 했어요. 원래 왓 쩨디 루앙은 전날 보아야했던 절이었어요. 왓 프라씽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왓 쩨디 루앙을 보고 돌아오기로 했는데 지갑 잃어버린 줄 알고 숙소로 달려오느라 가지 못했어요. 숙소로 돌아간 후 다시 보러 나가기에는 거리가 조금 있는 절인데다 매우 큰 절이라 해서 오늘 보기로 했어요. 왓 쩨디 루앙으로 가는 길은 전날 갔던 길과 똑같은 길이었어요. 왓 판따오에서 전날은 서쪽으로 갔고, 오늘은 동쪽과 남쪽을 갈 예정이었어요. 지도상에서는 성이 그다지 크지 않았어요. 정사각형 비슷한 치앙마이 성 한 변은 약 1km 정도였어요. 일단 남쪽 절을 보고, 성벽을 타고 돌아서 동쪽으로 올라가서 동쪽을 본 후, 시간이 남으면 다시 성벽을 따라 북쪽으로 가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9 태국 치앙마이 하루에 절 14곳 돌기 01 - 왓 람창, 왓 치앙만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났어요. "오늘은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치앙마이 관광을 다 마쳐야 하네." 다음날은 오전에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어요. 치앙마이에서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길은 육로로 하루 걸리는 길. 상당히 긴 여정이 될 거였어요. 다음날 하루 종일 이동이었기 때문에 아침에 땀을 최대한 안 흘리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다음날 아침에 어디 돌아다닐 엄두를 낼 수 없었어요. 그렇게 여유로운 아침이 될 리도 없었구요. 보나마나 숙소에서 최대한 뭉쓰고 밍기적거리다 차가 올 때 즈음에야 짐을 들고 밖으로 나가겠죠. 오늘은 2015년 6월 18일. 다음날 루앙프라방 가는 길에 태국 치앙라이에 있는 왓 롱쿤을 들려서 보기는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7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왓 시끗, 왓 프라씽

다음 절인 왓 시끗 Wat Si Koet วัดศรีเกิด 으로 갔어요. 왓 시끗은 1638년에 지어진 절이라고 해요. 이 절은 왓 퉁유와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어요. 절당 건물 밖에도 이렇게 불상과 불단이 조성되어 있었어요. 절당 한켠에는 이렇게 벽화가 있었어요. 벽화 앞에는 토끼와 돼지 인형이 있었어요. 시계를 보았어요. 이제 오후 5시 10분이었어요. 아직 왓 프라씽을 못 보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어요. 깐똑쇼를 보기 전에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조금 쉬고 싶었거든요. 숙소에서 조금 멀리 걸어왔기 때문에 숙소까지 돌아가는 길도 생각해야 했어요. "이건 뭐지? 글자에 불 붙여서 장식하려는 건가?" 절에 왔으니 절당 안 부처님은 뵙고 가야 했어요. 그래서 다른 것은 대충 둘러보고 법당으로 바로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6 태국 치앙마이 여행 - 3왕 동상, 왓 인타낀, 왓 차이 프라 끼앗, 왓 판따오, 왓 퉁유

이제 3왕 동상을 볼 차례. 3왕 동상은 란나 민속 박물관 길 건너편에 있었어요. 길을 건너서 3왕 동상 앞으로 갔어요. "저 동상 앞까지는 절대 못 가겠다." 3왕 동상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거의 역광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어요. 작은 동상이 아니라 카메라 내장 플래시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3왕 동상 바로 앞에 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했어요. 이때 시각이 오후 2시 40분. 바닥은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져 있었어요. 3왕 동상 바로 앞까지 가기 위해서는 맨발로 저 반들거리는 바닥을 걸어가야 했어요. 일단 혹시 걸어갈 정도로 바닥이 안 뜨거운지 신발을 벗고 발바닥을 살짝 바닥애 대어봤어요. 저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 왔습니다. 당신들 앞까지 도저히 갈 수가 없습니다. "앗, 뜨거!" 발..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3 태국 추천 여행지 -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 วัดพระธาตุดอยสุเทพ

숙소로 돌아와 돈을 내고 체크인을 했어요. 짐을 되찾고 카운터를 보는데 우표가 붙어 있는 우편물이 하나 있었어요. "이 우표 저 주면 안 되나요?""가져요." 직원이 우표를 잘라주었어요. 절을 세 곳 다녀오니까 운이 마구 상승했나봐! 너무 좋아! 중학교때 '대항해시대2' 라는 게임을 매우 좋아했다. 그 게임에서 운을 올리기 위해서는 꼭 모스크나 성당에 들어가서 기부를 해야 했다. 나야 절대 그 게임에서 기부 따위는 안 했기 때문에 언제나 그런 종교 시설 들어가면 아주 불운이 가득하다는 소리만 들었지만 말이다. 치앙마이 도착하자마자 절 세 곳을 돌았더니 운이 좋아진 것인가? 갑자기 그 게임이 떠올랐다. 게임에서는 치사하게 성금을 내어야만 운이 좋아졌는데 태국 절은 가서 절만 똑바로 해도 운이 좋아졌다. 앞..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2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왓 빤삥, 왓 우몽 마하테라 찬, 왓 두앙 디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썽테우 기사들이 우루루 달려왔어요. '역 앞은 바가지 쓰기 딱 좋은 곳이지.' 숙소까지 걸어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어요. 거기까지 짐을 다 들고 걸어가는 것은 정말로 추천할 행위가 아니었거든요. 치앙마이 기차역이 제가 가야하는 곳과는 매우 멀기는 했지만, 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분명히 썽테우 가격이 매우 낮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대체로 어느 곳이든 역에서 벗어나면 이런 운송수단은 탑승 가격이 좀 더 낮아지거든요. 치앙마이 일정은 총 3박 4일.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었기 때문에 급할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차피 지금 당장 달려가봐야 체크인하지 못해 짐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었구요. 느긋하게 여유부리며 기차역 사진을 찍었어요. "여기가 치앙마이구나!" 치앙마이역 사진을 이것저..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48 태국 방콕 왓 아룬 사원 (새벽 사원) วัดอรุณ, Wat Arun

왓 포 사원에서 나오면서 고민이 하나 시작되었어요. '점심 뭐 먹지?' 아침을 먹어서 점심을 꼭 먹어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점심을 안 먹으면 언제 먹을지 모르는 저녁을 먹기 전까지 배가 많이 고플 것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점심을 지금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이 딱 점심 시간이었기 때문에 지금 점심을 먹지 않으면 저녁 먹는 시간까지 덩달아 매우 애매해질 것이 안 봐도 뻔했어요. 평소에도 상당히 어정쩡한 시간에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해서 저녁 먹는 시간이 애매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배가 고프지는 않은데 식사를 안 하면 체력이 이따 급격히 떨어질 수 있었어요. 게다가 지금 점심을 먹는다면 길거리 음식을 먹어도 만든지 그렇게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47 태국 방콕 왓 포 사원

2015년 6월 14일 아침 8시 30분.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원래는 이 즈음에 이미 식사를 마치고 올라와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겠지만 오늘 아주 일찍 나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8시 30분까지 잤어요. 이것도 제 기준에서는 매우 이른 아침이기는 했지만요. 이렇게 조금은 느긋하게 아침에 일어난 이유는 이날이 바로 일요일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오늘은 일요일이니 단체 관광객이 아침부터 왓 포, 왓 아룬으로 몰려올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거다.' 전날 잠자기 직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일요일이라면 단체 관광객들 및 개인 관광객 상당수가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이나 짜뚜짝 주말 시장으로 많이 빠질 거에요. 이 둘은 주말에만 열리는 곳이니 단체 관광객들은 분명히 담넌 싸두악 쪽으로 다 몰리고,..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44 타이 펫부리 여행 - 페차부리 왓 프라 논 วัดพระนอน, 시내 풍경

땀 카오야이 사원에 올 때 타고 온 뚝뚝을 다시 탔어요. 하늘은 소나기가 내릴 것처럼 회색빛 구름이 가득했어요. 오후 4시 40분. 다음 목적지인 왓 프라 논 วัดพระนอน 에 도착했어요. 이곳은 펫부리 관광 안내 팻말에는 왓 프라 논으로 되어 있었고, 가이드북에는 왓 풋타 싸이얏 วัดพุทธไสยาสน์ 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정작 절에는 '위하라 프라 논'이라고 적혀 있었구요. 아까 동굴 사원은 분명히 관광 안내 팻말 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아서 잘 갔는데 이상한 결과가 나왔고, 이번 절은 관광 안내 팻말에 나와 있는대로 물어보아서 가니 제대로 오기는 한 것 같은데 가이드북에는 없었어요. 나중에야 가이드북에 이 절이 '왓 풋타싸이얏'이라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기는 한데, 딱히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복습의 시간 - 53 중국 둔황 절 - 뇌음사 中国 敦煌 雷音寺

담장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자 입구가 나왔어요. "여기 이름은 뇌음사구나." 한자가 흘겨서 적혀 있지 않아서 읽을 수 있었어요. 중국어 발음으로 어찌 읽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말로 읽으면 뇌음사. 천둥 소리 절이었어요. '그러고보니 중국 와서 절을 가볼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구나.' 절, 모스크 가서 구경하는 것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올 때 중국에서 절을 가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어요. 그냥 한족들의 것 자체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모든 정신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인들의 삶과 문화를 관찰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어요. 한족들의 절을 가본다는 생각은 아예 해보지를 않았어요. 관심도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이 절을 가게 된 것 역시 의도해서 간 것이 아니라 막..

서울의 절 - 종로구 조계사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절은 아마 조계사일 거에요. 조계사는 서울의 도심인 종로구에 위치한 절로, 광화문과 인사동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요. 하지만 조계사는 역사가 그렇게 긴 절은 아니에요. 1910년에 '각황사'라는 이름으로 절이 지어졌는데, 근대 한국 불교의 총본산이자 근대 한국 불교 최초의 포교당이자 4대문 안에 최초로 자리잡은 사찰이었어요. 1937년 각황사를 현재의 조계사 위치로 옮기는 공사가 시작되었고, 1938년 삼각산에 있던 태고사를 이전하는 형식을 취해 절 이름이 태고사로 바뀌었어요. 이후 1938년 10월 25일 총본산 대웅전 건물의 준공 봉불식이 거행되었어요. 광복 이후인 1954년 일제 잔재를 몰아내려는 불교 정화 운동이 일어난 후 이름이 조계사로 바뀌었어요. 조계사는 여러 번 간 절이..

여행-서울 2016.10.29

(불교) 한국의 절 - 경기도 의정부 천보산 소림사

의정부에 절이 이렇게 없나? 의정부에는 어떤 절이 있나 찾아보는데 절이 정말 별로 없었어요. 의정부 남쪽에 망월사, 회룡사가 있고 그 주변에 절이 몰려 있기는 했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절이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천보산 정상 근처에 소림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한 번 가 보았어요. 소림사를 가기 위해서는 의정부 금오동에서 천보산을 올라가야 해요. 거리상으로는 800m 정도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계곡을 따라 걸어가요. 조금 걸어가다보면 이렇게 등산이 시작되요. 구두를 신고 갈 절은 절대 아니더라구요. 망월사도 올라갈 때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망월사보다 올라가기 더 힘들었어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은데다 돌이 깨져서 모래로 된 경사진 곳도 많았어요. 이렇게 천보산을 쭉 올라가다보..

여행-한국 201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