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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 26

아제르바이잔 바쿠 처녀의 탑 명칭 유래

아제르바이잔 상징이라면 아마 0순위가 이것일 거에요. 바쿠에 가면 꼭 가게 되는 곳이지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이 남대문, 석굴암, 한라산 같은 것이듯 아제르바이잔도 이렇게 자기들을 대표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처녀의 탑이랍니다. 바쿠 관광은 이체리셰헤르가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이체리셰헤르에서 대표적인, 그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유적이 바로 이 처녀의 탑이거든요. 이것만큼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배 타고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들어올 때에도 보인답니다. 그런데 이것은 왜 하필 이름이 '처녀의 탑' 일까요? 그냥 외국인이 막 붙인 이름이 아니라 아제르바이잔어로 Qız Qalası 에요. 그들 말로도 '처녀의 탑' 인 셈이죠. 제가 들은 이야기는 2개..

두 개의 장벽 - 45 바쿠에서 다시 타슈켄트로

"야, 빨리 일어나!" 친구가 다급한 목소리로 저를 깨웠어요. 2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아마 4시가 되어서야 잠들었을 거에요. 잠을 조금 자나 싶었는데 친구는 저를 흔들어 깨웠어요. "왜!" "택시기사 왔어!" "몇 시인데?" "8시!" 전날. 우리는 택시기사에게 아침 11시 25분 비행기이니 호스텔에 8시에 와 달라고 부탁했어요. 택시기사는 공항까지 금방 가니 아침 9시에 오겠다고 했어요.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을 들어보니 9시에 바로 출발하면 2시간 즈음 전에 공항에 도착할 것이고, 그 정도면 충분했어요. 그래서 9시에 가자고 했는데 택시기사가 아무 말 없이 아침 8시에 왔어요. 택시기사는 자기는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짐 끌고 그쪽으로 오라고 말하고 호스텔에서 나갔어요. 친구가 빨리 준비하라고 재..

두 개의 장벽 - 44 아제르바이잔 바쿠

오늘은 뭐하지? 아직 실내는 어두웠어요. 돌아갈 날이 내일이라 일찍 일어나지는구나. 짐 싸는 거야 금방 싸겠지? 짐을 한 두 번 싸본 것도 아니니까. 여행 가기 전에도 짐은 후다닥 싸는데 이 정도 쯤이야. 무게를 맞추기 위해 친구 짐과 섞어서 싸긴 해야 하지만 정 안 되면 친구 짐까지 내가 싸 버려야지. 둘 다 부서질 것은 없으니 책만 잘 나누어 넣고 나머지는 다 쑤셔박고 때려박아도 돼. 짐 싸고 나서 무엇을 할까? 그냥 시내나 돌아다닐까? 아니면 바쿠 외곽에 있는 예쁜 모스크? 세데렉 시장? 전날 오늘은 푹 쉴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오늘이 되자 그냥 얌전히 집에서 쉬기는 뭔가 아쉬웠어요.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초청장 받는 것도 문제고 비자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결정적으로 여..

두 개의 장벽 - 43 아제르바이잔 바쿠 현충공원

모스크 구경을 마무리하고 현충공원으로 향했어요. 급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걸었어요. 현충공원에서 보는 아제르바이잔의 타오르는 푸른 불...저 건물은 불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저게 진짜 타오르는 불이었다면 진짜로 볼 만 했겠죠. 정말 다행히도 진짜 타오르는 불이 아니에요. 푸른 불이라...국장의 불꽃 색깔은 붉은 색인데 저것은 푸른 색. 저 건물을 진짜 붉은 색 유리로 만들었다면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보기에는 나쁘지 않겠지만, 여름에는 정말 보기만 해도 더 덥게 느껴졌겠지? 붉은 색 건물이어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했다면 멀리서 보았을 때 거대한 불이 도시를 덮치는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이곳이 현충공원인 이유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때 전사 및 사살된..

두 개의 장벽 - 42 아제르바이잔 바쿠 셰히들릭 모스크

버스는 우리가 아는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돌아갔어요. 버스가 간 길은 큰 길이 아니라 이맘 후세인 모스크 옆 길로 들어갔어요. "이 버스, 원래 여기로 다니는 버스 맞나?" 이맘 후세인 모스크 주변은 버스가 다니게 생긴 길이 아니에요. 물론 다닌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지만 버스가 다니기에는 일단 길이 너무 좁았어요. 오늘도 현충공원으로 가는 무료 전동차가 운행하지 않는 것과 버스가 좁은 골목길을 비집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있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이맘 후세인 모스크에서 내려서 현충공원까지 걸어가기에는 가깝지 않은 거리. 게다가 지금은 낮이라 그렇게 걷기에는 더웠어요. 버스는 동상이 있는 로타리에서 공원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더니 버스를 세웠어요. '혹시 여기에서 내려서 가라는 건가?' 다행..

두 개의 장벽 - 41 아제르바이잔 바쿠

잠 못 드는 밤. 이제 여행이 진짜 끝나간다는 것이 진짜 실감났어요. 그 생각이 생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껴졌어요. 모레면 돌아가는구나.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요. 정말 다행이에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요.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꿈에서 깨어난다는 것. 그렇다면 지금 내가 아제르바이잔에 있는 것은? 이것은 꿈 속의 꿈. 정말로 행복한 꿈. 꿈 속의 꿈에서 깨어나 꿈 속으로 돌아가기. 사실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는 것에 비한다면 별 거 아니에요. 그러나 아무리 꿈 속이라도 행복한 꿈 속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아무리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자각몽이라 하더라도 그 꿈이 즐겁다면 깨고 싶지 않은 것 처럼요. 마음이 심란하니 잠이 오지 ..

두 개의 장벽 - 40 아제르바이잔 바쿠 중앙우체국

중앙우체국에 가려고 한 이유는 혹시 아제르바이잔 전통의상 우표가 있는지 보러 가기 위해서였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중앙우체국에서 수집용 우표를 따로 팔아요. 단연 우즈베키스탄 뿐만 아니라 체코,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타지키스탄에서도 그랬어요. 알바니아는 직접 중앙우체국에 가본 것은 아니지만 티라나에서 간 우체국에서 수집용 우표 사려면 중앙 우체국에 가라고 알려주었어요. 중앙우체국 가서 우표를 사면 좋은 점이 거리에서 사는 것보다 조금 싸요. 우리나라는 아예 액면가에 팔구요. 아까 우체국에서 중앙우체국은 이쪽에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대학교는 그냥 본 거 하나 늘리고 시간 때울 셈으로 간 거에 비해 여기는 보다 확실한 목표가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교를 찾자마자 재빨리 우체국을 찾기 시작했어요. "중앙우체국..

두 개의 장벽 - 39 아제르바이잔 바쿠 국립 대학교

밤새 자다 깨다 반복했어요. 조금 자다 깨어났고, 또 조금 자다가 깨어났어요. 오랜만에 자판기 커피를 마셔서 그런가? 그럴 리는 전혀 없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자판기로 커피를 뽑아 마시지 못했을 뿐이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믹스 커피는 항상 잘 마시고 있었어요. 단순히 커피 한 잔 마셨다고 잠을 못 자는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불빛 때문에? 책을 볼 수 있는 불빛이었지만, 그렇다고 신경쓰이게 밝은 불빛은 아니었어요. 책도 불빛에 비추어야 보이는 것이지, 그냥 책 읽듯 보면 안 보일 정도의 불빛. 그 정도 불빛에 일어날 저라면 늦잠 때문에 고민하는 일도 없죠. 이것도 아니고. 결론은 오직 하나. 낮에 아파서 쓰러져 있었더니 잠이 안 오는 것. 그래서 조금 자다 깨어나고 조금 자다 깨어나고를 반복한 것이라 ..

두 개의 장벽 - 38 아제르바이잔 바쿠

아침에 일어났는데 콧물, 목 아픔. 어지러움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친구가 약 사줘서 먹고 다시 잤다. 오후 5시에 깨서 정신 차렸는데 우리가 자는 넓은 2인용 침대에 예약한 손님들 왔다고 혹시 비켜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비켜주었다. 원래 우리도 좁은 2층 침대에서 자야 하는데 우리보고 편히 자라고 넓은 침대 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어나서 엽서 2장 사고 밥 먹으러 갔다. 아제리에서는 엽서고 선물이고 암 것도 안 하려고 했는데 결국 하게 된다. 친하게 지내는 아이는 타지키스탄에서 보낸 엽서 몇 글자 해석 불가라 해서 이번엔 작정하고 예쁘게 썼다. 학원에서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는 아이에게 썼다. 모처럼 예쁘게 글자 쓰려니 힘들었다. 투르크멘서 보낸 건 어찌 읽으려구. 그때는 서..

두 개의 장벽 - 37 아제르바이잔 바쿠 기차역

2012년 7월 11일의 아침이 밝았어요. 오늘은 일찍 일어났어요. 목에 가래가 껴서 잠에서 일찍 깨어났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목이 전날보다 더 아프고 머리가 무거웠어요. 일어난 김에 일단 씻고 차를 끓여서 밖으로 나갔어요. 자전거 여행 중인 프랑스 아저씨가 드디어 출국한다고 하셨어요. 아저씨는 카자흐스탄 악타우로 가는 배가 없어서 아제르바이잔 비자가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호스텔에 머물고 계셨었어요. 프랑스 아저씨는 체크 아웃한 후, 관청에 가서 벌금을 물고 배를 탈 거라고 자신의 일정을 알려주셨어요. 혹시 오늘 배가 뜨지 않으면 다시 호스텔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기며 호스텔에서 나가셨어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보내지 못한 둘에게 엽서를 쓰기 시작했어요. 한 명은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한 ..

두 개의 장벽 - 36 아제르바이잔

꽤 춥다고 생각하며 잤어요. 두꺼운 이불을 덮지 않았다면 정말 추워서 잠을 들지 못했을 거에요. 친구가 깨워서 일어났어요. "목이 왜 이렇게 아프지?" "갑자기 왜?" "모르겠어. 목이 아파. 지금 일어나야 해?" "아니, 아직 여유 있어." "그러면 나 조금 더 누워 있을게." 목이 헐어서 그런지 아팠어요. 크게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다시 침대에 누웠어요. 조금 누워 있으면 금방 좋아질 것 같았어요. 어제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오늘은 또 다시 정말 맑은 날. 그래도 가는 날은 맑아서 다행이었어요. 아브토바그잘로 갈 때 어제 그 폭우가 내렸다면 정말 돌아가는 내내 고역이었을 텐데요. 보나마나 차에서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 것이고, 그러면 바쿠 도착하는 내내 추위에 시달려야 하니까요. ..

두 개의 장벽 - 31 아제르바이잔 셰키

아침 일찍 씻고 호스텔에서 나왔어요. 호스텔에서 나와 주인 아저씨께서 알려주신대로 버스를 탔어요. 이체리 셰헤르 입구 바로 앞에 있는 지하철 이체리 셰헤르 역 앞 버스정거장에서 137번 버스를 타면 버스 터미널까지 바로 가요. 아침이라 그런지 버스에 사람이 많았어요. 버스는 익숙한 길을 지나 낯선 길로 접어들었어요. 하지만 왠지 본 듯 했어요. "이거 작년에 바쿠에 도착했을 때 그 버스정거장이다!" 처음 가는 길인줄 알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작년에 갔던 그 길이었어요. 창밖에 28 May 역이 나타났어요. 만약 굳이 전철로 버스 터미널에 가겠다고 고집한다면 이 역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들어가야 해요. 터키 청년은 아마 이 역에서 내려서 걸어갔겠죠. 그렇게 전철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니까요. 하지만 주인..

두 개의 장벽 - 30 아제르바이잔 바쿠 하즈 술타낼리 모스크

바쿠에 있는 러시아 교회를 보고 나니 갈 곳이 없어졌어요. 일단 발길 가는 대로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마음을 비웁시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어요. 여기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투르크메니스탄이 아니야. 시간에 쫓기지 않아. 우즈베키스탄과 비교하며 보려는 태도는 이제 필요 없어. 예전에 했던 것처럼 그냥 보고 느끼면 돼. 그런데 저건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던 구멍가게랑 다를 게 없잖아! 여기는 아제르바이잔이야. 언제나 그래왔듯 내게 여행이란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을 확인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 확인을 하고 느끼며 다니면 돼. 그런데 지금 내 머리 속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우즈베키스탄이고, 지난 여행에서 느꼈던 아제르바이잔이야. 다를 게 없잖아! 모든 걸 다 잊고 돌아다닐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

두 개의 장벽 - 28 아제르바이잔 바쿠 처녀의 탑

2012년 7월 8일 일요일. 느긋한 일요일 아침. 여행 계획을 짤 때 정말 신경 많이 써야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 역시 여행을 처음 할 때에는 이 부분에 신경을 안 썼고, 그로 인해 낭패를 크게 본 적이 있었어요. 일요일을 조심하라. 바로 이거에요. 일요일은 정말 조심해야 해요. 반드시 여행 계획 짤 때 필히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일요일에 문 여는 가게들이 많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이야기. 특히 유럽은 일요일에 당연히 놀아요. 지금 생각해 보아도 몰타에서의 일요일 오후는 정말 최악으로 심심한 시간. 제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아도 몰타에서의 일요일 오후만큼 심심했던 시간은 많지 않아요. 일요일은 뭘 해도 심심하고 흥이 안 나요. 더욱이 환전 문제까지 걸려 있다면 더더욱 최악. 월요일은..

두 개의 장벽 - 27 아제르바이잔 바쿠 테제 피르 모스크

호스텔에 돌아와보니 우리와 같이 놀던 터키 청년이 짐을 싸고 있었어요. "오늘 가?" "응. 버스로 조지아 가려구." "지금?" "아니, 이따 밤에." 터키 청년은 야간 버스 이동을 해서 조지아 트빌리시에 갈 거라고 했어요. 트빌리시 도착하면 새벽 2시라고 했어요. "너 러시아어 알아?" "아니." 이 녀석 정말 걱정되네. 이 터키 청년의 계획은 버스에서 내려 밤을 새고 공항으로 가는 것. 러시아 가는 비행기표가 그 시각에 밖에 없어서 그렇게 한다고 했어요. 오늘 바쿠를 구경하고 가느라 그 방법 밖에 없다고 했어요. 너 어제도 머물렀잖아? 야간 이동 자체가 걱정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야간 이동은 피곤해서 문제이지, 위험한 것은 아니니까요. 문제는 트빌리시 도착 시각. 이게 새벽 2시라고 했어요. 이건 피..

두 개의 장벽 - 26 아제르바이잔 바쿠 테제 바자르

역시나 우리가 가장 늦게 일어났을 거라 생각했어요. 오늘도 9시를 훌쩍 넘겨서 시작하는 아침. "우리 말고도 아직 자는 사람들이 있긴 있구나." 전날 새로 들어온 노르웨이인 두 명은 아직도 자고 있었어요. 둘은 어제 제가 잠들 때까지 호스텔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전날 1시에 제가 잤으니 정말 꼭두새벽에 들어왔겠죠. 지금까지 자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느긋하게 맞이하는 아침. 특별한 일정도 없는 아침. 느긋하게 차를 한 잔 마시며 하루를 시작할까 하는데 아랫배가 싸르르 아팠어요. 아무래도 전날 케밥이 맛있다고 두 번 먹었는데 이게 탈이 난 것 같았어요. 워낙 기름기도 많고, 며칠 거의 굶다시피 하다 갑자기 마구 먹어대서 문제가 생긴 것. 그다지 심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여행지에서 이런 일을 ..

두 개의 장벽 - 25 아제르바이잔 바쿠

2012년 7월 6일 햇볕이 많이 안 드는 방이라 정말 정신 없이 잤어요. 아마 긴장이 다 풀려서 그랬을 거에요. 여행을 다니며 걱정이 있고 근심이 있다는 것은 자양강장제를 먹는 것보다 좋아요. 이런 걱정과 근심은 자신을 긴장하게 만들고, 이게 힘을 주고 통증을 잊게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여행에서 오래 버티는 요령은 어느 정도의 걱정거리와 근심거리를 꾸준히 제공하는 거에요. 며칠 머물다 이동해야 한다든지, 너무 푹 퍼지지 않게 일정을 적당히 조절하거나요. 그런데 교과서를 구입한 후 너무 마음을 놓아버렸어요. 바쿠에서의 일정은 아주 길었어요. 그런데 바쿠는 작년에 와서 한 번 둘러보고 갔어요. 정말 급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그렇게 크게 통증을 느낀 게 아닌가 싶었어요. 눈을 뜨니 오전 10시..

두 개의 장벽 - 24 아제르바이잔 바쿠

이제 여기에서 남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아제르바이잔에서 사용하는 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 구입. 타지키스탄도, 우즈베키스탄도, 투르크메니스탄도, 아제르바이잔도 전부 고유의 언어를 사용해요. 물론 러시아어도 사용하구요.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아직도 러시아어가 아주 널리 광범위하게 쓰이고,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은 그렇지 않아요. 이것은 국민을 구성하는 민족의 비율, 그리고 지배적 위치에 있는 민족과 그 외 민족의 힘에 따라 달라져요. 투르크메니스탄와 아제르바이잔에서 투르크멘인들과 아제리인들은 러시아인을 비롯한 다른 민족에 비해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러시아어를 박멸하려고 하면 박멸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어요. 게다..

두 개의 장벽 - 23 아제르바이잔 바쿠

배가 항구에 정박할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여권!" 배에 탈 때 여권을 걷어갔어요. 그 여권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어요. 이제 곧 내려야 할 텐데 여권이 없었어요. 똑똑똑 선원이 우리에게 내릴 준비하고 방에서 나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열쇠를 가져갔어요. 짐은 이미 깔끔히 다 쌌어요. 여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뿐이었어요. 일단 나오라고 해서 나갔어요. 출구쪽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배에 탄 사람들이 얼마 없어서 배에 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는데 크게 북적이지는 않았어요. 단지 통로가 좁아서 그 적은 인원으로도 북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선원이 사람들 이름을 호명했어요. 호명된 사람이 선원에게 가면 무슨 종이쪼가리가 꼽힌 여권을 주었어요. 드디어 우리 차례. 얼마 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실..

아제르바이잔 바쿠 숙소 정보 - Caspian Hostel

아제르바이잔 바쿠는 물가 - 특히 집세와 숙박비가 매우 비싼 곳입니다. 더욱이 론니플래닛 최신판에서 나오듯 저렴한 숙소는 거의 다 없어졌죠. 그래서 바쿠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소개하는 이 호스텔은 바쿠에서 가장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호스텔이라 보셔도 되요. Caspian Hostel 내부 사진입니다. 부엌 사진입니다. 화장실 및 세면대 사진입니다. 가격 : 1박 16마나트 / 20달러 연락처 주소 Asef Zeynallı Küçesi 29/10 , İçeri Şeher Bakı 이메일 seyf@box.az 전화 +994 (0) 12 492 19 95 구조 1층, 2층 모두 호스텔인데 보통 2층만 열어놓고 1층은 손님이 많을 때에만 열어놓습니다. 가는 방법 1. 이체리..

뜨거운 마음 - 12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드디어 아침이 밝았어요. 오늘은 정말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는 날. 정보가 너무 부족한 곳, 게다가 본토와는 떨어져있는 곳에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현재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었던 하이데르 알리예프의 고향. 그리고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때 아르메니아가 침공했으나 터키가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공격하면 전면 개입하겠다고 군대를 나흐치반 자치공화국과 터키 국경으로 이동시켜 아르메니아군이 바로 철수했던 곳.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어렸을 때 본 '아시안 하이웨이'라는 다큐멘터리 때문이었어요. 1990년대에 했고, 일요일 저녁 KBS에서 했는데 제일 마지막 편이 이란이었어요. 이란편 맨 마지막..

뜨거운 마음 - 11 아제르바이잔 바쿠

2011년 7월 10일. 오늘은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의 수도 나흐치반으로 가기로 한 날이에요. 바쿠 일정을 꽤 강행군으로 진행한 이유는 바로 오늘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아제르바이잔 도시들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지만,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어요. 한국어로 된 정보는 아예 찾지도 못했구요. 영어로 된 정보도 매우 부실하고 부정확했어요. 아제르바이잔 친구도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친구가 준 정보라고는 꽤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딱 제주도 정도 되는 곳이에요. 본토와 떨어져 있어서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 해요. 차이점이라면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은 이란을 통해 가거나 조지아-터키를 거쳐 육로..

뜨거운 마음 - 10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르반샤 궁전 '궁전'이라는 말을 듣고 매우 화려할 거라고 상상했어요. 최소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보다 조금 더 수수한 정도 아닐까? 아니야. 이 나라는 지금 돈이 많아서 여기 저기 다 뜯어고치고 있는데 더 아름다울 수도 있어. 솔직히 쇤부른 궁전이나 스페인 왕궁까지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 정도는 무리고, 돌마바흐체 정도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돌마바흐체도 화려하다고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별로였거든요. 그냥 샹들리에만 엄청 매달려 있을 뿐, 화려하다고 하기엔 확실히 부족했어요. 역시 기대를 하는 게 아니었어. 일단 입장료는 국제 학생증이 있을 경우 60개픽. 그리고 카메라가 있을 경우 2마나트에요. 햇볕은 쏟아지고 날은 더웠어요. 그리고 궁전 안은 화려하기를 기대한 내..

뜨거운 마음 - 09 아제르바이잔 바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씻고 있는데 리셉션에서 전화가 왔어요. 오전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가 약속시간을 정하기 위해 전화한 것이었어요. "12시에 만나요." 아침 일찍 만날 줄 알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점심 즈음에 만나기로 해서 무언가 힘이 쭈욱 빠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이왕 준비를 시작한 것, 준비를 마치고 아침을 먹고 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방 청소할 시간이 된 것 같아 리셉션으로 내려왔어요. 이것이 제가 머물렀던 호텔이에요. 역시나 오늘도 더위는 그칠 줄 몰랐어요.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많이 남아 있어서 길을 걸어볼까 했지만 땀이 비오듯 쏟아질 게 뻔해서 호텔 앞을 조금 서성이다 들어왔어요. "역까지 어떻게 걸어가냐..." 참고로 아제르바이잔에서 돈이 많고 호텔비가 저렴해서 호텔에..

[아제르바이잔 여행] 뜨거운 마음 - 08 아제르바이잔 바쿠 구시가지

"여기 중앙아시아 맞아?!" 당연히 아제르바이잔은 중앙아시아 국가가 아니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라지만 중앙아시아에는 안 들어가요. 카프카스 국가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 = 중앙아시아'라고 하면 터키도 중앙아시아에요. 이렇게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 화려하고 깔끔했기 때문이었어요. 간간이 사진으로 본 바쿠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어요. 건물은 당연히 낡고 후줄근한데다 그나마도 공사중이었어요. 하지만 시내로 나오니 여기는 유럽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어요. 굳이 표현하자면 복고풍 신제품이랄까? 겐제비 아저씨다! 거리에서 발견한 니자미 겐제비 아저씨의 동상.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인데 '겐제비'의 뜻은 '겐제 사람'이래요. 재미있는 것은 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장 위대한 시..

뜨거운 마음 - 07 아제르바이잔 바쿠

전날 밤, 버스에서 더위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달리는 차 안도 더웠어요. 더위라면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어요. 창 밖의 바쿠 버스 터미널 입구. 먼지와 햇볕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았어요. 중요한 것은 드디어 바쿠에 도착했다는 것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핵심이자 이번 여행의 꽃!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바쿠에 드디어 도착했어요.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전날 너무 힘든 일정을 소화해서 며칠 만에 겨우 바쿠에 도착한 느낌이었어요. "아...드디어 바쿠다!" 버스에서 터벅터벅 기어나왔어요. 바쿠 땅을 밟는 순간... "헉!" 정말 감격스러웠던 만큼 더웠어요. 꼭 이렇게까지 열렬히 환영해줄 필요까지는 없는데...그냥 '환영합니다!' 수준으로 더워도 되는데...먼지가 풀풀 날리는 것은 괜찮았어요.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