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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디카 A/S 서비스센터 수리 후기 - 후지필름 디지털카메라 HS10

이걸 수리 맡길까, 아니면 그냥 영구 봉인할까? 제주도 여행 다녀온 후, 진지한 고민에 빠졌어요. 저와 아주 오랜 시간 같이 했던 후지필름 디지털카메라 HS10 때문이었어요. HS10 은 하이엔드 디카 중 꽤 잘 나온 디지털카메라에요. 일단 35mm 환산 화각으로 24-720mm 였어요. 사진도 괜찮게 찍어주는 카메라였구요. 아직도 나름 많이 사랑받는 디지털 카메라 중 하나에요. 비록 제가 좋아하는 색감과 맞지 않아서 애증의 카메라이기도 했어요. HS10 색감에 대해 감을 아예 못 잡고 있었구요. HS10 색감에 대해 감을 잡은 건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사진을 찍으면서였어요. 그래도 2010년인가에 구입한 후 지금까지 계속 여행 갈 때면 이 디카를 들고 갔어요. 제 여행기에 있는 사진 대부분이 바로 후지..

나의 네 번째 디카 - 후지필름 FINEPIX HS10

"뭐 이딴 놈이 다 있어?" 심심해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최신 디카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어요. 당연히 저의 첫 번째 기준은 무조건 광각, 닥차고 광각, 이유 불문하고 광각. 아무리 색감이 좋든 기능이 많든 다 필요 없었어요. 일단 24mm 화각을 제공하지 않으면 무조건 관심이 없었어요. 망원에는 별 생각 없었어요. 크롭을 해서 망원 효과를 내도 되는 것이고, 망원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삼각대가 있어야 하는데 삼각대라면 이미 들고 나갔다가 여러 번 버려버릴까 분질러버릴까 진지하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삼각대는 고향에 처박아놓아버렸어요. 35미리 환산화각 24-720 일단 화각만 보면 가히 '미친 화각'이라는 말이 나올 만 했어요. 렌즈를 갈아끼울 수 없는 카메라에서는 당시 엄청난 촬영 범위를 제공..

[아르메니아 여행] 뜨거운 마음 - 24 아르메니아 귬리

이건 악몽이야! 이거 꿈이지? 나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거지! 볼 것이 몰려있다는 이곳은 정말 볼 것이 없었어요. 게다가 갑자기 비가 무섭게 퍼붓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다들 비를 피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지만, 우리들은 일단 숙소를 찾아야 했어요. 론니플래닛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푸슈킨 거리에 숙소가 두 곳 있었어요. 억수 같이 퍼붓는 비를 피하며 일단 길을 가는데 소년들이 우리들을 보고 웃으며 중국인이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불러서 우리는 한국인이라고 한 후, 푸슈킨 거리가 어디냐고 물어보았어요. 소년들은 우리가 걷는 길이 푸슈킨 거리라고 했어요. 이게 어디를 봐서 푸슈킨 거리냐? 포장도로라고 절대 봐 줄 수 없는 도로에 길가에 늘어선 집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집들. 숙소가 있다고 나왔는데 ..

뜨거운 마음 - 23 아르메니아 귬리

호스텔에서 우리들에게 추천해준 도시는 귬리 Gyumri Քյումրի 였어요. 이름부터 왠지 발음하기 이상해요. 중국 영화 배우 '궁리'도 아니고 '굼리'도 아니고 '귬리'에요. 끝말 잇기에서 만약 상대방이 '귬'으로 끝나는 단어를 말하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면 바로 이 도시 - '귬리' 때문에 한 번은 받아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제 머리 속에 '귬'으로 끝나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네요. 단순히 호스텔에서 좋다고 해서 귬리에 가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현지인들 말을 100%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거든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현지어에 자신이 있다면 현지인의 말 대 가이드북 및 인터넷 정보를 70:30 비율로 받아들여 정보를 재조합해 판단하는 게 좋고, 현지..

뜨거운 마음 - 22 아르메니아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에는 전통 의상 인형들이 많아서 눈이 매우 즐거웠어요. 전통 의상 인형들보다는 조금 적지만 만만찮게 많은 인형이 바로 당나귀 인형이랍니다. 당나귀가 무엇을 상징하고 의미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르메니아인들과 무슨 밀접한 연관은 있는 듯 했어요. 땔감을 짊어맨 당나귀 인형도 있고, 바구니를 짊어맨 당나귀 인형도 있고, 재미있게 생긴 당나귀 인형도 있고, 나름 사실적으로 만든 당나귀 인형도 많았어요. '당나귀'라는 소재 하나 가지고 이것 저것 많이 만들어놓았는데, 이게 아르메니아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몰라요. 시장은 현지인들도 많고 관광객들도 많았어요.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구경하고 사진찍을 수 있었어요. 여행을 다니며 기념품을 사..

뜨거운 마음 - 21 아르메니아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

2011년 7월 16일 아침. 씻고 가방을 챙겼어요. 어차피 다른 곳에서 1박하고 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짐을 많이 꾸릴 필요도 없었어요. 가방을 대충 싸고 나머지는 전부 캐리어에 우겨넣은 후 리셉션으로 갔어요. "아르메니아에서 어디가 예뻐요?" 보통 아르메니아 오면 가는 곳은 딱 세 곳이에요. 예레반, 에츠미아진, 그리고 세반 호수. 에츠미아진은 예레반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곳이라고 했고, 세반 호수는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르메니아 여행 정보를 구하면서 사진으로도 많이 보았고, 다른 여행자들도 세반 호수 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와서 보여주는데 특별히 끌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즉, 예레반, 에츠미아진, 세반 호수를 제외한 다른 곳을 가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턱대고 아무 도시나 갔..

뜨거운 마음 - 20 아르메니아 예레반

"어제 분수쇼 굉장하더라." "그래?" 아침이 되자 친구가 일어났어요. 친구에게 전날 분수쇼가 정말 볼만했다고 알려주자 친구가 자기도 보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분수쇼는 밤에 하는 것. 낮에는 하지 않아요. 다음날 다른 곳에서 1박을 해야 했기 때문에 호스텔에서 알려준 빨래방에 빨래를 맡기러 갔어요. 빨래방은 빨래방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병원 안에서 세탁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었어요. "내일 찾으러 오세요." "저희 내일 예레반 떠나는데 오늘 안 되나요?" 비록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써 가면서 의사소통을 했어요. 빨래방에서는 저녁에 호스텔로 빨래를 보내주겠다고 했어요. 가격은 3kg에 1500디람. 빨래방에 빨래를 맡겼는데 오늘 저녁 호스텔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고 리셉션에 말한 ..

뜨거운 마음 - 19 아르메니아 예레반

세계에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는 몇 개국일까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지도를 펼치면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는 총 7개국이에요. 중앙아시아 5개국 + 남아시아 1개국 + 서남아시아 1개국. 론니플래닛 기준이라면 중앙아시아 6개국 + 남아시아 1개국. 어떻게 분류하든 국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 7개국이에요. 하지만 그것 아시나요? Հայաստան 아르메니아어로 아르메니아는 '하야스탄'이에요. 즉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는 지도상에는 7개국이지만 실제로는 7개국이 아니라 몇 개 더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르메니아에요. Երեվան 읽으실 수 있나요? Ереван 이건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키릴 문자를 모른다면 '에페반'이라고..

뜨거운 마음 - 17 조지아 (그루지야) 바투미

아칼쯔케에서 바투미 Batumi ბათუმი 로 가는 길. 지나가는 풍경이 모두 유명한 관광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차는 한참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들렸어요. 휴게소에서 물을 마시고 세수도 할 수 있었어요. 가게들도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는 빵을 구워 팔고 있었어요. 휴게소 주변 풍경. 여기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아침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 대신 먹으려고 빵을 구워서 파는 가게에 갔어요. 빵집 내부에서는 화덕에서 열심히 빵을 꺼내고 있었어요. 앞에 쌓여 있는 빵을 하나 가져가려는데 가져가지 말라고 하고는 다른 뜨겁고 엄청 못 생긴 빵을 주었어요. 가격은 2라리. 생긴 것은 정말 못 생겼어요. 못 생기기는 했지만 풍경과 잘 어울리는 빵. 워낙 빵이 딱딱해서 손으로 뜯어 입에 ..

월요일에 가자 - 28 타지키스탄 여행 후기

집에 돌아와 앉아 있는데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로 여행기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보통은 여행 다녀와서 며칠 쉬다가 여행기 작성을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날이 2012년 5월 18일.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은 2012년 5월 27일. 여행은 총 8일 일정이었는데, 여행기를 쓰는데 걸린 시간은 10일이에요. 아마 블로그에 올라가는 것은 며칠 더 걸리겠죠. 아직도 아름다운 두샨베를 다시 걷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행은 끝났어요. 그리고 여행기 작성도 이 후기를 마치면 끝나구요. 타지키스탄은 관광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요.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고 아름다웠어요. 사람들이 정신없이 '니하오'를 외치는 것도 알고 보면 그저 동양인..

월요일에 가자 - 27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오이벡 국경

아침 7시. 눈을 떴어요. 어제 저녁 6시부터 계속 잤어요. 13시간 그대로 뻗어 있었어요. 방이 추워서 커튼을 걷어 보았어요. 밤에 비가 내렸어요. "오늘 어떻게 할 거야?" 답을 알고 있었지만 갑과 을에게 물어보았어요. 어제 시르다리오 근처 공원 이후부터는 둘이 알아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어요. 후잔드 관광까지 어쨌든 끝을 내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 그리고 그 답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오늘 타슈켄트 돌아가자." "그래." 한숨을 내쉬며 짐을 정리했어요. 갑은 을이 오늘 귀국하는 친구 배웅해주러 가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그것은 변명. 을은 샤흐리스탄을 넘기도 전부터 매우 피곤해했고, 샤흐리스탄을 넘은 후에는 체력 고갈로 인해 계속 쉬고만 싶어 했어요. 갑은 이스타..

뜨거운 마음 - 15 터키 으으드르, 카르스

아저씨께서 운전을 하시다 주유소 근처에서 터키로 가는 버스를 발견하셨어요. 아저씨께서는 차를 세우시더니 저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셨어요. 저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으으드르 Iğdır 까지 한 번에 가라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가격이 괜찮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아저씨께서는 버스 기사와 흥정을 하셨어요. 그래서 한 사람당 5마나트로 으으드르까지 가기로 하고 이때부터는 버스로 갔어요. 국경까지 제대로 된 불빛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어요. 버스는 불을 끄고 달렸기 때문에 더더욱 어둡고 잠이 밀려왔어요. 잠시 후. 버스에 군인이 탔어요. 군인은 버스 기사에게 무언가 말하고 버스 기사는 군인에게 뭐라고 해명을 하는 것 같았어요. 아마 이 버스가 원래는 빈 차로 가..

뜨거운 마음 - 14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일단 오늘은 쉬고 다음날 줄파에 갔다가 터키로 갈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론니플래닛에서 나온 Hotel Tehran을 보는 순간 인내심이 끊어졌어요. "오늘 터키로 넘어가자!" 저와 친구의 의견이 한 번에 맞아떨어졌어요. 여기는 관광이 발달 안 한 정도가 아니라 개발 자체가 안 된 곳. 호텔이라고 나와 있는 곳이 우리나라 여인숙보다도 못하게 생겼어요. 온몸이 땀에 절어 있는데 제대로 샤워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꽤나 큰 문제. 더욱이 친구는 다리에 뭔가 이상한 것이 나서 계속 아프다고 하고 있었어요. 이러저러한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숙소 문제는 분명 큰 문제. 아무나 잡고 '재워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더욱이 여기는 아제르바이잔. 1마나트가 1USD도 아니고 1유로에 맞먹는 동네. 아무리 못 사는..

뜨거운 마음 - 13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나흐치반

공항에서 나오기 위해 출국 게이트로 갔어요. 사람들이 하나하나 줄을 서서 나갔어요. 입구가 좁아서 빨리 나갈 수가 없었거든요. 우리도 줄을 서 있는데 경찰이 우리를 불렀어요. "여권." 여권을 보여주자 비자를 확인하고는 출국 게이트 옆 작은 창구로 가라고 했어요. 출국 게이트 옆 작은 창구에는 경찰이 앉아 있었어요. "여권." 여권을 주었어요. 그러자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입국 심사가 시작되었어요. 경찰은 다른 직원을 불러오고나서 우리들의 여권을 꼼꼼히 살펴본 후, 무언가 입력하고 방문 목적과 체류 기간에 대해 깐깐하게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서 나흐치반 Naxçıvan, 줄파 Culfa를 보고 3일 후 출국할 것이며, 지금 바로 줄파로 갈 거라고 대답했어요. 우리들의 비자에 별 문제가 ..

뜨거운 마음 - 12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드디어 아침이 밝았어요. 오늘은 정말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는 날. 정보가 너무 부족한 곳, 게다가 본토와는 떨어져있는 곳에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현재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었던 하이데르 알리예프의 고향. 그리고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때 아르메니아가 침공했으나 터키가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공격하면 전면 개입하겠다고 군대를 나흐치반 자치공화국과 터키 국경으로 이동시켜 아르메니아군이 바로 철수했던 곳.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어렸을 때 본 '아시안 하이웨이'라는 다큐멘터리 때문이었어요. 1990년대에 했고, 일요일 저녁 KBS에서 했는데 제일 마지막 편이 이란이었어요. 이란편 맨 마지막..

뜨거운 마음 - 11 아제르바이잔 바쿠

2011년 7월 10일. 오늘은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의 수도 나흐치반으로 가기로 한 날이에요. 바쿠 일정을 꽤 강행군으로 진행한 이유는 바로 오늘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아제르바이잔 도시들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지만,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어요. 한국어로 된 정보는 아예 찾지도 못했구요. 영어로 된 정보도 매우 부실하고 부정확했어요. 아제르바이잔 친구도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친구가 준 정보라고는 꽤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딱 제주도 정도 되는 곳이에요. 본토와 떨어져 있어서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 해요. 차이점이라면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은 이란을 통해 가거나 조지아-터키를 거쳐 육로..

뜨거운 마음 - 10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르반샤 궁전 '궁전'이라는 말을 듣고 매우 화려할 거라고 상상했어요. 최소한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보다 조금 더 수수한 정도 아닐까? 아니야. 이 나라는 지금 돈이 많아서 여기 저기 다 뜯어고치고 있는데 더 아름다울 수도 있어. 솔직히 쇤부른 궁전이나 스페인 왕궁까지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 정도는 무리고, 돌마바흐체 정도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돌마바흐체도 화려하다고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별로였거든요. 그냥 샹들리에만 엄청 매달려 있을 뿐, 화려하다고 하기엔 확실히 부족했어요. 역시 기대를 하는 게 아니었어. 일단 입장료는 국제 학생증이 있을 경우 60개픽. 그리고 카메라가 있을 경우 2마나트에요. 햇볕은 쏟아지고 날은 더웠어요. 그리고 궁전 안은 화려하기를 기대한 내..

월요일에 가자 - 26 타지키스탄 후잔드 누리 이슬롬 모스크, 후잔드 성

부제 :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 레닌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요. Komil Khojandi의 동상이 나타났어요.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길을 걸으며 누리 이슬롬 모스크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저는 너무나 가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정말 가기 싫어했어요. 아까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어요. 화를 내면 여행이 지옥으로 변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둘을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둘을 데리고 가야할 이유도 없었어요. 이번 여행은 제가 계획했어요. 여행 일정, 경로, 비자 준비 등 모든 것을 제가 계획해서 둘을 데리고 타지키스탄에 왔어요. 여행을 제안하고 계획한 사람의 입장으로써 이 도시의 관광을 끝내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어요. 다른 사람과 여행을 같이 다니다보면 체..

월요일에 가자 - 25 타지키스탄 후잔드 판즈샨베 바자르

"우리 방 옮겨야지." 갑이 저를 깨웠어요. 그 방에서 씻지도 않고 바로 일어나서 방을 옮겼어요. "온수가 잘 나와!" 우리 모두 방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어요. 정말 상쾌했어요. 확실히 여름 여행이 겨울 여행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호텔이었어요. 겨울에는 땀이 잘 안 나기 때문에 몸만 녹이면 되요. 볼 게 없어서 문제이지, 못 씻어서 힘든 것은 없어요. 하지만 여름에는 확실히 체력 소모도 겨울보다 훨씬 크고, 제대로 씻지 못하면 몸이 찐득거려서 더 피곤해져요. 확실히 씻고 나니 피로가 매우 많이 풀리고 체력이 조금 더 충전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 내일도 여기 머무를까? 내일은 여기에서 쇼핑하자!" 을이 내일도 여기 이 방에서 머무르자고 했어요. 참고로 여기에서 쇼..

월요일에 가자 - 23 타지키스탄 후잔드 셰이크 맛살 앗딘 묘소

"돌아가자." 자리에서 일어나 시장으로 향했어요. 이스타라브샨 중앙 시장 옆에는 이런 그림이 있었어요.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보다가 이걸 보니 그저 웃음만 나왔어요. 시장 옆으로 왠지 유적 같이 생긴 것이 있었어요.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하얀 뭉치들은 이불에 들어가는 목화솜. 안에서 보면 이래요. 무너져서 천장이 없는 것인지 원래 천장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확실히 밖에서 볼 때만 멋있었어요. 이것은 특별한 것은 없었어요. 이 문을 들어가면 시장이에요. "이제 택시타고 가자. 늦었다." 택시를 타고 후잔드로 돌아가기 위해 시장쪽으로 가는데 상인들이 저희를 잡았어요. 이분들은 우즈벡어를 거의 몰랐어요. 그래서 대화하기 매우 어려웠어요. 하지만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고 차도 주시고 하시며 어떻게든 우..

월요일에 가자 - 22 타지키스탄 이스타라브샨

성채와 동상이 있는 언덕으로 가는 길. 언덕 정상으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레닌 거리에서 길을 찾아가다 보면 언덕을 뱅 돌아서 언덕 옆편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어요. 멀리서 보았을 때에는 정면에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어 보였는데 그 길로 가는 입구는 찾지 못했어요. 대신, 큰 길을 따라 올라가기 때문에 산행 비슷한 것조차 할 필요가 없었어요. 두 번째 사진을 보면 이스타라브샨의 상징물들이 그림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기념으로 하나 떼오고 싶었지만 그러면 후잔드로 가는 게 아니라 이스타라브샨 경찰서로 갔겠죠.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 해도 경찰서 유치장 체험, 타지키스탄 경찰서 피의자 체험 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아서 얌전히 사진만 찍었어요. 저 걸려 있는 그림만 보면..

월요일에 가자 - 21 타지키스탄 이스타라브샨

가 보니 그냥 식당이었어요. 하지만 근처에 왠지 있어보이는 건물이 있었어요. "우리 저 건물로 가볼까? 모스크 같은데." 입구에 적혀 있는 것은 'مسجد جامع حضرت شاه'였어요. "이거 하즈라티 샤 모스크잖아!" 하즈라티 샤 모스크 Hazrat-i-Shah Mosque는 론니플래닛에서 추천한 모스크들 중 하나였어요. 이걸 이렇게 쉽게 찾다니 이 동네 여행은 왠지 잘 풀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그러나 입구는 굳게 잠겨 있었어요. 지나가던 청년이 모스크를 따라 왼쪽으로 계속 돌아가면 입구가 있다고 했어요. 동네는 왠지 타슈켄트 하스트 이몸 모스크와 초르수 바자르 근처에 있는 올드 타운과 비슷해 보였어요.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신기해하며 집안에 있는 다른 아이들까지 불렀어요. 아이들을 뒤로 ..

월요일에 가자 - 20 타지키스탄 이스타라브샨

2012년 5월 16일 수요일 산에서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일정이 망했어요. 원래는 오늘 아침 이스타라브샨을 보고 오후에 후잔드로 넘어갈 계획이었어요. 하지만 전날 산에서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이스타라브샨에서 숙소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이스타라브샨을 지나 후잔드로 들어왔어요. 아침 8시. 눈을 떴어요. 이스타라브샨 Istaravshan 을 못 본 것이 너무 마음에 걸리고 억울했어요. 여기는 과거 이름이 우로 테파 Уро Тепа. 타지크인들은 그냥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동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론니플래닛에서는 꽤 비중있는 도시에요. 비록 지도는 실려 있지 않지만 무려 한 페이지 전체에 걸쳐 이스타라브샨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평가도 매우 좋았어요. 문제는 론니플래닛에 후잔드에서 이스타라브샨..

월요일에 가자 - 19 타지키스탄 샤흐리스탄

"안조브도 가뿐히 넘었는데 샤흐리스탄 정도 쯤이야." 이미 넘기 어렵다는 안조브도 넘었고 길이 고약한 이스칸다르 쿨도 다녀왔어요. 그래서 간이 부었어요. 샤흐리스탄 Shakhristan이 지도상 안조브보다 더 높았고, 기사 아저씨 말씀으로는 해발 3600미터라고 했는데 별 거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스칸다르 쿨 만큼 하겠어?" 적당히 포장된 길로 올라가고 멋진 설경이나 구경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속도라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이스타라브샨에 도착할 것이고, 그러면 호텔을 찾아 짐을 풀기도 꽤 쉬울 거라고 생각하니 오늘 여행이 다 마무리된 것처럼 아쉬움도 들었어요. "마지막 고비이기는 하지만 별 거 없을거야." 론니플래닛에서 이 길은 정말로 힘든 길이라고 했는데 양놈들 엄살..

월요일에 가자 - 18 타지키스탄 아이니

이제 우리가 갈 곳은 아이니 Ayni. 여기는 산골 마을이에요. 아이니에는 자라프숀 강 Zarafshan river강과 폰강 Fon river이 흘러요. 강이 흐르고 아름다운 산골 마을. 그리고 후잔드를 가기 위해 들려야하는 도시이기도 해요. 길이 좋았기 때문에 차에서 느긋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었어요. 아이니 시내로 들어갔어요. 그냥 평범했어요. 아름답다면 아름다운 도시이기는 한데 차로 휙휙 지나가면서 보았고, 이스칸다르 쿨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그다지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어요. 이스칸다르 쿨처럼 무언가 확 끄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스칸다르 쿨로 가는 길처럼 길이 너무 안 좋아서 긴장하는 것도 없었어요. 드디어 아이니를 벗어나는 길. 사진 속..

월요일에 가자 - 17 타지키스탄 이스칸다르 쿨

이제 목적지는 이스칸다르 쿨Iskander kul. 지도를 보니 이스칸다르 쿨까지 다녀오면 오늘 일정의 2/3은 끝나는 것이었어요. 기사 아저씨께서는 이스칸다르 쿨은 자기도 20년 전에 갔다 와서 길을 잘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점심을 언제 먹을 거냐고 우리들에게 물어보셨어요. "이스칸다르 쿨 가서 먹어요."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어요. 고작 20km인데 오래 걸려 보아야 얼마나 걸리겠냐고 생각했어요. 아저씨께서는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마을로 들어가셨어요. 마을로 들어가면서 길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차는 점점 산 속 깊이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이 길 맞기는 맞는 거야?' 이스칸다르 쿨은 타지크인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호수. 휴양지로 유명한 호수가 길은 완전 엉망진창이 되어 가고 있었어요..

월요일에 가자 - 16 타지키스탄 안조브

아침. 혹시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 하며 호텔 아래로 내려갔어요. 잭키 할아버지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어요. "친구분께서 동의하셨어요?" "응. 친구가 동의했어요. 이스칸다르 쿨 거쳐서 후잔드까지." "후잔드 말고 이스타라브샨이요. 우루 테파." "아! 우루 테파까지." 그런데 친구분의 2003년식 무쏘가 보이지 않았어요. "친구분은 어디 계세요?" "친구는 세차하러 갔어요. 잠깐만요." 잭키 할아버지께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차에 타라고 하셨어요. 친구분과 만나기로 한 곳까지 공짜로 데려다주기로 하셨어요. 잭키 할아버지 차를 타고 장소를 옮겼어요. "저 차에요." 거리에 지프 한 대가 서 있었어요. 막 세차를 해서 그런지 새 차 같았고 왠지 믿음이 갔어요. 우리를 후잔드까지 데려가줄 기사 아저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