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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16

바람은 남서쪽으로 - 28 베트남 하노이 유교 문화 유적 문묘 Văn Miếu

방에서 친구에게 줄 선물을 정리했어요. 베트남인 친구는 곧 결혼할 거라고 했어요. '축의금이라도 줘야 하나?' 지금껏 결혼식 축의금을 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주변에서 장례식이 있으면 찾아가서 조의금을 내고 온 적은 몇 번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 친구, 동기 결혼식은 가본 일도 없고 있어도 안 갔어요. 축의금을 내지도 않았어요. 장례식은 갈 수 있으면 반드시 찾아가지만 결혼식은 제 가족 결혼식 아닌 이상 안 갔어요. 그 원칙은 항상 지켜오고 있었어요. 세상에 장례식은 오직 한 번이에요.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고 하나 죽은 사람을 되살려낼 방법은 없어요. 모든 사람에게 장례식이란 인생에서 단 한 번 있는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친구의 가족이 사망해서 장례식에 가야 한다면 갈 수 있는 한 갔..

바람은 남서쪽으로 - 27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서욱교

슬리핑 버스 안에서 계속 잤어요. 잠자리가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슬리핑 버스 좌석은 어정쩡하게 상반신이 들려 있었어요. 몸을 전혀 뒤척일 수 없는 구조였어요.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누워 있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더 불편했어요. 조금만 몸을 틀면 허리가 꺾여서 바로 잠이 깨었어요. 한 자세로 계속 누워 있으려니 몸이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그렇다고 앉아 있자니 이건 앉아 있기도 불편했어요. 어떤 자세도 답이 없었어요. 밤새 그렇게 뒤척이다 잠을 깨기를 반복했어요.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어요. 자다가 깨기를 반복했어요. 시끄러워서 깨거나 어디에 버스가 정차해서 깬 것이 아니었어요. 순전히 슬리핑 버스에서 누워서 자다가 몸을 틀면 허리가 꺾여서 깨었어요.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기절하..

바람은 남서쪽으로 - 26 슬리핑 버스로 베트남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길

"이제 숙소 돌아가야겠다." 어느덧 오후 1시였어요. 숙소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호이안 일정의 끝이 성큼성큼 다가왔어요. 호이안에서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는 숙소를 통해 예약해놨어요. 숙소에서는 택시로 슬리핑 버스를 탑승하는 곳까지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요. 만약 숙소에서 호이안에서 하노이 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이제부터 여행사로 달려가야했을 거에요.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호이안을 돌아다녔어요. "이 놈의 비는 또 오네." 베트남 호이안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이런 곳은 떠날 때 아쉬움이 매우 많이 남아요. 그러나 그런 거 하나도 없었어요. 눈꼽만큼도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쪽에 정신 팔릴 때가 아니었어요. 빗줄기가 다시 슬슬 굵어지고 있었어요..

바람은 남서쪽으로 - 25 베트남 호이안 푸젠 화교 회관 Hội quán Phúc Kiến

장기 한 판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했어요. "베트남 와서 장기 뒀다!" 계획에도 없었고 의도한 것도 아니었는데 베트남 현지 문화를 하나 체험했어요. 매우 큰 소득이었어요. 베트남 와서 베트남 민속 놀이인 장기를 두어봤으니까요. 이런 일은 여행 중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호이안이 내가 불쌍해서 이런 이벤트 하나 준 건가. 베트남 호이안 일정은 정말 안 좋았어요. 대충 둘러볼 것은 거의 다 둘러봤어요. 그렇지만 정말 운이 참 없는 일정이었어요. 날씨는 엄청 안 좋았어요. 중요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노트북 가방은 끈이 떨어져버렸어요. 신발은 물에 완전 푹 젖었어요. 숙소에서 드라이기로 간신히 말리기는 했지만요. 기념품으로 구입한 전통의상 입은 인형은 목이 다 끊어졌어요. 밤에 쏟아진..

바람은 남서쪽으로 - 23 베트남 호이안 중앙 시장 Chợ Hội An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잤기 때문에 정말 깊게 잤어요. 사실 거짓말이에요. 저는 원래 잠을 매우 깊게 자거든요. 한 번 잠들면 절대 못 일어나요. 심지어 알람이 울려도 못 듣고 그냥 계속 자는 일도 비일비재해요. 동네방네 잠자는 사람 다 깨울 정도로 시끄러운 알람이어야 잠에서 깨어나요. 세상에서 잠자는 것이 제일 좋고 잠자는 것은 정말 잘 해요. 스트레스 받으면 그냥 자요. 너무 짜증나거나 화가 나면 잠이 오고 한숨 자고 나면 나아지거든요. 그래서 호이안 일정이 비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잠을 못 자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욱 푹 잤어요. 여행 일정이 엉망이 되었다는 사실, 노트북 가방 끈이 떨어져서 답 없어진 상황이라는 사실, 신발이 완전히 푹 젖어버렸다는 사실은 제게 자장가가 되었어요. 실낱 같은 ..

바람은 남서쪽으로 - 22 베트남 꽝남성 호이안 야시장

"빨리 돌아가야겠다." 어깨에 옆으로 메는 노트북 컴퓨터 가방은 끈 거는 고리가 완전히 끊어져버렸어요. 여기에 하늘에서는 비가 좍좍 퍼붓고 있었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우산 쓰고 걷는 것조차 엄청나게 불편했어요. 한 손에는 우산, 한 손에는 보조가방을 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으려니 조금만 걸어도 진이 빠졌어요. 투본강 위에 둥실둥실 떠다니던 빛나는 종이등은 모두 싹 다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갔어요. '앞으로 여행 어떻게 하지?' 머리 속이 엄청나게 심란했어요. 노트북 컴퓨터 가방은 계속 들고 돌아다녀야 했어요. 여기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었어요. 저의 전재산이라고 해도 될 것들이 싹 다 들어 있었어요. 노트북 컴퓨터, 여권, 돈, 디지털 카메라, 항공권 다 노트북 컴퓨터 가방에 넣고 옆으로 ..

바람은 남서쪽으로 - 21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 야경

'일본인 다리도 갔고, 딘 캄 포도 갔고, 광동회관도 갔고...이제 대충 다 봤나?' 일본인 다리도 건넜고, 딘 캄 포도 갔고, 광동회관도 갔어요.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을 한 바퀴 대충 둘러본 것 같았아요. 이제는 여유가 생겼어요. 일단 대충 다 봤고, 사진도 그럭저럭 찍었거든요. '정말 운 좋았어.' 아마 다낭은 여전히 비가 퍼붓고 있을 거였어요. 비구름보다 제가 빨랐어요. 비구름은 호이안으로 몰려오고 있었어요. 일기예보상 호이안은 이날 비가 내릴 거라고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호이안 올드타운을 대충 다 둘러보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예쁜 호이안 올드타운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것을 아쉬워할 때가 아니었어요. 이렇게 비가 안 내려서 사진 찍으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크게 감..

바람은 남서쪽으로 - 20 베트남 호이안 광동회관 Hội Quán Quảng Đông

"이제 광동회관 들어가야지." 베트남 호이안 광동회관 Hội Quán Quảng Đông 주변을 돌아다니다 슬슬 안에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하늘을 한 번 쳐다봤어요.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만 운이 정말 좋다면 이대로 비구름이 비를 뿌리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어 보였어요. '빨리 다 돌아봐야겠다.' 일단 광동회관까지 보면 호이안 돌아보는 것은 대충 마무리될 거였어요. 주요 관광지 중 꼭 가봐야하는 곳은 대충 찾아가본 셈이었거든요. 시간과의 싸움이었어요. 비가 올 지도 신경써야 했고, 날 자체가 어두워지는 것도 신경써야 했어요. 사진기는 이미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고 제게 계속 알려주고 있었어요. 사진을 안 흔들리게 촬영하려고 하면 셔터스피드를 올려야 했고, 그러면 사진이 시커멓게 나왔어요. 반대..

바람은 남서쪽으로 - 18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일본인 다리) Lai Viễn Kiều (Cầu Nhật Bản)

숙소에서 나왔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14년 12월 21일 오후 1시 44분이었어요. "점심 먹어야겠네." 호이안에 원래 계획보다 매우 늦게 도착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도착해서 점심까지 다 먹고 돌아다니고 있어야 했어요. 계획상 그랬어요. 현실은 오후 2시 다 되어서야 일정을 시작하게 생겼어요. 일정 시작 전에 점심을 먹어야 했어요.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한 끼 한 끼가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이 기회도 호이안 구경만큼 중요했어요. 솔직히 갈등되었어요. 후에에서 엄청난 비를 뿌리고 있는 비구름이 호이안으로 넘어오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호이안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었어요. 비가 안 내리는 동안 호이안을 다 둘러봐야 했어요. 분명히 그 망할 비구름..

바람은 남서쪽으로 - 16 베트남 후에 동바 시장

이제 남은 일정은 드래곤 보트를 타는 것이었어요. 가이드가 버스에서 관광객들에게 알려주었어요. "이제 드래곤 보트를 타러 갈 거에요. 보트에서 내리는 것으로 일정이 끝나요. 이 차로 돌아오지 않아요. 그러니 모두 짐을 다 갖고 내리세요." 어? 뭔가 이상한데? 시간 관계상 생략인 거야? 이 투어 설명을 처음 들을 때였어요. 호텔 아주머니께서는 버스를 타고 가서 쭉 구경을 한 후, 버스가 다시 숙소까지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가이드 지시 사항에 따르면 이 버스는 딱 드래곤 보트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였어요. 그 이상 안 갔어요. 그렇기 때문에 버스에 짐을 놓고 드래곤 보트를 타면 절대 안 되었어요. 어디에 내려줄 지는 모르겠지만 숙소에서 그렇게까지 멀리 떨어진 곳에 던져놓지는 않을 것이었어요. 후에..

바람은 남서쪽으로 - 14 베트남 후에 카이딘 황제릉 lăng khải định

내가 베트남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 계몽사에서 출판한 학습그림사회. 어렸을 적 제가 가장 좋아했던 책이었어요. 이 책이 저희집에는 없었기 때문에 그 책이 있는 이웃집에서 책을 빌려서 보곤 했어요. 그 중 '동남아시아'권에 수록된 베트남 편을 보면 카이딘 황제릉 사진이 나와요. 하도 오래전에 본 책이라 어떤 그림과 사진들이 있었는지 다 기억하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카이딘 황제릉'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요. 그게 카이딘 황제릉이라는 것은 몰랐지만요. 그러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그것이 바로 카이딘 황제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순간부터 이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바로 '카이딘 황제릉 방문'이 되었어요. 어째서인지는 몰라요. 어렸을 적 그 책에 실린 카이딘 황제릉 사진을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91 라오스 비엔티안 왓따이 국제공항,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그리고 귀국

마지막 행운 포인트까지 깔끔하게 쓰고 가는구나! 스콜이 시원하게 내리고 나니 공기가 맑고 시원해졌어요. 딱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은 공기와 온도였어요. '그래. 아직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이 있잖아.' 아직 여행이 완벽히 끝난 것이 아니었어요. 이 비행기는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 노이바이 공항에서 환승해야 했어요. 이 당시 저는 노이바이 신공항 건물만 보았어요. 2014년 12월 베트남에 갔을 때 노이바이 신공항은 건물이 완성된 상태였지만 사용하지는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노이 노이바이 신공항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베트남 경유하니 베트남 구경 조금은 하겠네.' 노이바이 공항 면세구역 안에서 돌아다니며 놀겠지만 그래도 거기는 베트남. 게다가 제가 못 가 본 노이바이 신공항..

바람은 남서쪽으로 - 11 베트남 여행 - 후에 안 히엔 가든하우스 Nhà vườn An Hiên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가이드는 다음 목적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다음에 갈 곳은 아름다운 전통 가옥들이 있는 곳이에요. 이곳에는 원래 전통 가옥이 몇 채 있는데,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서 가장 유명한 가옥만 갈께요." 이 투어의 두 번째 일정표에서 두 번째 방문지는 'Garden House Village'라고 적혀 있었어요. 가이드는 원래 이 마을에 있는 가옥 5개를 모두 보는 코스였지만, 점심 식사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 후, 이 가옥 5채 가운데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또한 가장 아름다운 전통 가옥인 안 히엔 가든하우스를 보고 다음 목적지인 티엔무 사원으로 이동할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어요. 차량에 탑승한 사람들 모두 알았다고 대답했어요. 사실 이 코스..

바람은 남서쪽으로 - 10 베트남 후에 황성 Hoàng thành Huế

'오늘은 무조건 사진 똑바로 찍어간다.' 10만 5천동이나 내고 들어가는 후에 황성. 사진을 또 망칠 수는 없었어요. 전날 사진은 너무 심각할 정도로 망쳤어요. 사진을 예쁘고 아름답게 찍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사진을 찍고 대충 확인한 것이 문제였어요. 흔들렸는지 안 흔들렸는지 정확히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 다시 성에 들어가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사진을 찍은 후 흔들렸는지 똑바로 확인하기로 결심했어요. 가이드는 사진을 찍으며 넓게 퍼져서 다니던 관광객들을 한 곳으로 모았어요. 사람들 모두 오문 앞에 섰어요. 가이드 말에 의하면 옛날에는 이 성채에서 동문은 여자만, 서문은 남자만 다닐..

바람은 남서쪽으로 - 09 베트남 쌀국수 향기의 비밀

베트남 쌀국수에서 나던 그 샴푸 같은 냄새는 무엇이었을까?후에 왕궁은 또 들어가야하는 걸까? 저 두 가지를 생각하다 잠이 들었어요. 베트남의 하루는 매우 일찍 시작되었어요. 베트남 친구와 채팅을 하며 베트남인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어요. 그래도 베트남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침 일찍 하루가 시작된다고 해서 굳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할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날 후에 도착했을 때 한산한 거리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이번 여행에서 볼거리 상당수를 놓쳐버릴 수도 있었어요. 아침과 점심 사이에 후에에 도착했으니 애매한 시각이기는 했지만, 거리에서 쌀국수 파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아침..

베트남 노래 Bao Thy - Xa Mãi Xa

베트남에 한창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문득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유투브를 열심히 뒤져보았어요. 처음에는 정말로 안 찾아졌는데, 하나가 찾아지자 그 다음부터는 여러 노래를 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노래 정말 좋다!'라고 생각했지요. 베트남 가기 전까지 - 거진 2달간 매일 일하러 갈 때 이 노래를 들으며 갔어요. 왠지 제 머리 속 베트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노래였거든요. 이 노래와 의정부에 있는 그 쌀국수가 바로 베트남 여행을 떠나게 된 발단이지요. Gặp lại anh chiều chiều cuối thuCảm giác xuyến xaoTựa những phút đầu chúng ta yêu nhauNhưng cớ sau hai ta l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