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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ang Prabang 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7 라오스 루앙프라방 유적 - 왓 마노롬, 왓 위쑨나랏

쑤파누웡 동상에서 조금 걸어가자 관공서처럼 생긴 건물이 나왔어요. "이건 시청쯤 되는 건가?" 표지판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읽어보았어요. UXO LAO VISITORS CENTRE 아...불발탄... UXO 는 Unexploded Ordnance Programme 의 약자에요. 직역하면 '불발탄 센터'. 베트남 전쟁때 전쟁의 불길이 라오스에까지 번지면서 미군이 라오스 영토까지 뻗은 호치민 루트를 파괴하기 위해 라오스에 대대적인 폭격을 실시했어요. 라오스는 공산주의 게릴라인 파텟 라오와 왕정 정부군 사이에서 내전중이었구요. 그래서 라오스 전역에 불발탄이 상당히 많이 산재해 있다고 해요. 입구에 놓인 커다란 쇳덩이들은 불발탄이었어요. 안에 들어가볼까 하다가 발길을 돌려 다음 절을 향해 걸어갔어요. 길을 걸어..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5 라오스 루앙프라방 절 - 왓 싸깸, 왓 푸 콰이

지도상으로 보면 다음 절까지 그렇게 멀지 않았어요. 애초에 거리가 4km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였거든요. 이 4km 정도 되는 거리에 절이 여러 곳 있었고, 절 하나하나를 들리면서 구경도 하고 루앙프라방 시내도 돌아다닐 계획이었어요. 이론적으로 보면 조금 걷다가 절 가서 삼배 드리고 또 조금 걷다가 절 가서 삼배 드리는 길이었어요. 첫 번째 절을 잘 보았기 때문에 발걸음이 가벼워졌어요. 차가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평화로운 시골길이었어요. "내가 대체 얼마나 외곽으로 나온 거지?" 4km면 그렇게 외곽까지 기어나온 것도 아니었어요. 여행자 거리도 그리 도시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영락없는 시골 마을의 풍경. 거리에서 사람들이 가축을 몰고 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어요. 라오..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4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탁발 행렬, 아침 시장, 산티 쩨디, 왓 빠폰파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여행 기록을 정리했어요. "여행 기록 쓰는 게 무슨 밀린 숙제하는 것 같네." 귀찮아서 후딱 쓰고 끝내고 싶은데 기록을 정리해서 남기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며칠 동안 기록을 남기지 못했는데 그것을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당장 오늘 여행 기록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거든요. 아주 많이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어요. 지도상 거리만 보면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어요. 단지 절을 참 많이 갔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솔직히 오늘 간 절 이름이 전부 떠오르지도 않았어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해야 하는데 사진도 많았어요. 사진이 150장이 넘었어요. 이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어요. 150장이 넘는 사진을 보며 기록을 정리하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었어요. 돌아다닐 때 딱히 ..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2 라오스 여행 - 루앙프라방 왓 씨분흐앙, 왓 쑤완나 키리, 왓 씨앙통

"여기도 절이 있네?" 절이 끝없이 나왔어요. 절 너머 절이었어요. 절 하나 보고 조금 걷나 싶으면 절이 하나 또 나왔어요. 이건 절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는 것으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절이 아예 다닥다닥 붙어 있었어요. 절 하나 보고 바로 옆 절 가는 식이었거든요. 치앙마이에 절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 정도로 많이 있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절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은 루앙프라방이 처음이었어요. 왓 씨히뭉쿤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옆 절이나 마찬가지인 절로 갔어요. 여기는 라틴 문자로 적힌 절 이름 표지판이 없었어요. 라오어로 ວັດສຼີບຸນເຮືອງ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왓 씨분흐앙이었어요. 지도에는 Wat Sibounheuang 이라고 나온 곳이었어요. 왓 씨분흐앙은 1758년 Sotikakouman..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71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 왓 농씨쿤므앙, 왓 쌘, 왓 쏩, 왓 씨 뭉쿤

다음 절을 갈 차례였어요. 길을 따라 걸었어요. 친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왓 시러시러 밧 시러시러 모스크 오 노절 시러시러 암자 시러시러 항상 내 곁엔 오! 부두! "뭐?" 친구가 우유송에 맞추어서 노래를 불렀어요. 아주 절묘하게 딱 들어맞았어요. 가사를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어요. 친구가 왓 가기 싫다고 해서 '여기는 VAT 라고 적혀 있잖아! 이것은 밧! 태국의 왓과 다른 거야!' 라고 말하며 친구를 데리고 다니고 있었어요. 친구도 어떻게든 절을 하나라도 덜 가기 위해 가이드북도 뒤져보고 지도를 뒤져보았지만 정말 갈 곳은 절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절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건데, 옆에서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왜 하필 부두야?""왜? 사이언톨로지도 넣고 다 넣어볼까?""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