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눈을 뜨자마자 방이 밝다는 것을 보았어요. 어제 몇 시에 잤더라? 기억이 없었어요. 하여간 엄청 깊게 잤어요. 미친듯이 잤어요. 시계를 보았어요. 아침 9시가 넘어 있었어요. 머리가 멍하지 않았지만 멍했어요. 컴퓨터를 켜놓고 가만히 놔두어서 새까맣게 모니터가 꺼져버린 상태 같았어요. 정신이 없는 것은 아닌데 생각하기를 그만두어버린 상태였어요. 너무 피곤했어요.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몸을 움직여야 할 이유가 없었어요. 오늘은 정말 일정이 별 거 없었거든요. 그렇게 6월 23일이 시작되었어요. 이렇게 여행중 침대에 쓰러져버린 것은 얼마만인지 몰라요. 7박 35일 여행 거의 마지막이었던 부다페스트에서 그렇게 쓰러지듯 잠들어 버렸던 것 이후 처음이었어요. 너무 피곤했어요. 근육은 바람에 휘날리고 뼈는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