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석탄의 길 2부 17 - 정부 관광산업 육성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 - 저탄소 녹색성장 관광산업 전국 걷기 여행길 총정리 사이트 구축 사업

좀좀이 2023. 3. 25. 12:21
728x90

"몇 시지?"

 

자다가 깨어났어요. 스마트폰으로 몇 시인지 봤어요. 고작 밤 11시 반이었어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태백버스터미널에서 신기터미널 가는 첫 차는 새벽 5시 50분에 있었어요. 이 버스는 태백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서 삼척시 도계, 신기를 경유해 삼척버스터미널, 동해버스터미널을 거쳐 강릉시로 가는 버스에요. 도계, 신기는 중간에 잠시 정차하는 정류장이에요.

 

찜질방 내부 불은 거의 다 꺼져 있었어요. 컴컴하기는 했지만 불을 완전히 다 끈 것은 아니라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스마트폰 손전등 기능을 켜서 앞을 비춰야만 앞이 보이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사람들 모두 잠을 자고 있었어요. 아마 모두 잠을 청한 지 얼마 안 되었을 거였어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잠들기까지 기껏해야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 거였어요.

 

밤 11시 반이었기 때문에 다시 잠을 청해도 괜찮았어요. 많이 잔 줄 알았는데 고작 2시간 반 잤어요. 잠에서 깨어난 후 그렇게 많이 졸리지는 않았지만 다시 자야 했어요. 새벽에 밥 먹고 버스 타려면 찜질방에서 여유롭게 4시 반쯤에 나가야 했어요. 태백시 태백역 24시간 찜질방인 성지사우나에서 태백시 황지자유시장 24시간 식당인 부래실비식당 가서 아침밥 먹고 태백터미널 가려면 한 시간 반 정도 잡아야 했어요. 성지사우나에서 부래실비식당까지는 1.5km 거리에요. 카카오맵으로 경로를 보면 도보로 약 23분 걸린다고 나와요. 그러니 아직 5시간 더 잘 수 있었어요. 사우나 즐기고 나올 걸 감안하면 4시간은 더 잘 수 있었어요. 전날 잠을 못 자고 나왔기 때문에 5시간이라도 더 자야 했어요.

 

스마트폰을 끄고 다시 눈을 감았어요. 곧바로 잠들었어요.

 

"어? 몇 시야!"

 

너무 깊게 잤어요. 얼마나 깊게 잤는지 아주 개운했어요. 망했어요. 이렇게 깊게 잤다면 전날 못 잔 게 있으니까 상당히 많이 잤을 거에요. 태백버스터미널에서 새벽 5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신기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완전히 늦어버렸어요. 주변이 아직 어두운 것으로 보아 아침 6시쯤 된 줄 알았어요. 급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켰어요. 어둠 속에서 스마트폰 화면이 밝게 확 켜지면서 안구를 빛으로 강하게 타격했어요. 눈을 찌푸리고 몇 시인지 확인했어요.

 

이제 새벽 2시입니다만...

왜 일어나셨습니까?

 

"뭐야? 고작 2시야?"

 

새벽 2시였어요. 찜질방 입구 방향 벽에 있는 시계를 봤어요. 역시 새벽 2시였어요. 긴장이 풀리면서 다시 바닥에 뒤로 자빠져 드러누웠어요. 괜히 깜짝 놀랐어요. 새벽 2시면 아직도 더 자도 되었어요. 너무 개운하게 숙면을 잘 취해서 아침 6시까지 잔 줄 알았어요. 새벽 2시면 아직도 사우나 즐기고 나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어요.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어요.

 

잠이 증발했다.

잠이 도망갔다.

 

잠이 안 왔어요. 너무 늦게까지 잔 줄 알고 놀라서 잠이 확 달아난 게 아니었어요. 정말로 너무 숙면을 잘 취해버리는 바람에 잠이 없어져버렸어요. 두 눈을 감고 생각을 끄고 멍하니 있었지만 잠들지 않았어요. 멍한 상태로 계속 시간만 흘려보내기만 했어요.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올 때 두 눈을 감고 멍하니 누워 있는 것도 나름대로 잠을 잔 효과가 있기는 해요. 진짜 잠든 것에 비해 1/10 정도의 효과 정도 있어요. 그러나 잠이 안 와도 너무 안 왔어요. 자야할 잠은 다 잤어요.

 

'아까 내가 걸은 길이 운탄고도1330 3길 맞겠지?'

 

하루 종일 나를 찜찜하게 만든 일.

수라삼거리에서 이정표대로 오른쪽 길을 따라간 것은 과연 맞는 길이었을까?

 

운탄고도1330 3길 수라삼거리 지점부터 하루 종일 저를 찜찜한 기분이 들게 만든 일이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 망경대산 수라삼거리 지점에는 갈림길이 있어요. 왼쪽 길은 길 같지도 않게 생긴 샛길이었고, 오른쪽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임도가 그대로 이어지는 길이었어요. 모든 이정표는 오른쪽으로 가라고 가리키고 있었어요. 이정표대로 갔으니 맞는 길로 갔어요. 이상할 거 없었어요.

 

이정표대로 걸었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없는데 계속 뭔가 찜찜했어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에서 커뮤니티 항목의 문의하기 게시판을 보면 운탄고도1330 3길 수라삼거리에서 석항삼거리로 가는 길에 대한 비판과 항의가 상당히 많았어요. 말이 좋아 비판과 항의지, 실제 어조는 걷기 여행길이라면서 이렇게 등산으로 가도 험한 길을 가라고 하다니 제정신이냐고 욕하는 수준이었어요. 욕을 퍼부으면 안 되니까 머리 끝까지 화난 것을 꾹 참고 자판 꾹꾹 힘껏 눌러가며 쓴 글이 여럿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을 걸은 사람 후기를 봐도 운탄고도1330 3길 코스 중 수라삼거리에서 석항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은 너무 급경사에 길 자체도 너무 험하고 안전장치도 부실해서 엄청나게 위험하다고 했어요. 그 이전에 드룹산은 사람들이 거의 안 가는 산에 등산로도 제대로 없는 산이었고, 몇 없는 드룹산 다녀온 후기를 보면 상당히 힘들다는 말이 있었어요.

 

고작 수라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갔을 때 처음 그 45도 각도 비탈길 때문에?

 

제가 걸은 수라삼거리에서 석항삼거리로 가는 길 중에는 험한 길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나마 가장 험하다고 할 만한 구간이라고 해봐야 수라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 때 맨 처음 나오는 경사 거의 45도에 육박하는 커브 비탈길 하나 뿐이었어요. 그거 말고는 딱히 어렵다고 할 만한 구간이 없었어요. 수라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갈 때 처음 나오는 비탈길 외에 또 힘든 구간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서울 역삼, 강남도 제대로 못 돌아다녀요. 서울 역삼, 강남도 비탈길 은근히 꽤 있는데요.

 

'한 번 확인해보자.'

 

아까 제가 걸은 길이 과연 운탄고도1330 3길 수라삼거리에서 석항삼거리로 걸어가는 길이 맞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어요. 카카오맵으로 들어갔어요. 석항삼거리를 검색했어요.

 

 

카카오맵 로드뷰를 석항삼거리에서 망경대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봤어요. 운탄고도1330 3길 지도대로 가려면 위 스크린샷에서 오른쪽 아래 영광산 방향이 아니라 왼쪽 위 드룹산 방향으로 걸어가야 했어요. 영광산 방향에서 망경대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까지는 카카오맵 로드뷰로 볼 수 있었어요. 카카오맵으로 영광산 방향에서 망경대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봤어요.

 

"아오, 썅!"

 

기분이 계속 찝찝했던 이유가 밝혀졌어요. 제가 수라삼거리에서 걸어서 내려온 길은 운탄고도1330 3길 정식 코스가 아니었어요. 수라삼거리에서 길 같지도 않게 생긴 왼쪽 샛길로 걸어가야 드룹산 방향으로 가는 운탄고도1330 3길 정식 코스였어요.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오른쪽 길은 정식 코스는 아니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과 이어지기는 하지만 험하기로 악명높은 드룹산 임도를 우회해서 가는 길이었어요.

 

"이 새끼들 진짜!"

 

찜찜했던 기분은 분노로 바뀌었어요. 힘들게 다녀왔는데 정식 코스가 아니라 비공식 우회로를 걸었어요. 비공식 우회로도 매우 아름다웠고 볼 것 많았기 때문에 좋기는 했어요. 그러나 운탄고도1330 3길이 궁금해진 이유는 사람들이 하도 운탄고도1330 3길 수라삼거리~석항삼거리 코스가 무슨 정신으로 걷기 여행길을 이렇게 험한 길을 걸으라고 했냐고 비난하니까 대체 길이 얼마나 험한지 궁금해서였어요. 정작 제일 궁금했던 건 경험하지 못 했어요.

 

"이 새끼들 대체 무슨 정신으로 일을 이 따위로 했지?"

 

운탄고도1330 운영진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을 이 따위로 해놨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 정도면 중동 자폭 테러리스트 정신으로 무장하고 작정하고 망쳐놓겠다고 한 수준이었어요. 과장이나 비약이 아니라 일을 이렇게 못 하기도 어려워요. 귀찮고 하기 싫어서 못 하는 것과 차원이 달랐어요. 귀찮고 하기 싫고 예산 후달려서 엉망인 게 아니라 정말 어떻게 봐도 악의적으로 여기 걷는 사람들 골탕먹이려고 작정하고 일한 수준이었어요.

 

영월 찜질방 사장님

영월 버스 기사님

영월 모운동에서 만난 할머니

영월 모운동 정자에 비치되어 있던 믹스 커피와 정수기

 

강원도 영월의 따스했던 기억들이 떠오르자 분노가 2배

 

직원을 뽑으라니까 무슨 자폭 테러리스트를 뽑아놨어요. 이렇게 밖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영월에 무슨 한이 맺혀서 선의로 포장한 악의로 테러를 가하러 온 수준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 망경대산 등산로 코스는 갈림길이 몇 개 없어요. 비싼 돈 들여서 번드르르하게 이정표 세우지 않아도 되요. 갈림길에서 리본이나 5m 간격으로 두 세 개 연속으로 묶어주면 끝이에요. 옥동납석광업소부터 전파가 잘 터지지 않아서 이정표와 안내표식이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갈림길 자체가 많거나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리본만 적당히 갈림길마다 5미터 간격으로 두 세 개 연속으로 묶어서 방향만 똑바로 알려주면 되요. 그러니까 오히려 돈 없고 귀찮았으면 훨씬 결과가 나았을 거에요. 엄청 귀찮아서 적당히 리본이나 몇 개 묶어주자고 하며 일을 했다면 갈림길에서 리본이나 몇 개 묶고 일 다 했다고 끝냈을 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오히려 걷는 사람은 길 찾기 훨씬 좋아요.

 

'도대체 왜 이 따위로 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불가. 건성으로 하고 대충 했어도 훨씬 나을 거였어요. 이건 망치기도 어려운 수준이었어요. 무슨 대도시 골목길, 샛길 많은 동네에서 길 표시하는 것도 아니고 갈림길 몇 개 없는 거에 표시하는 거니까요. 경험 부족으로도 설명이 안 되었어요. 이 정도면 알카에다, ISIL, 탈레반도 한 수 접고 배워야할 신개념 테러였어요. 전문용어로는 '사보타주'라고 해요. 무성의하게 해도 훨씬 나았을 거니 사보타주 소리까지 떠올랐어요.

 

운탄고도1330 3길 이정표 및 안내표식에 대한 짜증이 분노로 바뀜과 동시에 운탄고도1330 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지 떠올랐어요.

 

중간에 계획이 바뀌었을 거다.

 

운탄고도1330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 자료를 찾아볼 수 있어요. 먼저 강원도 영월에는 '외씨버선길'이라는 걷기 여행 코스가 있었어요. 외씨버선길은 경상북도 청송군, 영양군, 봉화군과 강원도 영월군에 걸쳐 있는 걷기 여행 코스에요. 여기에 영월군은 김삿갓면 예밀리와 주문리에 '산꼬라데이길'이라는 걷기 여행 코스를 만들어놓은 상태였어요.

 

강원도 정선군 남부에는 강원랜드가 있어요. 강원랜드는 강원랜드 카지노로 매우 유명해요. 강원랜드는 폐광지역개발지원에관한특별법에 의거 1998년 6월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공기업이에요. 석탄합리화정책으로 탄광이 폐광하고 강원도 남부 경제를 넘어 사회 자체가 붕괴하자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관광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개설되었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강원랜드 내국인 카지노는 원래 기한제 허가에요. 2021년에 운영허가가 20년 연장되어서 2045년까지 운영할 수 있어요. 정부에서 강원랜드 내국인 카지노를 폐지할 확률은 아마 별로 없을 거에요. 도박 즐기는 사람들이 강원랜드가 없으면 죄다 마카오, 필리핀 등으로 가버릴 테니 외화 유출 막는 효과도 있고, 강원랜드 자체가 워낙 외지인 정선군 사북, 고한에 위치해 있어서 도박중독자들이 밖으로 기어나오지 않고 거기에 수용당하는 효과도 있거든요.

 

하지만 강원랜드는 이미지가 너무 안 좋은 데다 사북, 고한이 단일 산업 의존 지역이라는 큰 형태에서는 못 벗어난다는 지적도 많았어요. 과거에는 석탄산업 의존 경제였는데 석탄산업에서 카지노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졌어요. 게다가 지역 이미지도 매우 안 좋아졌구요. 당장 사북 간다 고한 간다 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강랜 가서 한 판 땡기러 가냐는 거니까요. 결정적으로 강원랜드 내국인 카지노는 장사는 잘 되지만 지속 가능한 사업은 아니에요. 더욱 크게 발전하려면 결국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더 많이 도박을 즐겨야한다는 거니까요.

 

이 때문에 강원랜드는 관광산업 육성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이래서 현재 강원랜드는 하이원리조트, 하이원스키장을 운영하고 있고, 하이원 둘레길이라는 자체 트래킹 코스도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어요.

 

태백시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맨날 폐광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고, 삼척시도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맨날 폐광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어요. 태백시와 삼척시 내륙지역은 그나마 남아 있는 탄광마저 폐광하면 다른 과거 강원도 남부 탄전지대 주요 지역들처럼 붕괴할 게 뻔했어요. 만약 태백시가 붕괴해버리면 강원도 남부는 말 그대로 전멸, 자연으로 회귀 수준이 될 게 명약관화에요. 태백시가 쇠락하면 그 여파는 태백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월군 동부, 정선군 남부, 삼척시 동부 내륙지역까지 다 같이 붕괴하니까요.

 

한편으로는 영월 산 너머 옆동네 단양이 석회석 광산 잘 가동시키면서 석회석 광산으로 번 돈을 꾸준히 관광산업에 쏟아부어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잡았어요. 심지어 볼 거 많은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볼 거 하나도 없는 동네 소리 듣던 원주시조차 돈을 쏟아부으니까 관광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어요. 이것도 꽤 자극이 되었을 거에요.

 

강원도 남부가 사는 길은 이제 관광 개발 뿐이라는 절박함과 기존에 있던 임도, 걷기 여행길을 어떻게 잘 조합하면 강원도 남부 일대를 횡단하는 거대한 도보 여행 코스가 나올 거라고 떠올렸을 거에요.

 

문제는 여기까지는 좋은데 중간에 대상이 바뀌었을 거라는 거에요. 운탄고도1330 관련 기사, 자료 등을 찾아보면 초기에는 백두대간 종주 같은 코스,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코스라는 표현이 곧잘 등장해요. 즉, 처음에는 백두대간 종주 같은 거대한 트래킹 코스로 계획했을 거에요. 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8박 9일 동안 산도 올라가고 걷기도 하는 초장거리 등산로로 계획했을 거라 추측되요. tvN STORY에서 방영한 운탄고도 마을호텔에 전문산악인 엄홍길씨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초기에는 주요 타겟을 산악인들로 정했을 거에요.

 

운탄고도1330 관련 기사 및 자료를 보면 초기에는 '트레킹'이라는 표현이 매우 많이 등장해요. 사람들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잘 사용하는 영어 단어 중 등산을 뜻하는 트레킹과 하이킹이 있어요. 트레킹은 하이킹에 비해 산과 언덕 등 힘든 지형을 포함하여 좀 더 어렵고 복잡한 걷는 행위를 지칭해요. 기간으로 보면 하이킹은 주로 당일치기 등산을 지칭하고, 트레킹은 보다 긴 기간을 의미해요.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으로는 당일치기로 북한산 같은 산 올라가는 것은 하이킹, 최소 지리산 종주부터 시작해서 백두대간 종주 같이 몇박 며칠 산행하는 것은 트레킹이에요. 굳이 걷기여행, 도보여행 표현을 쓰지 않고 '트레킹' 표현을 쓴 데에는 일반인보다는 산 다니는 사람을 타겟으로 했다고 쉽게 유추할 수 있어요.

 

물론 한국에서 트레킹이 꼭 몇박 며칠간 산을 다니는 여행만 의미하지는 않아요. 도보여행, 걷기여행보다는 난이도가 있는 코스를 트레킹 코스라고 하는 일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트레킹 코스라고 하면 보통 산과 관련되어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가까워질 수록 운탄고도1330 홍보에서 점점 트레킹 표현은 줄어들고 대신 도보여행, 걷기여행 표현이 늘어나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매우 쉽게 유추할 수 있어요.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8박 9일동안 주구장창 산행하며 코스 완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등산 인구가 많다고 해도 백두대간 종주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에요. 그 이전에 8박 9일 여행이면 일반 직장인들은 쉽게 엄두 못 내요. 그러니 훨씬 시장이 큰 걷기여행, 도보여행 쪽으로 방향을 틀었을 거에요.

 

이렇게 보면 운탄고도1330 1길, 2길, 3길 코스 중 너무 험한 코스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요. 원래는 정말 등산 매니아들 대상으로 길을 만들려고 계획해서 진행했는데 나중에 보니 도보여행 시장이 훨씬 더 크고 성장성 확실하기 때문에 그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거에요.

 

물론 이래도 이정표 문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위와 같은 과정이 있었다고 본다면 이후 운탄고도1330 홍보 및 운영진의 대처 등이 이해가 가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 자료실에 들어가면 GPX 파일이 올라와 있어요. GPX 파일은 이동 경로 저장 파일이에요. 주로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해요. GPX 파일 실행시키는 어플 이름 자체가 '산길샘 나들이'에요. 아주 초장거리 여행, 길 찾기 어렵고 길을 뚫어야할 때도 있는 여행 - 특히 등산 같은 데에서나 사용해요. 일반적인 걷기 여행이라면 굳이 GPX 파일 실행 안 시켜도 되요. 카카오맵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운탄고도1330 홈페이지 자료실에 있는 GPX 파일 다운받아서 GPX 파일 보며 다니라는 말인데 이것 자체가 일반인들이 아니라 산 좀 다닌다는 사람, 초장거리 라이딩 즐기는 사람 대상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요.

 

코스를 일반인이 아니라 산 꽤 탔다는 사람들 대상으로 짜고 진행하다 일반인들도 와서 걸으라고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겠다고 생각해서 도보여행, 걷기여행으로 홍보하기 시작했을 거에요. 그러니 원래 등산 갈 때 복장 잘 갖추고 가는 사람들도 걷기여행길이라고 하니 쉬운 줄 알고 갔다가 험한 코스 나와서 뒤통수 맞고 더 분노했을 거구요. GPX 파일 다운받아서 그거 보며 다니면 이정표, 안내표식 엉망에 개판이고 부실해도 별 문제 안 될 거라 여겼을 건데 걷기여행이라고 하니 일반인들도 오고, 일반인들이 GPX 파일 알 게 뭐에요.

 

'갈 수록 좋아지겠지.'

 

운탄고도1330은 갈 수록 좋아질 거에요. 코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길 자체는 괜찮았고, 3길도 굳이 수라삼거리에서 두릅산으로 가라고 하지 않고 제가 걸은 영광산 방향으로 가라고 하면 어려운 길은 없었어요. 이정표, 안내표식이야 운영하면서 항의 계속 받으면 고쳐나갈 거구요.

 

운탄고도1330이라는 아이디어는 매우 훌륭합니다.

 

운탄고도1330 3길 이정표와 안내표식에 분노했어요. 그러나 운탄고도1330 3길 자체는 매우 좋았어요. 운탄고도1330 8길에 이어 운탄고도1330 3길도 길 자체는 엄청나게 만족스러웠어요. 운탄고도1330 3길에서 길 잘못 선택해서 간 만경사, 영광산 방향 하산로가 손꼽히게 아름다웠다는 것은 아이러니였기는 했지만요.

 

운탄고도1330 자체는 매우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가장 큰 의의라면 난잡하게 만들어진 여러 걷기여행길을 조합해서 '운탄고도1330'이라는 거대한 코스로 만들었다는 점이었어요. 전국에 대체 무슨 걷기 여행길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요. 도 차원, 시군 차원, 읍면동 차원 지자체에서 만든 걷기 여행길도 많고, 민간에서 만든 걷기 여행길도 있어요. 많은 걷기 여행길이 만들어졌고, 방치되고 버려진 걷기 여행길도 꽤 있어요. 그 이전에 무슨 걷기 여행길이 있는지 알 방법도 마땅찮아요. 이렇게 난립된 도보 여행 코스를 조합해서 거대한 도보 여행 코스를 만든 건 상당히 큰 의의가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을 더욱 크게 칭찬하고 매우 좋게 평가하고 싶은 이유는 운탄고도1330이 향후 한국 관광 트렌드에도 매우 부합하는 사업이기 때문이에요. 한국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어요. 앞으로 중장년층 여행 수요가 폭증할 거에요.

 

20대까지는 멋있어지려고 운동한다

30대는 건강 지키려고 운동한다

40대부터는 살려고 운동한다

 

이 말이 와닿는 사람들 꽤 있을 거에요. 죽음. 무서운 단어에요. 나이를 먹을 수록 '죽음'이라는 단어가 점점 더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와요. 20대까지는 멋있어지려고, 강해지려고 운동해요. 하지만 30대 중후반부터는 운동하는 목적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해요. 바로 죽음이 점점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게 와닿기 시작하거든요. 단순히 부모님이 늙으신 게 보이기 때문이 아니에요. 30대 중후반이 되면 그때부터 진짜 정신 질환이나 육체 질환으로 죽는 사람들이 바로 자기 주위에 등장하기 시작해요.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의 위협도 슬슬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하구요. 그러나 이때가 되면 몸의 회복력이 과거 같지 않기 때문에 부상을 상당히 조심해야 해요. 이때부터는 회복력이 과거처럼 좋지 않고 나날이 약해져서 한 번 부상당하면 그거 때문에 골병들 수 있거든요. 힘든 쇠질 같은 것보다 몸에 무리 별로 안 주며 운동되는 것을 찾기 시작해요.

 

건강을 지키고 회복하는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에요. 문제는 걷기가 조금 걸어서는 효과가 별로 없어요. 많이 걸어야 해요. 찔끔찔끔 걷는 것도 효과가 없지는 않지만 장시간동안 장거리를 걸어야 해요. 그런데 많이 걸으려면 시간은 둘째치고 진짜 지루해요. 매일 똑같은 길 걸으려고 하면 이보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몸에 좋은 걷기를 재미있게 할 방법을 찾기 마련인데, 제일 좋은 방법은 도보 여행 코스로 여행 가서 걷는 거에요. 가서 여행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에요.

 

또한 우리나라는 국민 대부분이 도시에서 거주해요. 이 중 또 대부분이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매우 좁은 공간에 초밀집해서 지내요.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항상 매우 높아요.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법으로 풀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이 중 매우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걷기 여행길로 여행 가서 걸으며 스트레스 풀게 하는 방법이에요. 육체적 건강도 챙기고 정신적 건강도 챙기고 여행도 하니 일석삼조에요.

 

앞으로 국내여행은 이쪽으로 흘러갈 거에요. 걷기 여행은 한국 사회 특성상 모든 세대가 원하는 여행으로 성장해가고 있어요. 그러니 운탄고도1330 사업은 방향은 제대로 잘 잡았다고 볼 수 있어요. 더욱이 한국 산업화 시절 유산도 있으니 길 따라 걸으면서 공부도 되요.

 

정부 관광산업 육성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미 만들어져서 존재하는 자원부터 잘 정리하자.

 

강원도 남부 영월군, 정선군, 태백시, 삼척시를 지나가는 걷기 여행길인 운탄고도1330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만약 강원도 남부 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운탄고도1330이 있는 줄도 몰랐을 거에요.

 

운탄고도1330 뿐만이 아니에요. 제주 올레길의 성공으로 전국 각지에서 걷기 여행 코스 건설붐이 일었던 적이 있어요. 도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도 있고, 시군구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도 있어요. 정부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도 있구요.

 

전국에 걷기 여행 코스가 뭐가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전국에 걷기 여행 코스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니까 어디에 어떤 걷기 여행 코스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어요. 전국 걷기 여행 코스를 깔끔히 정리해놓은 곳이 단 한 곳도 없어요. 게다가 전국 걷기 여행 코스 인증은 어플도 또 제각각이에요.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어요. 걷기 여행 코스는 계속 생기고 있고, 이 중 잊혀진 걷기 여행 코스도 있어요. 사라진 걷기 여행 코스도 분명히 있을 거에요.

 

관광산업 발전 방향을 정하고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민간과 시장에 맡기는 게 맞아요. 여기까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에요. 공무원이 관광상품 판매하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시장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공무원들한테 관광산업 방향 설정 및 관광 상품 결정에 주도적으로 나서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관광산업 발전과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 돈이 안 되지만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해요.

 

어떤 정당이 집권했든 간에 정부에서는 무슨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면 자꾸 새로운 것을 추진하고 뭘 자꾸 만들려고 해요. 하여간 거대한 걸 만들고 보려고 하고 정부가 주도해서 방향을 정하고 틀을 만들어 이끌고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관광산업 중 이렇게 해서 잘 된 건 정말 거의 없어요. 오히려 정부는 중재자, 조정자 및 관리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앞장서서 뭔가 해보려고 하니 전형적인 공무원 냄새 팍팍 나고 인기 없는 것만 자꾸 만들고 국민 혈세만 자꾸 낭비되요.

 

한때 올레길 열풍으로 인해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걷기 여행 코스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진 걷기 여행 길중에는 현재 잘 운영되는 것도 있고 잘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각 지자체가 만든 걷기 여행 코스 모두 관광자원이라는 점이에요.

 

전국의 걷기 여행 코스는 한 번 총정리해야 해요. 전국 어디에 어떤 걷기 여행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최소한 지자체 중 도 차원, 시군구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까지는 정부가 나서서 총정리를 해줘야 해요. DB 취합해서 전국 걷기 여행 코스 통합 안내 사이트 하나 만들어서 운영하면 되요.

 

도보 여행은 다른 여행과 차이점이 있어요. 길이 안 이어지면 샛길로 가도 되고 정 안 되면 뚫고 가는 방법도 있어요. 또한 고속도로 같은 차량 전용 도로만 아니라면 일반인들도 길을 조합해서 걷기 여행 코스를 짤 수 있어요.

 

정부가 전국에 있는 걷기 여행 코스를 취합해서 전국 걷기 여행 코스 통합 안내 사이트 만들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어요.

 

첫 번째,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에요.

 

각 도 차원, 시군구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는 각 도 차원, 시군구 차원에서 홍보해야만 해요. 지역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서 전국민 대상으로 홍보하려고 하면 예산이 상당히 많이 필요해요. 그러나 만약 정부에서 각 도 차원, 시군구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 통합 사이트를 운영하면 통합 사이트에 걷기 여행 코스가 올라와 있는 것만으로도 전국민을 상대로 홍보하는 효과가 있어요. 각 지자체가 걷기 여행 코스를 만든 후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홍보 예산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두 번째, 일반인들이 자체적으로 코스를 조합해 다니기 수월해져요.

 

걷기 여행 코스가 너무 난립해 있고 홍보는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보니 일반인들이 전국의 걷기 여행 코스에 대해 잘 몰라요. 당장 운탄고도1330에 있는 외씨버선길, 산꼬라데이길, 하이원 둘레길 같은 거 알고 있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되었겠어요. 만약 도 차원, 시군구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를 취합해 하나의 사이트에 쫙 올려놓으면 일반인들은 관에서 만든 전국 공식 걷기 여행 코스를 보고 코스를 만들 수 있어요. 가고 싶은 코스를 골라서 그대로 갈 수도 있고, 코스와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조합해서 자기만의 코스를 만들 수도 있어요.

 

세 번째, 저탄소 녹색성장 관광산업 '걷기 여행' 시장이 더욱 커져요.

 

'안다'와 '모른다'의 차이는 '있다'와 '없다' 수준으로 상당히 큰 차이가 나요. 만약 관 차원에서 조성한 전국 공식 걷기 여행 길 통합 사이트를 정부에서 구축해 운영한다면 국내여행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 코스 짤 때 걷기 여행 코스를 참고할 거에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국내 여행이라고 하면 무조건 자동차 몰고 다녀야한다고 여겨요. 특히 시골 여행일 수록, 외지로 나가는 여행일 수록 그런 경향이 급격히 커져요. 이와 같은 고정관념이 한국의 도보 여행 시장 성장에 가장 큰 제약이에요. 걷기 여행 시장의 성장은 저탄소 녹색성장 관광산업 육성이기도 해요. 정부 차원에서 전국에 이렇게 다양한 걷기 여행 코스가 있다고 국가 및 전국 지자체 차원에서 만든 걷기 여행 코스를 전부 소개해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걷기 여행 시장은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 여행은 무조건 차를 몰고 다녀야한다는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해요.

 

네 번쨰, 관광산업 육성 정책, 관광업 지원 사업 짤 때 효과적으로 참고할 수 있어요.

 

'걷기 여행 코스'라는 관광자원을 정부 차원에서 취합해놓은 사이트를 운영한다면 관광산업 육성 정책, 관광업 지원 사업 짤 때 효과적으로 참고할 수 있어요. 민간에서는 어디에 걷기 여행 코스가 있는 줄 아니 그쪽에 숙박, 식당, 카페 등을 개업하고 운영하는 쪽으로 한 번 관심을 가져볼 거에요. 정부 및 지자체, 국가기관, 공기업 등에서도 관련된 정책, 사업 짤 때 참고할 수 있구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전국 각지에 만들어져 있는 걷기 여행 코스는 무려 '도보 여행 코스'인데 대중교통 접근성이 형편 없어요. 결국 도보 여행하러 가야 하는데 자기 차를 몰고 시작점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런데 자기 차를 몰고 가면 결국 자기 차를 주차해놓은 곳으로 돌아와야 하니 걸어야 하는 거리가 실제로는 2배가 되요. 이러면 누가 가요. 전국 걷기 여행 코스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작점 및 종점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노선이 필수에요. 대중교통노선 중 수요 부족으로 세금으로 운영하는 노선들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걷기 여행 코스 시작점 및 종점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노선 운영 지원 예산을 편성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러면 오히려 더 좋은 것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만 몰리고 저녁 되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걷기 여행 코스 건설에서 문제가 되곤 하는 지역주민들의 생활 침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전국 걷기 여행길 총정리 사이트 구축 사업은 몇백억 몇천억 들일 필요도 없어요. 한국관광공사한테 하라고 하면 될 거고, 예산도 얼마 들지도 않아요. 전국 걷기 여행 코스 중 정부 및 각 지자체 차원에서 만든 것만 정리해서 올리면 되니까 작업도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을 거에요. 개인이 하려고 하면 죽어나는 작업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한다면 각 지자체에 너네 걷기 여행 코스 만든 거 코스랑 안내문 달라고 하면 되니까요. 아니면 각 지자체에게 페이지 하나씩 할당해주고 너네가 알아서 꾸미라고 해서 경쟁 붙이든가요. 시간도 많이 안 걸려요. 일반인이 하려고 하면 자료수집에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문제지만, 정부 차원에서 하면 한 달이면 아주 널널하게 하고도 남아요.

 

 

홈페이지 만드는 것도 막 무에서 유를 창조할 필요 없어요. 위의 국립공원공단 전국 국립공원 안내 같은 거 참고해서 만들면 되요. 예쁘고 보다 편리하게 만들려면 메인 페이지에 우리나라 전도 중 전국 시군구 경계 표시된 지도 띄우고 시군구 찍으면 해당 지역에 있는 걷기 여행 코스 안내 페이지로 이어지게 하면 되요. 화면 윗쪽에는 각 도, 시군구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는 메뉴바 하나 띄워주면 되구요.

 

전국 도보 여행 코스 사이트에 추가할 것이 하나 더 있어요. 원래 현물이 있으면 파생이 있어요. 주식도 주식 매매가 있고, 여기에서 파생된 선물, 옵션이 또 있는 것처럼요.

 

공식 여행 스탬프 통합 안내

 

각 지자체가 운영중인 걷기 여행 코스를 보면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어서 도장을 찍도록 되어 있어요. 이 도장들의 위치도 정부가 전국 공식 걷기 여행길 통합 안내 사이트 구축할 때 같이 집어넣으면 매우 좋을 거에요.

 

우리나라에 여행 공식 스탬프는 크게 세 종류 있어요.

 

 

1. 관광우편날짜도장

 

전국 주요 우체국에 가면 관광우편날짜도장이 있어요. 관광우편날짜도장은 우편물의 접수를 증명하는 도장으로, 기념, 관광지 홍보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그려넣은 도장이에요.

 

 

2.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1999년에 철도청에서 한국철도 개통 100주년을 기념해서 전국 100개역에 각 역이 소재한 도시의 랜드마크, 특산물, 자연경관, 동식물, 전통 문물 등의 특징을 살려 비치해놓고 있는 스탬프에요. 기차역 스탬프라고도 해요.

 

3. 전국 공식 걷기 여행 코스 인증 스탬프

 

이와 같은 여행 스탬프 또한 관광자원이에요. 이것도 정부 차원에서 전부 취합해서 사람들이 쉽게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관광우편날짜도장은 반드시 엽서라도 부쳐야만 찍을 수 있지만,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와 전국 공식 걷기 여행 코스 인증 스탬프는 반드시 기차를 타거나 걷기 여행 코스를 완주해야만 찍을 수 있지는 않아요. 이렇게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관광 스탬프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어디에 뭐가 있는지 통합해서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어야 해요.

 

스탬프는 이미 만들어져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 이를 꼭 철도 매니아, 걷기 코스 완주 목적으로 걷는 사람만 이용하도록 할 이유가 없어요. 민간 차원에서 여행 공식 스탬프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 원래 목적인 관광객 및 방문객 유치 효과가 있으니 성공이에요. 스탬프 찍으러 멀리서 왔는데 밥이라도 먹고 갈 거고 밥 안 먹으면 슈퍼 가서 물이라도 사서 마시지 않겠어요. 이러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요.

 

민간에서 스탬프 모으는 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 거고, 스탬프 모으는 것 자체를 하나의 취미로 만들 수도 있어요. 따로 스탬프 수집 어플이나 수집첩 같은 거 만들어서 판매할 수도 있구요. 여행 공식 스탬프를 이용해 어떤 상품을 만들지는 민간에 맡기면 되요. 민간에서 괜찮다 싶으면 하지 말래도 알아서 상품 만들게 되어 있어요. 정부에서 나서서 뭔가 하고 싶다면 '지역 마스터' 인증 사업 같은 거 하고 널리 홍보해서 분위기 조성하고 고양시킬 수 있겠네요. 특정 지역 도장 다 모아오면 특정 지역 마스터 인쇄된 콜렉션 완성 인증서 하나 주는 식으로요. 특정 시군구에 있는 여행 공식 스탬프 싹 다 찍어오면 시군구 차원 공식 인증서 주고, 그 다음에 도 단위로 있는 여행 공식 스탬프 싹 다 찍어오면 도 차원 공식 인증서 주고, 마지막으로 전국 모든 여행 공식 스탬프 다 찍어오면 정부 차원에서 '한국 마스터' 인증과 상장 주고요.

 

이거 예산 얼마나 들겠어요. 돈 얼마 안 쓰고 아주 효과적으로 국내관광 진흥시킬 수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이 하기에는 너무 방대하고 시간과 돈도 많이 들어요. 정부 차원에서라면 우체국, 철도청, 각 지자체에 스탬프 위치랑 도안 보내달라고 해서 취합하면 끝이지만 일반인이 하려면 전국을 김정호 대동여지도 그리듯 샅샅이 돌아다녀야 해요.

 

정부 차원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관광산업 전국 걷기 여행길 총정리 사이트를 구축하고 전국 여행 공식 스탬프 같이 총취합해서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적은 예산으로 매우 큰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공문 몇 통 보내고 보내온 자료 취합하면 DB구축이 매우 간단히 끝나요. 하지만 일반인이 하려고 하면 DB 모으는 데에 너무 방대하고 시간도 엄청 오래 걸리고 돈도 많이 들어서 엄두가 안 나요.

 

이렇게 생각에 생각이 이어지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어요.

 

"운탄고도 9길 지도 만들어야겠다."

 

지금은 카카오맵에 운탄고도1330 전 코스가 검색되요. 예를 들어서 카카오맵에서 운탄고도1330 9길을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와요.

 

 

그러나 이날 - 2022년 10월 21일만 해도 카카오맵에 운탄고도1330 지도는 검색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심지어 정식개통했다는 운탄고도1330 3길조차 운탄고도1330 방문 스탬프가 아직 비치되어 있지 않았을 때였어요.

 

'꼭 운탄고도 9길 그대로 따라갈 필요 없잖아?'

 

운탄고도1330 9길은 8길과 마찬가지로 오십천을 따라 걷는 길이에요. 오십천만 잘 따라가면 되는 길이기 때문에 중간에 오십천변으로 길이 없는 곳만 길을 잘 찾으면 그만이었어요. 운탄고도 9길은 운탄고도 8길에 비해 길이 워낙 길고 중간에 오십천변에 사람이 걸을 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구간도 있어서 지도를 보고 걷기는 해야 했어요. 그래도 오십천 따라 걷는 길이라는 것만 알면 길 잘 찾아다니며 걷는 길이었어요.

 

걷는 중에 어떻게 걸어가야할지 찾아보려면 귀찮았어요. 특히 사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구간도 존재했어요. 이때마다 카카오맵에서 지도 엄청 확대하고 로드뷰 켜서 길 찾으려고 하면 매우 귀찮았어요. 그래서 미리 지도 다 만들어놓기로 했어요.

 

'가는 김에 기차역도 다 찍고 가야지.'

 

운탄고도1330 9길에는 상정역과 미로역이 있었어요. 둘 다 사실상 폐역인 간이역이에요. 상정역, 미로역 둘 다 들리는 길로 코스를 살짝 바꿨어요.

 

 

 

 

'도경리역 찍고 가야겠다.'

 

영동선 강원도 삼척시 마지막 기차역은 현재는 폐역인 간이역 도경리역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9길을 완벽히 따라가지 않는 대신에 도경리역을 들렀다 가기로 했어요. 운탄고도1330 9길과 석탄 이동 경로는 마평교에서 갈려요. 마평교에서 왼쪽으로 철로 따라 걸어가면 석탄 이동 경로로 걷는 것이고, 오른쪽 오십천 따라 걸어가면 운탄고도1330 9길 따라 걷는 것이었어요.

 

석탄과 아무 상관없는 운탄고도1330 9길 마평교 이후 구간은 그다지 걷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운탄고도1330 9길을 완주하려면 걸어야 했어요. 그래서 대신 삼척시 석탄 이동 경로인 영동선 철도에서 삼척시 마지막 기차역 폐역 간이역 도경리역을 들렀다 다시 마평교로 돌아오는 것으로 석탄 이동 경로인 철로와 작별하는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어요.

 

 

 

마지막은 삼척항에서 소망의 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길이 2개네?"

 

카카오맵에서는 삼척항에서 소망의 탑으로 가는 길이 두 가지 있다고 나왔어요. 최단 경로는 나릿골 감성마을로 보며 가는 길이었어요. 이 길은 해파랑길 32코스였어요. 해안가로 돌아가는 길은 이사부 사자바위를 거쳐 가는 길이었어요. 이사부 사자바위를 거쳐 가는 길이 운탄고도1330 9길이었어요.

 

'가는 김에 나릿골 감성마을도 보고 갈까?'

 

삼척은 의정부에서 가기 매우 힘든 곳이에요. 태백시는 의정부에서 시외버스 타면 바로 갈 수 있어요. 동해시는 청량리역 가서 KTX 타고 가면 되요. 삼척은 의정부에서 태백이나 동해로 간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삼척에서 유명한 관광지로는 나릿골 감성마을이 있었어요. 삼척항에서 바닷가 따라가는 길보다는 나릿골 감성마을 보며 걷는 길이 더 좋아보였어요.

 

"이건 가서 결정해야겠다."

 

나릿골 감성마을을 가고 싶었지만 봐서 결정하기로 했어요. 만약 운탄고도1330 9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운탄고도1330 9길을 그대로 다 따라걷고 싶어진다면 나릿골 감성마을은 다음날 삼척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고 가도 되었어요.

 

운탄고도1330 9길을 걸을 때 사용할 지도를 다 만들자 새벽 4시 15분 조금 넘은 시각이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