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석탄의 길 2부 15 - 가을 단풍 절경 추천 여행지 태백시 걷지 않고 시내버스로 편하게 단풍놀이 즐기는 방법

좀좀이 2023. 3.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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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하지?"

 

물닭갈비 먹는 데에 집중해서 정작 물닭갈비 먹은 후에 할 것을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남은 시간 동안 태백시에서 놀 방법 찾는 고민은 하나도 진척되지 않았어요. 식당 들어가기 전과 식당에서 나온 후가 똑같았어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식당에서 나왔을 때는 오후 4시가 넘었어요. 앞으로 날이 저물기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 성지사우나도 저녁 8시부터는 요금이 저렴해지니까 얼추 3시간 정도만 버티면 되었어요. 3시간 정도라면 아주 좋은 방법이 있었어요.

 

"버스 타고 한 바퀴 돌아야겠다."

 

여포에게 적토마가 있다면 태백 온 내게는 태백 버스 4번이 있다!

 

내가 이래뵈도 벌써 2020년 한 해에 태백시 벌써 3번째 왔어요. 2020년에 처음 태백시 와보기는 했지만 2달 채 안 되어서 세 번째 방문이었어요. 태백시 모든 것을 다 잘 알지는 못해요. 외곽쪽은 잘 몰라요. 하지만 2시간 정도 아주 편하게 노는 방법이라면 알고 있었어요. 태백 버스 4번 타고 태백시 시내를 한 바퀴 돌면 되요. 태백시 시내버스 4번 버스는 태백시 주요 지역을 전부 도는 노선이에요. 통리, 동백산, 철암, 구문소, 장성, 상장 싹 다 돌아요.

 

강원도 태백시는 전부 산지에요. 정말 어디를 가나 코 앞이 산이에요. 황지동 번화가조차 코 앞이 산이에요. 태백시는 산골짜기 좁은 평탄면을 따라 형성된 도시에요. 어디를 가나 산이 코 앞에 있고 단풍을 볼 수 있어요. 태백시 전역이 단풍으로 매우 아름답겠지만, 이 중에서 으뜸은 철암동 단풍이에요. 그런데 태백 시내버스 4번은 철암동도 지나가요. 태백시 주요 지역은 싹 다 돌아요. 외곽지역만 안 갈 뿐이에요.

 

지난 번에 왔을 때 태백시 시내버스 4번 타고 태백시 여행을 너무 알차게 잘 했어요.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A0까지는 줄 수 있었어요. A+는 줄 수 없는 게 장성동은 그때 버스로 지나쳤어요. 버스 타고 장성동 지나갈 때는 깜깜해서 아무 것도 안 보였어요. 장성동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시커먼 건 하늘, 새까만 건 산, 그리고 건물들 있었던 거 뿐이에요. 날 다 저물고 어두울 때 버스로 지나갔으니 장성동에 대한 기억 전체가 이것만 존재했어요.

 

"2시간 버스 타고 태백시 단풍놀이 하면 딱이겠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에서 태백시 시내버스 4번을 타고 한 바퀴 뱅 돌면 처음 탑승한 곳으로 돌아와요. 버스로 한 바퀴 도는 데에 2시간쯤 소요되요. 대충 오후 5시에 버스를 타면 오후 7시쯤 다시 황지동 번화가로 돌아올 거에요. 황지동 번화가로 돌아와서 한 시간 정도는 카페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시간 보내면 되요. 그러면 저녁 8시가 될 거였어요. 저녁 8시가 되면 성지사우나 가격이 인하되요.

 

버스 타고 좌석에 앉아서 태백시를 한 바퀴 뱅 도는 거니까 2시간 동안 다리가 쉴 수 있었어요. 시내버스 안에서 신발 벗고 있을 수는 없으니 발 통증은 유지되겠지만 심해지지는 않을 거였어요. 이 정도가 어디에요. 시내버스 요금 그거 얼마나 한다구요. 시내버스 요금 내고 아주 버스 전세내서 태백시 한 바퀴 뱅 돌면서 주요 지역 싹 다 보고 단풍놀이도 즐길 수 있었어요.

 

"태백 영프라자 가야지."

 

태백 영프라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역시 태백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배낭여행 스타일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에요. 태백시 외곽쪽 태백산, 추전역, 바람의 언덕은 버스로 다니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태백시는 시내권도 상당히 아름다워요. 어디를 가나 눈 바로 앞에 산이 있는데 안 아름답기도 어려워요. 시내버스만으로도 아주 즐겁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태백시에요.

 

황지공원 입구에 도착했어요.

 

태백시 황지연못 황지공원 입구

 

강원도 태백시 황지연못 황지공원 입구에는 여기가 해발 680m라고 알려주는 석비가 하나 있어요. 이 석비에는 온도계도 달려 있어요. 지금 몇 도인지 봤어요. 2020년 10월 20일 오후 5시 13분 현재 태백시 기온은 섭씨 14도였어요.

 

태백영프라자 바로 근처에는 태백 황지동 우체국이 있었어요.

 

"저기에서는 엽서 판매할 건가?"

 

급할 거 하나도 없었어요. 태백 시내버스 4번은 언제든지 있어요. 태백 시내버스 4번은 배차간격이 약 15분이에요. 태백 4번 버스는 자주 오는 버스이기 때문에 버스 하나 놓쳤다고 문제될 거 하나도 없었어요. 약속 시간을 정해서 어딘가 시간 지켜서 가야 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이번 버스 놓치면 다음 버스 타도 되었어요. 시간은 널널했고, 우체국은 아주 가까이에 있었어요.

 

태백 황지동 우체국 안으로 들어갔어요.

 

"우편엽서 있나요?"

"예, 있어요. 몇 장 드릴까요?"

"한 장 주세요."

 

속으로 만세를 외쳤어요. 태백 황지동 우체국에는 우편엽서가 있었어요. 석항, 예미에서는 제게 엽서를 부치지 못했지만 태백시 황지동에서는 제게 엽서를 부칠 수 있었어요. 만약 전에 태백시 왔을 때 철암역 관광안내소에서 챙긴 사진엽서를 들고 왔다면 사진엽서로 부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러나 당연히 제가 그런 생각을 했을 리 없어요. 애초에 오기 힘든 곳에 온 김에 제게 엽서를 부치는 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게 불과 몇 시간 전 운탄고도1330 3길 걷다가 지도에 석항우체국이 나와 있는 것을 봤을 때였어요.

 

엽서에 주소를 적고 있는데 직원분께서 말씀하셨어요.

 

"지금 빨리 주시면 오늘 바로 배송되요."

"예?"

 

우체국 직원분께서 우편물 싣고 갈 차가 와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엽서를 주면 소인 찍고 바로 배송 보낼 거라고 하셨어요.

 

'뭐라고 쓰지?'

 

엽서에 주소는 썼어요. 그 다음에 무슨 말을 쓸 지 고민하는데 우편물이 나가고 있었어요.

 

"아, 늦겠네요."

"아니요, 여기요!"

 

나한테 쓰는 엽서인데 뭘 주절주절 써?

그거야 나중에 여행기에 쓰면 되는 거구.

 

주소를 쓰고 날짜를 쓴 후 태백에서 부치는 엽서라고만 쓰고 직원분께 엽서를 건네드렸어요. 직원분께서는 소인을 찍고 우체국 밖으로 나가고 있는 우편물 꾸러미에 제 엽서도 집어넣으셨어요.

 

'완전 재수 좋은데? 역시 태백이야!'

 

태백 황지동 우체국에서 제 자신에게 우편엽서를 한 통 부치고 나왔어요. 태백영프라자 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태백영프라자 버스 정류장

 

태백시 4번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어요. 2022년 10월 20일 오후 5시 22분, 태백 시내버스 4번이 태백 영프라자 정류장으로 왔어요. 버스를 탔어요.

 

태백시 시내버스 4번

 

제일 먼저 보인 곳은 황지연못 황지공원이었어요.

 

태백시 황지연못 황지공원

 

태백 4번 버스는 태백중앙로를 거쳐 황지교를 통해 황지천을 건너갔어요. 제일 먼저 가는 곳은 통리였어요.

 

태백 단풍

 

"버스 너무 빠르다."

 

버스는 오르막길을 힘차게 달렸어요. 버스 창밖으로 보는 풍경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었어요. 그러나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 찍는 것은 별개 문제였어요. 날은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광량 자체가 많지 않았어요. 여기에 버스 유리창 때문에 더욱 광량이 부족했어요. 반면 버스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어요.

 

가을 태백 여행

 

멀리 보이는 산은 저녁 노을을 받아서 붉게 빛나고 있었어요.

 

태백시 단풍 풍경

 

"단풍 진짜 잘 들었다."

 

아직 초록빛 나무도 있었지만 단풍나무는 단풍이 붉게 잘 들었어요.

 

"통리다."

 

통리

 

버스가 태백시 통동에 도착했어요.

 

"맞다, 전에 오로라파크 사진 제대로 못 찍었지?"

 

지난번에 태백시 왔을 때는 날씨가 안 좋았어요. 통리 5일장을 보고 통리역으로 갔을 때 오로라파크 눈꽃전망대는 안개에 뒤덮혀 있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사진기로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노트10+를 버스 유리창에 찰싹 대고 오로라파크 눈꽃전망대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태백시 통동

 

오로라파크와 통리역이 가까워졌어요.

 

강원도 태백시 오로라파크 눈꽃전망대

 

"찍었다!"

 

강원도 태백시 오로라파크 눈꽃전망대가 시원하게 보이지 않고 통리역에 조금 가려진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도 이거라도 건져서 다행이었어요.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어요.

 

통리역

 

버스는 통리역 바로 앞을 지나갔어요.

 

오로라파크

 

버스는 회차해서 태백시 단풍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철암동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요. 철암동은 철암단풍축제가 열리는 곳이에요.

 

'지난번에 철암동 부근에서 지역 주민 할아버지께서 태백에 놀 게 없어서 관광객들이 단풍만 보고 간다고 했었는데...'

 

지난번에 4번 버스 타고 통리역에서 철암동으로 갈 때가 떠올랐어요. 그때 버스에서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부부와 할아버지가 대화하고 있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태백시에 놀 것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풍경 보러 왔다가 다시 오지 않는다고 했었어요.

 

철암동 단풍군락지

 

철암동 단풍군락지에 버스가 도착했어요. 현수막이 걸려 있었어요. 현수막을 유심히 봤어요.

 

"잠깐만!"

 

석탄의 길 2부 15 - 가을 단풍 절경 추천 여행지 태백시 걷지 않고 시내버스로 편하게 단풍놀이 즐기는 방법

 

2022년 철암단풍축제 2022년 10월 14일부터 10월 16일까지?

 

오늘 10월 20일인데?

지금도 아직 단풍 완전 절정까지는 조금 남아 있는데?

 

올해 태백시 철암동은 단풍 제대로 물들기 전에 단풍축제 한 거야?

 

이날은 2022년 10월 20일이었어요. 현수막에 나와 있는 날짜대로라면 철암단풍축제가 끝난지 나흘째였어요. 이날도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일렀어요. 아마 며칠 더 지나가야 단풍이 절정에 다다를 거였어요. 그런데 현수막에 나와 있는 축제일은 10월 14일부터 16일이었어요. 이날도 단풍이 절정까지 못 갔는데 철암단풍축제가 진행되었을 때에는 단풍이 훨씬 적었을 거였어요.

 

'설마 저 때 푸르딩딩한 잎만 보는 축제는 아니었겠지?'

 

만약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면 축제에 온 사람들은 푸르딩딩한 이파리만 실컷 보고 돌아갔을 거에요. 단풍이 있기는 했겠지만 절정에 황홀한 수준까지는 절대 아니었을 거였어요.

 

제가 앉은 방향의 반대편을 바라봤어요. 창 밖 풍경은 축제 풍경이었어요. 가게들이 장사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단풍 보러 온 사람들도 여럿 있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단풍

 

저를 태운 태백 4번 버스는 거침없이 질주했어요. 태백 4번 버스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어요. 쾌속질주였어요. 창 밖으로 보이는 철암동 단풍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러나 사진은 참 못 나왔어요. 중간에 브레이크 한 번만 밟아주기를 바랬지만 거침없이 달리는 태백 4번 버스를 브레이크 밟게 하는 것은 오직 버스 정류장 뿐이었어요. 이럴 때만 쓸 데 없이 신호등 신호도 버스가 신나게 달리기 좋게 딱딱 맞아 떨어졌어요.

 

2022년 10월 20일 오후 5시 51분, 철암역 쪽으로 왔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역두 선탄시설이 있는 철암역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풍경 사진

 

거대한 저탄장이 보였어요. 저기 있는 석탄은 장성동에 있는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생산된 석탄이에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저탄장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생산된 석탄은 지하를 통해 철암역 저탄장으로 운반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옛날에 장성동은 탄광이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탄가루가 안 날렸지만 대신 철암동이 탄가루가 엄청나게 날렸다고 해요.

 

철암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창밖을 구경했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철암역두 선탄시설

 

"잘 나왔다!"

 

이 정도면 대성공이었어요. 철암역두 선탄시설 사진을 매우 만족스럽게 찍었어요.

 

철암역

 

2022년 10월 22일 오후 5시 52분, 철암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버스 타고 하는 단풍놀이 좋은데?"

 

태백 4번 버스를 타고 태백시를 한 바퀴 도니 하나도 안 걷고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었어요. 버스요금 1400원 내고 한 시간째 태백시 단풍을 즐기고 있었어요. 하나도 안 걸어도 되었어요.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처럼 버스 좌석에 앉아서 창밖만 가만히 보고 있는데 아름다운 태백시 가을 단풍 풍경이 계속 나왔어요. 게다가 버스는 차고가 높기 때문에 전망도 시원했어요.

 

"태백시에서 4번 버스를 관광버스로 홍보해야 하는 거 아냐?"

 

많은 지역에서 시내버스는 탑승객 부족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요. 버스 이용 승객이 늘어나면 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버스 노선이 사라지는 일을 막을 수 있어요. 태백 시내버스 4번은 완벽한 관광버스였어요. 이 정도면 널리 홍보할 가치가 충분했어요. 태백시 여행 와서 4번 버스 타고 한 바퀴 돌면서 놀면 된다고 홍보하면 태백시로 여행 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굳이 길도 좁고 차가 조금만 많아져도 미어터지려고 하는 황지동 번화가로 차 빌려서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거에요. 그리고 주머니 사정 가벼운 대학생들도 부담없이 여행 올 수 있을 거에요.

 

'이렇게 좋은 걸 왜 홍보 안 할까?'

 

한국 여행은 매우 나쁜 이미지가 두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갈 만한 곳은 자동차 직접 운전해서 가지 않으면 가기 너무 나쁘다는 이미지에요. 두 번째는 비용이 국내여행 주제에 해외여행 못지 않게 많이 든다는 이미지에요. 태백시에서 관광산업 키우고 싶다면 태백 시내버스 4번을 이용해서 배낭여행의 성지로 만드는 것도 매우 좋을 거에요. 2시간 동안 태백시 한 바퀴 돌면서 창 밖 풍경 구경하는데 고작 시내버스 요금 1400원이면 거저에요.

 

이번에는 용용의 땅 구문소로 간다!

 

태백 4번 버스는 철암역을 지나서 태백시의 유명한 관광지인 구문소를 향해 달려갔어요.

 

구문소

 

구문소 도착했을 때는 날이 저물고 하늘이 점점 푸르스름한 어둠이 짙어지고 있을 때였어요. 아까 통리 갈 때도 광량이 부족해서 사진 제대로 찍은 것이 없었어요. 구문소에서는 더욱 버스 안에서 사진 찍기 나빠졌어요.

 

"뭐야? 가게들 다 열었네?"

 

구문소를 지나가며 깜짝 놀랐어요. 지난번에 구문소 왔을 때는 구문소 버스 정류장 뒷편에 있는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았었어요. 이번에 왔을 때는 전부 문을 열고 장사하고 있었어요. 이 시각에 구문소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어요. 지난 번에 왔을 때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였어요.

 

태백 구문소

 

강원도 태백 관광지 구문소

 

간신히 이 정도 찍었어요. 구문소의 진짜 멋진 부분은 버스 안에서 감상하기는 했지만 어두워서 사진으로 못 찍었어요.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태백 4번 버스가 신호등에 걸렸어요. 덕분에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사진은 깔끔하게 찍었어요.

 

'끝났네.'

 

태백시 시내버스 4번 버스 타고 태백시를 한 바퀴 돌면서 즐기는 단풍놀이는 원래 2시간짜리 코스에요. 그러나 저는 고작 한 시간으로 끝나버렸어요. 태백 고생대 자연사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는 2022년 10월 22일 오후 5시 59분이었어요. 추분이 지난 지 한 달 되었고 동지까지 두 달 남았어요. 태백시는 산간지역이라서 해가 타지역보다 더 빨리 저물어요.

 

구문소를 지나가자 매우 빠르게 하늘이 깜깜해지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도 장성동 보기는 글렀네.'

 

지난번에 태백시 왔을 때도 구문소는 날이 어둑해지고 있을 때 간신히 다 봤어요. 구문소에서 4번 버스를 타고 장성동 갈 때는 완전히 한밤중이 되었어요. 이번도 마찬가지였어요. 장성동까지 가려면 조금 남았는데 벌써 날이 저물어서 어두웠어요.

 

'잠 좀 자야겠다.'

 

구문소를 지나자 잠이 엄청나게 몰려왔어요. 날이 어두워져서 볼 것은 더 없었고, 전날 영월 찜질방에서도 잠을 별로 못 잤어요. 그 이전에 영월로 가기 전에 자정에 일어나서 잠을 못 잤어요. 철암역 지났을 때부터 슬슬 잠이 몰려오고 있었어요. 그래도 구문소까지는 반드시 보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을 차리고 있었기 때문에 잠들지 않았어요. 장성동은 어차피 깜깜한 건 하늘이고 더 깜깜한 건 산이고 불 켜져 있는 건 건물이라는 지난 번 감상과 똑같을 거였어요.

 

버스 안에 불이 환하게 켜졌어요.

 

창밖은 깜깜해졌어요. 눈 앞도 깜깜해졌어요. 창밖에 깜깜해서 깜깜해졌고, 졸려서 눈을 감아서 깜깜해졌어요. 태백시 밤의 어둠은 제 두 눈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이제 한 시간 정도는 잠깐 눈 붙이고 쉬라고 속삭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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