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가상 일본 소설/영화 줄거리 (창작)

좀좀이 2026. 8. 29. 14:29
728x90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가상 일본 소설/영화 줄거리

 

 

1. 의미를 잃어버린 인간

 

청년 완전 취업이라고 연일 보도되고 있는 일본. 스즈키는 그 일본에서 취직에 실패한 청년이다. 더 놀라운 건 그가 독서를 좋아하는 청년이었고, 학과의 엘리트였다는 점. 스즈키는 모든 것이 다 무의미하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노가다판에서 잡부로 일한다. 그런 스즈키에게 이제 인생의 의미란 없다. 그저 일하고, 파칭코에서 파칭코를 땡기고, 공원에서 술 마시고 돌아가 자는 일. 스즈키는 매일 다른 자리에 앉아서 파칭코를 땡기고, 매일 다른 술을 마신다.

 

하루는 밤에 홀로 공원에서 술을 마시는데 맞은편에서 울고 있는 여자가 보인다. 스즈키는 그 여자를 바라보며 그저 술맛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괜히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공사 현장에서 짐을 나르던 스즈키. 이런 무의미한 세상에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고 순간 지금 여기에서 떨어지면 죽을까 생각한다.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일부러 발을 헛디뎌 아래로 떨어진다.

 

 

2. 허무 속에서 만난 사람

 

정신을 차린 스즈키. 병실에 누워 있다. 스즈키는 옆자리 환자를 보고 놀란다. 전날 공원에서 울고 있었던 여자였다. 그 여자의 이름은 사야카. 사야카의 부모님이 울면서 사야카에게 대학교 떨어졌다고 끝이 아니고, 재수해서 가도 되는데 왜 그랬냐고 한다. 스즈키는 다시 한 번 놀란다. 사야카가 가고 싶어한 대학교가 바로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였기 때문.

 

사야카의 부모님이 자리를 비운 후, 스즈키와 사야카는 서로 통성명을 한다. 사야카도 스즈키가 전날 밤 공원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해하며 둘은 그걸 계기로 한두 마디씩 나누게 된다. 사야카는 자기는 실패한 인생이라며, 재수로 그 대학을 가는 건 자기의 꿈이 더러워진 것이니 의미가 없다고 한다. 스즈키는 그딴 거 없어도 된다고 한다. 그따위 대학 나온다고 인생에 아무 쓸모 없다고 한다. 사야카는 발끈하며 당신 같은 노가다 잡부가 뭘 아냐고 말하고, 스즈키는 내가 거기 졸업했다고 한다. 사야카는 당신 같은 사람은 그 대학교에 가기는 했겠지 거기 바닥 포장하는 공사하러 라고 말하자 스즈키는 화가 나서 자신이 거기를 졸업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계기로 둘은 병원에서 친해진다. 스즈키는 퇴원하면 그냥 또 될 대로 살다가 이번에는 정말로 죽어버릴 거라고 한다. 이 세상에는 아무 의미도 없고, 차라리 빨리 죽으면 괴로움도 없을 거라고 한다. 내세 따위 있을 리 없고, 죽으면 한 포기 풀떼기 구성 입자라도 되지 않겠냐고 한다. 사야카도 어차피 나는 실패한 인생이니 빨리 죽는 게 모두에게 좋다고 한다.

 

둘은 퇴원 후 같이 자살 여행을 가기로 약속한다.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혼자 다시 시도하기는 무서우니까 같이 시도해서 확실히 죽자는 것이었다.

 

 

3. 끝없는 허무의 끝을 찾기 위한 여행

 

퇴원 후. 둘은 자살 여행을 떠난다. 미친 듯이 술을 마시고, 미친 듯이 달리고, 미친 듯이 물 속에 빠져들고, 미친 듯이 소리친다. 여행 중 스즈키는 이런 행동에서 끝없는 무의미함을 느낀다. 순간 성공했다고 깔깔 웃지만, 그 잠깐의 웃음이 끝나면 깊은 허무함이 되돌아온다. 그리고 사야카는 그런 스즈키의 말에 맹목적으로 동조한다. 사야카는 속이 후련해지고 잠시라도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지만 그런 스즈키의 말에 바로 자기가 느꼈던 감각, 즐거웠던 사야카란 인간은 거짓이었다고 인정한다.

 

스즈키와 사야카는 서로를 위해준다. 그 배려는 함께 완주하기 위해서다.

 

둘에게 정해진 여행 경로는 없다. 그들에게는 오직 여행의 목적만 존재한다. 둘이 죽기 좋은 장소를 찾는 것. 여기는 너무 빨리 발견될 거라고, 여기는 너무 민폐 아니냐고, 여기는 방법이 너무 어렵지 않겠냐고 장소를 평가하며 계속 앞으로 걸어간다.

 

바닷가 마을 싸구려 숙소에 방을 잡고 나와서 숙소 앞에 앉아 있는 스즈키와 사야카. 사야카는 민폐 안 끼치며 자살할 만한 곳을 찾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러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 순간 사아카에게 보이는 세상은 너무나 찬란하고 눈부시게 아름답다. 단지 자기 혼자 흑백일 뿐이다. 모든 소리가 짜릿하고 날카롭게 들린다. 모두가 예쁘게 빛나는데 홀로 빛을 잃고 칙칙한 흑백의 상태다. 스즈키는 바닷가에 없다면 산에는 좋은 곳이 있을 수도 있으니 벌써 실망하지 말라고 한다. 스즈키에게 보이는 이 세상은 세상 모든 것이 칙칙한 흑백의 상태다. 모든 소리가 웅웅거리며 뭉개져서 들린다.

 

스즈키는 '실컷 울어. 상관없잖아? 무의미한 세상.'이라고 별 생각 없이 중얼거린다. 사야카는 스즈키를 울음을 멈추고 스즈키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울기 시작한다.

 

 

4. 각자의 허무의 끝

 

둘은 바닷가 테트라포트 위에 앉아 있다. 사야카는 스즈키에게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고 한다. 눈 감고 무단횡단하기는 재미없었지만, 바다에서 시원하게 소리치는 건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스즈키는 말없이 미소짓는다.

 

다음날, 사야카는 부모님에게 전화를 건다. 부모님 돈 들고 가출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이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여비가 없다고 한다. 부모님은 돈 부쳐주겠다고 한다. 사야카는 계좌에 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스즈키에게 같이 돌아가지 않겠냐고 물어본다. 만약 같이 돌아간다면, 한 번은 연인으로 지내며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한다. 부모님께는 내가 가고 싶었던 대학 출신이고, 나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목적으로 만난다고 한다면 괜찮을 거고, 그 후 같이 도쿄로 가자고 한다. 둘이 함께 살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냐고 한다.

 

그 말에 스즈키는 고개를 저으며 타인은 지옥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기 역시 갈 곳을 찾았다면서 이제 우리는 헤어질 시간이라고 한다.

 

그렇게 스즈키는 사야카와 헤어지고, 밤이 되자 홀로 바다로 간다. 테트라포트를 때리는 파도. 스즈키는 중얼거린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기쁨이야. 나는 기뻐하는 인간이야. 스즈키는 테트라포트 틈으로 떨어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