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한국의 외국 요리 식당 음식은 서울 이태원역에 위치한 방글라데시 식당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에요.
집에서 할 거 하다가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어요. 밖에 나가서 맛있고 특별한 것을 먹고 싶었어요.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어요.
"아, 맞다. 이태원 가서 쇠고기 카레 먹을까?"
전에 서울 이태원에 있는 방글라데시 식당인 자프란에 가서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이때는 서울에 방글라데시 식당이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서 들어가서 적당히 주문해서 먹고 나왔어요. 그 이후에 깨달았어요. 방글라데시 식당에 간다면, 그리고 메뉴가 있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가 있었어요.
방글라데시 식당에 간다면 쇠고기 요리를 먹어보자
우리나라에도 방글라데시 식당이 몇 곳 있어요. 제가 알기로 서울에는 이태원에 자프란 식당이 있고, 지방에도 방글라데시 식당이 몇 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방글라데시 식당은 대체로 인도 식당이라고 내걸고 있어요. 방글라데시 식당이라고 내걸고 영업하는 곳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인도 식당'이라는 곳들 중 방글라데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고, 그 중에는 진짜 방글라데시 식당도 있어요.
방글라데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방글라데시 식당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여기에는 미세한 차이점이 있어요. 벵골 지역에서 콜카타를 중심으로 한 서벵골 지역은 인도이고, 동벵골 지역은 오늘날 방글라데시에요. 서벵골 지역은 힌두교 문화권에 속하고, 동벵골 지역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요.
방글라데시 요리는 기본적으로 벵골 요리에 속해요. 그렇지만 문화 - 그 중에서도 종교적인 특징 때문에 인도의 벵골 요리와 방글라데시 요리에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어요. 결정적으로 힌두교 문화권에서는 쇠고기를 기피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쇠고기를 소비해요.
이 점이 큰 차이점이에요. 한국의 '인도 식당'에서 남아시아 요리들을 보면 쇠고기 요리를 판매하지 않는 식당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도 대상으로 하는 식당들이 꽤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한국의 인도 식당들을 보면 대체로 닭고기와 양고기 요리는 있는데 쇠고기 요리가 없어요. 예외라면 대표적으로 케밥집이 있어요. 이 경우는 인도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한국인들에게 양고기는 흔히 먹는 고기가 아니고 쇠고기가 한국인에게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양고기 케밥을 쇠고기 케밥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렇게 아예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을 사실상 배제하고 그 대신에 한국인을 타겟으로 하지 않는 한 한국의 인도 식당에서 쇠고기 요리를 판매하는 일은 없어요.
이 점에서 방글라데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방글라데시 식당이 구분될 수 있어요. 방글라데시인들이 운영하면서 힌두교도 인도인을 딱히 타겟으로 하지 않고 방글라데시 무슬림들을 타겟으로 하는 식당들이 쇠고기 요리도 같이 판매하거든요. 아무리 방글라데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라도 힌두교도 인도인들을 고객으로 염두에 두고 운영한다면 쇠고기 요리가 없고, 이러면 인도 요리 전문점과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전에 자프란에 갔을 때 정작 쇠고기 요리들을 안 먹고 왔어요. 그래서 한 번은 다시 가서 반드시 쇠고기 요리들을 먹어볼 생각이었어요. 특히 쇠고기 카레를 꼭 먹어보고 싶었어요. 쇠고기 카레는 우리나라의 인도 식당에서 정말 보기 드문 메뉴거든요.
"이태원 가야지."
자프란 가서 쇠고기 카레를 먹으려고 했지만, 계속 미루고 있었어요. 그러니 이게 일종의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이런 거 매우 안 좋아요. 숙제도 아닌데 숙제처럼 느껴지면 이렇게 무언가 먹으러 나가고 싶을 때 계속 망설이게 만들어요. 이런 것은 빨리 가서 사먹고 끝내는 것이 나았어요.
그래서 이태원으로 갔어요.
'동네 분위기 왜 이래?'
동네 분위기가 평소에 익숙하고 알고 있던 이태원 분위기와 묘하게 달랐어요. 뭐가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었어요.
'기분 탓이겠지.'
일단 자프란으로 갔어요. 소고기 마살라 카레를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소고기 마살라 카레가 나왔어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이렇게 생겼어요.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었어요.

소고기 마살라 카레 가격은 14000원이었어요.

소고기 마살라 카레를 주문할 때 최대한 방글라데시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러자 식당에서는 맵다고 강조했어요. 그래서 좋다고 했어요. 어쨌든 방글라데시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했어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색이 진했어요. 그러나 아직 맛을 보지는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게 매울지 안 매울지는 잘 몰랐어요. 인도 음식 중 붉은색을 띄는 음식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이 다 매운 것은 아니거든요.

결과적으로 다 먹었어요. 다 먹기는 했지만 확실히 이건 식당에서 왜 그렇게 맵다고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난 안 시켰으면 큰일날 뻔 했다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일단 매우 짰어요. 짠맛이 상당히 강했어요. 몇 번 그냥 떠서 먹었는데 바로 물을 찾아서 들이켰어요. 방글라데시 음식 맛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방글라데시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하자 진짜 강렬한 맛이 아니라 매우 강한 맛으로 나왔어요. 일반적인 인도 식당에서 판매하는 카레들과 비교했을 때 몇 단계 높은 짠맛을 뽐내고 있었어요. 짠맛이 우리의 아우성을 느껴보라고 소리치고 있었어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향신료 향도 상당히 강했어요. 향신료 향이 바로 앞에서 터지는 폭죽처럼 펑펑 터지고 있었어요. 향신료 향은 풀 향기과 들꽃 향기가 뒤섞인 것 같은 향이었어요. 여러 가지 향신료 향이 섞여 있었어요. 단일 향신료 향이 아니었어요. 이런 향들이 손에 손잡고 하나가 되어서 소리지르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 맛은 꽤 친근한 맛이기도 했어요. 그 이유는 바로 이 카레가 다름 아닌 쇠고기 카레였기 때문이었어요. 쇠고기는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고기에요. 쇠고기 향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이 쇠고기 향 때문에 버스 타고 30분 가면 만날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을 주었어요. 가깝지는 않지만 어색하지도 않은 맛이었어요.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하고 익숙한 느낌도 충분히 있는 그런 맛이었어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매웠어요. 매운맛 자체는 그렇게 엄청나게 매운 맛은 아니었어요. 신라면과 삼양라면의 중간쯤 되는 매운 맛이엇어요. 그러나 이 매운 맛은 먹는 동안 이마에 땀이 약간 맺히게 만들었어요. 또한 매운맛 단독으로 강한 것이 아니라 짠맛도 강했기 때문에 매운맛이 짠맛의 자극과 섞여서 더 강렬하게 느껴졌어요. 실제 매운맛보다 더 맵다는 착각이 들었어요. 맵지는 않는데 뭔가 매우 자극적이었고, 이 자극적인 느낌이 바로 짠맛과 매운맛이 손잡고 만든 맛이었어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 속에 들어 있는 쇠고기 조각은 아주 컸어요. 큼지막한 쇠고기 조각이 여러 점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의외로 포만감을 주는 카레였어요.
종합적으로 보면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단독으로 먹기는 힘들었어요. 맵고 짜고 강했어요. 물론 제가 순하게 해달라고 했다면, 아니면 아무 말도 안 했다면 다른 맛이었을 수 있어요. 제가 방글라데시 스타일로 만들어달라고 매우 강조했기 때문에 정말 자극적인 맛으로 만들어준 거 같았어요. 방글라데시 카레 맛 특징을 찾아보면 인도 카레 맛과 기본적으로 비슷하기는 한데 맛이 훨씬 자극적이고 강하다는 말이 꽤 있거든요.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는 난과 같이 먹으면 괜찮았어요. 저는 갈릭 난을 주문했엉. 갈릭 난과 같이 먹으니 매우 맛있었어요. 플레인 난보다는 갈릭 난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식사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와서 동네를 돌아다녔어요. 그제서야 왜 오늘따라 동네가 어수선한 분위기였는지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어요.
한남2구역 2026년 4월 22일까지 자진 이주 기간
한남2구역도 재개발에 들어갔어요. 2026년 4월 22일까지 자진 이주기간이었어요. 그래서 동네가 어수선한 거였어요. 여기저기에서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이미 떠나서 공실이 되었고 금줄이 쳐진 곳도 있었구요. 한남2구역은 이태원 모스크 바로 맞은편이에요. 여기에서 보광초등학교도 포함되고, 이태원 엔틱거리 즈음까지 이어져요. 이 구역 전체가 자진 이주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어서 동네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이었어요.
'여기는 어떻게 될 건가?'
제가 알기로 자프란은 서울에 있는 유일한 방글라데시 식당이에요. 그런데 이곳도 한남2구역에 포함되요. 그렇다면 어쩌면 조만간 없어질 거에요. 이태원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고, 아예 없어질 수도 있어요.
'먹어서 다행이다.'
자프란의 소고기 마살라 카레를 먹어서 다행이었어요. 자진 이주기간 같은 거 모르고 그냥 가고 싶어서 간 거였는데 어떻게 맞아떨어졌어요. 언제까지 자프란이 그 자리에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방글라데시 음식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면 빨리 가서 먹어보는 것이 좋을 거에요. 여기가 없어지면 한동안 서울에는 방글라데시 음식 먹을 곳이 없을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