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베스킨라빈스31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 쇼콜라치오 봉봉

좀좀이 2026. 2. 24. 13:45
728x90

이번에 먹어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이에요.

 

나는 한 번에 싱글 와플컵 4개를 그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을까?

 

배스킨라빈스 플래그십 매장 중 하나인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점에 가서 고민했어요.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점에는 제가 안 먹어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플레이버 중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이 정확히 네 종류 있었어요. 체리 바닐라, 사랑에 빠진 체리, 네오폴리탄 스월, 그리고 바로 쇼콜라치오 봉봉이었어요.

 

"쇼콜라치오 봉봉은 왠지 맛있을 거 같은데?"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반드시 한 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이건 아주 오래 전에 얼핏 들어본 기억이 있는 거 같았어요. 제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를 본격적으로 먹으면서 리뷰를 쓰기 시작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일반 매장에 단 한 번도 풀린 적이 없는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이름을 보면 뭔가 익숙한 거 같았어요. 막연히 아주 오래 전에 판매되었던 아이스크림이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무조건 먹고 갈 생각이었어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3개를 먹고 갈지, 2개만 먹고 갈지, 4개 다 먹고 갈지의 문제였어요. 만약 3개를 먹는다면 체리 바닐라가 빠질 거였고, 2개만 먹는다면 무엇을 빼야할 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어요. 4개를 한 자리에서 다 먹는 건 먹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무리일 수 있었어요. 일반적인 싱글 레귤러 컵이라면 조금 무리해서 4개를 다 먹을 수 있었어요. 맛을 보면 다행히 맛의 강도가 넷 다 비슷하지 않고 순한 것부터 강한 것까지 차례로 있어서 먹으려면 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그냥 싱글 레귤러 사이즈가 아니라 와플컵이었어요. 와플도 다 먹어야 했어요.

 

이것은 나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플레이버 리뷰글을 쓸 때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있어요. 싱글 레귤러로 사서 반드시 끝까지 먹어요. 입에 맞든 말든, 여러 개 먹어서 무리이든 말든 예외없어요. 한 입 먹어보고 맛봤다고 글 쓰고 그런 거는 저 스스로 절대 용납 못 해요. 무조건 제가 사서 제가 끝까지 다 먹어치워야 해요.

 

배스킨라빈스 매장 중에는 싱글 레귤러를 와플컵으로 판매하는 매장이 있어요. 만약 와플컵이라면 당연히 와플컵까지 깔끔히 다 먹어야 해요. 남기고 버리는 건 저 스스로 용납하지 못 해요. 그럴 거라면 깔끔히 한 번 더 와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원칙은 철저히 지켰어요. 이번도 마찬가지였어요. 이게 세상에서 쓸모 없는 기준이라 해도 저에게는 중요해요. 언제나 항상 저 자신에게는 정직하고 솔직해야 하니까요. 그래야 최소한 저에게만은 가치 있는 리뷰글이니까요.

 

'일단 2개 먹고 코엑스 조금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2개 먹을까?'

 

이것도 방법이었어요. 전날 배스킨라빈스 강남대로점 갔을 때는 3개를 먹고 나서 저녁도 먹고 입도 물을 충분히 마셔서 헹구고 산책도 하고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2개를 먹었어요. 그러니 2개 먹고 코엑스 조금 돌아다니다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2개를 먹는 것도 충분한 해결책이었어요. 그럴 시간도 충분했구요.

 

'아냐. 차라리 4개 다 먹어버리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전날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렸어요. 두 번째 배스킨라빈스 강남대로점으로 갔을 때였어요. 이때는 저녁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이 디저트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그래서 무인 주문 기계 앞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배스킨라빈스는 100종류 아이스크림을 고르기 위한 결정장애로 가뜩이나 오래 걸려요. 여기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이 메뉴 선택도 아니고 결제 단계에서 헤매고 있었어요. 나중에는 하도 정체가 심해서 직원이 카운터에서도 주문할 수 있다고 마이크 잡고 안내하고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도 마찬가지일 거 같았어요. 일요일이라 사람이 적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아직 디저트 먹을 시간이 아니었어요. 식사 시간이었어요. 식당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후 일부만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로 디저트를 먹으러 와도 매우 북적일 거였어요. 지금이야 자리도 여러 자리 있고 조금 오래 앉아서 시간 보내도 눈치 하나도 안 보이지만, 2개 먹고 코엑스 내부를 돌아다니다 다시 2개를 먹으러 오면 전날 배스킨라빈스 강남대로점 2차 방문의 재림이 될 거 같았어요.

 

'그냥 느긋하게 4개 먹을까? 어제보다 더 낫지 않나? 맛도 순차적으로 강해지니까.'

 

체리 바닐라, 사랑에 빠진 체리, 네오폴리탄 스월, 쇼콜라치오 봉봉을 한 자리에서 전부 싱글 레귤러 와플컵으로 먹어도 딱히 무리일 거 같지 않았어요. 맛이 강한 순서가 확실히 정해져 있었어요. 사랑에 빠진 체리와 네오폴리탄 스월의 맛의 강도 차이가 조금 적겠지만, 네오폴리탄 스월이 사랑에 빠진 체리보다 맛이 더 강해서 별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였어요. 게다가 사랑에 빠진 체리와 네오폴리탄 스월은 상이한 맛 아이스크림이라 서로 영향을 끼칠 거 같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매장에 좌석이 여기저기 비어 있으니 급히 먹을 것도 없었어요. 여유를 가지고 먹어도 되었어요. 전날보다 훨씬 매장 상황도 좋았어요. 이러면 그냥 다 먹어도 될 거였어요.

 

"쇼콜라치오 봉봉은 제일 마지막에 먹겠네."

 

2개를 먹든 3개를 먹든 4개를 먹든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제일 마지막에 먹을 거였어요. 딱 봐도 이것은 맛이 강해서 마지막에 먹어야 하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피스타치오 향과 초콜렛 맛이 섞여 있는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에 무조건 제일 마지막에 먹어야 했어요. 이것부터 먹으면 이 아이스크림 영향으로 다른 아이스크림 맛을 제대로 못 느낄 거였어요.

 

결정했어요. 한 번에 체리 바닐라, 사랑에 빠진 체리, 네오폴리탄 스월, 쇼콜라치오 봉봉을 모두 각각 싱글 레귤러 와플컵으로 주문해서 다 먹기로 했어요. 이래야 좀좀이니까요.

 

한 번에 체리 바닐라, 사랑에 빠진 체리, 네오폴리탄 스월, 쇼콜라치오 봉봉을 모두 각각 싱글 레귤러 와플컵으로 주문했어요. 와플컵이 총 4개였어요. 제가 주문한 것이 나왔어요. 들고 와서 자리로 가서 앉았어요.

 

엄청나게 눈에 띕니다

 

저 혼자 4개를 먹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다 한 번씩 저를 신기하게 쳐다봤어요. 한국인이고 외국인이고 모두가 저를 한 번씩 아주 대놓고 신기해하며 쳐다봤어요. 싱글 레귤러 컵이었다면 모르겠어요. 그러나 이건 와플컵이었어요. 너무 대놓고 티났어요. 싱글 레귤러 와플컵은 와플이 퍼져 있기 때문에 면적부터 일단 상당히 커요. 이걸 4개나 가져다 놓고 혼자 먹고 있으니 주목 안 받으면 그게 이상한 일일 거였어요. 혼자서 큰 거 시켜먹는 사람들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보통 큰 사이즈로 시켜서 한 통에 담아서 먹지, 이렇게 싱글 레귤러로 4개를 시켜서 따로 먹지는 않거든요.

 

'저 사람들은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사람들이 대놓고 저를 한 번씩 신기해하며 쳐다보는데 재미있었어요. 저 사람들은 저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어요. 사실 이렇게 와플컵 4개를 한 자리에서 혼자 먹고 있다는 사실은 제게 너무나 사소한 거였어요. 저에게는 오히려 그보다 더 큰 사실이 있었어요. 바로 내가 지금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플레이버 리뷰를 298개를 쓰고 이것들까지 다 먹고 다 쓰면 302개가 된다는 사실이었어요.

 

이 사실을 이 사람들이 알면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아마 그 사람들에게는 제가 먹는 장면이 재미있는 추억이 되었을 거에요. 별 희안하고 특이한 인간 봤다구요.

 

'어제 여기를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 건가?'

 

아이스크림들을 먹으며 전날 배스킨라빈스 강남대로점이 아니라 처음부터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점으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봤어요. 그랬다면 전개가 전혀 달라졌을 수 있어요. 전날 먹었던 다섯 종류가 모두 여기에 있었어요. 그러니 전날 바로 여기로 왔다면 제가 먹어봐야 하는 아이스크림 플레이버가 총 9종류였을 거였어요. 그러면 충분히 며칠에서 몇 주 간격을 두며 세 번에 걸쳐 왔을 거에요. 한 번 올 때마다 세 종류씩 먹으면 3번으로 딱 맞아떨어지니까요.

 

초콜릿 아몬드가 알려준 배스킨라빈스의 마법은 계속된다

 

한 번에 체리 바닐라, 사랑에 빠진 체리, 네오폴리탄 스월 모두 맛있었어요. 게다가 이 셋 다 너무 좋았어요. 확실한 이미지와 이야기가 확 떠오르는 맛이었어요. 이것이 바로 배스킨라빈스의 마법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를 제가 계속 먹고 계속 글을 쓰는 이유이구요. 저도 이유는 몰라요. 그냥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재미있고 좋아요. 그리고 먹으면서 떠오르는 확실한 이미지와 이야기가 강하면 강할 수록 더욱 기쁘고 흥분되요. 이런 건 글 쓸 때도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요. 그 정도가 아니라 글 안 쓰고 못 배길 지경이에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전날 배스킨라빈스 강남대로점 가서 다섯 가지 맛을 먹은 후 이날 배스킨라빈스 파르나스몰점으로 온 게 매우 좋은 선택이 되었어요. 진짜 강렬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한 입 먹자마자 즉시 떠오르게 만드는 강한 것들만 네 종류 남게 만들어줬으니까요.

 

이제 드디어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맛볼 차례였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얼핏 보면 무시무시한 민트초코 계열처럼 생겼어요. 하지만 이건 민트초코 계열이 아니라 피스타치오 계열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피스타치오도 호불호 꽤 갈리지?'

 

지금까지 배스킨라빈스에서 민트와 피스타치오가 같은 연한 청록색 계열 색상을 사용한다고만 생각해왔어요. 그렇지만 이때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색깔을 보며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아이스크림 맛에서 민트초코 정도는 아니지만, 피스타치오도 호불호 상당히 갈리는 맛이에요. 배스킨라빈스의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은 피스타치오 알갱이를 먹는 맛과 달리 풋풋한 풋내가 꽤 강하거든요. 이거 때문에 배스킨라빈스에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도 호불호 강한 편이에요.

 

'청록색이 그런 의미인가?'

 

배스킨라빈스가 연한 청록색은 아무 곳에나 절대 안 섞어요. 민트 아니면 피스타치오에요. 뭔지 정확히 몰라도 청록색이라면 호불호 갈리는 맛이니 신중히 선택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요.

 

배스킨라빈스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은근히 고려청자를 떠올리게 하는 색상 조합이었어요. 이것도 지금까지 이런 걸 보며 단 한 번도 못 한 생각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 쇼콜라치오 봉봉

 

배스킨라빈스 매장 아이스크림 진열대 이름표에 나와 있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소개문은 '고소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과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초코코팅 아몬드가 쏙쏙!'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CHOCOLACHIO BONBON 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열량은 싱글 레귤러 컵 기준으로 274kcal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 쇼콜라치오 봉봉

 

"이것도 설마?"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설명문과 아이스크림 모습을 보고 대충 짐작가는 맛이었어요. 그러나 이미 직전에 네오폴리탄 스월에서 경험했어요. 짐작가는 맛이라 하더라도 강렬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확 떠오르게 할 수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어요.

 

열사의 땅 중동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자마자 바로 떠오른 이미지가 있었어요. 바로 열사의 땅 아랍권이었어요. 누렇고 고운 모래가 끝없이 이어지고 수천 수만 개의 바늘이 되어 피부를 날카롭게 찔러대는 햇볕. 아랍 지역의 사막이 떠올랐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과 초콜렛 아이스크림이 섞여 있었어요. 이 중 먼저 초콜렛 아이스크림은 맛이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그리고 아주 살짝 쌉싸름한 맛이 있었어요. 초콜렛 아이스크림 자체의 쌉싸름한 맛은 약해서 이것만 먹는다면 그렇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어요. 초콜렛이 진하게 들어갔다고 느끼게 하려고 쌉싸름한 맛을 조금 살짝 강하게 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중요한 건 이 아이스크림에서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연한 청록색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은 풋풋한 풋내가 있어요. 풀 비린내는 아닌데 풋내가 섞여 있어요. 이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풋내에요. 막 베어낸 풀에서 느껴지는 풋내와 말린 풀의 냄새가 섞여 있는 듯한 향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에서도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향이 꽤 많이 느껴졌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속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의 풋풋한 풋내는 기묘한 작용을 하고 있었어요. 바로 초콜렛 아이스크림의 쌉싸름한 맛을 강화시키고 있었어요. 초콜렛 아이스크림 맛 자체가 약하지 않고 강한 편인데 여기에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특유의 풋내가 초콜렛 아이스크림의 쌉싸름한 맛을 강화시키며 초콜렛 아이스크림 맛을 실제 맛보다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어요. 그래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맛도 강한데 초콜렛 아이스크림 맛은 더 강하게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두 가지 맛 모두 강하고, 아이스크림 맛 자체도 약하지 않은 편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 속에는 아몬드 조각이 들어 있었어요. 아몬드 조각은 부드럽게 씹혔어요. 씹을 때마다 진한 고소한 맛과 기름진 맛을 더해줬어요. 뜨거운 태양을 연상시키는 맛이었어요.

 

떠오른다

아주 강하게 떠오른다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한국적인 맛이 절대 아니었어요. 아주 이국적인 맛이었어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태양의 열기를 싯누렇게 반사하는 모래의 사막

 

멀리서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알라의 요술봉 RPG-7과 우주병기 AK-47로 무장한 사람들이 잔뜩 탄 토요타 트럭

그들의 토요타 트럭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환하게 웃으며 건네주는 그것

쇼콜라치오 봉봉

 

그리고 그들이 말한다

"아흘란 와 싸흘란!" (환영한다!)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웃었어요. 바로 이런 장면이 떠올랐어요. 이건 한국의 맛이 아니라 아랍의 맛이었어요.

 

화려하고 번쩍이는 빌딩과 금 장식을 몸에 휘감은 사람들이 아니라 이런 거친 이미지가 떠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요.

 

아랍의 맛은 맞아

그러나 아랍 디저트 맛까지는 아니야

단맛이 약해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충분히 달콤한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그러나 아랍 디저트들 맛에 비하면 단맛이 매우 순한 편이었어요. 아랍 디저트는 단맛이 상당히 강해요. 할와 같은 건 주먹으로 혓바닥을 있는 힘껏 내리찍어 누르는 강한 힘이 있는 단맛이에요. 그냥 단맛이 아니라 고농축 단맛이에요. 그래서 먹어보면 단순히 즐거운 단맛이 아니라 혀를 꽉 누르고 뭉개버리는 엄청 무거운 단맛이에요.

 

할와처럼 설탕 졸여서 만든 시럽을 잔뜩 뿌리고 푹 적신 간식이 아니더라도 아랍 지역 간식은 엄청 달아요. 한국인 기준에서 무슨 설탕을 퍼먹고 있냐고 할 정도에요. 한국인 기준으로 보면 지나치다 못해 과격하다고 할 정도로 너무 달아요.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요. 아랍 지역에서는 대추야자를 즐겨 먹는데, 이 대추야자 자체가 무지 달아요. 적당히 익은 것도 꿀보다 훨씬 더 달고 엄청 찐득거려요. 아랍 지역 돌아다닐 때 껌 밟아서 신발 바닥에 껌 붙는 것보다 훨씬 골치 아픈 게 대추야자 밟아서 신발 바닥에 대추야자 붙는 거에요. 껌은 석유 성분 들어간 스프레이로 녹여서 간단히 해결 가능하지만, 대추야자는 진짜 뜨거운 물로 녹이고 불려서 떼어내지 않으면 답도 없거든요. 게다가 이 대추야자가 완전히 익어서 단단해진 걸 먹어보면 이건 너무 달아서 먹지도 못 해요.

 

그래서 아랍 지역 간식은 단맛이 상당히 강해요. 한국인들이 감당 어려운 수준으로 달아요. 그에 비해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너무 안 달았어요. 분명히 충분히 많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이었지만, 아랍 지역 디저트나 대추야자에 비하면 아주 순한 맛, 단맛 매우 절제한 수수한 단맛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아랍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맛이라고 하려면 단맛을 2배 3배 더 강화해야 했어요. 그 정도는 되어야 했어요. 그래야 '아랍 디저트 맛'이 아니라 '아랍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수준'이라 할 수 있었어요. 이 때문에 이건 화려한 아랍의 모습이 아니라 거친 아랍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어요.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 나오는 아랍의 모습이 아니라 아랍 국가 아랍어 방송에 나올 법한 아랍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어요.

 

"이건 시대를 잘못 만났어."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왜 일반 매장에서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풀리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아무리 봐도 이 아이스크림은 시대를 잘못 타고 났어요.

 

지금 나왔어야지!

 

이런 맛 유행은 지금 일어나고 있어요. 두쫀쿠 - 두바이 쫀득쿠키 유행, 그보다 조금 빨라도 두바이 초콜릿 유행할 때 맞춰서 나왔다면 꽤 인기 있었을 거였어요. 물론 두바이 초콜릿, 두바이 쫀득쿠키 유행에서 핵심은 카다이프이기는 하지만, 피스타치오가 꽤 들어가서 피스타치오 맛도 중요해요. 그러니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너무 빨리 나왔어요.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기 시작한 게 2024년 하반기이니 그때 나왔어야 해요.

 

물론 이 당시 - 2024년 하반기에 배스킨라빈스가 아무 것도 안 한 것은 아니에요. 배스킨라빈스도 2024년 9월에 신메뉴 시즌메뉴 아이스크림으로 두바이스타일 초코 통통 아이스크림을 출시했어요. 그런데 이때, 아니면 이번 두쫀쿠 유행이 막 시작되었을 때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을 등판시켰다면 꽤 인기를 끌었을 수도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이 언제 출시된 아이스크림인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너무 일찍 등장한 건 사실이에요. 2017년 이전에 출시된 건 확실하니까요. 그 이후에 출시되었다면 당연히 제가 먹어봤을 거니까 이건 확실해요. 그래서 이건 이제라도 일반 매장에 풀리면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두쫀쿠 유행은 2025년 하반기부터 불었지만, 카다이프 가격과 수급 문제 때문에 대기업들이 꽤 긴 기간 가만히 관망만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 이때 한 번 다시 일반 매장에서 판매해봤다면 어땠을지 아쉬웠어요.

 

올해 월드컵 있지?

월드컵 때 지구촌 컨셉으로 출시하는 건?

 

월드컵에 맞춰서 다양한 나라의 맛을 컨셉으로 시즌메뉴를 운영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UAE는 본선 진출 실패했지만, 아랍 국가 중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가 본선 진출했거든요. 또한 아랍은 아니지만 중동 국가인 이란이 세계적인 피스타치오 생산 국가이구요.

 

베스킨라빈스31 쇼콜라치오 봉봉 아이스크림은 매우 맛있었어요. 이국적인 맛이었고, 상당히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만약 동네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도 판매한다면 자주 사먹고 싶은 맛이었어요. 멀리 해외 여행 가고 싶을 때 사먹으면 너무 좋을 맛이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