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바람은 남서쪽으로 (2014)

바람은 남서쪽으로 - 38 베트남 하노이 석회동굴 사원 흐엉 띡 동굴, 흐엉 사원

좀좀이 2025. 4. 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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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옌강에서 30분 정도 보트를 탔어요. 선착장에 도착했어요. 보트에서 내렸어요. 어느덧 오후 1시였어요.

 

 

선착장에서 내려서 가장 먼저 본 것은 민물고기, 조개 같은 거였어요.

 

"여기에서 점심 식사 하고 갈 거에요."

 

가이드가 퍼퓸 파고다로 올라가기 전에 점심 식사를 하고 갈 거라고 했어요.

 

 

카르스트 지형과 옌강을 뒤로 하고 가이드를 따라갔어요.

 

 

'여기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인가 보네?'

 

가이드를 따라가는 길 양 옆으로는 상점이 쭉 늘어서 있었어요. 문을 열고 장사를 하고 있는 상점은 없었어요. 아마 비수기라서 그랬을 거에요. 날씨 탓도 있을 거구요. 이때는 날씨가 참 안 좋았어요. 비가 안 내려서 고마워해야 하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니 올 계획이 있는 베트남인 관광객들도 당연히 안 올 때였어요. 비수기인데다 날씨도 안 좋으니 참 여행 안 가기 좋은 날의 연속이었어요. 이런데 상점들이 문을 열었을 리가 없었어요.

 

 

그래도 장사를 하는 가게도 있었어요.

 

 

티엔 쭈 사원으로 가는 길이 있었어요. 여기는 지금 갈 곳이 아니었어요. 지금 갈 곳은 먼저 식당이었고, 그 다음에는 흐엉띡 동굴, 흐엉 사원부터 갈 거였어요.

 

 

길을 둘러보며 가이드를 따라갔어요. 식당이 나왔어요. 식사는 여럿이 같이 하는 식사였어요.

 

양놈들에게 후손들이 복수한다?

 

서양인들에게 젓가락과 생선을 주는 친절한 베트남인들

 

식사 시간에 웃긴 일이 있었어요. 이날 메인 요리는 생선이었어요. 생선을 튀겨서 양념에 버무린 것이 나왔어요. 생선은 매우 맛있었어요. 하지만 서양인들은 먹을 수 없었어요. 식기로 나무 젓가락만 줬거든요. 젓가락이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들에게 생선은 그림의 떡이었어요. 손으로 잡고 생선을 뜯어먹는 사람은 없었어요. 게다가 발라내야 할 가시도 은근히 있었어요.

 

서양인들은 서툰 젓가락으로 생선을 어떻게든 먹어보려고 몇 번 시도했어요. 될 리가 없었어요. 차라리 안 튀긴 생선이면 젓가락으로 어떻게 살점이라도 묻혀서 핥아먹어 보기라도 할 텐데 이건 생선 위에 튀김옷이 입혀 있었어요. 그러니 젓가락질을 익숙하게 하는 제가 먹으려고 해도 끝이 매우 뭉툭한 일반 나무 젓가락이라 편하게 먹을 수 없었어요. 이걸 젓가락질 자체가 서투른 서양인들이 먹기는 무리였어요.

 

생선 맛 문제가 아니었어요. 서양인들은 이걸 구경만 하고 먹을 수 없었어요. 서양인들은 젓가락으로 생선을 건드려 보다가 젓가락에 묻은 양념만 빨아먹고 있었어요. 여기저기에서 생선이 거의 그대로 다 남았어요. 생선은 매우 맛있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어요.

 

이솝 우화 중 두루미에게 넓은 접시에 수프를 부어서 줬다는 여우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서양인들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어요. 베트남을 침략한 양놈들에게 후손들이 제대로 엿 먹이는 장면 같아서 너무 웃겼어요.

 

덕분에 맛있는 생선을 실컷 먹었어요.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몇 없었거든요. 거의 저 혼자 독차지하듯 먹었어요.

 

식사를 마쳤어요. 식당에서 나오면서 식당 사진을 찍었어요.

 

 

그래도 채식주의자 식단을 고른 서양인들은 조금 나았을 거에요. 거기는 젓가락으로 발라먹을 게 안 나왔을 거니까요.

 

가이드를 따라서 또 걷기 시작했어요.

 

 

 

케이블카 정거장 입구에 도착했어요. 가이드가 케이블카 표를 나눠줬어요.

 

 

여기에서 무리가 갈라졌어요. 케이블카를 타지 않는 사람들은 흐엉띡 동굴, 흐엉 사원이 있는 곳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했어요. 걸어서 흐엉띡 동굴, 흐엉 사원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은 올라가는 데에만 한 시간 걸린다고 했어요. 저는 이 사실을 호스텔에서 퍼퓸 파고다 투어 예약할 때 들었어요. 호스텔 직원이 한 시간 걸리는 산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매우 험하고 힘드니까 꼭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예매해서 다녀오라고 했어요.

 

케이블카를 예매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어요. 가이드는 표를 나눠주면서 케이블카 표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케이블카를 안 탈 거냐고 물어봤어요. 원한다면 여기에서 케이블카 표를 구입해서 탈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몇몇 서양인들은 걸어서 올라가겠다고 했어요. 그러자 가이드는 걸어서 올라가겠다는 사람들을 걸어서 올라가는 길로 데려갔어요.

 

'저 사람들은 다른 차 타고 돌아올 건가?'

 

그럴 수도 있었어요. 케이블카를 안 타고 가는 사람들은 내려오는 것도 걸어서 내려와야 했어요. 그러면 2시간이었어요. 2시간을 무턱대고 기다리라고 할 리는 없었어요.

 

'아마 다른 차 타고 돌아가겠지?'

 

후에에서 투어를 할 때 경험해봤어요. 모든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다니는 것이 아니었어요. 일부 구간만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중간에 합류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러니 저 사람들은 아마 다른 차를 타고 돌아갈 거였어요. 설마 2시간 기다리라고 하겠어요.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14만동이었어요. 편도가 아니라 왕복 14만동이었어요.

 

케이블카 정거장 입구에서는 약초를 팔고 있었어요.

 

 

망에 갇힌 쥐, 다람쥐 같은 동물들이 있었어요.

 

 

저 동물들은 잡아먹으려고 가둔 게 아니라 방생하기 위해 잡아놓은 거라고 했어요. 흐엉띡 동굴, 흐엉 사원에 방문하는 불자들이 저 동물을 사서 방생해준다고 했어요.

 

'무한동력이야?'

 

동물 잡아와서 돈 받고 방생해주고 다시 잡아와서 돈 받고 방생해주기를 반복하면 완전히 무한동력이었어요. 잡혀 있는 동안 얼마나 잘 살도록 보살펴줄지가 문제이겠지만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동물들을 다시 봤어요. 그렇게 놀라운 문화는 아니었어요. 한국에도 똑같은 문화가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외래종 거북이를 사와서 저렇게 방생용으로 팔다가 생태계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말이 있었어요. 아마 그거 때문에 불교 쪽에서 방생 문화가 많이 줄어들었을 거에요.

 

 

케이블카 정거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어우, 장난 아닌데?"

 

케이블카 정거장에서 본 풍경은 장난 아니었어요. 참 등산하고 싶지 않게 생겼어요. 한때 제 취미 중 하나가 트레킹이었지만, 이런 데에서는 참 안 하고 싶어요. 이런 데에서 길 잃어버리면 뼈도 못 찾아요. 독충이 우글거리는 정글이잖아요.

 

'여기도 분명히 정식 등산로보다 주민들이 약초 캐러 만든 길이 더 좋을 거야.'

 

과거 도봉산의 악몽이 떠올랐어요. 옛날에는 도봉산이 정식 등산로 보다 주민들이 약초 캐기 위해 만든 길이 훨씬 더 넓고 좋았어요. 이걸 모르고 당연히 정식 등산로가 길이 더 좋을 줄 알고 지도도 제대로 안 보고 좋은 길만 따라갔다가 도봉산에서 길 잃고 엄청 고생했었어요. 게다가 이때 무려 길을 두 번이나 잃어버렸어요. 그 이후 도봉산은 절대 안 가고 있어요.

 

여기도 케이블카 정거장 입구에 주민들이 캐온 약초가 있었어요. 그러니 여기도 왠지 과거 도봉산처럼 약초 캐러 다니는 길이 등산로 보다 더 좋을 거 같았어요. 물론 위에 절이 있으니 절 가는 길이 따로 좋게 나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케이블카를 탔어요.

 

 

 

 

"야, 저걸 걸어서 올라온다구?"

 

이건 걸어서 올라올 길이 아니었어요. 물론 케이블카 케이블 따라서 걸어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상당히 험한 지형이었어요. 이걸 한 시간에 걸어서 올라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하여간 산 다니는 사람들은 입으로는 죄다 축지법이라니까.'

 

내가 이래서 산 다니는 사람들이 말해주는 예상 시간을 안 믿어요. 무슨 다 신선이고 도사에요. 아주 그냥 전부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에요. '소싯적에'까지 들어가면 축지법이 아니라 순간이동 수준이에요. 평지에서 전력질주 마라톤해도 그 속도로 갈 수가 없을 건데 갈 수 있대요. 그렇게 다녔대요. 오히려 젊은 사람이 뭐 그렇게 오래 걸리냐고 뭐라고 하기까지 해요. 인간인 이상 도저히 그 시간에 주파할 수 없는 거리인데도요.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아무리 봐도 이건 한 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산세가 아니었어요. 절까지 매우 편하게 오는 길이 있다고 해도 한 시간은 택도 없었어요. 거리도 길고 지형도 험해서 한 시간으로 될 일이 아니었어요.

 

케이블카에서 내렸어요.

 

 

 

 

 

이제부터 120계단을 걸어서 내려가야 했어요.

 

 

계단을 따라 내려갔어요.

 

 

흐엉 띡 동굴 입구가 나왔어요.

 

 

흐엉 띡 동굴 입구에는 '용의 목젖'이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가 있었어요. 원래 저렇게 생긴 바위인지, 아니면 거대한 석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말로 용의 목젖처럼 생겼어요.

 

바위 이름이 '용의 목젖'인 이유는 흐엉 띡 동굴 입구가 용의 입처럼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요.

 

 

용의 목젖 앞에는 불단이 있었어요.

 

 

흐엉 띡 동굴 안으로 들어갔어요.

 

 

 

흐엉 띡 동굴은 석회동굴이었어요. 여기저기 종유석과 석순이 있었어요.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흐엉 사원이 나왔어요.

 

 

흐엉 사원의 '흐엉'은 베트남어로 hương 이에요. 한자로는 香이에요. 즉, chùa hương 은 우리 말로 '향기로운 절'쯤 되요. 한국이었으면 '향사'라고 불렸을 거에요.

 

 

흐엉 띡 동굴은 그렇게 크지 않은 동굴이었어요. 게다가 전기 시설도 다 되어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케이블카를 타고 왔다면요. 케이블카 안 타고 걸어서 온다면 흐엉 띡 동굴 자체는 쉬울지 몰라도 오는 길이 엄청 힘들 거에요.

 

 

흐엉 사원에는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었어요. 스님께서 경을 읊고 계셨어요.

 

 

 

 

동굴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이 매우 신비로웠어요.

 

 

흐엉 띡 동굴과 흐엉 사원 관람을 마치고 나왔어요.

 

 

"용의 목젖 다시 찍어야겠다."

 

용의 목젖 앞에 있는 불단에 절을 드리고 다시 사진을 찍었어요. 모두가 아직 동굴 안에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이 투어 진짜 재미있다."

 

퍼퓸 파고다 투어는 옌강에서 보트를 30분 정도 타고 와서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흐엉 띡 동굴과 흐엉 사원을 보는 투어였어요. 정말 재미있고 만족스러웠어요. 아주 편하고 쾌적하면서 월남전에 나오는 베트남 정글의 신비한 맛을 감상할 수 있는 투어였어요. 정글도 보고 석회동굴도 보고 석회동굴 안에 있는 사원까지 보는 데다, 사람이 노 저어서 가는 배도 타고 케이블카도 타는 코스라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다 들어가 있는 코스였어요.

 

"여행 마무리를 이걸로 하기를 잘 했어."

 

퍼퓸 파고다 투어는 처음 들어보는 투어에 다음날 새벽 비행기라 밤 늦게 공항 가야 해서 선택한 투어였어요. 엄청난 기대 보다는 기대도 있지만 시간 때우는 목적도 어느 정도 있었어요. 하지만 안 했으면 후회할 뻔 했어요. 매우 재미있고 만족스러웠어요. 퍼퓸 파고다 투어는 하노이에서 매우 야심한 새벽에 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 일정이라면 바로 그날 -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매우 좋았어요.

 

참고로 퍼퓸 파고다 투어에서 간 흐엉 띡 동굴은 구글 지도에서 Nam Thiên Đệ Nhất Động 라고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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