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우즈베키스탄에서 삼겹살 구워 먹기

좀좀이 2012. 11. 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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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도 삼겹살이 있다는 것은 전에 이야기했었어요.


사람들이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인데 돼지고기 구할 수 있냐고 많이 궁금해하시더군요. 당연히 구할 수 있어요. 여기 무슬림들은 돼지고기가 담겼던 그릇은 40일간 씻어야 다시 쓸 수 있다고 하기는 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 전부 무슬림도 아니고, 특히 타슈켄트에는 한국인 많아요. 가스피탈리 가면 거의 다 있어요.


오늘은 조금 돈을 더 주고 먹기 편한 삼겹살을 구해왔어요. 다른 도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타슈켄트에서는 돼지고기 구하는 게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아요.



우즈베키스탄 삼겹살


고기의 출처는 가스피탈리 시장 근처의 한국 가게. 여기서는 키르기즈스탄 돼지 고기를 수입해 구워먹기 좋게 잘라서 판다고 하는데 정확히 이게 키르기즈스탄 돼지인지까지는 모르겠어요. 역시 가스피탈리...여기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니 한국 제품 구하기 참 편해요. 만약 장기간 여행하신다면 타슈켄트에서 한국 라면이나 식품들을 보급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 게 흠이기는 하지만요. 참고로 이렇게 파는 삼겹살은 가스피탈리 시장 근처에 있는 온누리 슈퍼에서 팔아요. 그런데 이게 인기상품이에요. 그리고 저 한 봉다리가 500g이에요. 얼핏 보면 양이 참 적어 보이는데 막상 구워서 먹어보면 두 명이 잘 먹을 수 있는 양이에요. 감자, 양파 같은 것까지 굽고 밥에 상추 쌈까지 해 먹으면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구요. 하지만 저는 혼자 밥, 삼겹살, 감자만 먹어요. 삼겹살 흡수가 저의 주 목적이거든요.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기는 하지만 불판 따위 없어요. 그냥 후라이팬에 막 구워먹어요. 당연히 기름 무지무지 튀어요.



그래서 저는 고무장갑을 끼고 굽습니다. 이러면 무적이에요. 웬만큼 기름 튀는 것 정도는 그냥 우스워요. 물론 구울 때 기름 튀는 것 떄문에 고생만 안 할 뿐, 바닥에 튄 기름들 퐁퐁으로 닦아야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요...그래도 이 고무장갑만 있으면 유선을 구하러 가는 조자룡이 되어 삼겹살을 구울 수 있어요. 아무리 기름이 튀어봐야 고무장갑 앞에 추풍낙엽 떨거지임.



제가 굽는 방식은 크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그냥 후라이팬에 먼저 삼겹살을 굽다가



기름이 고이면 감자를 튀겨요. 그리고 튀긴 후 후라이팬 모서리에 세워서 기름을 빼며 굽죠. 이유는 하나. 구우면서 먹는 게 아니라 다 굽고 그 후에 밥 반찬으로 먹는 것이다보니 기름을 조금이라도 안 빼주면 기름에 쩔은 감자를 먹게 되거든요. 한 방울이라도 최대한 많이 기름을 빼내야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감자를 먹을 수 있어요. 당연히 저는 그냥 쟁반 위에 고기와 감자를 쌓아놓지요. 기름을 빼낼 방법이 없어요. 그냥 있는대로 투박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삼겹살 굽고 먹는 것은 참 좋은데 먹은 후에 바닥 닦는 게 항상 문제네요. 퐁퐁으로 또 박박 닦아야할 거 같아요. 아이쿠 미끄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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