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야 했던 숙제 (2012)

해야 했던 숙제 - 01 우즈베키스탄 여행 준비

좀좀이 2012. 10.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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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최대한 빨리 출발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끝까지 망설여졌던 문제가 있었어요.


키르기즈스탄도 같이 갔다 와?


흔히 중앙아시아라고 하면 5개국을 이야기해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이 중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다녀왔어요. 남은 것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에서 사용하는 언어인 카자흐어와 키르기즈어는 튀르크어족에서 큽착어에 속해요. 그리고 둘 다 본국에서 그렇게 널리 쓰이지 않아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 모두 러시아어를 주로 쓰는 나라들. 카자흐스탄은 그렇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현지어인 카자흐어를 많이 사용한다면 그 언어를 구경하러 가 볼텐데 그것도 아니고, 게다가 물가도 비싼 나라. 여기에 거주지 등록 문제까지 걸려 있었어요. 게다가 주변에서 카자흐스탄을 여행하거나 체류하셨던 분들은 한결같이 카자흐스탄은 볼 거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했어요. 카자흐스탄을 간다면 알마티와 아스타나 정도 갈텐데, 카자흐스탄이 땅덩어리는 또 워낙 큰 나라라서 후딱 돌아보고 오기에는 이동시간도 오래 걸리는 나라였어요. 결정적으로 한국에서 직항노선도 있었구요.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직항노선이 없었다면 볼 것이 있든 없든, 물가가 비싸든 저렴하든 갔을 거에요. 하지만 직항 노선이 있는데다 한국에서 비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 있는 동안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키르기즈스탄은 달랐어요. 결정적으로 직항 노선이 없었으니까요. 한국에서 키르기즈스탄에 가기 위해서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셋 중 한 곳에 가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어? 키르기즈스탄까지 가는 직항 노선 있잖아!"


키르기즈스탄을 이번에 동부를 도는 김에 같이 갔다올까 말까 고민하며 이것 저것 알아보는데 한국에서 키르기즈스탄으로 가는 직항 노선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게다가 올해 8월부터 키르기즈스탄은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이러면 카자흐스탄보다도 지금 더 갈 이유가 없어졌어요. 그냥 한국에서 키르기즈스탄으로 간 후, 카자흐스탄을 갔다가 다시 키르기즈스탄으로 돌아와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되니까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키르기즈스탄 가기는 매우 고약해요. 비행기로 가려면 비행기표만 왕복 400달러가 넘게 들어요. 육로 국경은 5월까지 눈 때문에 닫혀 있었어요. 지금은 아마 열었겠지만, 닫았을 수도 있어요. 괜히 육로로 가다가 국경 막혔다고 돌아가야 한다면 정말 짜증나는 상황일 거에요. 게다가 무비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 소식만 믿고 비자 없이 갔다가 국경에서 되돌아가는 수도 있어요.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런 출입국 문제는 국경이 가장 먼저 알아야 정상이에요. 그러나 세상은 그런 교과서적인 곳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즈스탄이나 가게 된다면 카자흐스탄에서 사용하는 카자흐어 교과서와 키르기즈스탄에서 사용하는 키르기즈어 교과서를 구하는 것 정도가 목적이었어요. 그 외의 목적은 이제 남아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교과서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 일단 말이라도 잘 통해야 가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보기라도 하는데 이 두 나라 말은 저도 몰라요. 아무리 같은 튀르크어족에 속하는 언어들이라고 해도 무조건 서로 잘 통하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이 두 나라는 러시아어를 아주 많이 사용하는 지역인데 저는 러시아어도 잘 모르구요. 그냥 거리에서 들어서 아는 몇 마디 알아듣는 수준. 심지어 러시아어로는 길 물어보기조차 안 되는 수준이라 서점을 찾아가는 것부터 문제. 더욱이 여기 우즈베키스탄도, 투르크메니스탄도 서점에서 안 파는 교과서들도 있어요. 만약 카자흐어 교과서와 키르기즈어 교과서가 학교에서 그냥 주고 걷어가는 책이라면 이건 구할 방법도 없어요. 오직 교과서 구하러 가는 것인데 교과서를 못 구한다면 정말 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키르기즈스탄 가는 것은 이번에 하지 않기로 했어요. 정말 만약 혹시 기회가 오거나, 또는 마음이 바뀐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갈 일이 없어요. 왜냐하면 우즈베키스탄에서 키르기즈스탄은 가기 매우 고약한 나라이니까요. 오히려 키르기즈스탄은 카자흐스탄에서 가는 것이 훨씬 쉬워요.


키르기즈스탄을 제외하고 일정 짜기.


그러나 쉽지 않다.


키르기즈스탄 하나 빼었다고 일정과 경로를 짜는 것이 쉬워지지는 않았어요. 키르기즈스탄은 말 그대로 타슈켄트를 중심으로 본 우즈베키스탄에서 동부 여행의 덤. 그냥 일정 조금 더 추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사실 오히려 키르기즈스탄 일정을 제외해서 경로가 더 어렵게 된 것도 있었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는 우즈베키스탄의 동쪽에 지나칠 정도로 치우쳐져 있어요. 게다가 동부는 주로 산악지역. 수도인 타슈켄트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의 무게가 아예 맞지가 않았어요. 더 큰 문제는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동선이 부드럽게 이어지지도 않는다는 것.


이번 여행은 정말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온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며 돌아다닐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타슈켄트에서 만약 시간이 된다면 타슈켄트도 여행자 입장에서 적당히 돌아보려 했지만...타슈켄트는 다닐 만큼 다녀보았어요. 아무리 추가한다고 해 보아야 텔레미노라와 초르수 바자르 정도. 타슈켄트에서 1박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집으로 돌아가죠. 이건 무언가 매우 어색한 여행 동선. 한 번에 부드럽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집에 돌아왔다가 다시 나가는 것이다 보니 무언가 매우 불만족스러웠어요. 집에서 자며 '나는 지금 여행중이야'라고 생각하기는 매우 어려우니까요.


여행은 대충 열흘 정도 잡았어요. 하지만 동부를 며칠 정도 집어넣어야할지 감도 오지 않았어요. 우즈베키스탄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타슈켄트 기준 서부를 보러 가지, 동부를 가지는 않으니까요. 동부는 대개 키르기즈스탄에서 육로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 정보도 별로 없고 거리도 별로 길지 않았어요. 그런데 유명한 도시는 의외로 많았어요. 나만간 Namangan, 파르고나 Farg'ona, 코칸드 Kokand, 안디존 Andijon 이 바로 동부 도시들. 서부의 주요 도시는 사마르칸트 Samarqand, 부하라 Buxoro, 히바 Xiva. 유명한 도시만 놓고 보면 오히려 무게 균형이 맞아떨어지는 희안한 상황.


일단 정말 평범하게 히바로 비행기를 타고 가거나, 히바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방법을 생각했어요. 비행기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여행사(Aviakassa)로 갔어요.


"타슈켄트에서 히바 가는 비행기표 얼마에요?"

"92달러."


92달러라...이거 생각보다 많이 비싸네...타슈켄트 사는 사람 입장에서 여행하기 가장 고약한 곳을 꼽으라면 히바와 그 서쪽 일대에요. 히바, 누쿠스, 아랄해는 타슈켄트 사는 사람에게는 여행하기 어려운 곳. 그래서 보통 타슈켄트 사는 사람들은 비행기타고 히바 가요. 기차로 히바 가려면 20여 시간 걸리거든요.그런데 92달러는 한국에서도 큰 돈이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어마어마한 돈이에요. 아무리 요즘 환율이 푹 떨어졌다고 해도 상당히 큰 돈이거든요. 우즈베키스탄에서 92달러면 혼자 살 경우 잘 아껴 살면 집세를 제외하고 한 달은 살 수 있는 돈이에요. 물론 외식은 꿈도 못 꾸겠지만요. 게다가 이 92달러는 편도 요금.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짤 지 고민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버렸어요. 일단 2012년 9월 22일 토요일부터 2012년 10월 1일 월요일까지 여행을 하기로 정했어요. 이렇게 출발 날짜가 정해졌기 때문에 기차표는 늦어도 2012년 9월 20일 목요일에 구입해야 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기차표를 당일에 바로 사기는 어렵거든요.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요. 더욱이 이 나라는 야간에 버스가 다니지 못해요. 그래서 야간 이동은 무조건 기차. 몇 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마르칸트나 부하라에 갈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늦장을 부리다 표가 없어서 못 간 적이 있었기 때문에 기차표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어요. 어떻게든 일정을 정해야 하는데 일정은 하나도 정하지 못했어요.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히바까지 가는 기차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차역으로 갔어요. 타슈켄트에서 히바까지 가는 것은 무리였지만, 혹시 부하라에서 히바로 들어가는 기차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어요.


"부하라에서 히바 가는 기차 있어요?"

"있어요."

"몇 시간 걸려요?"

"12시간."


12시간이라면 나쁜 조건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야간 이동이었어요. 기차 출발 시각은 밤 9시 10분. 12시간 걸리니 늦어도 10시에는 도착하겠지? 그러면 딱 좋았어요. 아침 10시나 11시쯤 히바 도착해서 거기에서 숙소 잡고 슬슬 구경다니면 되니까요. 참고로 기차로 '히바' 역은 없어요. 히바 근처의 '우르겐치'로 가서 거기에서 히바로 들어가야 해요. 비행기도, 기차도 모두 '히바'라고 하면 당연히 표가 없어요. '우르겐치'가 '히바'라고 생각하면 되요.


"타슈켄트역에서 다른 역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도 살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사마르칸트에서 부하라 가는 기차요."

"되요."


타슈켄트역에서 기차표를 모두 살 수 있을지 잘 몰랐어요. 주변에 우즈베키스탄 여행 다녀온 사람들 가운데 이것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저 당일 기차역에 갔는데 표를 못 구해서 택시 이동했다는 이야기만 들었어요. 그런데 역에 가서 직접 물어보니 타슈켄트역 매표소에서 모든 기차표를 다 살 수 있다고 대답했어요.


집에 돌아와 머리를 감싸며 고민했어요. 당장 다음날 기차표를 사러 타슈켄트역 매표소에 가야 했거든요. 일단 일정을 세 가지 짰어요.


제 1안

22 토 타슈켄트-코칸드-파르고나

23 일 파르고나-코칸드-타슈켄트

24 월 타슈켄트-사마르칸트 (기차)

25 화 사마르칸트-부하라 (기차)

26 수 부하라-히바 (기차)

27 목 히바

28 금 히바

29 토 히바-부하라

30 일 부하라-사마르칸트 (기차)

1 월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기차)


제 1안의 특징은 평범하게 타슈켄트-사마르칸트-부하라-히바 순서대로 여행을 하고, 그 순서대로 다시 되돌아오는 것.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여행 일정을 짜니 이렇게 나왔어요. 이 일정의 문제는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를 갈 때와 올 때 나누어서 본다는 것.


제 2안

22 토 타슈켄트-파르고나

23 일 파르고나-코칸드

24 월 코칸드-타슈켄트-부하라 (기차)

25 화 부하라

26 수 부하라-히바 (기차)

27 목 히바

28 금 히바-부하라 (택시)

29 토 부하라-사마르칸트 (기차)

30 일 사마르칸트

1 월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기차)


제 2안의 특징은 부하라를 기점으로 히바를 다녀오는 것이었어요. 부하라는 갈 때와 올 때 나누어서 보고, 나머지 도시들은 거기 머무르며 그냥 보는 것.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하신 분께서 타슈켄트에서 부하라로 가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이런 아이디어를 내었어요.


제 3안

22 토 타슈켄트-파르고나

23 일 파르고나-코칸드

24 월 코칸드-타슈켄트-히바 (기차)

25 화 히바

26 수 히바

27 목 히바-부하라 (택시)

28 금 부하라

29 토 부하라-사마르칸트 (기차)

30 일 사마르칸트

1 월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기차)


제 3안의 특징은 비행기 대신 기차로 히바를 간다는 것. 대신 당연히 하루를 날려먹는 효과가 있어요.


일단 2안으로 가기로 하고 환전하러 갔어요. 이번 총 경비는 일단 300불. 거기에 비상금으로 약 200달러. 300불은 우즈베키스탄 숨으로 환전했어요.




이게 300불 환전한 결과에요. 가방에 집어넣었더니 돈 때문에 가방이 무거웠어요. 전부 1000숨 짜리로 주었다면 이것보다 적을텐데 2만숨을 500숨짜리 지폐로 주었어요. 처음 우즈베키스탄 왔을 때에는 돈뭉치보고 그냥 재미있고 신기해서 웃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되니 그냥 한숨만 나왔어요. 이게 환율 푹 떨어져서 1달러에 2680숨에 환전한 결과물이에요. 만약 환율이 2850숨 찍던 시기에 환전했다면 정말 가관이었겠죠. 이게 그냥 평소의 일이라면 '저는 돈뭉치 만지며 살아요'라고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웃었겠죠. 문제는 저걸 다 끌고 다니며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


기차역 매표소로 갔어요. 이때까지도 2안으로 가기는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마음을 확 정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혹시 우르겐치에서 부하라 들어가는 기차 있나요?"

"있어요."

"그러면 우르겐치에서 사마르칸트 들어가는 기차도 있나요?

"있어요."


이때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22 토 타슈켄트-파르고나

23 일 파르고나-코칸드

24 월 코칸드-타슈켄트-부하라 (기차)

25 화 부하라

26 수 부하라-히바 (기차)

27 목 히바

28 금 히바-사마르칸트 (기차)

29 토 사마르칸트

30 일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기차)


이렇게 하면 '타슈켄트-부하라', '부하라-히바', '히바-사마르칸트'는 야간이동이에요. 게다가 동선도 나름 깔끔했어요. 중복되어서 가는 곳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어차피 한붓그리기는 안 되는 길. 이렇게 하면 이동시간도 절약되고, 교통비도 절약될 뿐더러, 도시를 잘라서 갈 때와 올 때 볼 일도 없어요.


"카드로 결제할래요, 현금으로 결제할래요?"

"현금이요."


당연히 기차표는 현금으로 결제해야죠. 비행기표의 경우, 외국인은 이제 무조건 달러로 구입해야 해요. 하지만 기차표는 아직까지도 현금으로 살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이 천지 차이로 달라요. 암시장에서 달러를 환전해 와서 기차표를 숨으로 구입하면 약 75%의 가격으로 구입하는 셈이에요. 그래서 기차역 오기 전에 돈부터 환전해서 온 것이에요.


"현금 되요?"


두 번째 표를 인쇄하며 직원이 물어보았어요. 당연히 돈은 충분했어요. 환전하자마자 바로 왔으니까요.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닐 돈을 줄이기 위해서 500숨짜리 뭉치로만 돈을 내었어요.


기차 요금은

9월 24일 20시 25분 타슈켄트-부하라 47347숨

9월 26일 21시 10분 부하라-우르겐치 55753숨

9월 28일 16시 10분 우르겐치-사마르칸트 59768숨

9월 30일 11시 20분 사마르칸트-타슈켄트 21735숨


집에 돌아와서 이제 동부 일정을 어떻게 할 지 이것저것 알아보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어요. 서부 일정은 이제 끝났어요. 기차표를 구입한 순간 서부 일정은 확정된 것. 하지만 동부는 쿠일룩 바자르 가서 택시든 버스든 마슈르트카든 타고 가야 했어요. 동부도 기차로 갈 수 있으면 가려고 했지만 동부 노선은 현재 기차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했거든요.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아직도 충분히 바꿀 수 있었어요.


"안디존이랑 코칸드가 파르고나에서 이렇게 가까워?"


일정을 다시 뜯어고쳤어요.


22 토 타슈켄트-코칸드-파르고나

23 일 파르고나-안디존-파르고나

24 월 파르고나-타슈켄트-부하라 (기차)

25 화 부하라

26 수 부하라-히바 (기차)

27 목 히바

28 금 히바-사마르칸트 (기차)

29 토 사마르칸트

30 일 사마르칸트-타슈켄트 (기차)


동부는 파르고나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인 코칸드와 안디존을 다녀오는 것. 이게 될 지 안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거리와 이동 시간을 보니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했어요.


계획을 다 짜고 마지막으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다 쓰지 못했던 '두 개의 장벽'을 다 완성하고, 이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두 개의 장벽'을 다 썼다고 좋아했는데 당장 다음날인 9월 22일 여행 시작. 여행 돌아와서 바로 여행 이야기를 써야지, 여행 준비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나중에 뒷심이 빠져서 정작 여행 이야기를 제대로 못 쓴다는 것을 체득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여행 준비편까지 다 썼어요. 밤 11시 거의 되어서야 다 썼기 때문에 몇 시간 후면 여행이 바로 시작되는 상황. 그래도 그 몇 시간이나마 여행기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행복했어요. 스스로 세운 목표들 중 하나는 어쨌든 지금까지 잘 했다는 의미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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