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커피에반하다 음료 - 치즈 딜라이트 녹차

좀좀이 2019. 1. 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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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커피에반하다 치즈 딜라이트 녹차에요.


재작년,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닐 때였어요. '커피에반하다'라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커피에반하다 지점 중 24시간으로 운영하는 매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커피에반하다 24시간 매장을 가보았어요. 24시간 운영하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24시간으로 운영했던 것 같지만, 제가 갔을 때는 더 이상 24시간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 후, 커피에 반하다 카페는 잊고 있었어요. 그냥 관심이 없었어요. 24시간 카페만 찾아갔으니까요.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커피에반한다 매장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굳이 멀리까지 나갈 필요도 없었어요. 의정부역 근처에만 커피에반하다 매장이 두 곳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거기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그냥 거기를 갈 일이 없었어요.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도 평범한 인간이다보니 가던 카페만 계속 갔어요. 의정부에서나 서울 나가서나요. 일부러 커피에반하다 매장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2019년이 되었어요.


"어? 의정부에 24시간 카페 두 곳이나 더 생겼어?"


한 곳이 새로 생긴 것은 알고 있었어요. 거기도 왜 거기에 생겼는지 의문이었어요. 그래도 그쪽은 요즘 일종의 카페 거리로 진화해가는 곳이라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의정부 번화가에서 의정부역 건너서 있는 24시간 카페 가는 것보다는 편하기도 하구요. 예전에는 의정부역에서 밤새 에스컬레이터를 가동해 주었지만 지금은 막차 끊기고 조금 뒤에 에스컬레이터도 꺼버려요. 그러니 그 자리는 있어도 크게 이상한 자리는 아니에요.


여기 말고 한 곳이 더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건 회룡역이 있는 호원 쪽에 생겼대요.


'올해는 의정부에 새로 생긴 24시간 카페 둘 다 가봐야 하나?'


그러나 이건 아무리 빨라봐야 날이 풀린 뒤의 이야기가 될 거에요. 솔직히 지금은 가기 귀찮거든요. 의정부역 근처에 있는 거야 집에서 안 머니까 갈 만 하지만, 회룡역은 지하철 한 정거장 걸어가야 해요.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호원동 회룡역 근처에 생긴 24시간 카페가 바로 커피에반하다 지점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게 진짜인가 확인해보려고 커피에반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갔어요. 그러나 원래 목적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여기 무슨 음료가 있나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이거 뭐야?"


치즈 딜라이트 녹차?!


지금까지 치즈와 녹차를 섞어놓은 걸 본 적이 있던가?


저는 2017년부터 카페를 이용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저 혼자 카페에 가는 일이 절대 없었어요. 친구들과 만나도 카페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고, 친구들과 카페 가면 그렇게 어색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2017년부터 카페를 많이 가기 시작했으니 이제 햇수로는 3년이에요. 빵이고 음료고 치즈와 녹차를 섞어놓은 건 보지 못했어요. 이런 조합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솔직한 표현을 말하자면 '경악했어요'. 보통 이런 걸 보면 무슨 맛일지 궁금해져야 정상인데, 이건 보자마자 무슨 정신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해졌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콜룸부스가 무작정 배를 끌고 서쪽으로 가는 것처럼 이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었어요. 그래서 밤새 카페에서 글을 쓰고 나왔음에도 동네에 있는 커피에반하다 지점으로 가기로 했어요. 먼저 동네에 있는 지점으로 가서 물어보았어요. 없었어요. 카카오맵으로 커피에반하다를 검색해보았어요. 의정부역 건너편에도 하나 있었어요.


의정부역 건너편에 있는 커피에반하다 지점으로 갔어요. 메뉴판에는 일단 '치즈 딜라이트 녹차'라는 메뉴가 없었어요.


"치즈 딜라이트 녹차 주세요."

"그건 없어요."


여기도 없었어요. 홈페이지에는 분명히 신메뉴라고 광고하고 있던데 왜 없는 거지? 출시한지 얼마 안 되어서 없는 건가?


"그거 꼭 드시고 싶으세요?"

"예."

"그러면 만들어드릴 수 있는데..."

"예? 여기 없는 거 아니에요?"

"재료는 있어요. 원하시면 만들어드릴 수 있어요."

"예? 아...나온지 얼마 안 되어서 빠진 건가요?"

"아뇨. 나온지는 조금 되었는데 인기가 없어서 메뉴판에서는 빠졌어요. 재료는 다 있어요."

"그러면 그거 주세요!"


홈페이지에 새로 나온 메뉴라고 올라와 있어서 나온지 얼마 안 된 메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아니고, 가장 최근에 나온 음료 신메뉴였어요. 평이 별로 안 좋았나봐요. 사실 '치즈 딜라이트 녹차'라는 건 충격이 꽤 크거든요. 치즈와 녹차를 섞어먹는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누구나 이름 보고 괴식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치즈 딜라이트 녹차 음료가 나왔어요. 드디어 맛볼 시간이 찾아왔어요. 긴장되었어요. 이건 대체 무슨 맛일까? 치즈와 녹차를 섞는 게 가능하기는 해?


커피에반하다 치즈 딜라이트 녹차는 이렇게 생겼어요.


커피에반하다 음료 - 치즈 딜라이트 녹차


초록색 녹차 라떼 위에 하얀 치즈폼이 올라가 있어요.


치즈 딜라이트 녹차


커피에반하다 홈페이지에서 치즈딜라이트 녹차에 대해 '달콤하고 고소한 치즈에 반하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치즈 딜라이트 녹차 가격은 4000원이고, 열량은 291kcal 이에요.


커피에 반하다


이건 진짜 아쉬운 명작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해조류를 뿌려놓은 거 같아요. 진짜 녹조류가 새파랗게 잔뜩 올라가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에요. 녹차 가루인데 아무리 봐도 이건 녹조류 같았어요.


"뭐야? 이거 엄청 맛있잖아!"


주인분께서 제게 입에 맞냐고 물어보셨어요. 맛있다고 대답했어요. 정말 맛있었거든요. 이게 왜 인기 없어서 메뉴에서 빠졌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건 오히려 빅히트쳐야 정상인 맛이었어요.


"이거 나왔을 때 우리도 홍보 많이 하고 그랬는데 잘 안 나가더라구요. 손님들이 한 번만 드시고 다시 찾지 않으셨어요."

"사실 사람들이 보통 먹던 것만 시켜서 그럴 거에요. 저도 그런 걸요."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이게 왜 인기가 별로였는지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어요.


녹차맛이 약하지 않았어요. 쓴맛은 없었지만 녹차향은 충분히 느껴졌어요. 여기에 치즈가 만드는 케이크 느낌. 치즈의 짭짤한 맛이 묘하게 녹차 라떼와 잘 어울렸어요. 단맛만 있다면 매우 단조로울텐데 짠맛도 느껴지면서 맛이 다채로워졌어요. 그냥 녹차 라떼가 그냥 혼자 덜렁 있는 보석이라면 이건 치즈 들어간 음료 특유의 맛과 짠맛이 적절히 섞여서 그 보석으로 만든 귀공예품 같은 맛이었어요.


종합적으로 보면 녹차 크림 케이크 같은 맛이었어요. 녹차 크림 잔뜩 올라간 케이크요. 그런데 크림은 아무리 맛있어도 그냥 먹으면 많이 못 먹기 때문에 꽤 오래 물리지 않고 많이 먹을 수 있게 짠맛을 조금 가미한 듯한 맛이었어요.


이건 커피에반하다 네이밍의 실패다.


이게 인기를 못 끈 이유는 아무리 봐도 이름이 가장 컸어요. 누가 봐도 '치즈 딜라이트 녹차'라고 하면 일단 이건 괴식이라고 떠올릴 거니까요. 녹차에 밥 말아먹는 거야 일본에서 그렇게 먹는 게 워낙 잘 알려져서 그러려니 하지만, 녹차에 치즈 녹여 먹는 건 신개념이에요. 게다가 이렇게 이름 붙이면 떠오르는 게 하필 손으로 찢어먹는 체다 치즈나 피자 위에 올리는 모짜렐라 치즈가 떠오르구요. 그런 치즈에 녹차 조합? 상상이 안 되요. 간신히 상상해내면 '우엑'이라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에요.


이름에서 '치즈'를 어떻게든 지워야 했어요. 차라리 무난하게 '솔티 딜라이트 녹차'라고 하든가 '치즈 그린 딜라이트'라고 하든가요. 더 아이디어 떠올릴 수 있으면 조금 더 우아한 이름으로 붙이면 더 좋구요.


그리고 위에 녹차 파우더 뿌리는 건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습기 먹어서 녹조류 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건 빼든가 치즈폼 올리기 전에 뿌리고 치즈폼을 올리는 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했어요. 시각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어요.


이건 잘 만들어놓고 이름과 녹차 파우더 모습에서 실수해서 인기를 못 끈 거 아닌가 싶었어요. 확실히 개성있으면서 맛 괜찮은 녹차 라떼였거든요.


커피에반하다 치즈 딜라이트 녹차는 괴식 아니에요. 오히려 숨겨진 명작에 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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