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프링글스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이에요.
밖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이마트가 보였어요.
'과자라도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갈까?'
이마트에만 판매하는 과자들이 있어요. 노브랜드 제품이요. 제게 이마트는 작정하고 가야 하는 곳이에요. 의정부 자취방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이마트 창동점이거든요. 저는 창동역을 많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창동 그곳 자체에 갈 일은 거의 없어요. 1호선 타고 서울 갈 때 창동역을 지나쳐 가거나 노원역 갈 때 4호선으로 환승하는 역 정도가 창동역이지, 거기에서 내려서 뭘 하는 일은 거의 없거든요. 진짜 큰 맘 먹고 라면 및 이것저것 구입하러 이마트 갈 때만 창동역에서 내려서 이마트 가요. 그래서 이마트는 진짜 어쩌다 한 번 가요.
이마트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갔어요. 먼저 노브랜드 과자를 보았어요. 그렇게까지 많이 끌리는 과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프링글스 새로 나온 거 뭐 있나 볼까?'
그냥 제 느낌상 프링글스가 2018년에는 새로운 맛이 참 안 나온 것 같아요. 꾸준히 이런저런 맛을 내놓는데 2018년에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어요. 월드컵 시즌이라고 새로운 맛 두 개를 내놓기는 했지만, 그게 거의 전부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는 몇 개 더 출시하기는 했지만요. 프링글스는 사실 이마트 주력이 아니라 홈플러스 주력이에요. 홈플러스가 프링글스 독특한 맛 제품을 잘 내놓거든요. 홈플러스에는 프링글스 요구르트맛과 콜라맛까지 있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홈플러스에서만 파는 프링글스가 여러 종류 있어왔어요.
노브랜드 제품 중 만족스러운 것을 못 찾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프링글스가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갔어요. 홈플러스라면 프링글스 진열대에 기대하는 마음이 있지만, 이마트는 지금까지 독특한 프링글스를 판매했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냥 제가 모르는 널리 판매중인 프링글스 새로운 맛이 있나 보러 갔어요.
"어? 이거 뭐야? 새로 나왔나?"
프링글스 중 못 보던 프링글스가 있었어요.
'여기서 살까, 아니면 동네 편의점에서 살까?'
북적이는 계산대에서 프링글스통 하나 들고 기다렸다가 집으로 가느냐, 아니면 동네 편의점에서 찾아보느냐 아주 잠깐 고민했어요. 그냥 이마트에서 사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요. 동네 편의점에 없으면 나중에 이 프링글스 사러 이마트 또 와야 하니까요. 그래서 못 보던 것이 두 종류 있었는데 일단 한 통만 집어들었어요. 어차피 사서 바로 먹을 것은 아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먹어본 프링글스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이에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은 이렇게 생겼어요.
노란색 통이에요. 맨 위에는 검은 테두리가 있고, '휴게소 인기메뉴'라고 적혀 있어요.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점이 있어요. 보통 프링글스는 영문명도 통에 같이 적혀 있어요. 그런데 이건 영문명이 통에 아예 없었어요.
통에 그려진 그림은 카페 같이 생긴 휴게소가 그려져 있고, 하단에 프링글스 세 개가 나무 꼬치에 꿰어져 불고문당하고 있었어요.
통 뒷면에는 영양정보 및 원재료 등이 인쇄되어 있었어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 총 내용량은 110g 이고, 열량은 100g 당 507 kcal 이에요.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감자플레이크, 식물성유지, 옥수수가루, 밀전분, 시즈닝 [말토덱스트린, 정제소금, 설탕, 유고형분, 합성향료(치즈향, 소시지향), 양파분말, 향미증진제, 이산화규소, 제삼인산칼귬, 치즈, 후추, 파프리카색소, 제이인산나트륨, 스모크향], 유화제, 말토덱스트린, 구연산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는 밀과 우유가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은 대두, 토마토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대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도 원산지는 말레이시아에요.
우왁, 짜!
통을 뜯는 순간 소시지 냄새와 약간 비슷한 향이 났어요. 한 조각 집어먹었어요.
경악했어요. 진짜로 무지 짰어요. 진짜로 짠 건지, 아니면 짠맛 비중이 높은 건지 모르겠어요. 중요한 것은 이건 짠맛이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었어요. 보통 프링글스에서 가장 짜다고 하는 연두색 양파맛보다 더 짰어요. 연두색 양파맛 프링글스는 다른 맛도 같이 강하지만, 이건 진짜 짠맛이 지배하는 세상이었어요. 불고문 당해서 다른 맛은 홀라당 다 타버리고 소금만 남아버린 거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지경이었어요.
너무 짜서 먹는 동안 몰타 있었을 때 베이컨 구워먹던 것이 떠올랐어요.
외국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방법이 없지는 않아요. 두툼한 베이컨을 사서 구워먹으면 삼겹살이 되거든요. 단, 외국의 베이컨은 우리나라 베이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짠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래서 외국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싶을 때에는 두툼한 베이컨을 구입한 후, 사실상 요리용 와인인 제일 싸구려 와인을 한 병 구입해 와인에 베이컨을 푹 재워서 소금기 좀 빼내고 와인향 베이게 해서 먹는 방법이 있어요. 이러면 와인 삼겹살이 되거든요.
이렇게 몰타에서 베이컨으로 와인 삼겹살을 잘 만들어 먹고 있었어요.
'이건 그냥 구워먹어볼까?'
솔직히 와인에 재우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어요. 와인 비용도 들어가는 데다, 와인에 재워야 해서 시간이 걸리고, 와인에 재우면 와인 위에 돼지 기름이 둥둥 떠서 설거지할 때 귀찮거든요. 그래서 딱 한 조각만 안 재우고 먹어보기로 했어요.
진심으로 경악했고 후회했어요. 이게 베이컨을 구워먹는 건지 소금을 구워먹는 건지 분간할 수 없었어요.
딱 그때 그 느낌이었어요.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은 짠맛이 너무 강해서 콜라든 사이다든 간에 소금기 좀 씻어내고 먹고 싶었어요. 숯불향 약간에 감자칩 맛 약간에 짠맛이 거의 전부였거든요.
강한 짠맛 싫어한다면 프링글스 숯불 소시지향은 피하는 것이 괜찮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