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경희대, 한국외대, 한예종을 돌아다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했어요.


"우리 이태원이나 갈까?"


이태원은 친구와 한때 하도 많이 가서 이제는 어지간하면 안 가는 동네. 그러나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해요. 이 친구와 갔던 적도 많고, 다른 친구와 갔던 적도 많고, 저 혼자 갔던 적도 많아요. 이태원에 처음 갔던 것은 이태원 모스크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제가 처음 이태원에 갔을 때만 해도 길거리에서 옷을 파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이때만 해도 이태원에서 옷 파는 상인 중 양아치가 많았고, 지하로 데려간 후 짝퉁 시계를 거의 강매하듯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미군들도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녔구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바뀌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거리가 되었어요. 이제 이태원은 완벽한 관광지가 되었어요.


마침 라마단이었어요. 이 친구와 중국 여행을 할 때 라마단은 경험하지 못했어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라마단을 보내지 않게 일정을 짰거든요. 그래서 친구에게 라마단 이프타르를 보여주기 위해 이태원 모스크에 가자고 했어요. 저는 올해 라마단 이프타르를 보러 가서 과일도 얻어먹고, 밥도 얻어먹었어요. 친구는 아직 라마단 이프타르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 보여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가 가자고 했어요. 모처럼 가서 이태원의 추억을 떠올려보자고 했어요.


전철을 타고 이태원으로 가는 길. 이태원에서의 추억들이 떠올랐어요. 이 친구와 밤에 이태원을 돌아다닐 때마다 재미있는 광경을 보곤 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계단에서 엑소시스트처럼 뒤집어져서 미끄러져 내려오던 사람. 친구와 깜짝 놀라서 괜찮냐고 물어보았어요. 그 사람은 술에 잔뜩 취해서 어어어 거리더니 일어나서 혼자 갈 길을 갔어요. 아마 다음날 온몸이 쑤셨을 거에요. 진짜 보고 무슨 엑소시스트 현실판인줄 알았어요.


이태원에 도착했어요. 3번 출구로 나와서 베트남 퀴논길을 둘러보다 모스크로 갔어요. 모스크에 갔더니 무슬림들이 음식이 놓인 탁자에 앉아 이프타르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자리도 없고 과일도 없었어요. 보통은 과일이 담긴 접시를 계속 나누어주는데, 이날은 그런 것이 아예 안 보였어요. 과일 자체를 아주 조금 준비해놓은 것 같았어요. 친구와 무슬림들이 계속 단식하는 장면을 보고 어떻게할까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이스탄불 딜라이트나 갈까?'


이태원 모스크 바로 맞은편에는 '이스탄불 딜라이트'라는 터키 바클라바를 판매하는 작은 가게가 있어요. 여기는 항상 한산했어요.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나와 모스크 가는 길은 이제 무슬림들을 위한 길이 되었어요. 그 길에서 이 가게가 딱히 눈에 띄는 가게는 아니에요. 모스크 앞에 있는 자잘한 가게들의 연속 중 하나를 이루는 가게니까요. 하지만 이번 라마단에서는 눈에 띄었어요. 다른 가게들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가게에만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친구와 이스탄불 딜라이트로 가기로 했어요.


서울 이태원 터키 바클라바 가게 - 이스탄불 딜라이트 Istanbul Delight


안으로 들어갔어요. 터키 바클라바 여러 종류가 있었어요.


"너 어떤 거 먹을래?"

"너는?"


친구는 처음 먹어보는 거라 제일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을 고르게 했어요. 저는 바클라바를 여러 종류 먹어보았기 때문에 초콜렛 바클라바를 골랐어요.


이스탄불 딜라이트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바클라바는 한 조각에 2000원이었어요.


바클라바


오른쪽이 초콜렛 바클라바에요.


의외로 별로 안 단데?


초콜렛 바클라바라 무지무지 달 줄 알았는데 그렇게까지 달지 않았어요. 친구가 주문한 것도 그렇게 달지 않았어요. 터키에서 먹던 것보다는 훨씬 안 달았지만, 한국인이 먹기에는 괜찮은 맛이었어요.


이태원 모스크를 간 김이라면 이스탄불 딜라이트에서 바클라바 한 조각 사서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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