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가 시간이 되어서 다시 육지로 올라왔어요. 육지로 올라와서 다른 곳에서 놀다가 또 제 방으로 찾아왔어요. 작년 연말, 이 친구가 제 방으로 놀러와 며칠 머무를 때에는 때맞추어 폭설이 내렸어요. 이번에는 또 친구가 올라왔다고 폭우가 내렸어요. 그렇게 둘이 쫄딱 젖어서 제 방으로 돌아왔어요. 비 내리는 하늘 아래를 돌아다녔기 때문에 피곤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잠들었어요.


잠에서 깨어나니 거의 정오였어요.


"오늘 우리 어디 가지?"

"글쎄...우리 안 가본 데 가볼까?"


이 친구와 어디를 갈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여기에서 등장한 문제.


이 친구와 어지간한 곳은 다 가봤다.


진짜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보았어요. 서울에서 이 친구와 안 가본 곳은 거의 없었어요. 대학교 3학년때 같은 고시원에 살면서 여기저기 같이 열심히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 만나면 계속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고 있어요. 서로 안 가본 곳이 있으면 데려가곤 했기 때문에 지금은 서울에서 안 가본 곳을 찾는 게 가본 곳 찾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요. 굳이 안 가본 곳을 찾아보자면 강동구 정도에요. 강동구는 저와 친구 모두 가기 고약한 곳이라 지금까지 못 가보았거든요.


"우리 강동구나 가볼까?"

"거기 뭐 있는데?"

"글쎄...우리 거기는 못 가보았잖아."


그래서 강동구에 뭐가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천호 로데오 거리에 이것저것 있었어요.


"우리 점심 뭐 먹지?"


안 가본 동네를 찾아내기는 했지만 새로운 문제 등장. 점심을 무엇을 먹을지 결정해야 했어요. 천호 로데오 거리에 맛있는 가게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딱히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우리 예전 이문동 살 때 가던 중국집이나 갈까?"

"거기? 거기 없어지지 않았나?"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았어요. 거기가 아직도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거기는 제가 대학교 3학년때도 있었던 중국집. 상당히 맛있는 집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가게였어요. 말 그대로 숨어있는 맛집. 여기는 중학교 동창이자 대학교 동창인 친구가 이 친구를 데려갔었고, 이 친구가 맛있는 집이라고 저를 데려가서 알게 된 가게였어요. 매운 탕수육이 참 맛있는 집이었어요. 이문동을 떠난지 하도 오래되어서 그 가게가 과연 남아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인터넷을 검색해보았어요. 보이지 않았어요. 대신 그 주변에 다른 중국집이 맛있다는 글을 보았어요.


"야, 우리 여기 가자. 오랜만에 그 동네 가서 추억이나 되새겨보자."


친구가 외대쪽으로 가자고 했어요. 저도 외대쪽을 안 가본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


전철을 타고 회기역으로 갔어요. 회기역에서 처음 목적지로 찾은 깐풍기가 맛있다는 중국집으로 갔어요. 쉬는 날이었어요.


"우리 그 중국집 있나 한 번 찾아볼까?"


친구한테 그 중국집 찾아서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았어요. 친구가 그러자고 했어요. 기억을 더듬어 그 중국집을 찾아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지만 위치는 대충 기억하고 있었어요. 외대쪽에서 살기도 했었고, 외대쪽에 많이 와봤거든요. 가게들은 여러 곳 바뀌었지만 길은 거의 그대로였기 때문에 예전과 다를 것이 거의 없었어요.


"없어졌나?"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중국집이 안 보이고 일본 라면 가게가 보였어요. 친구가 없어지고 이 일본 라면 가게가 들어선 것 아니냐고 했어요. 그때 저는 이 골목인지 다음 골목인지 햇갈려서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야하나 고민하다 일단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간 것이었어요.


"다음 골목 가보자."


갈림길을 통해 큰 길로 이어지는 다음 골목을 향해 걸어갔어요. 멀리 검은 간판이 보였어요.


"저기다!"


그렇게 해서 10년 넘어서 이 친구와 그 중국집에 다시 가게 되었어요. 물론 저는 그 이후로도 여러 번 갔었어요.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저도 거의 8년 정도만에 가보는 것이었어요.


그 중국집은 '황하'라는 중국집이에요.


회기 맛집 - 황하


여기는 말 그대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맛집이에요. 배달도 안 되요.


황하 중국집 내부


이 식당 주방장 아저씨가 63빌딩 중식당 출신으로 모든 음식을 특급호텔 기법으로 요리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안에 걸려 있었어요. 저것도 제가 처음 이 중식당을 왔을 때 걸려 있던 거에요. 주방을 보니 그 주방장 아저씨께서 그대로 계셨어요.


식당 내부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그대로였어요.


경희대 중식당 맛집


진짜 하나도 안 변해 있었어요. 저와 친구가 2006년 처음 여기를 왔을 때도 딱 이랬어요.


황하 세트메뉴


세트 메뉴 구성도 예전과 같았어요. 황하1 세트메뉴는 탕수육+짜장면2개에 16000원, 황하2 세트메뉴는 탕수육+짜장면+짬뽕에 17000원, 황하3 세트메뉴는 매운 탕수육+짜장면2개에 18000원, 황하4 세트메뉴는 매운 탕수육+짜장면+짬뽕에 19000원. 현금 결제시 1000원 할인해준대요. 가격은 그때보다 올랐는지 그대로인지 기억이 잘 안 나요. 하지만 이 세트 메뉴는 그 당시에도 있었어요. 여기는 짜장면 한 그릇 가격에 4000원이에요.


저와 친구는 황하4번을 주문했어요.



이것이 황하의 매운 탕수육이에요.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는 군만두 2개를 같이 넣어준다는 점이에요. 식당에서 탕수육을 먹을 때에는 기본적으로 소스와 섞어서 나와요. 이게 정석이에요. 탕수육 자체가 원래 소스를 버무린 음식이고, 부먹, 찍먹 논란이 생긴 것은 탕수육을 배달시키면서 등장한 것이거든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소스 따로 주냐고 물어볼 수도 있기는 하나, 식당에서 만든 제대로 된 탕수육은 당연히 소스가 버무려져서 나와요. 취향은 존중해야 하나, 식당에서 탕수육을 주문해 먹는데 탕수육이 소스에 버무려져서 나왔다고 툴툴대는 것은 치킨집 가서 양념치킨 주문해놓고 후라이드 치킨이 양념에 버무려져서 나왔다고 툴툴대는 것과 완벽히 똑같아요.


여기는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매콤하고, 식초가 들어가서 탕수육을 입에 집어넣을 때 숨을 들이마시면 가벼운 기침이 나올 수 있어요. 다 먹을 때까지 튀김이 바삭한 기운을 갖고 있었어요. 예전과 맛이 똑같았어요. 매운 맛이 혀를 자극하고, 식초향이 목구멍을 가볍게 자극하는 맛이었어요.


황하 메뉴


짜장면은 단맛이 거의 없고, 고소한 맛과 짭짤한 맛이 잘 느껴졌어요. 짬뽕은 불맛이 잘 느껴졌고, 국물에 밥 말아먹으면 참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었어요.



깨끗하게 싹싹 비웠어요.


여기는 위치가 골목길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회기역, 경희대 근처에서 숨어 있는 맛집이에요. 외대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구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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