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오늘의 잡담

오늘의 잡담 - 가상화폐 '티스토리 코인'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할까

좀좀이 2018. 4. 20. 07:49
728x90


겨울에 친구 덕분에 가상화폐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참고로 이 친구가 나와 중국 여행을 같이 다녀온 친구다. 둘이 분명히 따로 있으면 멀쩡한데 같이 있으면 둘이 합쳐 IQ50을 찍는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한다. 둘이 참 낄낄거리고 잘 놀았다. 가상화폐 세계에 대해서도 같이 참 많이 연구하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이좋게 뻘짓도 많이 했다. 그래도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친구와 가상화폐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 스팀잇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그게 뭔지 정확히는 잘 모른다. 어쨌든 글 쓰면 가상화폐인 스팀달러를 버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글 쓰고 돈 벌 수 있다니 참 좋은 제도인 건 분명한 듯 하다.



티스토리를 운영한지도 10년째. 그 이전에 한때 IT 업계에서 잠시 일해본 적이 있다. 다음이 제주도에 있어서 거기서 일해본 친구들도 여럿 있고. 그래서 다음과 티스토리에 대해서는 '아주 모른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다음'은 왜 쪼그라들었는가.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누가 뭐래도 1등 공신은 '온라인 우표제'. 이것 때문에 완전 폭삭 주저앉았다. 이 때문에 한때 한메일로는 가입할 수 없는 사이트 투성이였고, 심지어 이 문제는 발생한지 5년이 지나도록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시대 변화에 지나치게 늦었던 인터넷 카페. 유명한 이야기가 있었다. '1980년대 버스비가 얼마인가요'란 질문에 대답하고 싶으면 다음 카페를 이용하라는 광고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검색으로 그것 관련 글이 있는 카페를 찾아 들어가면 가입하기 전에 못 본다고 하고, 가입하면 자기 소개 안 하면 못 본다고 하고, 자기 소개 하면 운영진 허가가 나야 하고, 운영진 허가가 나서 드디어 며칠 만에 글을 보는구나 싶어하면 이번에는 게시물 몇 개 써서 승급하지 않으면 글을 못 본다는 이야기. 문제는 이것이 정말이었다는 것이고, 이 문제로 인해 네이버 블로그와 지식인이 크게 성장한다. 2008년까지만 해도 다음은 '우리가 네이버보다 카페는 앞서'라고 정신 못차리고 있는 상태였고, 그렇게 내세우던 인터넷 카페도 결국 네이버에 역전당했다.


그러면서 정작 새로운 서비스는 베타 서비스도 아니고 알파 서비스 수준으로 빨리 제공했다. 그리고 딱히 별 관리 안 하다가 닫아버렸지. 이런 서비스가 다음은 엄청나게 많다. 네이버는 다음보다 꼭 세 발은 늦었고, 그래도 베타 서비스는 되는 것을 내놓은 후 어찌어찌 계속 보완해서 그럭저럭 굴리고 있다.


이런 '사건들' 기저에는 '선비 정신'이 깔려 있다는 말이 많았었다. 다음에서 고위직에 유독 언론인 출신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돈 될 만한 아이템, 아이디어가 여럿 있었지만 '그런 것 해서까지 돈 벌어야겠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반면 네이버는 그런 것 중 괜찮은 것을 물어서 키웠고. 그 결과 2008년 광우벙 시위때 그렇게 사람들이 다음을 많이 이용했지만 매출에서 한게임 때문에 네이버에 처발렸다. 한게임도 다음에 먼저 팔겠다고 왔는데 다음이 그렇게까지 해서 돈 벌어야겠나 하고 인수를 안 한 케이스.


그래서 카카오가 다음을 삼키는 형식으로 두 회사가 합병되었을 때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후 둘 사이에 알력이 있어서 잘 나가던 다음의 서비스 몇몇이 없어졌다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다음이 DB 확보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매우 잘 알기 때문에 티스토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티스토리 폐쇄하는 것 아니에요' 라는 글을 볼 때마다 피식 웃을 수 있다. DB 확보 문제는 지금도 진행형일 거다. 아무리 반찬이 좋아도 밥이 쉰 밥이면 죄다 쓰레기통에 처넣어버리듯 검색 DB 확보는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인터넷 포탈업계에서는 무지 중요한 것이다. 사실 위의 이유 다 떠나서 근본적으로 네이버는 검색 DB 확보에 엄청나게 주력했고, 다음은 그걸 소홀히 한 결과가 오늘날 네이버와 다음의 차이다. 더욱이 인터넷 검색 DB는 절대 '양이 질을 담보하지 않는다'. 머릿수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컴퓨터에서 파일 하나를 무한대로 복사한다고 자료의 질이 올라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나도 종종 드는 궁금증이 있다.


얘들은 대체 이걸로 어떻게 수익을 내냐?


일단 '글을 많이 쓰는' 블로그 서비스만 Kakao 에 3개 있다. 티스토리, 브런치, 다음 블로그. 얘네들로 어떻게 수익을 내나 진짜 의문 그 자체. 잊을 만 하면 '티스토리 폐쇄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글이 튀어나오는 이유의 기저에는 아마 이 의문이 깔려 있을 거다.


Daum AdFit 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다. 물론 나도 안 써봤다.


예전에는 구글 애드센스가 한 페이지에 3개 초과해서 나오면 안 되었었다. 그러나 이제 그 규제는 없어졌다. 광고에 따른 수익률을 떠나, 모든 자리마다 수익금을 매달 받을 수 있을 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 이상 하나에 몰아주는 것이 좋기는 하다. 이제 구글 애드센스 광고가 한 화면에 3개 초과해서 나오면 안 된다는 규정도 없으니 Daum AdFit은 더욱 들어갈 공간이 없다. 게다가 구글 애드센스에는 최고의 무기인 '페이지뷰 수익'이 있다. 구글 애드센스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글 잘 써서 사람들이 많이 보게만 하면 된다는 거다.


구글 애드센스에 대한 기억, 그리고 다음의 저 새로운 서비스 제공과 폐쇄에 대한 기억의 접점에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밀어주기 서비스.


예전에 티스토리에 잠시 '밀어주기 서비스'라는 것이 존재했었다. 금액을 4가지 정하고 글이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티스토리에 신청해서 승인이 나야 했고, 그 후 글에 일일이 코드를 집어넣어야 했다.


나는 당연히 이 서비스를 아예 거들떠 쳐다보지도 않았다.


과거에 모바일 애드센스는 지금과 달리 글마다 코드를 집어넣는 방식이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검색 유입은 폭증했고, PC 검색 유입은 급감했다. 지금은 광고 종류와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그 당시에는 PC 버전 광고는 모바일에서 굳이 'PC화면 보기'를 선택하지 않는 한 노출되지 않았다. 모바일에서 구글 애드센스가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글쓰기에서 html 보기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장소에 광고 코드를 붙여넣어야 했다.


그러다 모바일 애드센스가 바뀌었다. 티스토리에서 모바일 애드센스 플러그인을 지원해주기 시작했고, 새로운 모바일 애드센스가 나왔다. 이 당시에는 한 화면에 광고 3개 초과 노출 금지 규정이 살아 있었다. 결국 1000개 넘는 글을 일일이 들어가 과거 삽입했던 모바일 애드센스 코드를 삭제하는 대대적인 수정 작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글에 특정 코드를 집어넣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저때 호되게 데어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시 밀어주기 서비스는 거들떠도 안 본 첫 번째 이유.


밀어주기 서비스가 제공될 당시, 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일이 계좌 이체를 해야 했다. 그게 아마 다음에서 무슨 포인트인가를 구입한 후 기부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즉석에서 바로 클릭해서 기부하는 것도 할까 말까인데, 기부하기 위해 일부러 다음에서 포인트를 '계좌이체'까지 해가며 구입한다? 이미 답은 다 알지 않는가.


역시나 밀어주기 서비스는 다음의 서비스답게 시원하게 사라졌다. 흉측한 코드들만 남기고.


사실 밀어주기 서비스는 이제쯤에서야 고려를 해볼 수 있는 서비스라 본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있으니까. 카카오뱅크를 통해 후원하기 플러그인을 만드는 거다. '후원하기' 버튼 누르면 카카오뱅크 실행되어서 금액 입력하고 이체 누르면 되도록 말이다. 글 보다 열받으면 18원 보내줄 수도 있고 얼마나 좋아. 물론 18원 받으면 어쨌든 돈 벌었다고 좋아하기야 하겠지만. 이렇게 하면 카카오는 티스토리에서 푼돈이나마 수수료 벌 수 있겠지. 카카오뱅크 이용 건수 및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용 건수도 늘어날 거고.


조금 더 나아가서 스팀잇 사례를 잘 분석해서 '티스토리 코인'을 만드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일 거다. 물론 이건 참 많이 어려울 거다. 이건 전체를 다 뜯어고쳐야 하니까. 그렇지만 한 번쯤 구상 정도라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구글 애드센스에 가상화폐 '티스토리 코인' 지급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게임 끝이다. 장담컨데 네이버 한 방에 역전한다.


카카오에는 자체 은행인 카카오 뱅크가 있고, 카카오와 제휴중인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도 있다. 일단 재료는 다 있잖아?


올해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되었다. 작년에 최저 임금 인상 뉴스를 보고 '저거 감당할 가게 그리 많지는 않을 건데' 란 생각이 들었다. 기술이 없어서 무인화를 못한다? 어지간한 일은 기술이 없어서 무인화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쓰는 게 기계 장만해 돌리는 것보다 저렴해서 사람 쓰는 거지. 잔인하게 말하자면, 쓸 데 없는 일을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 많겠지만, 그 쓸 데 없는 일 때문에 그 자리 유지되고 있다. 가뜩이나 '업무에 필요한 최소 인원'이 줄어가던 상황에 올해 최저 임금 폭등은 실업률 상승에 불을 질렀다.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이는 기계값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다이트 운동이라도 할 건가? 문화대혁명 일으켜서 과학자, 공학자, 기술자 다 때려잡아 족쳐? 막 하방운동해? 사실 이게 일자리 늘리고 실업자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사용한 사람은 마오쩌둥처럼 역사적으로 손에 꼽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생각해보면 스팀잇은 분명히 주목하고 관찰해볼 필요가 많다. 일자리는 어쨌든 감소할 거다. 어떻게든 돈을 벌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다. 그래서 티스토리 코인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애드센스와 카카오 뱅크 후원까지 더해진다면 뭐 게임 끝이라고 한 거다. 업비트까지 가세해서 가상화폐 후원까지 생기면 오오 외화벌이도 가능.


사실 스팀잇을 직접 운영해보며 조금 더 관찰과 연구를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블로그 하나 새로 운영할 뭔가 특별한 아이템이 없어서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관찰만 하고 있다.


티스토리와 카카오 사람들은 이런 글 아예 안 보겠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