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 고려은단 주식회사

좀좀이 2018. 4.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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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경기도 일산에 갈 일이 생겼어요. 의정부에서 일산은 매우 가기 먼 곳.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버스를 타고 구파발로 넘어가서 거기에서 3호선 전철을 타고 가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 2시간 안에 일산에 도착할 수 있어요. 매우 가기 귀찮았지만 가야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찮음을 무릅쓰고 일산으로 향했어요.


일산에서 일을 보고 의정부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어요.


"일산 공기 진짜 안 좋네."


일산 공기가 그렇게 안 좋은 줄 처음 알았어요.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었어요. 기껏해야 의정부보다 조금 더 안 좋지 않을까 했는데 의정부보다 훨씬 더 안 좋았어요. 게다가 날이 덥다고 느껴질 정도로 따스한 날이라 뭐라도 하나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산에서 의정부까지 돌아가려면 꽤 오랜 시간 가야 하는데, 아무 것도 안 마시고 돌아갔다가는 돌아가는 길 내내 갈증에 시달릴 것 같았거든요.


주변에 편의점이 있나 둘러보았어요. GS25 편의점이 보였어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뭐 행사하고 있는 상품 없나?"


이왕이면 1+1 행사를 하고 있는 음료를 마시고 싶었어요. 그것이 돈이 절약되니까요.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들고 와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나중에 목마를 때 꺼내서 마시면 되요. 이제 날이 풀려서 밖에 나가면 음료수를 사먹는 일이 종종 발생할 건데, 혼자 돌아다닐 때에 1+1 행사하는 음료수 중 마시고 남은 가방에 있는 음료수를 꺼내서 마시면 돈을 절약할 수 있어요.


음료수 진열대를 천천히 살펴보았어요. 혹시 1+1 행사하는 것 중 괜찮은 것이 없는지 가장 중점을 두고 보았어요.


"이거 뭐야?"


은빛 종이 위에 개그맨 유재석씨 사진이 붙어 있었어요. 그거까지는 별로 놀랄 것이 없었어요. 연예인들 얼굴 걸려 있는 상품 보고 놀랄 정도로 세상과 등지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술 깨는 음료 같은 것 아닌가 했어요.


비타민C? 그런데 고려은단?


고려 은단.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거에요. 그 작고 화한 맛 나는 은빛 알갱이가 가득 든 거요. 금연하는 사람들이 종종 먹는 그것이에요. 할아버지들도 잘 드시구요. 그 고려은단에서 나온 비타민C 음료였어요.


'이거 한 번 마셔봐?'


고려 은단과 비타민C의 결합.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은단은 몇 번 먹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맛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요. 워낙 개성강한 맛이라 한 번 먹어보면 쉽게 잊을 수 있는 맛도 아니구요. 그런데 비타민C. 고려 은단의 비타민C 음료는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했어요. 게다가 1+1 행사중이라 700원짜리 하나 사면 한 병이 공짜였어요. 즉, 행사기간 동안 한 병 가격은 350원.


그래서 고려 은단 -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을 구입했어요.


고려 은단 -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은 이렇게 생겼어요.


고려 은단 -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유재석씨 사진도 있고, 영국 국기도 있어요. 뭔가 머리 속 '은단'의 이미지와는 묘하게 잘 맞지 않았어요.


사진을 여자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해서 보여주었어요. 바로 돌아온 메세지는 다음과 같았어요.


- 머임

- 고려은단?

- 할아부지여?

- 막 좀좀이 집에 가믄 센베 있고

- 은단껌 있고

- 제일 맛있는 과자는

- 빠다 코코넛이고 그런겨?


마시기도 전에 빵 터졌어요. 그래서 '이거 글 써야지' 라고 답장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


- 왜 아예

- 사랑방 캔디 통에는

- 녹슨 못이랑 잡동사니 들어있다고 하지

- 비싼거 챙겨준다고 왕짱구랑 맛동산 주고


고려은단은 강력했어요. 유재석씨 사진과 영국 깃발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엄청난 이미지가 있었어요.


고려은단 비타민 음료


병 한쪽 측면에는 이렇게 성분표와 자몽 같은 그림이 있었어요.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성분


제품명은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이에요. 내용량은 100ml 에요.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 은 혼합음료에요.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액상과당, 비타민C 1.5295%, 합성향료 (파인애플향), 사과농축액(72Brix)(국산), 무수구연산, 구연산나트륨, 효소처리스테비아, 정제염, 오렌지 농축액 (64Brix)(브라질산), 덱스트린, 나이아신혼합제제 (니코틴산아미드, 유당), 비타민B2, 핀토텐산칼슘, 비타민B6, 염산염, 비타민B1 질산염


신기한 것은 '우유 함유'라고 적혀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제조원은 (주) 중앙타프라 라는 회사로, 충청남도 예산군 응봉면에 있대요. 판매원은 고려은단(주) 이구요.


병뚜껑은 이렇게 생겼어요.


병뚜껑


병뚜껑 옆모습은 이래요.


고려은단 비타민 음료 병뚜껑


병뚜껑 옆에는 '원료까지 생각한다면 고려은단'이라고 인쇄되어 있었어요.


으악! 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레인보우 샤베트를 처음 먹어보았을 때 그 충격을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다른 비타민 음료들보다 더 신 것 같았어요. 관자놀이가 찌릿찌릿했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술을 마신 후 비타민 음료를 마시면 숙취가 덜해요. 이건 해장으로 콩나물국 먹는 것과 비슷한 거에요. 그래서 저도 술을 마시면 자기 전에 비타민 음료 하나 사서 마시고 자요. 그런데 이건 숙취가 덜한 정도가 아니라 술기운 다 깰 것처럼 셨어요.


마시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은 여름에 차게 해서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들 것 같은 음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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