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 의정부 시외버스 (우등버스)

저는 개인적으로 기차보다 버스를 선호해요. 어지간한 곳은 버스 노선이 있다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전철보다 버스를 애용해요. 여행 다닐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버스와 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버스를 선택하는 편이에요. 국내여행은 시간이 더 걸린다 하더라도 무조건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고, 외국 여행에서는 상황 봐가면서 버스를 이용할지 기차를 이용할지 선택하는 편이에요. 국내 여행에서는 이동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기차와 버스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외국 여행에서는 기차는 좌석에 누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장거리 이동시에는 어쩔 수 없이 기차를 선택할 때가 있어요.

우리나라 여행 중에 버스를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버스가 매우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에요. 시외버스, 고속버스 좌석은 정말로 많이 편해요. 외국의 슬리핑 버스보다 우리나라 고속버스, 시외버스 좌석이 장거리 여행할 때 훨씬 편해요. 좌석이 양옆으로도 널찍하고 앞뒤로도 널찍하고 시트도 상당히 좋은 편이거든요. 솔직히 우리나라 고속버스, 시외버스가 외국에서도 열심히 돌아다닌다면 장거리 여행할 때도 버스를 아주 많이 애용했을 거에요. 아쉽게도 외국에서는 버스 좌석이 우리나라 시내버스만도 못한 경우가 많다보니 장거리 이동할 때는 하도 피로가 심해서 기차를 이용하고 있지만요.

버스는 기차에 비해 흔들림이 있기는 해요. 대신 버스가 기차보다 훨씬 조용해요. 그리고 창밖 풍경을 보며 가기에는 버스가 기차보다 훨씬 낫구요. 기차는 의외로 창밖 풍경 보기 안 좋은 편이에요. 특히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요. 그래서 기차를 타면 상당히 답답해요. 개인적으로 기차가 버스보다 나은 점이라면 빠르다는 점 외에는 없더라구요. 기차는 창밖에 볼 것도 별로 없고 소음은 소음대로 시끄럽고 같은 시간을 가더라도 훨씬 지루하게 느껴져요.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이야기. 버스 멀미 하는 사람들은 버스를 좋아할 리 없죠.

이런 개인적 선호를 떠나서 제가 의정부에서 청주를 갈 때, 그리고 청주에서 의정부로 돌아올 때는 항상 시외버스를 이용해요. 그 이유는 두 도시 사이에 직행 버스 노선이 있기 때문이에요. 설령 제가 기차를 매우 사랑하는 일이 있다 한들, 의정부와 청주를 왔다갔다 할 때는 버스를 탈 수밖에 없어요.

청주와 의정부를 시외버스로 왔다갔다 할 때 주의해야할 점은 딱 하나 있어요.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 모두 양방향으로 1시간마다 버스가 있어요. 매시 30분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요. 단,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의정부로 가는 버스는 아침 10시 30분에 버스가 없고,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청주 가는 버스는 오후 1시 30분에 버스가 없어요. 의정부에서 청주행 12시 30분 버스를 놓치면 2시 30분 버스를 타야 하고, 청주에서 의정부행 9시 35분 버스를 놓치면 11시 30분 버스를 타야 해요. 이 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아주 쾌적하고 편안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배차는 많은데 만석에 매진되는 일은 그렇게 흔하지는 않거든요.

청주에서 의정부, 의정부에서 청주로 버스를 타고 가면 2시간 정도 걸려요. 가끔 도로 사정에 따라 2시간 30분 걸릴 때가 있구요.

이번에 청주 내려갈 때도 당연히 버스를 타고 갔어요. 그리고 의정부로 돌아올 때도 당연히 버스로 돌아왔어요.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표를 구입한 후 버스를 탔어요.

"어? 왜 우등이 왔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놀랐어요. 일반 버스가 와야 하는데 우등 버스가 와 있었거든요. 일반 버스는 2-2 좌석이고 우등 버스는 2-1 좌석이에요. 사실 시외버스든 고속버스든 등받이 뒤로 쭉 넘기고 다리 쭉 펴도 괜찮지만 우등 버스가 좌석 간격이 더 넓어요.

일반 버스가 와야 하는데 우등 버스가 와서 기계로 예약할 때 좌석 위치와 실제 버스 안 좌석 위치가 맞지 않았어요. 다행히 좌석이 아주 널널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었어요. 아무 자리에나 앉아도 될 정도였거든요. 승객이 적어서 우등을 보낸 거 아닌가 싶었어요.

제가 탄 버스는 대성고속 버스였어요.

사진으로 보면 안 넓어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넓어요.

이것은 2-1 좌석에서 1인 좌석이에요. 등받이를 뒤로 최대한 젖히는 만행을 저질러도 뒷사람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아요. 이래서 우리나라에서 버스 타고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기차 못 타요.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도 쓰레기 좌석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리나라 버스 좌석의 위엄이에요. 키 큰 사람일수록 버스가 기차보다 훨씬 쾌적해요.

위 사진은 버스표 뒤에 인쇄되어 있는 운송약관요약이에요.

1. 승차권 기재사항을 임의로 변조한 것은 무효입니다.

2. 승차권을 분실한 때에는 무효처리 됩니다.

3. 다음의 경우에는 승차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가. 인화성물질과 승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물품소지자

나. 만취자 또는 신변이 불결한 자

다. 중환자의 단독여행 또는 전염병환자

라. 안전운행을 위한 승무원 지시에 불응하는 자

4. 승객 휴대품의 파손, 분실 및 보관은 각자의 책임입니다.

5. 승차권 취소/환불은 시외버스 운송약관의 규정을 따릅니다.

6. 현금영수증의 자진발급사용자 등록은 국세청현금영수증 서비스에서 로그인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버스를 이용해서 매우 쾌적하고 편안하게 청주에서 의정부로 왔어요. 버스 전용 차로 덕분에 귀성길 교통체증을 체감하지 못하고 구경만 하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