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우즈베키스탄 환율이 이상하다

좀좀이 2012. 5. 2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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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온지 벌써 5개월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 암시장 환율은 1달러 = 2820숨이었어요.


그런데 2월 내내 꾸준히 떨어지더니 1달러 = 2750숨까지 떨어졌어요.


그리고 차츰 다시 올라가더니 어느새 1달러 = 2800숨을 회복했고,


이후 매우 가파르게 치솟아 현재는 암시장에서 1달러 = 2860숨까지 올라갔대요.


물론 관광 및 단기간 오시는 분들은 이렇게까지 받기는 어려워요. 보통 시장에서 환전을 하게 되는데 거기는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으로 쳐 주는 곳이거든요.


중요한 것은 암시장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 암시장 환율이 뛰면서 물가가 뛰는 게 보일 정도에요.


아주 예전에 정부가 강제로 암달러 시장을 아주 '박살', '박멸'낸 적이 있었대요. 그래서 그 당시 정말 성공적으로 암달러 환율과 공식 환율을 통일시켜버린 적이 있대요. 공식 환율을 끌어올리지 않고 암달러 시장을 아주 박살을 내서 암달러 시장 환율을 공식 환율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


이런 조치가 가능한 이유는 이 나라가 가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죠. 천연 가스 풍부하고 물도 풍부하고 소련 시절부터 매우 중요한 농업 국가였어요. 즉, 정부가 암달러 시장을 박살내려면 정부가 시장에 물자를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하는데 여기 정부는 돈도 있고 힘도 있어요. 그깟 암달러상 박멸하는 건 사실 일도 아니에요.


작년 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다시 한 번 암달러 시장을 박살내버릴 거라는 소문이 돌았대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달러를 숨으로 많이 환전해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대요. 하지만 별 조치 없이 지나갔고, 지금은 환율이 급경사로 뛰어오르고 있어요.


2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100숨 뛰었어요. 1달러가 2860숨이라 100숨 정도는 우스워 보이시나요? 단순 비교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랍니다. 우리나라 환율 10원 뛴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에요. 여기서 체감하는 100숨의 가치는 얼추 우리나라 100원의 가치와 맞먹어요.


물가를 자꾸 정부가 잡아서 암시장 환율이 오를 수록 달러를 쥐고 있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좋은 게 사실이지만, 너무 급히 뛰고 있기 때문에 왠지 기분이 매우 안 좋은 쪽으로 이상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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