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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한식 뷔페 - 자연별곡 신촌점

좀좀이 2017. 8. 2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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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먹고 싶지만 옷에 고기 냄새 베는 것은 싫다.


언제나 이것이 문제였어요. 고기는 먹고 싶지만 고기를 구워먹으면 옷에 고기 냄새가 베는 것이 문제. 고기 냄새 베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밤중에 가서 구워먹고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이러면 고기 냄새가 베어도 집으로 바로 가니 별 문제가 될 것은 없었어요. 그러나 이러려면 혼자 고깃집 가서 고기를 구워먹어야 했어요. 왜냐하면 의정부에는 제 친구가 없거든요. 친한 동생이 있기는 한데, 그 동생은 상당히 바빠서 자주 보기 어려워요.


그러던 중, 자연별곡이 갑자기 아주 훌륭한 대안으로 급부상했어요. 예전에 자연별곡은 보쌈을 내놓았어요. 그래서 삼겹살 구워먹는 것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어요. 점심에 정말 고기가 너무 먹고 싶을 때 자연별곡 가서 고기를 먹기는 했지만, 삼겹살 구이를 완벽히 대체해줄 수 있는 것까지는 아니었어요. 삶은 고기와 구운 고기는 맛이 완벽히 다르니까요. 하지만 자연별곡이 보쌈 대신 삼겹 스테이크를 내놓으면서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삼겹 스테이크는 기존 보쌈과 맛이 대동소이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굽는 과정을 거친 고기라서 보쌈보다 훨씬 삼겹살 구워먹고 싶은 욕구를 잘 채워주었어요. 게다가 이것은 제가 구워먹는 것이 아니고 구워져 있는 것을 집어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보니 옷에 고기 냄새가 베일 일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자연별곡을 자주 이용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자연별곡에 훌륭한 삼겹살 구이 대체재가 등장한 순간부터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싹싹 더운 여름이어서요. 고기보다는 과일이 더 먹고 싶었어요. 과일보다는 그냥 시원한 탄산수가 더 마시고 싶었구요.


그래서 여름 동안 자연별곡을 거의 가지 않았어요. 집에서 몇 끼 라면으로 해결하고 자연별곡 한 번 가면 식비에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극단적인 식생활을 영유했지만, 여름이 되니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안 갔어요.


그러다 마침 친구와 만날 일이 생겼어요. 친구가 제게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어보았어요.


"고기 먹을까?"

"고기? 안 덥냐?"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어서 고기를 먹자고 했지만, 고기를 직접 구워서 먹을 생각을 하니 그것만으로도 더웠어요. 더운 것보다 고기 먹고 난 후에 얼굴에 기름기가 덕지덕지 발라진 느낌이 드는 것 같았어요.


"그냥 자연별곡이나 갈까?"

"거기?"

"거기 이제 고기 구워주잖아. 나는 구운 고기 먹고 너는 먹고 싶은 거 먹고."


친구와 자연별곡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어디에 있는 자연별곡을 갈지 둘이 논의했어요. 저야 의정부 자연별곡을 가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갈 수 있거든요. 의정부역 근처에 있어서요. 하지만 친구가 의정부까지 오는 길이 고역이었어요. 자연별곡 지점들을 찾아보았어요. 둘이 만나기에 가장 무난한 곳은 자연별곡 신촌점이었어요.


이렇게 해서 친구와 자연별곡 신촌점으로 갔어요.


자연별곡 신촌점은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에 있어요.


자연별곡 도착하니 7시 반을 조금 넘었어요. 직원이 샐러드바 마감이 9시인데 괜찮겠냐고 물어보았어요. 괜찮다고 대답했어요. 한 시간 반 동안 전력을 다해서 먹으면 되니까요.


자연별곡 디너 성인 가격은 19900원, 런치 성인 가격은 13900원이에요.


자연별곡 신촌점


매장 좌석간 간격은 넓은 편이었어요.


"어? 고추장 삼겹살 없어졌다!"


여름에 왔을 때에는 디너 메뉴로 고추장 삼겹살이 있었어요. 그러나 8월 끝자락이 되니 메뉴가 바뀌었어요. 



이번에는 갈비 르네상스래요.



이것이 '갈비 르네상스' 메뉴 중 하나인 갈비 삼겹 초밥이었어요. 와사비 맛이 살짝 났고, 마요네즈가 들어 있었어요. 이것은 맛이 꽤 괜찮았어요. 삼겹살이 초밥에 잘 붙어 있지 않고 쉽게 떨어져나가기는 했지만요. 이것은 계속 제공되는 메뉴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왼쪽 샛노란 것은 호박식혜에요. 맛은 살짝 풋풋한 식혜였어요.


한 그릇 고기로 수북히 떠온 후 사진을 찍으려다 말았어요. 아무리 보아도 너무 못 떠왔거든요. 나름 예쁘게 떠오겠다고 떠왔지만 제가 봐도 너무하다 싶었어요. 제가 부페에서 예쁘게 뜰 수 있는 것은 오직 초밥 뿐. 초밥 부페 가서 접시에 떠온 모습만큼은 여자 친구도 예쁘게 잘 떠왔다고 감탄했지만, 그 외에는 그냥 뒤죽박죽 수북히 떠온 그릇이었어요.


전에 왔을 떄와 달라진 부분은 디저트에 죠리퐁이 추가되었다는 점과 아이스크림에 사과 아이스크림이 추가되었다는 점이었어요. 땅콩 아이스크림,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죠리퐁을 올려 먹으니 꽤 잘 어울렸어요. 단, 사과 아이스크림 그 자체는 매우 맛있었지만, 그 위에 죠리퐁을 올려서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사과 아이스크림은 사과 주스 맛이었어요. 깔끔하고 시원했어요.


음식 맛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었어요. 사실 자연별곡도 매장별로 편차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의정부점이에요. 단지 가까워서뿐만이 아니라 제가 가본 자연별곡 중 음식맛이 가장 괜찮았어요. 신촌점은 무난한 편에 속했어요.


아쉬운 점은 디저트 코너에 있는 카라멜 시럽 통에 카라멜 시럽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데도 닦아놓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이것은 신경을 많이 써야할 부분이었어요. 음식이 없는 것은 인기가 좋아서 없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시럽 뿌리려고 통 쥐었는데 통이 온통 시럽투성이라 통을 손으로 잡자마자 손이 시럽 범벅이 되면 그 누구도 유쾌하게 받아들일 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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