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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맛집 - 아프리카 카메룬 식당 - 아프리칸포트 Africanport

좀좀이 2017. 8. 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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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왜 제대로 된 맛있는 아프리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아프리카 식당이 없을까?


서울에 하나 정도 있을 거 같은데 서울에서는 아프리카 음식을 먹는 족족 실패했어요. 송탄에 있는 아프리카 식당은 음식이 맛있었지만 의정부에서 가기에는 너무 멀었어요.


분명히 황인이나 흑인이나 백인이나 혓바닥은 다 같은 핑크빛인데!


송탄에서 먹은 아프리카 음식과 서울에서 먹은 아프리카 음식의 맛은 너무 차이났어요. 진짜 부자와 거지급이었어요.


'진짜 서울에 왜 괜찮은 아프리카 식당이 없지?'


세상에 서울인데! 서울에도 아프리카 사람들 많이 있는데!


그러던 중 저와 친한 블로거인 히티틀러님이 이태원 아프리카 식당 갔다 와서 쓴 후기를 봤어요.


푸겔겔겔 히티틀러도 당했다!


뭔가 모를 엄청난 동지애가 느껴졌어요. 솔직히 서울에 있는 아프리카 식당 가서 음식 먹고 정말 억울했거든요. 왜 나만 이런 것을 당해야 하나 하구요. 같이 간 사람들 다 조금 먹고 숟가락 놔버리는데 음식 남기기 싫어서 저만 꾸역꾸역 먹어서 고통이 혼자 두 배였어요. 막 세상이 억울해지는 맛이었어요. 그런데 히티틀러님도 그 맛을 보았다고 하자 이제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동지애를 느꼈어요.


'서울에 진짜 아프리카 식당 없나?'


인터넷을 찾아보았어요.


"카메룬 식당?"


카메룬이라면 예전에 교류하던 블로거분이 KOICA 요원으로 근무하셨던 나라였어요.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시면서 교류가 끊겼지만요. 그 분과 교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카메룬은 나름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라였어요.


사진을 보았어요.


접시! 접시를 보자!


접시 사진을 보았어요.


"어? 여기 진짜 괜찮은 식당 아니야?"


접시가 매우 괜찮았어요. 순간 여기는 일단 맛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접시에 신경을 썼는데 설마 거기에 거지같은 음식을 담아주겠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태원에 있는 카메룬 식당인 '아프리칸포트'로 갔어요.


아프리칸포트 주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14길 29-1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63-46 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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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아프리칸포트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프리칸포트


1층은 다른 가게이기 때문에 사진에서 우측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서 2층으로 들어가야 해요.



입구에는 이렇게 주요 메뉴 사진이 인쇄된 입간판이 있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식당 안에는 주방장 겸 주인분이 계셨어요. 혼자 식당일 전부를 맡아서 하고 계셨어요.


옷을 보니 남색 요리사 옷을 입고 계셨어요. 그것을 보는 순간 안심이 되었어요. 송탄에서 먹었을 때도 요리사분은 요리사 옷을 입고 있었거든요. 서울에서 먹었을 때는 그런 거 없었구요.


식당 안에 테이블은 많지 않았어요.



안에는 바도 있었어요.



저는 졸로프 라이스와 땅콩 수프를 주문했어요. 주인 아저씨께서는 물과 땅콩을 주시며 한국인들이 빨리빨리를 외치는데 신선한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니 땅콩 먹으면서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참고로 여기는 문제가 메뉴판이었어요. 메뉴판이 이런 식이었거든요.



일단 메뉴판은 전부 영어. 이것까지는 좋아요. 영어로만 되어 있지만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가 상세히 적혀 있어요.


문제는 사진이 있는 페이지들. 사진과 이름까지는 있는데 가격이 없어요. 한국인들이 이 메뉴판 보면 아는 음식이 없으니 무조건 사진 보고 고를 확률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일 건데 사진과 이름이 적힌 페이지에 가격이 안 적혀 있는 것은 안 좋았어요.


그리고 이 메뉴판에 음식이 전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졸로프 라이스 가격은 이 메뉴판에 없고 다른 메뉴판에 있었어요.


여기 음식은 아주 맛있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메뉴판까지 좋다고 해줄 수는 없었어요. 메뉴판이 음식맛과 상관이 없기는 하지만 음식 주문하기 불편하게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었거든요. 메뉴판은 싹 갈아야할 듯.



"우와! 이건 때깔부터 다르다!"


졸로프 라이스는 때깔부터 달랐어요.



"이거 맛있어!"


이것 정말 맛있었어요. 적당히 이국적이면서 친숙한 맛이었어요. 아저씨께서 요리하실 때 생선 튀기는 냄새가 났어요. 제주도 살 때 생선 굽고 튀기는 냄새는 엄청나게 많이 맡았어요. 그냥 매일 맡는 냄새였어요. 저희 집에서 날 때도 있고 다른 집에서 날 때도 있고, 하여간 매일 맡는 냄새. 이것은 생선 볶은 향이 살살 도는 볶음밥이었어요. 맵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대로 각잡고 만든 맛이었어요.


한국에서는 볶음밥 만들 때 생선을 넣고 볶아 만드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이 튀긴 생선 향이 매우 독특했어요. 딱 기분좋고 이국적으로 느껴질 만큼만 났어요.


졸로프 라이스를 먹으며 아프리카 음식 특징 중 하나가 생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어요. 서아프리카 다큐멘터리 보면 생선을 잡아서 훈제하는 장면이 잘 나와요. 그런데 이 훈제가 적당히 연기로 익히는 수준이 아니라 수분을 빠짝 제거해서 생선이 미라가 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훈제해요. 그런데 이것을 먹어보니 왜 그러는지 살짝 유추가 되었어요. 일종의 조미료처럼 생선을 뿌리려면 빠짝 훈제시켜버리는 것이 나으니까요. 아프리카 식당에서 졸로프 라이스 먹을 때마다 생선 냄새가 꼭 있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은 땅콩 수프.



쇠고기가 들어 있었어요.



이거 친숙한데 어떻다고 말하기 참 어려운 맛.


땅콩버터에 칠리 소스 살짝 섞고 볶은 맛이라고 해야 하나?


맛은 있고 친숙한 맛인데 참 어떻게 표현하기 애매한 맛이었어요.


단, 쇠고기는 많이 질겼어요. 검은 아프리카는 가본 적도 없고 아프리카 음식을 많이 먹어본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질겅질겅 씹는 식감을 좋아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이것은 땅콩 수프 주문하면 같이 딸려나오는 빵이에요. 아주 얇았어요. 이 빵에 공기밥 조금이 같이 나왔어요. 수프와 매우 잘 어울렸어요.




맛집이라 쓰려면 음식을 싹싹 바닥까지 다 긁어먹어야죠. 끝까지 다 먹을 때까지 맛있었다는 증거니까요.


서울에 이제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는 제대로 된 아프리카 식당이 있어!


졸로프 라이스는 17000원이고 피넛스프는 12000원이었어요. 양이 엄청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돈값하는 맛이었어요.


정말로 많이 만족스러웠어요. 음식을 제대로 배운 분 같았어요.


역시 황인이나 흑인이나 백인이나 혓바닥은 핑크빛이야!






p.s.

01. 여기 먹으면서 '아프리카 식당은 그릇 모양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아프리카 음식은 극과 극. 중간이 없어요. 그리고 이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릇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02. 메뉴판은 꼭 좀 다시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03. 다음 지도에 아직 등록이 안 되어 있어요. 여기 찾아가려면 네이버 지도로 찾아가야 해요.

04. 이제 다음지도에도 추가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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