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타슈켄트에서 카자흐스탄 방송 보기

좀좀이 2012. 3. 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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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서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버스를 탔는데 우즈벡 청년 몇 명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우즈벡어 실력이 형편없을 때라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코조그스톤 컥컥컥 키르기즈 컥컥컥' 거리는 것으로 보아 분명 걔네들 말을 놀리는 것이었어요. 일부러 둔탁하고 터지는 소리로 '아톼-' (ata - 아버지) 하면서 키득대고 있었어요.

우즈벡과 카자흐가 서로에게 자기가 더 잘났다고 주장하는 건 이쪽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 소련 때까지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이 카자흐스탄보다 훨씬 잘 살고 발전된 나라였는데 소련 붕괴 후 역전되었어요. 국토나 경제는 카자흐스탄이 앞서지만 인구나 역사는 우즈베키스탄이 앞서요. 굳이 이것을 제외하더라도 둔탁한 카자흐어의 발음은 튀르크 민족 사이에서 종종 놀림감이 되요.

카자흐어를 우즈베키스탄에서 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슈켄트의 경우 카자흐스탄 방송을 보는 거에요. 타슈켄트에서 TV에 공중파 안테나를 연결하면 카자흐스탄 국영 방송이 잡혀요. 이유는 타슈켄트에서 카자흐스탄 국경까지 매우 가깝기 때문이죠. 별도로 위성 안테나를 설치할 필요도 없답니다.

카자흐스탄 방송은 카자흐어로 진행되는데 알아듣지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발음은 확실히 우즈벡어보다 투박해요. 물론 몽골어만큼은 아니지만요. 다른 튀르크 언어들보다 우즈벡어가 투박한데, 카자흐어는 우즈벡어보다 훨씬 투박해요. 이건 저도 똑같이 느껴지네요.

우즈베키스탄 체널에서 재미없는 것 할 때 카자흐스탄 방송을 보고는 싶지만...나오기만 할 뿐 이해할 수 없어서 카자흐스탄 방송을 틀어보는 일은 거의 없네요. 하지만 공중파 안테나만 잘 손대면 타슈켄트에서 카자흐스탄 방송 한 개는 볼 수 있어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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