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0 태국 여행 - 방콕 넝캠 구역 타위 왓타나 운하 Khlong Thawi Watthana

좀좀이 2017. 1.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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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5일. 드디어 방콕을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어요. 전날 짐을 모두 꾸렸기 때문에 매우 느긋한 아침이었어요. 오늘은 마땅히 할 것이 없었어요. 짐을 숙소에 맡기고 돌아다니다 돌아와서 짐 찾아 바로 기차역으로 가야 했거든요. 야간 이동이 있는 날이라 오늘은 어디 한 곳을 더 보는 것보다 몸에 땀이 덜 나는 것이 중요했어요. 옷이 땀에 푹 젖어도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할 수 없으니까요.


아침 9시에 일어나서 일단 조식을 챙겨먹으러 1층으로 내려갔어요. 조식을 챙겨먹고 숙소 앞 벤치에 앉았어요. 더웠어요. 태국인들이 태국의 계절에 대해 hot, very hot, very very hot, terribly hot 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이 이해가 되었어요. 그렇게 햇볕이 쨍쨍한 아침도 아닌데 벌써부터 더웠거든요.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참 많이 덥다고 느껴지는 아침이었어요. 벤치에 앉아서 거리를 보며 휴식을 취하려던 계획을 접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에어컨을 틀고 침대에 누웠어요. 그렇게 11시까지 다시 잤어요.


'오늘 어디를 가지?'


11시에 일어나서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며 오늘 어디를 갈까 고민했어요. 딱히 가고 싶은 곳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우표나 사러 가볼까?'


여행 다니며 그 나라의 보통 우표 중 현지 문화가 물씬 풍기는 우표가 있으면 구입해서 모으고 있어요. 보통 우표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우체국에 가야 했어요. 게다가 태국 와서 아직 전통 의상 입은 인형을 구하지 못했어요. 짜뚜짝 시장에서 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짜뚜짝 시장에서도 전통 의상 인형을 파는 가게는 보이지 않았어요. 왜 전통 의상 인형이 안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태까지 찾지 못한 것은 불변의 사실이었어요.


이렇게 된 이상 전통 의상 우표라도 사야겠다.


없는 인형을 만들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야. 솔직히 태국 전통 의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어. 뾰족한 모자를 쓴 옷 사진을 많이 보기는 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거든. 솔직히 그것조차 보이지 않았기는 했지만 말이야. 태국은 관광 대국이니 자국을 홍보하기 위해 전통적인 디자인이 들어간 우표가 많지 않을까? 게다가 우체국은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줄테니 안에 들어가서 느긋하게 우표도 구경하고 에어컨 바람 쐬면서 더위도 식히면 매우 좋을 거야.


하지만 우체국이 꼭 재미있으라는 보장은 없었어요. 어딘가에 엽서를 보낼 곳이 있다면 어떻게든 찾아갈텐데 그것도 아니었어요. 만약 다른 곳 중 더 좋은 곳이 있다면 굳이 꼭 우체국을 갈 필요가 없었어요. 어디를 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며 가이드북을 뒤적였어요. 딱히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날은 덥고, 관광지는 보나마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바글거릴 것이 뻔했거든요. 그렇다고 제 성격이 쇼핑을 좋아해서 대형 쇼핑몰 안에서 하루 종일 노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11시 50분이 되자 방에서 나와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에 짐을 맡겼어요. 어디 갈 지 아직도 고민이었어요.


우체국은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우체국은 우편물과 관련된 업무를 보는 관공서입니다.


숙소 앞 벤치에 앉아서 어디를 갈까 계속 고민했어요. 우체국은 하루 종일 놀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잠깐 내부를 구경하며 더위를 식힐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루 종일 안에서 죽치고 앉아 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태도가 아니었어요. 차라리 적당히 괜찮은 절 한 곳을 가서 거기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다가 나올까? 얌전히 대형 쇼핑몰 및 그 근처에서 놀아? 계속 생각해보았지만 어느 것 하나 딱히 괜찮아보이지 않았어요.


만족스럽지 않은 선택지에서 그나마 덜 불만족스러운 선택을 고르는 문제.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고르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무엇을 선택해도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울 리는 없었어요. 그냥 '오늘 하루 대체 뭐했지' 라는 생각만 들지 않을 정도면 만족이었어요. 어떤 것이 나을지 계속 생각해보니 우체국 가는 것이 그래도 가장 나아보였어요. 왜냐하면 여기는 '우표를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입한다'는 최소한의 목적이 있었으니까요.


숙소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중앙 우체국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자 기차역 쪽으로 가서 7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숙소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다고 했어요. 걸어갈 수 있냐고 물어보자 걸어갈 수도 있기는 한데 버스 타고 가는 것이 나을 거라고 했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앙우체국을 태국어로 적어달라고 했어요. 직원은 태국어로 무언가를 적어주었어요. 직원이 적어준 메모를 들고 숙소에서 나왔어요.


태국 두리안


후아람퐁 역으로 가는 길. 거리에서 두리안을 팔고 있었어요. 삶은 고구마 죽 같은 두리안을 또 돈 내고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어요. 후아람퐁역 근처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은 후 느긋하게 오후 1시가 되어서야 버스를 타러 후아람퐁역 버스 정거장으로 갔어요. 어차피 오늘은 남는 것이 시간이고, 새롭게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여유로웠어요.


태국 방콕 후아람퐁역 버스 정거장


7번 버스가 오자 바로 올라탔어요.



버스는 제가 머무르던 숙소 앞을 흐르던 운하 위를 지나갔어요.



창밖 풍경을 느긋한 마음으로 감상했어요.


"태국 전기 배선 정말 엉망이구나!"


태국 전기 배선


태국은 전기 배선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어요. 전기선을 정리하면서 새로 선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구잡이로 전기선을 연결하다보니 엄청나게 많은 전기선이 서로 뒤엉켜서 어느 선이 어디로 이어지는지조차 감을 잡을 수 없고, 이로 인해 합선 및 누전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했어요. 그때 그 글과 같이 있던 사진을 보며 이건 극단적인 거 아닌가 했는데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그냥 흔한 모습이었어요.


태국 전기선 작업


전기선이 얼마나 많이 엉켜있는지 전기선 뭉치에 사다리를 걸쳐놓고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



숙소 직원이 중앙 우체국은 분명히 숙소에서 걸어갈 수는 있지만 걸어가기에는 먼 거리라고 알려주었어요. 이 나라 사람들이 무슨 경공술을 쓰는 것도 아니고, 걸어갈만한데 걸어가면 덥고 힘들거라고 한 것으로 보아 숙소에서 그렇게까지 먼 거리는 분명 아닐 것이었어요. 우체국 비슷한 건물이 분명히 보여야 하는데 우체국 비슷하게 생긴 건물조차 보이지 않았어요.


'이거 뭔가 아닌 거 같은데...'


버스는 계속 신나게 달리고 있었고, 제가 가려고 한 중앙 우체국은 보이지 않았어요. 사람들에게 중앙 우체국 가려면 어디에서 내려야하냐고 물어보았어요. 사람들은 계속 타고 가라고 대답했어요. 버스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계속 가야 한다고 대답하니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어요. 버스는 짜오프라야강을 넘어서 고가도로로 들어섰어요.



창밖으로 공원이 하나 보였어요.





여기도 무언가 있어보이는 공원인데 내릴까 하다가 일단 우체국 갔다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로 했어요. 버스에 탄 태국인들이 다 계속 타고 조금 더 가야한다고 대답하니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었어요. 이 공원에서 숙소는 절대 걸어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어요. 걸어오려면 걸어올 수야 있겠지만, 여기 왔다가 걸어서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먼 거리였어요.


'이래서 걸어갈 수는 있는데 버스 타고 가라고 한 건가?'


분명히 이제 우체국이 나와야할 때가 되었는데도 우체국 따위는 보이지 않았어요.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를 넘어선 지 한참 되었거든요.




이것은 정말 아니다. 이 정도 거리는 절대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아무리 숙소 직원이 걷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것은 쉽게 걸어올 수 있는 거리라 할 수가 없다. 태국인이 무슨 에티오피아, 케냐 어린이들도 아니고 무슨 이 정도 거리를 매일 걸어다닌다는 거야? 오히려 태국 사람들은 이렇게 많이 걷는 것 매우 싫어하지 않나? 딱히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아서 비만인 사람이 매우 흔히 보이는 것이 방콕인데.


아무리 버스가 느리게 간다 해도 한 시간이면 상당히 먼 거리를 간 건데, 지금 이 속도로 한 시간이면 걸어서 아예 갈 생각도 못할 거리였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버스가 조금 느리게 가나 싶었지만 지금은 버스가 제대로 제 속도 내면서 잘 달리고 있었어요. 아마 못 해도 20km 정도는 오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일단 10km 넘은 것은 확실했고, 20km를 넘었는지까지는 불확실했어요. 어쨌든 이게 10km 이든 20km 이든 걸어서 갈 거리가 아니라는 것은 매한가지였어요. 분명히 내려야할 곳을 놓쳤던가, 애초에 7번 버스를 타는 것이 잘못되었던가 한 것이었어요.


앞좌석에 앉아계신 태국인 아주머니께 숙소 직원이 태국어로 적어준 것이 있는 쪽지를 보여드렸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쪽지에 적힌 것을 읽더니 깜짝 놀라며 이미 지나온 지 한참 지났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러면 그렇지!


아주머니께서는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 돌아가야 한다고 알려주시며 일단 자기가 내릴 때 같이 내리라고 했어요.


오후 2시 20분. 아주머니께서 버스에서 내릴 때 따라내렸어요.


여기는 대체 어디인가, 이곳은 이름이 뭐란 말인가.



일단 여기가 어디인지 아예 알 수가 없어서 길거리 표지판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저를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가시더니 태국인들에게 뭔가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어떤 태국인들이 맞다고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자 아주머니께서는 제를 부르시더니 그 태국인들에게 뭐라고 태국어로 열심히 설명해주셨어요. 아주머니의 태국어를 들은 태국인들은 놀라며 알겠다고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태국어를 몰랐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내가 이 사람들에게 말해주었으니까 이 사람들 따라 버스 타고 가면 되요."

"감사합니다."


아주머니께 고맙다고 인사를 드린 후, 버스 정거장 주변을 조금 돌아다녔어요. 멀리 갈 수는 없었어요. 만약 버스가 오고, 태국 아주머니께서 무언가 부탁한 그 태국인들이 버스를 탈 때 바로 같이 타야 했거든요. 아주머니께서는 7번 버스를 타고 일단 되돌아가야 한다고 알려주시고 가셨기 때문에 버스가 오는지, 그리고 그 오는 버스가 몇 번 버스인지 신경 바짝 세우면서 조금씩 돌아다녔어요.


방콕 넝캠 구역 타위 왓타나 운하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어요. 일단 톤부리조차 넘어와버린 것은 확실했어요. 지도를 보니 방콕 제일 끝에 있는 '넝캠'이라는 구였어요. 서울에 비유하자면 서울역에서 버스 타고 강서구까지 간 것이었어요. 정말로 멀리 와도 너무 멀리 와 버렸어요. 그 아주머니께서 왜 깜짝 놀랐는지 아주 약간 이해가 되었어요. 어쨌든 한참 지나쳐온 것이었으니까요. 중앙 우체국이 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주 멀리 지나쳐온 것만은 확실했어요.


버스 정류장 뒷편으로는 운하가 있었어요.


Thawi Watthana canal


คลองทวีวัฒนา


이 운하에 대한 표지판이 있어서 읽어보았어요. 이 운하는 타위 왓타나 운하 Khlong Thawi Watthana คลองทวีวัฒนา 래요. 태국어로 คลอง khlong 이 운하라고 해요. 이 운하는 랏따나꼬씬 왕조 시절에 나라 피롬 운하와 같이 세워졌대요. 이 운하는 총 13.6km 라고 해요.


운하를 건너는 다리 위로 올라가 보았어요.


Khlong Thawi Watthana


방콕 운하


이 동네를 조금 더 돌아다녀보고 싶었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었기 때문에 주변만 잽싸게 둘러보고 얌전히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왔어요.



7번 버스가 오자 아주머니가 뭔가 부탁한 태국인들을 따라 버스를 탔어요. 태국인들은 차장에게 저를 가르키며 무언가 또 태국어로 이야기했어요. 아주머니께서 태국인들에게 대충 얘네들 중앙우체국 가려는데 말도 안 통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외국인이니 차장에게 어디에서 내리라고 알려주라고 한 것 같았어요. 태국인들의 말을 들은 차장은 저를 한 번 쓱 보더니 알았다고 했어요.


버스는 타위 왓타나 운하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어요.




태국 마을


노천 식당도 보였어요.


태국 방콕 마을 노천 식당


"여기를 알고 왔으면 나름 재미있게 돌아다녔을텐데..."


만약 처음부터 이렇게 운하를 보겠다고 왔다면 꽤 만족스럽게 돌아다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관광객들이 바글거리는 방콕의 관광지가 아니라 평범한 태국인들이 사는 동네였거든요. 번화가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일반적인 태국 방콕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거에요. 방콕에서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모든 것이 다 싫다는 식이었고, 마지못해 주요 관광지만 구경하고 시간을 마구 낭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풍경을 보며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날이 너무 덥잖아.


푹푹 찌는 공기를 시원하게 들이마시며 웃었어요. 솔직히 여기를 알았더라도 섣불리 올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거에요. 정말 많이 덥고 습했거든요. 여기저기 많이 걸어다닐 날씨가 아니었어요. 그냥 날이 뜨거운 거라면 모르겠지만, 혀 내놓고 헐떡대게 만드는 무더위라서 조금만 걸어도 몸에서 육수가 좍좍 쏟아져 나왔어요. 셔츠를 쥐어짜면 땀방울이 뚝 떨어질 정도까지 땀이 많이 나는 무더위였거든요.


사실 중앙 우체국을 한참 지나쳤다는 것 자체에 짜증이 안 날 수는 없었어요. 혼자 직감적으로 무턱대고 간 것도 아니고, 영어가 안 되는 태국인들에게 영어로만 물어본 것도 아니었어요. 분명히 버스 안에서 태국어로 뭔가 적힌 쪽지를 태국인들에게 보여주면서 물어보았어요. 한 번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런데도 태국 방콕 서쪽 최변방에 위치한 구까지 와버렸다는 것에 황당하고 어이없고 짜증이 났어요. 그러나 대신 이렇게 그렇게나 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이런 소소한 풍경을 구경하고 운하를 구경하게 되었어요.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계속 내다보았어요. 이렇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차피 남는 것이 시간이었고, 어떻게든 땀을 덜 흘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오늘 최대 목표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어요.


태국 운하 다리



카오산 로드에서 본 그 쓰레기 둥둥 떠다니는 더러운 하천과 달리 여기는 운하 위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지는 않았어요.








버스는 점점 번화한 거리와 가까워져갔어요.




"짚으로 만든 모자를 진짜 쓰는구나!"


태국 전통 모자


아주머니가 쓴 모자는 태국 서민들이 쓰는 전통 모자였어요. 저 모자는 짚으로 만든 것인데, 몇몇 관광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것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길에서 저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을 보자 매우 신기했어요. 방콕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동안 저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거든요. 같은 방콕이지만, 제가 얼마나 변두리까지 나왔는지 실감이 나는 장면이었어요.



타위 왓타나 운하가 아닌 다른 운하가 나왔어요.





"이제 내려야하나?"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자 차장 아주머니가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했어요.



"저거 짜오프라야강이잖아!"



'내가 도대체 얼마나 많이 지나쳐온 거야?'


버스는 짜오프라야강을 건너갔어요. 일단 이것으로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제가 어마무지하게 많이 지나쳐왔다는 것이었어요. 후아람퐁역에서 차이나타운 지나 왓 포 사원까지 가는 거리는 그렇게까지 먼 거리가 아니었거든요. 걸어가자면 많이 짜증날 거리이긴 하나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었어요. 관광한다고 치면 충분히 걸어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거리였어요. 왓 포 사원은 짜오프라야강과 엎어지면 코 닿는 거리에 있어요. 즉, 원래 제대로 갔다면 버스를 타서 얼마 가지 않아 바로 내려야했다는 것이었어요.


방콕 짜오프라야강



대체 중앙 우체국은 어디야?


'이러다 후아람퐁역 돌아가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너무 숙소와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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