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자연별곡 히든 메뉴 - 인절미 요거트, 단팥 요거트

좀좀이 2016. 11. 12. 15:00
728x90

친구가 놀러와서 자연별곡에 또 갔어요. 생각없이 무난히 먹기에는 자연별곡이 참 좋거든요.


역시나 보쌈과 김치전을 수북히 떠서 실컷 먹었어요. 이런 저런 음식을 채워서 접시를 세 번 가져다 먹은 후, 슬슬 디저트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순간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요거트에 이것저것 섞어보면 어떻게 될 건가?'


그동안 항상 정형화된 후식만 먹어왔어요. 그런데 꼭 그렇게 먹을 필요는 없었어요. 취향대로 먹는 것이 부페의 매력이니까요.


그래서 이것저것 요거트에 섞어먹어보기 시작했어요.


자연별곡 가면 작은 찹쌀떡과 그 옆에 뜨거운 팥 소스, 한라봉 시럽, 조청 등이 있어요. 홈페이지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떡을 찍어먹으라고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조금 응용을 해보기로 했어요. 지난번에 요거트에 한라봉 시럽 섞었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라봉 시럽을 요거트에 섞는 것은 안 하기로 했어요.


먼저 시도한 것은 인절미 요거트.


자연별곡 히든메뉴


요거트에 콩가루, 조청 시럽, 찹쌀떡을 집어넣고 잘 섞었어요. 콩가루가 생각보다 매우 쉽게 요거트와 섞였어요.


자연별곡 인절미 요거트


우오옷! 이거 맛있어!


어차피 항상 준비되어 있는 재료들의 조합인데 갑자기 신메뉴 하나 만들어낸 기분. 이 조합 괜찮았어요. 인절미 아이스크림 같은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콩가루가 들어가서 맛이 상당히 부드럽고 따뜻해졌어요. 진짜 인절미 맛이 났어요. 이건 그냥 '신메뉴'라고 바로 이름 걸어놔도 될 조합. 떡은 넣어서 먹어도 되고 안 넣어서 먹어도 되요. 처음에는 저렇게 떡을 넣어서 먹고, 그 다음에는 안 넣어서 먹었는데 둘 다 맛의 차이는 없었어요.


신메뉴라고 내놓아도 될 수준이기는 한데, 요거트 특유의 맛은 콩가루 때문에 많이 약해졌어요.


이 성공을 토대로 이번에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도전.



음...이건 그냥 실패.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달았어요. 자연별곡의 요거트는 신 맛이 너무 약해요. 이렇게 아이스크림과 섞어 먹어보니 우유맛을 아이스크림과 공유하게 되는데, 그 다음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맛에서 요거트의 신 맛이 너무 약하다보니 그냥 아이스크림 맛이었어요. 솔직히 아이스크림만 퍼먹는 것이 요거트 뿌려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이건 정말 권하지 않아요. 그냥 요거트 드시든가, 아이스크림 드시든가 하는 것을 강력 추천해요.


이번에는 무엇을 섞어서 먹어볼까 하며 요거트를 뜨다가 요거트 옆에 매실젤리 (매실절편)가 보여서 둘을 섞어보았어요.



아...아쉬워. 이건 정말 아쉬워.


분명 잘 어울리는 조합이기는 한데 재료가 너무 부족했어요. 저 매실 절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매실 절편 국물이 너무 부족했어요. 매실 절편 국물만 충분히 많이 뿌려준다면 상당히 맛있는 맛이 탄생할 뻔 했어요. 매실 젤리의 향이랑 요거트 자체는 잘 어울리더라구요.


맨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딸기 크런치와 딸기잼을 넣어서 요거트를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이미 요거트만 다섯 번 떠먹은 상태. 요거트만 계속 퍼먹어대는데 이게 은근히 배를 부르게 만들고 있었어요.


이번에 도전한 것은 단팥 요거트.



자연별곡에는 뜨거운 단팥 퐁듀용 팥 외에 빙수용 단팥이 있어요. 요거트를 뜬 다음 빙수 코너로 가서 단팥을 푹푹 떠서 집어넣었어요.


자연별곡 단팥 요거트


이거 대박! 이건 진짜 강력히 추천할 수 있다!


왜 요거트에 빙수용 단팥을 섞어먹으라고 소개 안 하지? 진심 의문. 이것은 요거트 맛도 살아있고, 단팥 맛도 살아 있어. 요거트의 새콤한 맛으로 시작해서 단팥의 단맛으로 끝나. 예쁜 여자와 멋진 남자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 둘이 자기 소리 내는데 화목한 한 쌍이 되어서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맛 자체가 아주 특이한 것은 아니었어요. 예전 아이스크림 중 '빙빙바'라고 있었는데, 이 빙빙바 표면은 팥맛 아이스크림이었고, 속에 요구르트가 들어 있었거든요. 딱 그 맛과 비슷했어요. 원래 요거트에 섞어먹으라고 제공되어 있는 것을 섞어먹는 것보다 빙수용 단팥을 요거트에 섞어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어요.


맛으로만 놓고 보자면 단팥 요거트는 진짜 압도적으로 맛있었고, 인절미 야구르트도 맛은 매우 좋았어요. 그렇지만 특이한 면에서는 인절미 야구르트가 단팥 요거트보다 앞섰어요.


사실 히든 메뉴랄 것까지는 없지만, 빙수용 단팥, 찹쌀떡 옆 조청과 콩가루를 요거트에 섞어먹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뭔가 상당히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제가 그냥 히든 메뉴라고 했어요.


빙수용 단팥을 요거트에 섞어 먹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 진짜로 추천해요.


p.s. 이날 요거트만 아이스크림 빼고 6그릇 퍼먹었어요. 저 단팥 요거트 맛있어서 한 번 더 퍼먹었거든요. 요거트도 6그릇 퍼먹으니 배불렀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