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라면

농심 사천요리 짜파게티

좀좀이 2016. 5. 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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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기 전, 짜장 라면은 농심 짜파게티와 삼양 짜짜로니만 있는 줄 알았어요.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군대 가기 전에 제가 살았던 기숙사에서는 취사가 금지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을 일이 없었어요. 가뜩이나 친구들 중 저 혼자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친구 자취방에 놀러갈 일도 없었고, 외박 규정이 까다로워서 남의 자취방에서 신세질 일도 거의 없었어요. 설령 신세를 진다 하더라도 한 끼 먹는 것은 밖에 나가서 사먹었구요.


세상에는 매우 많은 라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군대 가서였어요. 군대를 가니 라면을 정말 많이 먹더라구요. 그리고 그때 가장 맛있게 먹었던 라면이 농심 사천 짜파게티였어요. 이것도 군대 가서야 이런 라면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짜파게티에 두 가지 버전이 있을 거라고는 군대 가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어요. 앞서 말했듯이 군대 가기 전에는 기숙사와 학생식당, 일반 식당에서 밥을 먹었으니까요.


군대 전역 후, 고시원 생활 및 자취 생활을 하면서 그제서야 매우 다양한 라면을 먹게 되었어요. 이 라면은 전역 후 먹어도 맛있었어요. 그러나 자주 사먹지는 못 했어요. 상대적으로 비싼 라면이었거든요.



모처럼 구입한 농심 사천요리 짜파게티.



스프는 세 종류가 들어 있어요. 왼쪽은 분말, 오른쪽은 건더기 스프에요. 분말 스프에서는 매운 맛이 나고, 건더기 스프는 확실히 그냥 짜파게티보다 큼직해요. 이 건더기 크기가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 고기맛 내는 쪼가리 한 개 더 많고 적고가 끓여서 먹을 때에는 예민하게 다가와요.



그리고 이 기름.


짜장면과 짜장라면은 실상 아예 다른 음식. 맛에서 너무 달라요. 비슷한 구석이 의외로 많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짜장면과 짜장라면이 거대한 '짜장면'이라는 파이를 나누고 있는 게 아니라 독자적인 영역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보급형 다운그레이드가 아니라 진짜로 맛이 다르니까요.


어쨌든 제가 보았을 때 이 라면의 비법은 저 기름에 있다고 봐요. 기본적인 맛은 일반 짜파게티와 다를 것이 크게 없어요. 정말 대동소이해요. 이 라면은 분말스프에서도 매운 맛이 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곱고 독한 고춧가루를 이용해서 어떻게 맞출 수 있어요.


그런데 저 기름은 못 따라하겠더라구요. 시중에서 파는 고추기름을 그냥 평범한 짜파게티에 뿌려보았지만 저 기름을 넣었을 때처럼 매운 맛이 나지 않았어요. 시중에서 파는 고추기름이 싱거운 건지, 제가 고른 고추기름이 유독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저 기름을 넣지 않으면 이 짜파게티도 매운맛이 별로 나지 않아요. 매운맛을 내는 것은 바로 저 기름. 저 기름과 비슷한 기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가격이 저렴한 일반 짜파게티 사서 그 기름 집어넣어 이 짜파게티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을 거에요.


마지막으로 이 짜파게티 끓일 때 이 기름은 모든 조리가 끝난 후 넣고 비벼주는 게 좋아요. 맛을 내려고 나중에 불에 볶기도 하는데, 볶는 과정에 이 기름을 넣으면 매운 맛이 많이 날아가버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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