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과자

방글라데시 과자 Banoful Dry Cake Biscuit

좀좀이 2016. 5. 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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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놀러갔다가 수입과자가 어떤 것이 있나 살펴보았어요.


"지난번에 구입한 방글라데시 과자 아직 안 먹었는데..."


파키스탄 쯔란 과자는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이맛에 외국 과자 사먹지!' 하고 감탄하면서 먹었어요. 독특한 맛이었고, 매우 맛있었어요. 맛과 색다른 경험 둘 다 잡았던 몇 안 되는 걸작이었어요.


그러나 방글라데시 과자는 사놓기만 하고 안 먹고 있었어요. 무서워서 안 먹은 건 아니에요. 그건 양이 너무 많았어요. 배고프지 않으면 혼자 다 먹기엔 무게가 무거웠어요. 그 정도 양의 간식을 한 번에 혼자 다 해치울 자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그게 망작이라면? 먹으며 폭언이 가득 담긴 글을 쓰기는 할 거에요. 그리고 그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재미와 안도감을 줄 거에요.


"방글라데시 과자 몇 종류 더 있네?"


하지만 방에 방글라데시 과자가 있었기 때문에 별 흥미 없었어요.


"이거 사야겠다!"


이렇게 결심하게 된 이유는...



Export Quality


잠깐만...뭐라구?


수출용 품질??


이것을 보는 순간 소름이 쫙 끼쳤어요. 이건 진짜 그냥 무서운 것도 아니고 개무서운 말. 이 과자가 제대로 된 과자라는 기대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수출용 품질'을 보니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이건 뭐가 어쨌든 충격과 공포 확정. 마법의 말 같은 거에요. 이게 어떤 품질이든 내수용은 맛이 더 없을 거니까요. 말레이시아의 알리티 같은 예외도 있기는 하지만, 이건 그 예외에 속할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수출용' 붙어 있는 제품 치고 제대로 된 제품을 본 기억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구입했어요.



방글라데시 바노풀 Banoful 회사의 Dray Cake 비스켓이에요. 우리나라에 현재 들어와 있는 방글라데시 과자는 전부 저 회사에서 생산한 것이더라구요.



뒷면에는 벵골어로도 뭐라고 적혀 있어요. 그리고 이 바노풀 회사는 주식회사.



유통기한은 1년. 그리고 마가린 및 버터가 들어가 있어요. 재료 중 설탕이 무려 4%.





이 과자를 먹기 전, 방글라데시 친구에게 물어보았어요.


"너 이 과자 알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했어요.


"응, 나 이 과자 매우 좋아해!"


순간 마음이 놓였어요.


이제 과자를 먹어볼 차례. 이 과자를 먹기 위해 이날 저녁을 안 먹었어요. 배가 고프기 전까지는 뜯어서 먹을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무게가 국산 과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묵직함이었거든요. 방글라데시 친구가 맛있고 좋아한다고 말해주기 전까지는 저녁을 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후, 용기를 내어서 봉지를 뜯었어요.



일단 여기까지는 그냥 무난.



질소 포장 개나 주라고 해!


이건 진자로 꽉 차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소 포장, 플라스틱 포장 따위와는 거리가 아주 멀었어요. 무게가 무거운 이유는 포장 때문이 아니라 진짜 먹어야 하는 내용물 때문이었어요. 얼마나 꽉 차 있던지 여백 따위란 없었어요. 저렇게 가루가 위에 많이 올라가 있으면 부서진 과자가 있어서 그로 인한 공백이 있기 마련인데, 이건 가루는 많이 올라가 있는데 부서진 것도 없었어요.


원래는 봉지에서 과자를 쫙 다 빼서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 플라스틱 곽이 너무 부실하고 얇아서 잡아당기자 그냥 찢어졌어요. 3칸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칸에 4개씩 들어 있었는데, 셋으로 나누어 먹으라고 일부러 이렇게 얇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진짜 이건 과대광고가 하나도 없었어요. 딱 표지에 나오는 사진과 똑같았어요.


이제 맛을 볼 시간. 먼저 냄새를 맡아보았어요.


"이거 인도 음식 냄새 조금 나는 거 같은데?"


그 즈란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어요. 분명 그것 비슷한 냄새가 있는데, 이게 플라스틱 냄새가 올라오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 냄새 맞는지 구분이 가지 않았어요. 성분표에는 특별히 쯔란이 들어가 있다는 말은 없었거든요. 나중에 다 먹고 배에서 올라오는 트림에 섞여 있는 냄새를 느끼고서야 이게 쯔란 냄새 비슷한 인도 음식에서 나는 그 냄새 맞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식감은 바삭 푸석. 무른 느낌은 없었어요. 단단한 느낌도 없었어요. 입에서 바스러진다는 느낌이었어요.


맛은 계란 과자, 아니면 말린 카스테라. 계란 과자가 말린 카스테라 같은 맛이니 계란 과자 맛이라 해도 될 거에요. 계란 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아시아풍 커다란 계란 과자'라고 생각하고 드시면 맛있게 잘 드실 수 있을 거에요. 맛 자체가 어색하거나 이상하지는 않았어요. 그 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안 느껴지기도 하는 인도 음식 냄새 같은 것을 제외하면 거대한 계란과자였어요. 어쩜 그렇게 가루 부스러기 많은 것까지 닮았는지 모르겠어요.


전반적으로 단맛이 상당히 강했어요.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지만, 4개 넘어가자 먹기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너무 빨리 물리는 맛이었어요. 딱 4개까지가 좋았어요.


여럿이서 나누어 먹을 것이라면 계란과자를 좋아한다는 전제하에 이 과자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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